1987년 7월 9일, 이한열의 장례식에 커다란 걸개그림이 우뚝 섰다. ‘그대 뜬 눈으로’라는 작품에 부활한 이한열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자신의 장례식 행렬을 이끌었다. 이 걸개그림을 그린 최민화 작가는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다. ‘부랑’ ‘분홍’ ‘유월’ ‘회색 청춘’ 등 문제적 연작을 이어가며 민중의 삶을 캔버스에 담아 왔다. 그러던 그가 1990년대 말부터 「삼국유사」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고대 시공간을 그리기 시작했다. ‘Once Upon a Time’ 연작을 통해 그는 역사학자가 아닌 화가의 입장으로 신화 속 주인공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