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학관에서 작은 발표를 연다고 해서 광주광역시에 방문했다. 광주에서 업무를 볼 때는 일종의 루틴이 있다. 오전에 KTX를 타고 점심시간에 송정역에서 내려 바로 앞에 있는 영명국밥집에 들르는 것이다. 항상 그러했듯 살코기 국밥을 시켰다. 그리고 깨달았다. 광주문학관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걸. 광주문학관이 지난 6월 개관했기 때문이었다.광주문학관 앞에 섰다. 넓은 부지와 큰 건물 앞에 서자, 어째서인지 이곳에 와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광주 각화동에 있는 광주문학관 자리는 과거 시화마을이 있던 공간이다. 문학관 뒤 벽화들을 보
# 2019년에 터진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일상은 수없이 많다. 특히 ‘집콕 문화’가 확산하면서 가전 시장에도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대표적인 게 공기청정기다. 하지만 갇혀 있는 공기를 ‘청정기’ 하나로 완전히 정화하는 덴 한계가 있었다. # 2019년 스타트업 벤투스에어를 창업한 최보경(45) 대표는 공기청정기의 한계를 간파했고, 거기에서 필연적으로 기인한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2년 넘게 연구·개발(R&D)에 매진했다. 그렇게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 론칭한 게 창문형 환기청정기 ‘후하(HOOHA)’다. # 혹자는 ‘공기청정기가
유럽에서 에어컨을 보유한 가정은 5% 내외다. 일찌감치 80%를 넘긴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믿을 수 없는 숫자다. 그렇다고 유럽 국가들을 가난하다고 볼 수 있는가. 아니다. 그들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으로 더위를 식히는 대신 환경과 문화를 지키는 쪽을 택한 거다. 어딜 가나 빵빵한 에어컨 바람을 누리는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지난여름, 방학을 이용해 유럽에 다녀왔다. 여행이 주목적이었지만 상대적으로 덜 익숙한 유럽의 소비자와 소비시장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약 한달 동안 필자는 자동차 한대를 렌트해
자동차용 공조제품 시장의 선두업체 한온시스템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호실적을 올렸는데도 한온시스템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2021년부터 진행한 매각 절차가 여전히 지지부진해서다. 톱티어 부품사가 M&A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폭염이 찾아온 여름엔 차 안에서 시원하게 에어컨 바람을 쐰다. 엄동설한 겨울에는 차에 올라타자마자 ‘엉뜨(좌석 열선시트)’부터 가동한다. 자동차가 때때로 더위와 추위를 견딜 수 있는 피난처로 기능하는 건 차내에 냉난방이 가능한 공조시스템(HVAC)을 구축해 놨기
“여름철 온열질환, 물, 그늘, 휴식만 지키면 된다.” 고용노동부가 여름철만 되면 강조하는 슬로건이다. 실제로 물, 그늘, 휴식은 여름철 실내외 모든 사업장이 지켜야 하는 의무사항이자, 가장 좋은 온열질환 예방책이다. 그런데도 매년 폭염 속 노동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허술한 정부의 관리·감독과 법안만 쏟아낸 채 처리할 의지는 없는 국회의 ‘나쁜 컬래버’다. “지구 온난화 시대가 지나가고 ‘끓는 지구(global boiling)’ 시대가 시작됐다.” 지난 7월 27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
가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에어컨은 그림의 떡이다. 손님을 위해 켜고, 손님이 나가면 끈다. 영세상인들의 땀방울을 식혀주는 건 낡은 선풍기 한대뿐이다. 그러지 않고는 버틸 재간이 없는 에너지 고요금 시대를 지나고 있어서다. 폭염에 더 뜨겁게 메말라가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더스쿠프 視리즈 ‘우림시장 겨울 그리고 여름’ 두번째 편이다. 치솟는 식자재 가격에 하루하루 한숨이 늘어가는 영세상인들. 가뜩이나 무거운 그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건 또 있다. 바로 에너지요금이다.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연일 밤낮 가리지 않고 공격하지만
섭씨 1.5도. 기후위기로 인한 인간의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 요건’으로 자주 등장하는 수치다. 1.5도는 비굣값이다. 화석 연료를 본격 사용하기 전의 지구 평균 온도보다 1.5도 이상 높아지면 위험하다는 거다(표➊).2018년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ㆍ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총회에서 발표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의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SPM)’을 보자.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상승할 경우 100년에 1번 빈도로 북극해 해빙이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쿠팡 노조가 8월 1일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물류창고 내 고온 문제를 지적하고, 준법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쿠팡의 벤치마킹 대상인 아마존도 같은 문제로 오랜 기간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아마존과 쿠팡의 물류창고 온도 논란을 살펴봤다.■ 물류창고 온도=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가 8월 1일 연차·결근 등으로 하루 파업에 나선다. 2일부터는 고용노동부 작업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조합원들이 스스로 물류창고 내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면 매시간 10분, 35도 이상일 경우엔 매시간 15분 휴게시간을 갖는
# 3고高(고물가·고금리·고환율)가 지속될수록 한국경제가 점점 더 깊은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자영업자는 외줄을 타듯 위태롭기만 하다. 누군가는 고민 끝에 가게 문을 닫고, 창업을 고민하던 이는 그 시기를 뒤로 미룬다. # 황학동 중고시장은 그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한 푼이라도 아껴보겠다며 중고물품을 찾던 이들이 그 돈마저 쓰지 않으면서 황학동엔 전에 없던 침체가 내려앉았다. 하루하루 더 힘겨워지고 있다는 황학동 상권으로 더스쿠프가 들어가봤다. 視리즈 중고시장 황학동의 눈물, 첫번째 편이다. 때 이른 무더위
전기요금을 비교할 때 전월을 보시나요? ‘지난해 여름에 얼마 썼는데 올해 여름엔…’ 이렇게 생각하진 않나요? 얼마 전 전기요금을 인상한 정부는 월 3000원가량(332㎾h 사용 기준) 오를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누군가는 ‘이 정도라면’이라고 안심했겠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해 여름으로 비교 시점을 넓히면 인상분은 월 1만원을 훌쩍 넘어갑니다. 더스쿠프가 진씨네 가계를 통해 실제 인상분을 계산해 봤습니다. “16일부터 전기요금이 ㎾h당 8원 오를 예정입니다. 월 전기요금 인상액은 4인 가구 평균 전력사용량인 332㎾h를
스마트폰·정수기·에어컨….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기기가 쏟아진다. 문제는 가격이다. 최신 제품엔 늘 ‘프리미엄’이 붙기 마련이다. 따라서 지출을 줄이고자 한다면 지금 쓰는 스마트폰, 렌털 중인 정수기 등의 성능과 가격이 과하지 않은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지출을 줄일 땐 ‘지나침은 오히려 모자람만 못하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한 부부의 지출 줄이기를 도왔다.가족에게 돈을 빌려준 문제로 티격태격한 박상현(가명·36)씨와 이윤희(가명·36)씨 부부. 몇 년 전, 코로나
폐차는 ‘마지막’까지 부품을 남긴다. 하물며 폐차 시트까지 재활용하는 시대이니 더 말할 필요 없다. 그런데 폐가전은 다르다. 그 속에 양질의 부품이 숨어 있더라도 그냥 버려지기 일쑤다. 그럼 폐가전 속 부품을 재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류성준(60) 가전리싸이클링센터㈜ 대표는 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청소업체 대표이자 가전제품 수리기사인 류성준 대표는 몇 해 전, 출장을 나갔다가 실수로 부품 하나를 고장 냈다. 출시된 지 오래된 모델이라 필요한 부품을 구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이곳저곳 발품을 팔던 중, 한
고물가로 먹고사는 게 힘들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4만원으로 전년(249만원) 대비 5.8% 증가했지만 식료품ㆍ비주류음료(-1.9%), 가정용품ㆍ가사서비스(-9.8%) 지출이 감소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적용하면 식료품ㆍ비주류음료(-7.4%), 가정용품ㆍ가사서비스(-13.9%) 실질 소비지출은 더 줄었다(표❶). 허리띠를 있는 힘껏 졸라맸다는 얘기다.그렇다고 마냥 줄일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서민들은 이럴 때 최선의 방법으로 ‘가성비’를 찾아 헤매고, 업체들은 굳게 닫힌 지갑을 열게 하려고
가족 대신 반려동물과 지내고, 반려동물에게만은 지갑을 아낌없이 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반려동물 시장은 꾸준히 성장곡선을 그려왔다. 대기업, 스타트업 할 것 없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흥미롭게도 이중엔 삼성전자도, 스타벅스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가 침체하고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반려동물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를 결합한 ‘펫코노미(Petconomy)’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반
소비 활동은 나이를 초월해 이뤄진다. 하지만 디지털 관련 시장에서만은 다르다.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디지털 역량 격차 때문이다. 이는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에 당면한 숙제임이 분명하다. 노인을 위한 세상을 만드는 일은 향후 우리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이제 막 90대 인생에 진입하신 필자의 어머니는 여전히 총기가 좋으시다. 그런 어머니에게도 올봄 새로 이사한 아파트는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일단, 아파트 현관을 드나드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디지털 스크린을 터치해 비밀번호를 눌러야 현관 출
# 가끔씩 공원을 갑니다. 바쁜 일상이 잠시 멈춥니다. 평화로운 모습에 시간이 정지한 듯합니다. 공원은 느긋합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싸온 음식을 먹기도 하고, 돗자리를 깔고 누워보기도 합니다. 자연과 가까워지는 시간입니다. # 공원에 가면 아이들이 가장 신납니다. 넓은 잔디밭을 마음껏 뛰어도 되니까요. 아파트가 일상이 돼버린 요즘 아이들에게 최고의 특권일지 모릅니다. # 며칠 전 물폭탄이 서울 한복판에 떨어졌습니다. 집도, 가게도, 거리도 잠겼습니다. 제가 이따금씩 찾는 공원에도 물이 들어찼을지 모릅니다. # 언젠가부
기후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 피해는 평등하지 않습니다. 정부와 기업은 기술로 기후위기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처럼 말하지만 이마저도 확신하긴 힘듭니다. 윤석열 정부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내세운 원자력 발전도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습니다. 같이탐구생활 붉은점 4편에선 ‘기술맹신론’을 꼬집어봤습니다.저는 한강대교가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8월 12일) 눈앞의 한강은 짙은 흙색인데다 수위도 평소보다 높습니다. 건너편에 있는 나무 키는 절반쯤 줄어든 것처럼 보입니다. 이틀 전 쏟아진 비 때문입니다.8월
이마트 구로점이 똑똑해졌다. 매장 내 미세먼지ㆍ유해물질을 자동으로 걸러낸다. 고객이 급증하면 공기를 자동으로 순환해 쾌적함을 유지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객이 많은 곳의 조명은 밝아지고, 적은 곳은 어두워진다. 이를테면 에너지 사용량까지 자동 조절하는 셈이다. 개점한 지 20년이 훌쩍 넘은 이마트 구로점이 이렇게 똑똑해진 비결은 뭘까. 큰돈을 들여 리모델링이라도 한 걸까.# 1월 14일 오후 6시, 이마트 구로점 지하 1층 식품매장. 찬거리를 사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가 급증하자 시스템에어컨과 연결된 공기
마그네슘, 알루미늄, 희토류. 향후 공급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하는 대표적인 원료들이다. 언뜻 우리의 일상과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글로벌 공급망 대란의 여파가 국가와 국가, 기업과 기업의 관계를 넘어 일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됐다. 자, 지금부터 신혼살림을 장만하려는 한 부부의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공급망의 붕괴가 어떻게 일상을 무너뜨리는지 살펴보자.■ 마그네슘 때문에 = 결혼을 앞둔 동갑내기 부부 김현수씨와 박정아씨는 두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할 자동차를 새로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집안을 떠다니는 미세먼지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공기청정기를 가동하지만 빨간빛이 파란빛으로 변하는 것으로만 안심해야 한다. 스타트업 스페이스마인드는 미세먼지와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7가지 실내환경을 통합 제어하며 최적의 실내환경을 만드는 사용자 맞춤형 스마트홈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일조한 한세희(40) CTO(최고기술경영자)를 만나봤다.✚ 인공지능 스마트홈 시스템이 원래는 학교에서 연구하던 모델이었다고 들었어요. “맞습니다. 2013~2014년쯤 기초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시장에 선보일 모델은 아니고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