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던 지난해 12월. 건설업의 밑단이 흔들리자 건설노동자들은 ‘임금을 받지 못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끌어안았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벌써 하도급 업체들이 대금을 정산받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는 건설노동자의 임금체불로 이어질 게 분명하다. 문제는 건설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무도 공사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 17일 서울 중랑구 상봉동 청년주택 건설 현장에는 노동자들이 오지 않았다. 11일까지 받기로 했던 임금이 결국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11월 임금이었다.
우리나라 경제가 12월 들어 저점을 다지고 있다. 수출은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기대인플레이션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4개월 연속 하락 후 상승 전환했다. 내년 경기침체를 빠르게 벗어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건전한 경제를 만들려면 무엇을 조심해야 할지 알아봤다. 가계부채 증가, 40대의 실종, 늘어나는 근로시간 등이 세가지 포인트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7월 이후 다시 상승하던 추세를 멈추고 연중 최저치인 3.2%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내년 지출·경기·물가·수입
서울에서 혼자 살아야 하는 청년에게 가장 큰 부담은 주거비다. 특히 올해 서울 원룸 평균 월세는 69만원으로 50만원대에 머물던 지난 9년간의 흐름을 완전히 벗어났다. 일부 대학가의 원룸 평균 월세는 서울 평균치를 벗어나 더 급등하기도 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층을 위한 주거 대책을 여러 차례 내놨지만 민간임대주택의 월세 급등까지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서울에 사는 1인 가구가 ‘숨만 쉬는’ 데 필요한 금액은 얼마일까. ‘숨만 쉬는’ 비용이기 때문에 먹는 것(식비)과 움직이는(교통비) 비용은 제외한다. 쉽게 말해, ‘숨만 쉬는 비용
# 2022년 대선에서 여야 대통령 후보는 국민의 ‘내집 마련’을 돕겠다면서 ‘토지임대부 주택’ 카드를 꺼내 들었다. 모두가 같은 단어를 사용했지만 속 내용은 조금씩 달랐다. # 대선이 끝난 지 9개월여가 흐른 2022년 12월 28일 새로운 ‘토지임대부 주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을 통해서다. 골자는 분양자의 시세 차익을 보장하고 개인 거래를 허용하는 것이다. # 이를 통해 토지임대부 주택의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이 개정안이 정말 무주택자에게 유리한 것인지는 따져
2020년 5월 호텔을 리모델링한 첫번째 청년주택이 입주민을 받았다. 바닥 난방이 되지 않는 데다 호텔 특성상 주거에 적합한 지역도 아니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로부터 2년이 다 돼가는 지금, 그 일대에는 공동주택 공사가 한창이다. 주거 용도 건물이 늘어나고 있다는 거다. 더스쿠프가 호텔형 청년주택 ‘숭인 영하우스’를 찾아가봤다. 그 주변에선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을까.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여행객이 급감하자 중소형 호텔은 위기에 처했다. 어두운 터널에 갇힌 이들의 탈출구는 ‘리모델링’이었다. 호텔을 주택으로 리모델링
# 넓은 빗물펌프장 위에 아파트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교통섬(차량 이탈을 막는 도로 위 시설물)’으로 떨어져 있는 빗물펌프장의 지붕이 환골탈태하지 않겠는가. # 차고지는 또 어떨까. 지상 주차장처럼 보이는 차고지 위에 아파트와 공원을 짓는다면, 그 지붕 위 공간은 새로운 주택공급처로 손색없을 것이다. ‘멈춰선 차’에 넘겨줬던 ‘땅’을 사람이 활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 어떤가. 가능해 보이는가. 누군가는 ‘서울의 극심한 주택난이 쓸모없는 가설만 만들어낸다’며 꼬집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가설이 아니다. 서울시가 201
국가 소유의 땅은 돈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필요할 때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서다. 가령, 철도나 빗물펌프장 위에 주택을 올리는 방식으로 말이다. 허황된 가설이 아니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주택공급정책 중 하나로, 이른바 ‘컴팩트시티’ 프로젝트다. 더스쿠프가 현재 진행 중인 ‘컴팩트시티’ 6개 프로젝트의 현황을 점검해봤다. 문재인 정부도 윤석열 정부도 있는 땅을 찾아내느라 바빴다. 문재인 정부는 수도권 인근에 있는 3기 신도시 후보 부지를 발굴하고 동시에 도심 용적률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뒤이어
5년간 250만호. 윤석열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주택공급 방안이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의 공급량일까. 지킬 수 있는 약속이긴 할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선 먼저 봐야 할 게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계획해둔 공급 물량이 어느 정도냐는 거다. 결론부터 말하면 윤 당선인이 공언한 ‘5년간 250만호 공급’ 약속은 실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중 81.9%를 문재인 정부에서 계획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윤 당선인이 문 정부의 계획을 효율적으로 이을 수 있느냐다. 5년간 250만호. 대한민국호號의 ‘앞으로 5년’을 이끌 윤석열
서울시는 올해 새로운 도시기본계획 ‘2040서울플랜’을 발표한다. ‘2030서울플랜’에서 규정했던 아파트 35층 규제가 사라지며 서울의 ‘높이’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어떤 도시는 이 ‘높이’를 공공 이익을 늘리는 데 사용하고 어떤 도시는 특정 사업을 위해 사용했다. 새 도시기본계획은 공공 가치와 민간 이익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우리나라에 집이 모자란 것은 아니다.” 많은 지표가 그렇게 말한다.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2020년 103.6%를 기록했다. 1000가구가 있을 때 집은 1036호가 있다는 거다. 모두 1주택자라고
월세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의 집값 상승이나 임대차3법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전세가 줄고 월세 비중이 늘어나는 현상은 몇년 전부터 나타났고, 이 때문에 당시 정부는 관련 정책도 내놨다. 2015년 탄생한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가 이를 잘 보여주는 정책이다. 그로부터 6년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전환된 뉴스테이의 현주소는 어떨까. 전세난이 극심하다는 뉴스가 매일 쏟아진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전세 급감 현상은 이미 수년 전에도 발생했다. 2010년 전국 임차 가구 중 50.3%는 전세, 49.7%
2020년 서울 도심의 호텔을 리모델링해 공급한 ‘역세권 청년주택(일명 호텔형 임대주택)’은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호텔 리모델링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바닥 난방도 안 되고 주차도 어려운 곳에 누가 들어오겠느냐”며 “개발 이익이 없으니 공공公共이 아니면 하지 못할 일”이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민간업체가 호텔 리모델링으로 300실이 넘는 ‘코리빙’ 공간을 선보였다. 부동산 개발업체 맹그로브(MGRV) 이야기다.2020년 공공公共은 도심 호텔을 리모델링한 ‘코리빙’ 주택을 청년 주거난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개별 주방을 빼고
한강과 서울 도심 사이 용산구가 있다. 남산을 끼고 있는 데다 미군기지가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인지 용산은 서울에서 그나마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수십년간 ‘있어도 없는’ 땅이었던 미군기지는 2020년을 기점으로 반환이 시작됐고 정부는 일부 땅에 공공주택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공만이 움직이는 건 아니다. 용산역을 중심으로는 민간이 개발하는 고층 빌딩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다. 역세권에 들어선 청년주택은 입주를 마치고 고층 주상복합에 녹아들었다. 국제업무지구에서 공공주택으로 이리저리 흔들리던 정비창 부
2016년 발표된 ‘역세권 청년주택’ 정책은 주택 개발을 하고 싶어 하던 토지주, 투자처를 찾던 자산운용사의 리츠(REITs), 상가 분양을 해오던 소규모 시행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의무임대라는 족쇄가 있었지만 서울시에 사업 의사를 밝힌 사업지만 150곳이었다. 입주 대상자인 청년들의 관심도 컸다. 경쟁률은 수십 대 1을 가볍게 넘겼다. 공급도 수요도 문제없어 보이지만 의무임대기간 ‘8년’이 지난 후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2015년 1월 서울시는 실패한 주택정책으로 평가받던 ‘역세권 시프트’를 다시 살폈다. 핵심은 지하
KT는 2010년 ‘탈脫통신’을 외쳤다. 그 일환으로 기지국을 위해 확보했던 전국 지사 건물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 업무를 위해 KT에스테이트가 탄생했다. 2011년 설립된 KT에스테이트는 자회사를 통해 10년간 KT 28개 지사의 자산 유동화를 추진했다. 그로부터 10년, 임무는 끝났고 새로운 과제가 남았다. KT에스테이트의 부동산 2.0 시대를 취재했다.2010년 KT는 방향 전환을 시도했다. ‘탈脫통신’이라는 구호 아래 새롭게 시작할 사업으로 KT는 부동산을 택했다. 완전히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KT는 이미 부동산 개발업에
문재인 정부 들어 대규모 재건축은 규제의 표적이 됐지만 소규모 재건축은 되레 활력을 얻었다. 이 때문인지 숱한 대형 건설사가 소규모 재건축 시장을 호시탐탐 노렸는데, 그중 가장 적극적인 건 GS건설이었다. 이 회사의 자회사 자이에스앤디는 소규모 재건축을 바탕으로 주택사업을 키울 계획을 세웠다. 이 플랜, 어디까지 완성됐을까. 2019년 GS건설 자회사 ‘자이에스앤디’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핵심 사업은 ‘주택 개발’이었다. 각종 규제로 위축된 대규모 재건축 시장을 벗어나 자율주택정비사업ㆍ도시재생사업 등 활성화 정책이 넘치는 소규
2016년 서울시는 청년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교통이 편리한 곳에 ‘역세권 청년주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년주택은 교통 요지에 신축 공동주택을 공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한계점도 있다.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모인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은 역세권 청년주택에 ‘정책’만 있고 ‘관리’는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민달팽이유니온의 지수 활동가를 만나 역세권 청년주택의 문제점을 들어봤다. ✚ 역세권 청년주택은 이전에 없었던 대규모 청년주택 공급정책이다. 어떻게 평가하나.“시도는 좋았지만 아쉬운
청년주택정책의 중심축은 역세권 청년주택과 사회주택이다. 2016년 서울시에서 구상한 역세권 청년주택은 지하철역에서 반경 350m 안에 있는 민간 부지에 민간 사업자가 주택을 짓는 방식이다. 용적률 완화 등 큰 혜택을 주는 대신 주택의 10~20%를 공공임대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회주택은 사회적경제주체가 공급하는 주택을 일컫는다. 이 때문에 민간업체보다 낮은 임대료로 청년 입주자를 받는다. 주택을 직접 만들거나 리모델링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두 주택은 청년의 심각한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대안적 정책’이지만 풀어야 할
정부가 11월 19일 발표한 전세대책의 목표는 2년간 공공임대주택 11만4100호 공급이다. 대단지 아파트의 기준이 1000세대란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정부는 빠른 공급을 위해 민간 건설업체에 상당한 혜택도 부여했다. 건설업체들이 수년간 요구했던 용적률도 높인다. 하지만 알찬 성과를 장담하긴 어렵다. 공공임대주택은 지금껏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11ㆍ19 전세대책은 공공임대의 저주를 깰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11ㆍ19 전세대책 공급효과를 분석했다. 11월 19일 전세대책이 발표되자
11·19 전세대책에서 언론이 가장 관심을 가진 건 다름 아닌 ‘호텔’이었다. 비주택을 리모델링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는 대책이 나와서다. 많은 미디어와 야권은 이를 두고 ‘닭장’ ‘21세기형 쪽방’을 만든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호텔 개조 임대주택은 그렇게 살 만한 곳이 아닐까. 서울에서 2년째 월세로 살고 있고, 지금은 전세를 찾고 있는 더스쿠프(The SCOOP) 기자가 비주택 리모델링 공공임대주택 중 한곳인 서울 숭인동 영하우스에 가봤다.지난 11월 19일 발표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이하 11·19 전세대책)에서 가
부동산은 발품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최근에는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집 안에 앉아서도 집을 구할 수 있게 됐다. 민간임대주택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공공임대주택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일부 유형의 공공지원 임대주택은 정보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데이터는 꽤 많지만 세입자를 위한 정보는 아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공공임대주택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없는 이유를 취재했다. 26.3대 1. 2020년 1차 역세권 청년임대주택의 청약 경쟁률이다. 지하철역에서 반경 500m 이내에 있어 역세권 청년주택은 인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