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자식의 관계는 세상 누구보다 가깝다. 그만큼 둘 사이엔 아는 것도 기대하는 것도 많다. 하지만 모두가 이상적인 엄마, 완벽한 자식이 될 순 없다. 아낌없이 주는 ‘엄마’와 엄마가 바라는 모습의 ‘자식’으로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온전히 사랑의 감정만 주고받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러기 어렵다. 서로에 의해 상처 나고 가까운 만큼 몇 배 더 아프기도 하다.미국 작가 15인의 엄마에 관한 앤솔러지 「엄마와 내가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이 출간됐다. 책의 기획자이자 편집자인 미셸 필게이트를 비롯한 저자들이 차마 엄마에게 말하지
알로이시우스 수녀는 ‘타는 듯한 목마름’으로 플린 신부가 자기 입으로 흑인 중학생 아이와 동성애의 죄를 범했다는 자백을 받아내려 하지만 플린 신부는 끝까지 부인한다. 수사 권한도 없고 형사 콜롬보나 CSI 과학수사대급의 추리력과 수사능력도 갖추지 못한 알로이시우스 수녀는 ‘네가 네 죄를 알렸다’고 분기탱천하는 원님 재판 수준을 맴돈다.알로이시우스 수녀는 순순히 ‘자복’하지 않는 플린 신부에게 최후의 협박을 한다. 플린 신부를 둘러싼 의혹을 플린 신부의 전 근무지와 교구의 수녀들에게 물어보겠다고 한다. 신부의 비위나 비리 의혹을 조사
알마시는 인간 자체로는 꽤나 훌륭한 인물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사막을 사랑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막 탐사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SNS에 ‘인생 샷’ 하나 올리지 않는 걸 보면, 사막 탐사가 ‘공명심’인 것도 아니다. 알마시는 누군가에게서 돈을 받고 하기 싫은 노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위해서 홀로 사막을 떠도는 것도 아니다. 조국 헝가리를 위해서도 아니다. 나라를 위해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만들기에 매달린 김정호 선생과도 결이 다르다. 알마시를 매슬로(Maslow)의 ‘인간의 욕구 5단계설’에 적용하면 승화된 욕
2002년 미국 타임(TIME)지가 발표한 ‘올해의 인물(Persons of the Year)’은 자신이 속한 조직의 비리를 사회에 폭로한 세 사람의 내부고발자였다. 이들은 타임지를 통해 ‘정의의 상징’으로 등극했지만, 정작 각자가 속한 조직 내에선 배신자 취급을 받았다. 그만큼 내부고발자에게 의인義人이란 칭송은 순간의 환호에 불과하다. 내부고발자의 보호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올초 오스템임플란트 사건을 신호탄으로 기업의 횡령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들어선 KB저축은행에 이어 농협, 새마을금고까지 한달간 총 네건의
폭력조직 ‘골드문’의 회장 석동출이 의문사를 당하고, 조직의 2인자 정청(황정민)과 3인자 이중구(박성웅)의 ‘왕좌의 게임’이 본격화한다. 폭력조직의 후계구도 경쟁에 난데없이 경찰이라는 ‘외세’까지 개입하면서 판이 어지럽게 돌아간다. 폭력조직과 경찰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는 와중에 조직의 내부정보가 거의 실시간으로 경찰에 털리는 것을 눈치챈 2인자 정청은 중국 최고의 해커를 동원해 경찰이 조직에 심어놓은 빨대가 다름 아닌 자신의 형제와 같은 최측근 이자성(이정재)임을 알게 되고 깊은 번뇌에 빠진다. 결국 정청은 조직을 배반하는 한이
‘골드문’ 조직원들이 조직의 배신자를 바지선에 태우고 인천 앞바다쯤으로 보이는 가까운 바다에서 죽을 만큼 두들겨팬다. 그다음 산 사람 입에 강제로 ‘콘크리트’를 부어 넣고 드럼통에 넣어서 다시 드럼통을 콘크리트로 채우고 뚜껑을 밀봉해 바다에 수장한다. 영화 ‘신세계’는 이런 장면으로 시작한다. 어렴풋이 동트는 바다를 뒤로하고 조직원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항구로 돌아와 시침 떼고 세상 속에 섞인다.관객으로선 저런 무시무시한 조직이 우리 이웃에 평범한 얼굴로 돌아다닌다는 것이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다음 장면에서 구속됐던 ‘골
내부고발이 늘고 있다. 미투운동이나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 폭로도 사실은 내부고발의 한 유형이다. 덕분에 우리는 돈 있고 힘 있는 이들의 갑질과 폭력, 이중성 등을 비판하면서 한단계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포기하면서까지 내부고발에 나선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신고자 보호장치는 아직도 한계가 많다. 더스쿠프(The SCOOP)와 변호사닷컴이 내부고발제도의 한계를 짚어봤다. 내부인의 제보 없이는 알기 어려운 부조리를 뿌리 뽑는 데 내부고발만큼 유용한 수단이 또 있을까. 그럼에도 많은
공자는 노나라 사구(형벌이나 도난 등의 사안을 맡은 벼슬) 직책을 맡고 있다가 느닷없이 사직한다. 제사가 끝났는데도 자신에게 제사 고기가 돌아오지 않자 쓰고 있던 면류관도 벗지 않은 채 노나라를 떠나버렸다. 공자가 자신이 그만둔 이유에 대해 침묵했으므로 사람들은 이러쿵저러쿵 뒷담화를 해댔다. 아무리 고기를 좋아했기로서니 그만한 일로 사표까지 내느냐고&hel
김승연 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의 사훈은 ‘신용과 의리’다. 20대 어린 나이에 경영을 맡아 숱한 고비를 넘어 굴지의 그룹으로 성장시킨 배경에는 그의 선 굵은 의리경영이 뒷받침했다. 김 회장은 몇번 검찰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부하들부터 걱정했다고 한다. 그러니 이 회사에는 그 흔한 배신이 별로 없다.한국에서는 의리義理란 말을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일제 강점기를 그린 영화를 보면 대부분 감독이 너무 흥분한다. 적국인 일본인보다 더 악랄한 한국인 배신자가 꼭 등장한다. 일본과 싸우고, 한쪽에서는 우리끼리 치고 받으니 영화가 온통 뒤죽박죽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이렇게 누워서 침 뱉기식의 자학성 강한 ‘국뽕(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 영화는 없는 것 같다.‘군함도’와 ‘택시운전사’의 흥행 차이는 한마디로
‘배신’은 거의 모든 드라마에 존재하는 단골 코드다. 배신의 코드는 이야기 전개의 양념이나 변주 정도가 아니라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척추에 해당하기도 한다. 영화 ‘매트릭스’에도 예외없이 배신자가 등장한다. 출연 분량은 조연에 그치지만 그의 배신이 던진 파문이 영화의 얼개를 구성한다. 모피어스(Morpheus)가 이끄는 저항조직의 핵심인물 사이퍼(Cyph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시인보호구역 특강에 참가한 도종환 시인이 자신의 자선시를 낭송하고 시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는 대구에 위치한 인문예술공동체 시인보호구역이 준비한 행사로, 도종환, 이혜미 시인의 특강과 마임이스트, 마술사 등의 공연이 진행됐다. 도종환 시인은 먼저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을 낭송하고 퇴계 이황과 매화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퇴계는 임종 때 “매화에 물을 주어라.”라고 할 만큼 매화를 애호했으며, “퇴계 선생이 살아계실 때
부모자식 간 인연이 아무리 두텁다 해도 반세기 가까이 동거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장수시대의 부부는 길게는 60~70년을 함께 하는 파트너다. 그런데도 서로를 잘 모른다는데 문제가 있다. 일본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가장 이상적인 남편’을 물었더니, ‘경제력’이나 ‘건강’ ‘성격’이 아니라 ‘집에 없는 남편’이라는 대답이 나왔다고 한다.영화 ‘45년 후’를
영화 ‘동주’는 한편의 아름답고 애절한 시詩다. 시를 사랑하는 윤동주와 힘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죽마고우인 송몽규의 갈등이 잔잔하면서도 묵직하게 다가온다. 일제의 생체실험으로 숨을 거두기 전 윤동주가 취조하던 일본인 형사를 향해 울분을 토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이런 시대에 태어나서, 시인이 되기를 바란 것이 부끄러워, 부끄러워…
유진룡(59) 교수는 정통 문화 관료 출신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배신을 당했다고 느낀다면 배신감을 안겨준 상대방의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를 먼저 따져보라고 말했다. 남들이 나와 생각이 다른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성공하고 싶다면 먼저 사람들을 신뢰하라고 충고했다. Q 멘티가 멘토에게 살아오면서 큰 배신을 당한 적 있나요?
사람을 볼 줄 아는 안목 키우기살다보면 ‘저 사람은 왜 나한테 이럴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이들이 있다. 친구 내지 선한 동료로서 평상시엔 내 편인 것 같지만 뒤돌아서면 무서운 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때론 자신의 사람 보는 눈에 크게 실망하는 순간도 있다. 괜찮은 사람이라며 저 사람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뒤통수를
그곳에선 벅찬 희망가歌가 울려 퍼진다. 노사勞社가 함께 돈을 벌고, 나눔활동을 펼쳐서다. 한때 노사갈등으로 얼룩졌던 한진중공업의 얘기다. 그러나 그 뒤편의 세상은 다르다. 깊은 절망이 흐른다. 2011년 파업을 이끌었던 또 다른 노조는 낄 틈이 없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은 진짜 행복해 졌을까.[Blind Case1] 이 회사.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수주
지도자는 전문가인 스페셜리스트이면서도 통합자인 제너럴리스트여야 한다. 대통령은 당파의 리더이지만 또한 초당파의 리더여야 한다. 자본가편도 노동자편도 물론 아니다. CEO도 마찬가지다.잘알려진 황희 정승의 일화다. 집의 하녀 둘이 다퉜다. 한 하녀가 황희 정승에게 와서 자기 사정을 하소연했다. 정승이 말했다. “네 말이 옳구나.” 그러자 다른 하녀도 자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