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 도시의 밤, 네온사인 불빛은 자동차에 맺혀 번진다. 흐르는 빛은 물감이 번지듯 창에 스며든다. 택시를 모는 사내의 눈동자는 불빛을 따라 좌에서 우로 흔들리고. 불면증으로 잠들지 못하는 사내는 택시를 운전하며 중얼거린다. “쓰레기는 밤에 쏟아져 나온다. 매춘부, 깡패, 남창, 게이, 마약중독자 등등, 인간 말종들이다. 언젠가 저런 쓰레기를 씻어내 버릴 비가 쏟아질 것이다.” 22대 총선을 치른 날, 학생들과 함께 마틴 스코세이지가 1976년 연출한 영화 ‘택시드라이버’를 봤다. 굳이 총선을 염두에 두고 본 영화는 아니었다.
평균 4136만원. HR테크기업 인크루트가 최근 대학생 및 구직자 총 653명에게 희망 초봉을 물어본 결과다. 2023년 희망 초봉보다 192만원 더 많았다. 입사할 수 있는 마지노선 초봉은 평균 3700만원이었다.초봉 수준의 조건은 ‘대출금과 학자금, 생활비 등 고정 지출을 고려한 결정(35.2%)’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기업규모와 업계의 평균 초봉 수준을 고려(21.3%)’, ‘신입사원 연봉으로 적당한 수준 같아서(20.4%)’란 답변도 적지 않았다.입사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으론 가장 많은 36.1%의 응답자가 ‘
한국에서는 임금 근로자가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최저임금을 차등적으로 덜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에서는 최저임금을 올리고, 초과근로 시간을 줄이고 있다. 韓·美·日 노동 정책이 다른 길을 가는 이유를 알아봤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가 1일부터 패스트푸드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20달러로 인상한다. 일본은 1일부터 의사·트럭운전사·건설인력에게도 초과근무 상한 시간 규제를 적용한다. 두 나라의 최근 노동정책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 근로자들의 소득을 높여주고, 근로시간을 줄이는 데 방점이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가장 적극적인 분야는 어디일까.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710곳의 회사에 인력 확충 계획을 묻자, 채용 계획을 많이 세워놓은 분야는 의료ㆍ간호ㆍ보건ㆍ의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분야 중 89.1%의 기업이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의료지역필수의사제 도입, 의대 정원 확대 등의 논의가 벌어진 게 채용 계획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그다음으로 채용 계획을 많이 세운 업종은 자동차ㆍ부품 업종이었다. 88.2%의 기업이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2023년 국내 자동차 부품의 수출 실적이 호조를 띤
# 우리 사회가 ‘MZ 세대론’을 소비하는 방식을 들여다보면 좀 이상합니다. 기업들은 “지갑 좀 열어 달라”, 정치권은 “표 좀 달라”면서 MZ세대를 금이야 옥이야 받드는데, 회사에만 입사하면 ‘요즘 것들’이란 비아냥이 쏟아집니다.# 이런 세대론, 뭐가 문제일까요? 정말 MZ세대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더스쿠프 MZ 기자가 극단으로 엇갈린 MZ 세대론 소비법을 나름의 화법으로 풀어봤습니다.“요새 새로 들어온 신입이 그렇게 ‘엠지(MZ)’스럽다면서?” 우리는 일상 곳곳에서 MZ를 키워드로 삼은 대화를 종종 마주합니다. 특정 시기에 태
직장인이 생각하는 신입사원의 마지노선 나이는 몇살일까.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성인 897명에게 물어본 결과, 남자는 평균 33.5세, 여자는 평균 31.6세였다. 2022년 조사보다 남자는 1.7세, 여자는 1.1세 늘었다. 인크루트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는 나이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고 해석했다.‘신입사원 나이 제한이 필요한가’란 직접적인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7명(73.7%)이 반대했다. 그 이유로는 ‘나이와 업무능력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서(35.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나이 때문에 좋은
본업 외에 다른 일(N잡)을 병행하는 직장인은 얼마나 될까.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응답자 982명 중 89.0%가 ‘N잡’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N잡을 하고 있는 비중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50대 이상(43.1%)이었고 가장 낮은 연령대는 20대(34.1%)였다.N잡을 병행하는 직장인이 하루 평균 N잡에 투입하는 시간은 3시간24분(3.4시간)이었고, 월소득은 80만원에 머물렀다. 이른바 N잡러들은 월 309만원을 벌 수 있다면 ‘본업’을 버릴 수 있다고 답했다. 현재와 희망의 간극이
# 8년 전, 동부혈액원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터졌다. 상급자가 후배직원을 틈만 나면 폭행했다. 사건이 공론화했는데도 동부혈액원 행동강령책임관은 해괴한 말만 늘어놨다. “참아라.” “괴로우면 양주 먹고 자라.” 이 책임자는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폭행 문답서를 건넨 혐의로 벌금형까지 받았다.# 그런데, 가해자는 여전히 대한적십자사에 있다. 문제의 행동강령책임관은 지난 3월 동부혈액원 원장으로 복귀했다. 지금 대한적십자사에 없는 이는 ‘피해자’뿐이다. 이 납득하기 힘든 일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더스쿠프가 동부혈액원에서 벌어
지방시대 국정과제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대통령 소속 지방시대위원회가 10일 출범했다. 이는 기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지방자치분권위원회를 통합한 조직으로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꾀하기 위한 정책 수립과 이행이 핵심 업무다. 수도권 초집중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토 면적의 11.8%인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북적댄다. 상장회사의 72%, 예금의 70%, 1000대 기업의 75.2%가 수도권에 쏠려 있다. 지방소멸론은 이미 2010년대 중반에 대두됐다. 2015년 80곳이었던 ‘소멸위험지역’이 올해 118곳으로 늘어났다. 22
선거관리위원회 고위 간부 자녀의 특혜채용 의혹에서 출발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선관위의 문제점이 까도 까도 계속 나오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최고 헌법기관 중 하나인 선관위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걸까. 여기엔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로 선관위에 감시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은 정부와 문제가 있는지 뻔히 알면서도 관련법을 개정하지 않은 국회의 무책임이 숨어 있다. 더스쿠프의 視리즈 선관위 사태의 본질 세번째 편이다.우리는 視리즈 선관위 사태의 본질 2편에서 ‘헌법기관’ 선관위의 문제점을 알아봤다. 선관위는 헌법기관이란 이유로 긴 시간 폐쇄적
‘진보적’인 플린 신부가 뉴욕 브롱크스 교구에 부임하자 ‘보수적’인 알로이시우스 수녀원장이 예민해진다. 영화의 배경인 1964년은 미국 사회도 격변했지만, 가톨릭교회 역시 큰 변화를 겪은 시기다. 1963년 교황 요한 23세가 선종하고, 교황 바오로 6세가 즉위했는데 둘 모두 ‘진보적’이었다. 그러나 요한 23세는 정작 말년에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을 은폐했다는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영화 속에서 알로이시우스 수녀는 교구 학교 교실에 의도적으로 교황 사진을 걸지 않는다. 전임 교황이었던 요한 23세의 ‘존영’은 캐비닛 속에 먼지를 뒤
3월 봄바람과 함께 기업의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시즌이 다가왔다.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8~15일 지원서를 접수한다. 예년처럼 1만명 안팎을 뽑을 예정이다. 삼성은 주요 그룹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제도를 유지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6개 계열사도 26일까지 신입사원 채용 원서를 받는다. SK그룹은 세자릿수의 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포스코그룹 4개 계열사도 22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의 54.8%는 상반기에 직원을 새로 뽑지 않거나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이 매출액
# 피해 보상이란 난제를 풀어야 한다. 유료 서비스는 물론 무료 서비스의 보상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39일 만에 첫 회의를 소집한 카카오는 합리적인 안을 찾을 수 있을까.# 재무건전성 회복이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계열사 제주항공의 누적 손실도 걱정이고, 2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쏟아부은 것도 걱정이다. 지주회사에 신임 대표를 선임한 애경그룹은 답을 찾을 수 있을까. [홍은택 카카오 대표]카카오가 구성한 ‘1015 피해지원 협의체’가 지난 22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14일 협의체를 구성한 지 8일,
[Econopedia]J커브 효과환율이 상승하는 초기에는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나빠졌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역수지가 좋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이때 무역수지의 변동 형태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알파벳 ‘J’ 모양과 같아 ‘J커브(곡선) 효과’란 이름이 붙었다. 환율 상승 초기에 무역수지가 악화하는 이유는 수출입 가격의 변동과 수출입 물량의 시차가 존재해서다.수출입 물량에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환율이 먼저 움직이면 수출품 가격은 하락하고 수입품 가격은 상승한다. 이때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커져 무역수지가 나빠진다. 이후 수출입 상품
커버 총론(스무살의 벼랑)과 파트1(파산 선택하는 청춘을 위한 변명)에서 우린 20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점검했다. 대부분 한탕주의에 빠져 ‘영끌’과 ‘빚투’로 인생을 허비했는데, 왜 국가가 나서서 그들을 지원하느냐는 논리였다. 하지만 거기에 해당하는 20대는 0.8%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청년은 ‘생활고’를 떨치지 못한 채 허덕이고 있었다. 열심히 사는 20대마저 ‘빚투’라는 편견에 매도당하고 있다는 건데, 그렇다면 2022년의 20대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누군가는 지금의 20대를 비판한다. 소득이 많지 않은 데도 백화점
비혼非婚과 미혼未婚이 개인의 선택이라는 주장은 사회적으론 무책임한 해석이다. 비미족(비혼ㆍ미혼족)의 선택은 경제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 경제 시스템 아래서 더 큰 빚을 만들어가며 3인, 4인 혹은 5인 가구가 될 것인지, 아니면 빚에서 부분적으로나마 자유로운 1인 가구가 될 것인지 강요받는다. 그래서 이 부분적인 자유를 소확행이나 워라밸이라고 불러도 될지는 의문이다. 부모로부터 자산을 넘겨받지 못한 사회 초년생들은 일단 학자금 대출이라는 빚을 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그런 이들이 만나 결혼을 선택한다면 어떻게 될
윤석열 대통령의 특명을 받은 교육부가 연일 액셀을 밟고 있습니다. “반도체 등 첨단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에 교육부는 특별팀까지 조직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교육부는 가장 먼저 대학에 있는 반도체 관련 학과의 정원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핵심 두뇌 인력’을 확보하는 겁니다.# 반도체 그리고 상상 =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사물인터넷(IoT)….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최첨단 산업의 목록입니다. 이름만 보면 어쩐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
3000개. 지난 4월 미국의 반도체 제조사 인텔에서 채용 공고를 낸 포지션의 수입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인력을 고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시ㆍ경력채용까지 동원해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반도체 업계를 지원하겠다며 대학교 반도체 관련 학과의 정원을 늘리겠다고 합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일까요?정부가 반도체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두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와 같
연금고갈론의 근거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연금을 낼 사람은 부족한데, 받을 사람은 많다는 겁니다. 다름 아닌 ‘고령화’가 문제라는 거죠. 그렇다면 일하는 ‘노인’이 더 많아지면 연금고갈을 막을 수 있을 듯합니다. 그게 훗날 연금을 못 받을까 걱정하는 청년을 위한 길인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역시 단점이 있습니다. 일하는 노인이 늘면 청년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연금제도 개혁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입니다. 이런 공약이 나온 덴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인구의 고령화 때문
# 철두철미한 업무 스타일로 회사에서 ‘깐깐한 리더’로 불리며 중역을 맡고 있는 A씨. 여느 때처럼 정신없이 일하던 며칠 전 그에게 예전 직장 동료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거 봐봐. × 때린다 아주, 큭큭.”# 그가 보낸 사진 2장엔 파릇파릇했던 신입사원 시절의 A씨가 있었다. 20년이나 지났으니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사진이었다. 사진 속 A씨는 담배를 물고 온갖 폼을 잡으며 당구대를 노려보고 있다. 점잖은 지금과는 정반대 모습인 것도 모자라, 그 밑엔 A씨가 장난스럽게 갈겨놓은 듯한 글까지 남아 있었다. “…한때 국가대표를 정조준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