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지나고 봄이 오는데 서민 살림살이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의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아서다. 물가 오름세는 2년 연속 서민 가계를 위협했다.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도 3.5%로 높았다. 정부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2월 들어 물가안정을 위협하는 3대 변수가 들썩이고 있다. 국제유가와 먹거리 가격, 대중교통 요금이 그것이다. 국제유가는 물가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먹거리 가격과 교통요금은 서민생활
고물가 국면 속,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크기나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의 효과를 누리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 곳곳에서 판을 치고 있다(표➊). 변경 내용을 공지하지 않거나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숨겨 소비자의 알 권리를 저해한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꼼수 가격 인상’ 비판이 끊이질 않자 정부가 식품업체들의 슈링크플레이션 행태를 점검하겠다며 소매를 걷어붙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틈날 때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정직하지 않은 판매행위”라고 꼬집었고, 11월 22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
4600원이던 맥도날드 빅맥(단품) 가격이 2년 사이 5500원으로 900원 올랐다. 900원이 그렇게 큰돈이냐고 물을 수 있지만, 큰 차이다. 2년 전엔 5000원으로 사먹을 수 있었고, 지금은 그럴 수 없다. 비단 맥도날드만이 아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쉼 없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1년에 한번도 많은데, 이젠 두번씩 올린다. 그러니 물가지수도 춤을 춘다.외식물가가 민생을 매섭게 위협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외식물가상승률은 가뜩이나 힘겨운 서민들의 한숨을 깊게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상승률
# 90초. 누군가에겐 턱없이 짧은 시간이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겐 ‘삶’을 결정짓는 시간이다. 피자가 대표적이다. 피자의 원형인 나폴리피자는 400도가 넘는 화덕에서 단 90초 동안 구워서 만든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잘 익힌 나폴리피자를 만드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여기 90초에 좌우되는 나폴리피자에 인생을 건 인물이 있다. 한국인 최초 ‘나폴리피자 세계 챔피언십(클라시코)’ 우승자이자 ‘나폴리피자 장인협회’ 한국지부 회장인 이영우(45) 셰프다. 전세계인이 즐기는 음식 ‘피자’. 우리는 프랜차이즈화한 미국식 피자에 익숙하지만,
# 식사 후나 일하는 중간에 간단하게 즐기는 스낵 등 디저트 문화는 이제 일상이 됐다. 이런 디저트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예전엔 자극적인 맛을 강조했다면 지금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맛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디저트에도 웰빙이 중요한 화두가 된 셈이다.# 디저트 시장의 변화를 읽고,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진 스타트업이 있다. 프리미엄 웰빙간식을 만드는 쏭푸드시스템이다. 이 회사는 신선하고 품질 좋은 재료로 만든 ‘웰빙 디저트’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쏭푸드시스템의 대표 디저트는 프리미엄 초콜릿이다. 재료만 신경 쓴 것이
“여기서 더 오르겠어?”라는 질문이 무색하게 먹거리 물가가 끝없이 오르고 있다. 붕어빵ㆍ호떡ㆍ어묵 등 길거리 간식도 예외는 아니다. 1000원을 내면 붕어빵 4~5개를 담아주던 후한 인심은 이제 추억이 됐다. 호떡 1개 가격은 1000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깊어지는 고물가 국면에 거리의 상인들은 인심을 줄였고, 서민들은 지갑을 닫았다. 절기(입동)보다 더 빠르게 찾아온 상인들의 겨울 속으로 더스쿠프가 들어가봤다.고물가 영향으로 길거리 간식마저 하나둘 사라지자 2021년 ‘붕세권’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붕세권은 역세권이나 숲세권
「고객의 95%는 자기 의지로 물건을 사지 않는다」존 잰스 지음|빌리버튼 펴냄2008년 출간돼 개인사업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킨 「덕테이프 마케팅」의 개정판이다. 20년 넘게 1인 기업 마케팅을 해온 저자는 ‘1인 기업 비즈니스계의 피터 드러커’로 불린다. 그는 “규모가 작을수록 마케팅 역량은 빛을 발한다”면서 1인 기업이 실천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과 기술을 소개한다. 단순성, 일관성, 관련성이라는 세가지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어떻게 마케팅을 실천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김인정 지음|웨일북 펴냄 범죄자
택시ㆍ버스에 이어 지하철 요금까지 오른다. 여기에 먹거리 물가가 여전히 고공행진이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7일 첫차부터 지하철 기본요금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한다. 당초 300원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고물가 등을 고려해 1차로 150원을 인상하고 내년 하반기에 150원을 더 올리기로 결정했다.서울시는 청소년ㆍ어린이 요금도 인상한다. 각각 800원, 500원으로 80원, 50원 올리는데, 청소년ㆍ어린이 요금을 조정하는 건 2007년 이후 16년 만이다. 정기권(30일 내 60회) 요금도 5만5000원(
# 5G 주파수는 28㎓, 3.5㎓ 두개다. 둘 중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담보하는 주파수는 28㎓인데, 사실상 ‘가동 중지’ 상태다. 그럼 3.5㎓ 주파수는 어떨까. 이 역시 금세 깨질 봄꿈처럼 기대할 게 없다. 무엇보다 3.5㎓ 기지국을 충분히 구축할 공간이 부족하다. 설사 전국 구석구석에 3.5㎓ 기지국을 만들더라도 ‘20배 빠른 속도’는 불가능하다. 3.5㎓의 최대 속도가 LTE보다 약간 빠른 수준이어서다. # 두 이야기는 우리가 단독 입수한 ‘5G 3.5㎓ 기지국 설치맵’을 분석한 결과다. 28㎓든 3.5㎓든 지
우유의 원료인 원유原乳 가격이 10월부터 오른다. 낙농가와 유업계로 이뤄진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7월 27일 두달여 간의 협상 끝에 원유 가격을 L당 88원 인상(음용유 기준) 인상하기로 했다. 현재 996원인 원유 가격이 10월부터 1084원으로 오르는 셈이다.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생산비 상승과 흰우유 소비감소 등 낙농가와 유업계의 어려움을 모두 감안했고, 수입산 유제품과의 가격경쟁을 위해 최저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원유 가격 인상폭과 적용 시기를 확정한 만큼 다음 관건은 유제품 가격이 얼마나 오르느냐다. 낙농진흥회가
# 17세기 그림에서 지금과는 다른 모습의 수박을 본 적 있습니다. 과육이 적은데다 색도 연해서인지 무척 낯설었습니다. 과학자들이 ‘리코펜’ 성분을 보충해 과육을 붉게 만든 게 지금의 수박이 됐다고 합니다. # 이번엔 피자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탈리아 문화부가 최근 2000여년 전 화산 폭발로 파괴된 폼페이 유적에서 이탈리아 피자의 ‘원조’로 추정할 만한 그림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메리카대륙에서 유럽으로 토마토가 건너간 것과 모차렐라 치즈가 만들어진 시기보다 훨씬 이전에 그려진 그림이어서 ‘그림 속 음식’이 진짜 피자라고 단
소비자들의 식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성인 1000명에게 ‘월평균 생활비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물었다. 그 결과, 2015년 41.3%였던 식비 비중은 2023년 61.3%로 20%포인트 증가하면서 생활비의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커지는 식비 부담에 대용량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전체의 86.8%가 ‘대용량 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 62.2%가 ‘양이 많고 가격이 저렴한 대용량 식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대용량 식품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용량 대비 가격이
지난해 말 ‘밀크플레이션(우유 가격 인상)’에 이어 올 들어 설탕 가격이 이상 급등하는 ‘슈거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빵 가격이 오르고 있다. 국내 빵 가격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독 비싼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9년 서울을 세계 주요 133개 도시 중 빵 1㎏의 평균 가격이 가장 비싼 도시로 꼽았다. 올해 들어 빵 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하는 데 그쳤다. 14개월 만에 3%대 상승폭이다. 하지만 식품, 그중에서도
소비자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4.8% 올랐다. 그중에서도 먹거리 물가인 외식과 가공식품 물가가 크게 뛰었다.외식물가는 1년 만에 107.39에서 115.45로 7.5%, 가공식품은 105.95에서 116.96으로 10.4%나 올랐다. 특히 가공식품 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11.1%) 이후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각종 먹거리 가격이 이토록 오른 건 원·부자잿값,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업체
무섭게 치솟는 물가 탓에 매달 카드결제일이 다가오는 걸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가공식품 오름세는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고, 신선식품 가격도 예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올랐다. 외식비는 또 어떤가. 지갑 열기가 머뭇거려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2분기부터 5%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표➊).40대 주부 김윤정(가명)씨는 요즘 장을 보며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남편과 아이까지 3인 가족인 그의 가계부를 1년 전과 비교해보면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김씨가 장을 볼 때마다 빼놓지 않고 사는 품목들을 중
「네가 세계의 마지막 소년이라면」알렉산더 케이 지음, 방중서 옮김 | 허블 펴냄인기 애니메이션 ‘미래소년코난’의 원작 소설이 한국에 소개된다. SF 작가 알렉산더 케이의 소설로 수많은 서브컬처 작품에 영향을 준 작품이기도 하다. 전쟁으로 수몰된 세계와 그곳에 생존한 코난과 라나의 이야기다. 소설과 애니메이션 사이에 서사적 차이가 있어 ‘미래소년코난’을 보지 않은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냉전, 세대 갈등까지 2022년과 별 다를 바 없는 소설 속 이야기로 우리의 미래를 만나보자. 「내가 이유인 것 같아서」이우성 지음 | 문학과지
연말을 앞두고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서민경제가 얼어붙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0(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했다. 지난 4월(4.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11월 기준으론 1998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특히 서민경제와 밀접한 공과금(전기‧가스‧수도요금)과 가공식품 물가가 치솟았다. 도시가스 요금은 36.2%(이하 전년 동월 대비), 전기요금은 18.6%, 지역 난방비는 34.0%씩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세도 이어지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유.’ 국산 우유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말입니다. 지난 팩트체크 첫번째편(통권 511호ㆍ꼬리에 꼬리를 무는 우윳값 논쟁)에서 살펴봤듯, 우리나라 우윳값은 전 세계 92개국 중 여섯번째에 들 만큼 비쌉니다. 그 원인으론 ‘원윳값’이 꼽힙니다. 원재료(원유) 가격이 워낙 비싸니 상품(우유) 가격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건데, 과연 사실일까요?# 원가의 경제학 = 평소 맛집 탐방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직장인 이민지(35)씨는 최근 집 근처 단골 분식집에 들렀다가 ‘웃픈’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뭘 먹을까 고민하며 메
“질소를 샀는데 과자가 덤으로 왔다.” “과자봉지를 뜯었는데, 질소가 70%다.” 질소과자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보다 내용물이 더 줄어든 것 같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왜일까. 관행처럼 내려오는 업체들의 나쁜 버릇을 바로잡을 방법을 마련해왔지만 느슨한 감시체계와 솜방망이 처벌 탓에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탓이다.# 2014년 대학생들이 한강을 건넜다. 그들은 잠실한강공원에서 뗏목을 타고 30분 만에 한강 도하에 성공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화제의 주인공은 한강을 건넌
[글로벌 식량 도미노 위기]밀가루, 육류, 다음은 쌀 “밀가루, 식용유, 육류… 다음은 쌀이다.” 최근 몇개월간 식량 가격이 무섭게 치솟았는데, 다음 차례는 쌀이 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CNB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기후 위기, 식량 보호주의 등으로 많은 식품 가격이 급등했다”면서 “지난해부터 상승한 비료 가격과 에너지 가격이 쌀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5월 식량가격 지수에 따르면 국제 쌀값은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일본 최대 투자은행인 노무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