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시행령을 개정해 대규모 내부거래의 공시 기준을 (100억원으로) 끌어올린 건 2012년 기준치를 1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낮췄던 것(기준 강화)을 원래대로 돌려놓은 것에 불과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내부거래의 공시 기준을 완화한 근거로 내세우는 논리 중 하나다. # 하지만 이는 타당하지 않다. 당시 공정위는 내부거래 공시 기준의 강화(100억원→50억원)를 통해 불합리한 일감 몰아주기를 줄이고, 중소기업에 기회를 제공하며, 시장 자율감시 기능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만약 효과를 봤다면 기준
# 무더운 여름날,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은 폭염에도 제대로 된 노동 환경을 보장받지 못해 늘 생명의 위협에 시달린다. 여름만이 아니다. 겨울 현장에서도 건설 노동자의 안전이 ‘사각지대’에 놓일 때가 빈번하다. # 왜일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법적ㆍ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는데도, 건설현장이 ‘위험한 곳’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한 까닭은 뭘까. 더스쿠프가 가톨릭대와 함께 기획한 클래스 ‘ESG와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통해 이 질문의 답을 찾아봤다. 視리즈 ‘위험한 산업’ 건설이 변하지 않는 이유 첫번째 편이다. 더스쿠프 취재진은 2
bhc가 시작을 함께해온 박현종 회장을 전격 해임했다. 경영쇄신을 위한 결정이라고 하지만, 박현종 방식으로 성장해온 bhc가 어떤 쇄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bhc의 대주주는 몸값을 키워야 하는 사모펀드(MBK파트너스)다. 박현종 지우기에 나선 bhc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발판으로 성장해온 그의 경영방식마저 지울 수 있을까. 외식 프랜차이즈 bhc가 박현종 회장과 임금옥 대표를 동시에 해임했다. bhc를 치킨업계 1위로 올려놓은 일등공신이나 다름없는 두 사람을 bhc는 왜 해임했을까. bhc의 지주사인 글
# 정부가 3+3 부모육아휴직제를 6+6 부모육아휴직제로 개편했다. 부모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공동육아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취지다. 목표가 확실해서인지 내용도 파격적이다. 부부가 함께 또는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쓰면 경우에 따라 6개월 동안 최대 3900만원의 육아휴직 급여를 받을 수 있다. # 문제는 부부 소득이 각각 월 450만원을 넘는 가정에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수록 혜택이 크다는 건데, 과연 괜찮을까.정부가 육아휴직제도 개편에 나섰다. 지난해 특례 제도로 시행한 3+3 부모육아휴직제(이하 3+3
# 우리는 심층취재 추적+ ‘대형마트-소상공인 11년 논쟁’ 첫번째 편에서 대형마트 주말 의무휴업을 둘러싼 무용론을 분석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어느덧 시행 11년차를 맞았지만 여전히 뜨거운 논란 속에 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대기업 유통업체들은 “골목상권을 살리는 실효성은 떨어지고, 대형마트만 옥죄는 규제”라고 주장하는 반면, 소상공인들은 “대기업으로부터 골목상권을 보호할 최소한의 규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개혁’을 기조로 삼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기업의 유통업체들
우리는 視리즈 ‘국민연금과 입김’ 첫번째 편에서 이번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결과의 쟁점이 ‘국민연금공단의 의사결정에 정부가 개입했는지 여부’였다는 점을 짚었다. 문제는 보수정부든 진보정부든 국민연금공단의 결정에 입김을 불어넣은 사례가 숱하다는 점이다. 두번째 편에선 이 문제를 분석했다. 1편에 이어 정부의 개입 사례부터 살펴보자. ■ 사례➊ 한국판 뉴딜 = 2004년 노무현 정부는 당ㆍ정ㆍ청 워크숍에서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정부 주도로 건설과 정보기술 분야에 약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거였다. 정부는 이
전세시장에 또 다른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2년 내 갚아야 할 전세보증금 규모가 300조원이 넘는다는 통계가 나와서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침체의 여파로 깡통전세와 역전세 가구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DSR 규제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하지만 DSR 완화가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DSR 규제 완화의 역차별 논란도 일고 있다. 최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ebt Service Ratio)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DSR 규제 완화 여부를 두고 갑
# 2022년 10월 15일 새벽 6시께, 일어나선 안 될 일이 벌어졌다. SPC그룹 계열의 SPL 평택공장에서 일하던 20대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빨려 들어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해당 배합기엔 뚜껑과 뚜껑을 열면 작동을 멈추는 연동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 배합기에 뚜껑이 없었던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효율성’ 때문이다. 매번 뚜껑을 여닫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들고, 그만큼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란 거다. 노동자의 안전보다 효율성이 중요했단 방증이다. # SPC 측은 잘못을 시
“심각한 사회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야당이 추진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내용 중 ‘사용자’를 다시 정의한 걸 두고 이런 비판이 나온다. 사용자 범위를 넓히면 노조의 교섭 요구도 늘고, 기업의 책임도 늘어나지 않겠냐는 거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미 올해 1월 법원은 사용자 정의를 확대 해석하는 판결을 내려서다. 이미 나온 판결을 뒷받침하는 법이 과연 그렇게 큰 혼란으로 이어질까.우리는 1편에서 노동조합법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에 쏟아지는 비판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노조의 쟁의행위로 인해 손해가
1000만명(2020년 11월), 2000만명(2021년 11월), 2800만명(2022년 12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 5G 산업은 ‘가입자 수 3000만명 돌파’란 놀라운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이통3사는 2년 연속 합산 영업이익 4조원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5G에 만족하는 소비자는 드물다. 어찌 된 일일까. 더스쿠프가 5G 불통의 역사를 정리했다. 2019년 4월 3일 오후 11시. 대한민국은 ‘5G 세계 최초 상용화 국가’란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따냈다. 우여곡절은 있었다. 정부와 이동
# 지난해 10월 15일 데이터센터 화재로 대부분의 카카오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고 10시간을 넘긴 후에야 일부 기능을 복구했는데, 이는 서비스 12년 만에 최장기간 장애였다. 카카오 측은 재발 방지 대책을 강조하며 “다시는 모두의 대화가 멈추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올해 1월 17일 또 메시지 송수신 장애를 일으켰다. 이처럼 수차례 오류가 발생했는데도 카카오톡의 위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카카오톡의 국내월간활성사용자수(MAU) 지표는 먹통 사태란 대형 사고에도 증가했
세계 각국 정부가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의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우리나라도 디지털 모범국가로 등극해 그 경험을 세계에 공유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웠다. 큰 틀에선 문재인 정부의 전략과 비슷하지만 전술이 다르다. 문 정부가 공공의 힘을 강조한 반면, 윤 정부는 민간 중심의 자율규제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자율규제란 말 자체가 ‘형용모순’이라는 건 윤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다. “디지털이 자유를 확대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경제적ㆍ사회적 가치도 창출해야 하고, 국민의 안전과 삶의 수준을 높
# ‘계속 돌진할 것인가, 핸들을 돌릴 것인가.’ 두 명의 운전자가 마주 보고 서로를 향해 돌진한다. 상대방이 돌진할 것에 겁을 먹고 핸들을 돌리면 게임에서 진다. 겁쟁이 또는 비겁자가 된다. 치킨게임이다. # bhc와 제너시스BBQ. 치킨게임을 벌이는 양쪽 다 겁쟁이가 될 생각은 없는 듯하다. 10년 넘게 20여건의 소송을 두고 불복을 거듭하는 끝장싸움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가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은 낮다. 서로 돌진하는 두 치킨업체가 또다시 충돌할 거란 얘기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이 실익을 챙기긴 어렵다. 양쪽 다 타격
#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은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에서 벌어지는 지긋지긋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 절차를 간소화했기 때문이다. 마찰과 갈등이 생기기도 전에 신속하게 사업을 완료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최근 전국 곳곳에서 진행 중인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에선 갈등이 불거지는 사례가 잦다. 이유가 뭘까. 미아동 767-51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 현장을 통해 문제를 자세히 알아보자. ‘미니 재건축의 비명’ 두번째 이야기다. 현재 미아동 767-51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 현장은 혼란에 빠져있다. 어떤 주민은 조합
# 이름값과 신뢰 1899년,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의 앙리 티시에(Henry tissier)는 모유를 먹는 아이의 장腸에서 유익한 박테리아를 발견했다. 인간의 몸에 존재하는 ‘장내 세균’ 비피도박테리아였다.글로벌 식품기업 다논(Danone)은 수십년에 걸친 연구 끝에 이 박테리아에서 ‘비피더스 액티레귤라리스’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우유에서 생존하는 능력이 탁월한 균이었는데, 이를 활용해 만든 제품이 다름 아닌 ‘액티비아 요거트’다. 파스퇴르 연구소의 명성과 다논의 이름값은 소비자에게 신뢰를 줬다. 1987년 론칭한 ‘액티비아
흥미로운 질문 하나. 5G와 LTE의 통신망은 같을까 다를까. 언젠간 구분되겠지만, 지금은 5G와 LTE를 함께 쓴다. 데이터 통신은 5G망, 단말기 제어는 LTE망을 쓰는 식이다. 이를 비非단독모드(NSAㆍNon Stand Alone)라고 한다. 5G와 망을 함께 쓰는 LTE로선 당연히 손해를 볼 수밖에 없고, 실제로 LTE의 품질은 악화했다. 그런데도 이통3사는 LTE 요금 그대로 뒀다. 여전히 LTE 이용자가 훨씬 많은데도 말이다. 더스쿠프가 이통3사의 이상한 LTE 차별 정책을 깊숙이 들여다봤다.2622만9565명. 지난 9
# ‘카카오 먹통 사태’가 터지자, 여야 정치인들은 늘 그렇듯 큰 목소리를 냈다.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라”며 과기부 장관을 꾸짖었고, “국감에 관련 기업 대표를 소환하자”며 진영을 떠나 의기투합했다. # 기다렸다는 듯 법안도 줄줄이 발의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데이터센터 재난관리를 강화할 법안이 3건이나 쏟아졌다. # 그런데,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와 2년 전 ‘박선숙 의원안’을 잘 아는 이들은 다시 한번 허탈감에 빠졌다. 2020년 카카오 먹통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발의된 박선숙 의원안을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미국 유학 시절 접한 ‘스타벅스’를 국내에 들여왔다. 정 부회장은 자칭 ‘스타벅스 1호팬’이기도 하다. 그가 이끄는 이마트가 지난해 7월 스타벅스(SCK컴퍼니)의 최대주주(지분율 67.5%)에 오른 건 우연이 아니다.# 정 부회장이 이마트-스타벅스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충성도가 높은 스타벅스를 통해 이마트 계열사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를 끌어모으겠다는 거다. 이 때문인지 이마트는 스타벅스와 함께하는 프로모션을 확대해왔고, 이는 ‘정용진식 전략’으로 일컬어졌다.
# ‘대형마트 의무휴업’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대통령실이 지난 7월 이 문제를 ‘국민제안’ 투표에 부친 데 이어, 8월에는 국무조정실이 ‘규제심판 제도’의 첫 안건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테이블에 올렸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완화는 대형마트의 ‘숙원사업’이다. 2018년 ‘의무휴업은 위헌’이란 내용을 골자로 헌법소원을 내면서까지 이 규제를 무력화하려 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렸는데도 끊임없이 규제 철폐를 요구해왔다. # 그런데 정권이 바뀐 지금, 대형마트 업계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 비싼 대학등록금 탓에 국민 허리가 휘었다. 오죽하면 대학을 우골탑이라 빗댄 말이 나왔을까. 그러자 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춰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이명박 정부도, 박근혜 정부도, 문재인 정부도 방법론은 다소 달랐지만 반값등록금을 실현해 내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을 지킨 정부가 없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반값등록금이 시대적 과제란 합의를 이뤄낸 건 나름의 성과다. #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다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떼고 있다. 반값등록금은커녕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을 곳곳에서 내비친다. 대학들이 재정 악화에 시달린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