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 평가(도급 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2023년 12월 28일 끝내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합 건설업체이자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으로 알려진 큰 기업이다. 대형 건설사의 워크아웃 신청은 2013년 쌍용건설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태영건설이 위기에 몰린 배경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채무 부담으로 인한 유동성 부족이다. 태영건설의 순수 부동산 PF 잔액은 3조2000억원, 순차입금이 1조930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78.7%에 이른다. 고금리와 공사비 급증으로 착공조차 못
도시를 부수고 다시 짓는 재개발ㆍ재건축 현장에선 원주민과 개발세력 간 분쟁이 다반사였다. 의지와 무관하게 이주와 철거를 당하는 이들이 있었고, 개발이익 혜택을 어떻게 나누느냐로 다투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엔 ‘미니 재건축’이라 불리는 소규모주택 정비사업 현장에서도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의 고질병을 없애기 위해 절차를 간소화한 이 사업에선 또 어떤 문제가 발생한 걸까.# 지난해 9월 28일 오후, 강북구청에선 큰 소란이 벌어졌다. 고성이 오갔고 경찰이 출동했다. 현장에선 미아동 767-51번지 일대 주민 20여명
선거 때마다 수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다.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똑같다. 하지만 미디어에 소개되는 건 ‘될 만한 후보’와 그들이 제시한 공약뿐이다. 지지율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거나 인지도가 약한 후보는 자신의 공약을 설명할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군소정당 대선후보들의 경제 공약을 사안별로 모아본 이유다. 20대 대통령 선거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윤석열(국민의힘), 심상정(정의당), 안철수(국민의당) 등 4명의 대선후보만 출사표를 던진 게 아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를 포함해 14
18대 대통령의 공약집은 대선 일주일 전에 나왔다. 19대 대통령의 공약집은 대선 한달 전까지 없었다. 20대 대통령을 꿈꾸는 여권 후보는 1호 공약조차 부실하다. 제1야당의 후보는 1차 공약집을 내놨지만 원론만 강조해놨다. 그나마 진보정당의 후보는 공약집의 기틀은 마련해놨지만 주목을 끌지 못한다. 자, 하나만 묻겠다. 선거캠프가 ‘이재명계’ 중심으로 돌아가든 말든 우리와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가. 선거캠프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출신인 김종인이 참여하든,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새시대준비위원장으로 들어가든 그게 대체 우리와 무슨 관
1750년대 남미 대륙은 유럽의 세력 균형이 요동치면서 혼란에 빠진다. 남미 대륙 전체의 패권을 장악해왔던 스페인에 신흥세력 포르투갈이 도전한다. 스페인은 포르투갈과 일전을 불사해 기존 패권을 고수하기보단 포르투갈과의 ‘거래’를 택하고 ‘마드리드 조약’을 체결한다. 이로부터 현재 브라질의 광대한 영토가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확정된다. 문제는 브라질의 접경 지역에 살고 있던 과라니족에 대한 처분이다. 스페인의 제수이트 교단이 천신만고 끝에 교화하고 개척한 ‘과라니 공동체 지역’을 포르투갈이 요구하면서 그 지역에서 과라니족들을 쫓아내고자
‘화천대유’란 낯선 회사에서 출발한 ‘대장동 개발 사업’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대선 정국에 터진 뜨거우면서도 몹시 불편한 이슈이다 보니, 주장과 반론, 또다른 반박이 이어지면서 ‘진흙탕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대장동’에 얽힌 모든 등장인물의 주장은 단편적이다. “대장동 프로젝트는 수익을 예상할 수 없었다” “왜 공영개발이 아닌 민간자본을 끌어들였나” 등등의 주장은 관점을 길게 잡지 않으면 사실관계를 따질 수 없다. 그래서 더스쿠프(The SCOOP)는 ‘대장동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처음 나온 2004년부터 지금의 논
[조현준 효성 회장]탄소섬유 1조원 투자 “일본 기다려!”“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축을 담당하겠다.” 조현준(52) 효성 회장이 20일 효성첨단소재의 전주 탄소섬유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이렇게 밝혔다. 조 회장은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현재 1개에서 총 10개로 늘릴 예정”이라면서 “내년 봄에 제2라인을 가동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가볍고, 강도는 더 강해 앞으로 철을 대신할 ‘꿈의 소재’로 통한다. 특히 원하는 대로 형태
개발 현장에서 환경보호 가치는 힘을 잃는다. 당연히 막대한 개발 이익이 우선일 수밖에 없어서다. “부천시의 유일한 396만㎡(약 120만평) 논습지인 대장들녘을 지키겠다”며 ‘3기 신도시 개발 반대’ 팻말을 꺼내 든 최진우 환경생태연구재단 박사의 주장이 허공의 메아리처럼 맴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최진우 박사를 만났다. 최 박사는 “도시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개발 이익이 무슨 소용인가”라며 되물었다.지난 5월 정부의 3기 신도시 개발 구상이 마무리됐다. 고양시 창릉동, 부천시 대장동을 예정지로 추가하면
도시재생 사업지가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통을 보존한다는 콘셉트와 달리, 원주민이 지역에서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심각해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를 막기 위해 여러 대책을 고심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도시재생의 수혜를 땅주인과 건물주가 모조리 얻고 있어서다. 결국 탐욕이 문제의 원흉이라는 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도시재생에서 빚어지는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봤다. 서울시 마포구가 젠트리피케이션 해법 찾기에 나섰다. 지난 3월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방안’ 학
도시재생 시대다. 쇠락한 골목길의 풍경을 활력과 정감이 넘치던 과거로 되돌리자는 거다. 닳아빠진 콘크리트길을 새로 닦아 신진 예술가의 작품을 내걸고, 흉물로 전락한 시멘트빌딩엔 색을 입혀 청년창업 공간으로 내주는 식이다. 그런데 지금의 방법으로 골목길을 정말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골목상권을 어떻게 하자는 대책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골목상권 없이 골목을 살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역설의 함정을 취재했다.골목길. 도시개발 패러다임의 최신 트렌드인 ‘도시재생’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키워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기
정부가 원활한 공공주택 공급을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로 지정했다. 해당 지역에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토지 거래를 일부 막는 제도다. 그런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땅도 얼마든지 사고 팔 수 있다”며 마법사를 자처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마법은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와 이동주 변호사가 알쏭달쏭 부동산 법정을 열었다. 제2편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진실이다. 정부가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타깃은 ‘9ㆍ21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발표된 경기와 인천 등
서울시의 2030청년주택은 기본적으로 ‘민간자본’을 이용하자는 거다. 민간사업자가 ‘사익’만 추구할 거라는 우려가 속출하자 한편에선 ‘땅값이 비싸서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또 다른 쪽에선 ‘민간자본을 규제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모두 2030청년주택 옹호론이다. 하지만 권순형 새사연 이사는 “민간사업자에게 임대사업을 맡기면 저렴한 임대주택을 포
대통령이 특정 도시를 두고 “잘 꾸미겠다”고 약속했다. 그 도시의 땅값이 오를 건 분명하다. 문제는 “잘 꾸미겠다”의 뉘앙스다. 지역경제 활성화, 주거복지 등을 염두에 둔 말이인데, 땅값이 치솟으면 무용지물이 된다.도시재생. 그야말로 재생(Renewal)이다.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짓는 기존의 개발 사업과는 결이 다르다. 환경적ㆍ경제적ㆍ사회문화
좋은 물건이 시장에 나왔다. 그런데 건설업계는 망설이면서 계산기를 두드린다. 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프리미엄을 노릴 수 있지만, 변수가 만만찮다. 땅 주인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반대로 주판알을 튕긴다. 비싸게 받지 않으면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서다. 건설업계가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분주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5월 11일 주한미군
‘주거 안정’.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화두다. 당연히 과열된 일부 주택시장을 가만히 놔둘 리 없다. 부동산 규제가 강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고 부동산 시장에 활력이 사라질 것 같진 않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서울 강북 지역엔 은은한 달빛이 감돌 공산이 크다. 세종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새
소비는 ‘보이지 않는 손’만이 움직일 수 있는 걸까. 정부 정책은 왜 긍정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걸까. 박근혜 정부가 꺼내든 소비 활성화 정책이 줄줄이 실패하자 제기되는 의문들이다. 그래서 더스쿠프(The SCOOP)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의 소비증감률을 분석한 뒤 각종 정책을 대입해봤다.7.7%, 4.7%, -1%. 노무현 정부, 이
현역을 지키고 있는 국내 최고령 기업인 신격호(92) 롯데그룹 총괄회장. 65년이란 긴 세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롯데를 세계적 기업군으로 키워낸 그의 평생의 꿈이 최근 난관에 봉착했다. 서울 잠실벌 제2롯데월드 건설사업이 ‘안전과 시민’이란 당초 예상하지 못한 복병을 만나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랄까.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한 신격호 롯데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인 강남 구룡마을이 도시개발사업 지정을 받은 2012년. 마을 주민들은 들떴다. 새 집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이후 아무것도 진행된 것은 없고 시간만 흘렀다. 서울시와 강남구의 대립 때문이다. 효력은 이제 한달을 남겨두고 있다.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이 결국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서울시와 강남구가 개발 방식을 놓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 강남 유일의 판자촌이다. 동네 어귀에선 부촌富村의 상징 ‘타워팰리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부촌과 빈촌貧村이 갈려 있는 것이다. 이런 구룡마을이 요즘 시끄럽다. 서울시가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이 마을을 개발하기로 했지만 강남구가 딴죽을 놓고 있어서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30여년 전 국가가 서울올림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