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먹는 것’에 민감하다. 건강에 직결된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식재료나 가공식품을 살 때면 원산지, 영양 성분, 원재료 등을 꼼꼼히 살핀다. 식품첨가물도 눈여겨본다. 기준이나 규격이 있다 해도 왠지 ‘화학적’ 합성품이 신경 쓰이곤 해서다. 화학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늘 고민거리다. ‘입는 것’은 어떨까. 옷은 ‘먹는 것’ 다음으로 일상생활에서 밀접하게 사용하는 소비재다. 포장 식품 라벨에는 성분 목록이 있지만 옷은 그렇지 않다. 이는 옷을 만들 때 ‘섬유 자체 말고 다른 성분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 파이트 클럽의 주인공(에드워드 노튼)은 이름도 없는 화자話者로 등장한다. 그는 자동차 리콜 전문가로 일한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1년 중 족히 300일쯤은 비행기를 타고 전국의 사고현장을 찾아 자동차 결함을 조사한다. 어쩌면 최악의 직업이다. 태평양을 건너 아예 낮과 밤이 통째 바뀌는 게 차라리 낫다. 서너 시간의 시차 변화는 정말 고약하다. 주인공은 당연히 만성 불면증에 시달린다.그는 불면증에 시달리다 의사를 찾아가 고통을 호소하고 수면제 처방을 부탁한다. 의사는 불면증 정도의 고통은 약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의 고통은 아
# 지난해 12월 말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첫 교통사고를 당했다. 반대편 차선에서 달리던 세단이 넘어와 사이버트럭과 부딪혔다. 세단은 반파했지만 사이버트럭은 흠집만 났다. 누군가는 ‘사이버트럭이 안전하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 지나치게 단단한 사이버트럭은 보행자나 다른 자동차에 탱크처럼 무서운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사이버트럭이 이타적이어야 할 자동차의 기본 원칙을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전기차 업계에서 테슬라는 혁신의 아이콘이다. 그동안 보여준 혁신만 해도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자동차 제조
[고개 숙인 테슬라 오토파일럿]파격 리콜에도 신뢰 ‘급제동’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다. 테슬라를 대표하는 주행보조 기능 ‘오토파일럿’의 시스템 결함을 고치기 위해서다. 리콜 대상 차량은 테슬라가 2012년부터 올해까지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 전부다. 대수만 해도 200만대가 넘는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리콜 결정인데도 우려가 적지 않다. 테슬라가 안전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1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자동차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리콜 조치가 오토파일럿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소비자에게 중고차 시장은 악명이 높다. 허위ㆍ미끼 매물이 판을 치는 데다 신뢰도 낮은 판매상들이 난립해서다. 이는 중고차 직거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직거래로 쓸 만한 중고차를 구입한다고 해도 난관은 남아 있다. ‘이 차가 내 차’라고 증명하는 이전등록 절차가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앱을 론칭한 업체가 있다. 카방이다.판매상을 거치지 않은 채 중고차를 ‘직접 거래’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동차 등록이니 취ㆍ등록세 납부니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귀찮은 절차는 또 있다. 중
# 초마다 밀려는 콜 탓에 자리를 잠시도 뜨지 못한다. 몇몇은 화장실을 갈 때도 ‘이석離席 체크’를 해야 한다. 성난 고객을 상대할 땐 감정을 접어둔 채 ‘욕받이’를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진짜 사장이 누구인지 모른다. ‘파견직 근로자’ 콜센터 노동자(상담사) 앞에 놓인 일그러진 현실이다. # 사람들이 흔히 고객창구라 부르는 콜센터는 퇴행적 노동문화가 판을 치는 곳이다. 어떤 이는 그곳을 ‘원형감옥’이라 비판하고, 또 어떤 이는 그곳의 숨 막히는 삶을 ‘수형생활’에 빗댄다. # 그런 콜센터 노동자 1500여명이 지난 4~
공정거래위원회가 국고채 전문 딜러로 지정된 금융회사 18곳(증권사 11곳·은행 7곳)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는 이들이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꾀한 것으로 보고 현장 조사에 나섰다. 이는 공정위가 2012년 은행의 CD금리 담합 의혹을 조사한 이후 11년 만이다. 문제는 이전과는 다른 결론을 내놓을 수 있느냐다. 2012년 CD금리 담합 조사는 4년을 끌었지만 ‘심의절차 종료’라는 허무한 결말로 끝났다.국내 금융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국내 증권사와 은행이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금리 수준’을 담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일부 자동차가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훔치기 쉬운 차로 낙인찍혀서다. 그러자 미국 주정부들이 ‘왜 훔치기 쉬운 차’를 팔았냐며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얼핏 보면 그럴듯해 보이는 이 행태에는 심각한 오류가 숨어 있다.‘훔치기 쉬운 차.’ 최근 미국에서 판매 중인 현대차와 기아의 자동차들에 붙은 오명이다. 미국은 자동차 도난범죄가 잦은데, 유독 현대차그룹의 자동차들이 도난에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유튜브에는 현대차그룹의 자동차를 어떻게 훔치는지 알려주는 영상까지 적잖게 올라와 있다.그중 한 영
#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사고의 후폭풍이 크다. 그동안 국내에선 소비자들이 급발진 사고의 입증책임을 져야 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소송을 벌인다 해도 완성차기업에 패소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강릉 사고를 계기로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차의 결함을 밝혀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스쿠프가 김필수 교수와 함께 국내 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당면과제를 살펴봤다.219만1381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9년간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다. 그중 10만1348건은 차량단독 사고다. 공작물 충돌,
# 2016년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에 발화 이슈가 발생하자 천문학적인 손해를 감수하면서 전면 리콜 결정을 내렸다. 이는 기업 위기관리법의 좋은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을 장기 집권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를 둘러싼 위기론이 또 고개를 들고 있다. 7년 전처럼 ‘정면 돌파’를 통해 극복해야 하는데 이번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S23’이 흥행몰이 중이다. 출시한 지 50여일 만에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고,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도 전작인 ‘갤럭시S22’
스타벅스가 올해 ‘연매출 3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불거진 ‘발암물질 검출 사건’이 스타벅스를 흔들었는데도 알찬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려가 사라진 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타벅스의 커진 몸집이 위기의 징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불어난 몸집이 되레 약점이 됐다는 건데, 더스쿠프가 이 분석에 펜을 집어넣었다.쉽게 잊힐 일이 아니었다. 생각보다 여파가 컸다. MD 상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건은 소비자가 스타벅스에 보내던 강한 충성심을 흔들어댔다. 스타벅스의 공식사과와 회수조치가 한
자동차에는 해묵은 논쟁이 있다. 바로 급발진 사고 논란이다. 지금껏 급발진을 주장한 이들이 적지 않지만 제조사가 급발진을 인정한 사례는 단 한건도 없어서다. 법원 판결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실제 급발진 유무가 과학적으로 가려지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럼 지금처럼 피해자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방법밖엔 없을까. “가속페달을 밟지도 않았는데 차가 굉음을 내며 앞으로 돌진했다. 제동페달을 밟아도 소용이 없었다. 급발진이 의심된다.” 누군가 이렇게 주장하면 으레 나오는 반박이 있다. “제동페달을 제대로 밟지 않았거나 가속페달을 제동페달로 착각해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주요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들도 앞다퉈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전기차 모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SNT모티브가 최근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가 현대차ㆍ기아ㆍGM 등 국내외 자동차 생산업체에 전기차 모터를 두루 공급하고 있어서다. SNT모터스의 경쟁력을 살펴봤다.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전기차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 글로벌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 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6
만사가 맘에 안 드는 듯 언짢아 보이는 한 여성이 뉴욕 거리를 걷는다. “타임스퀘어 시멘트 바닥을 다시 까는 데 4000만 달러가 든다니!” “지하철역 예술작품 설치 공사가 5개월이나 걸린다고? 예술품들이 지하철 타는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준다 생각하는 건가?” “이 도시에서 스마트폰 안 보며 앞을 보고 걷는 이는 나 하나뿐이야.”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인 다큐 시리즈 ‘도시인처럼’에서 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인 프랜 리보위츠는 뉴욕이란 대도시의 일상과 문화를 향해 끊임없이 불만을 드러낸다. 프랜과의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해외직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8년 2조9717억원이던 온라인 해외직구 거래액은 지난해 5조1404억원으로 4년 만에 약 170% 성장했다(표❶).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요소도 그만큼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해외에서 리콜된 제품 382개가 국내에서 유통 중이란 사실을 확인하고 시정조치를 내렸다. 이 역시 2018년과 비교하면 약 190% 늘어난 수치다.국내에 유통된 리콜제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음식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또 유전무죄 보석인가박삼구(76)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2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날 수억원대의 횡령과 배임, 계열사 부당 지원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전 회장 측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박 전 회장의 구속기한 만기가 25일이어서 재판부가 심리의 효율성을 위해 보석을 선택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유전무죄냐는 비판이 더 많다. 지난해 8월 부당내부거래 등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박 전 회장은 지난 5월 구속됐다. 혐
[美 물류대란 나비효과]항구가 막혔는데 왜 물가 오를까 미국의 물류대란이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수입품의 4분의 1 이상이 들어오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과 롱비치항에 입항 대기 중인 화물선이 60척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9월 초 입항하지 못한 화물선이 40척가량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물류대란이 더 심화한 셈이다. 수만개의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탓에 입항 대기 시간은 3주에 이를 전망이다. 물류대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항만이 문을 닫는 날은 되레 늘어나고 있다. WSJ는 “항만이 평일에
‘배터리 대장주’로 통하던 LG화학의 주가가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때 100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70만원대로 떨어진 지 오래다.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이유는 GM의 전기차 추가 리콜,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연기 등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반복적인 전기차 화재사고, 파우치형 배터리 사업전략의 허점, 생산 신뢰도 하락 등 장기적인 위험요인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체면을 구겼다.” 주식시장에서 LG화학을 두고 나오는 얘기다. 주가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올 초 100만원을 넘어섰던
[佛, 백신여권 반대 격화]“내게 백신접종 강요 마라” 프랑스 전역에서 5주째 백신여권 시행에 반대하는 대규모 주말 시위가 펼쳐졌다. AP 통신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전국 217개 도시에서 21만명이 백신여권 시행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를 증명하는 ‘백신여권’을 소지하면 국내외를 이동할 때 자가 격리와 음성증명 등의 제한을 면제받을 수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9일부터 식당과 공공시설에 출입, 장거리 공중 교통기관을 이용 시 백신 접종과 음성증명서를 제시하도록
전기차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코로나19로 침체했던 자동차 시장도 새로운 모빌리티 ‘전기차’ 덕분에 활력을 띠고 있다. 문제는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지는 만큼 화재, 급발진 등 안전문제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늦기 전에 전기차의 위험 요소를 인지하고 대비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호황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2020년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320만대를 돌파하며 성장세를 지속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오는 2025년 10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