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버리는 게 일이다.” 온라인 쇼핑 이용객들 사이에서 나오는 볼멘소리다. 속도전을 펼치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크기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제품을 포장해 배송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생활폐기물 중 택배 포장재 폐기물이 30%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다. 환경부가 4월 30일부터 택배 과대포장을 규제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이유다. 문제는 시행을 50여일 앞두고 환경부가 ‘계도기간’을 선언했다는 점이다. “샐러드 드레싱을 주문했는데 빈 공간이 (제품의) 10배쯤 되는 큰 상자에 배송됐다.” “주문한 립스틱이 과한 고급 상자
# 고깃집 직원이 어떤 머리끈을 사용하는지가 고기의 맛이나 서비스의 퀄리티에 영향을 미칠까. 햄버거 전문점에서 어떤 빗자루를 쓰는지가 브랜드의 통일성을 좌우할까. 우리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가 ‘통일성’을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가맹점에 머리끈이나 빗자루를 구매하도록 강요하는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가맹점이 가맹본사로부터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필수품목’에 이런 자잘한 것들을 넣었던 거다. 필수품목이 가맹본사의 ‘갑질 수단’으로 변질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그래서 공정위가
# 지난해 6월 전국에서 시행할 예정이던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그런데 환경부가 이 제도의 시행을 12월로 돌연 연기하더니, 12월엔 다시 제주도·세종시에 한해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 그후 10개월여가 흐른 지금 환경부는 이 제도를 각 지자체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작 중요한 정책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환경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건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내용의 SNS 챌린지다. 그린워싱(Greenwashing)이란 비판이 나온다.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일회용품 제로 챌린지(일회용품 없애기 도전)
# “일회용컵으로 커피 등 음료를 구매할 때 보증금 300원을 냈다가 컵을 반납할 때 되돌려 받는다.”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의 방식이다. 언뜻 보기엔 간단한 이 제도는 정작 현장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 무엇보다 커피·음료·제과제빵 등 점포 100개 이상을 운영하는 브랜드만을 대상으로 삼은 탓에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아울러 보증금을 지불한 컵인지를 구분하는 바코드 라벨을 붙이는 것부터 컵을 회수‧보관하는 것까지 모두 가맹점주의 몫이다 보니 이들의 반발도 컸다. 무인회수기 등 일회용컵
# 말 많고 탈 많은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처음 도입한 건 20년 전이다. 2002년 환경부와 프랜차이즈 업계 간 자율협약으로 도입한 이 제도는 안착하는 데 실패했다. 강제성이 없다 보니 참여가 저조했고, 보증금도 50~100원(현행 300원)에 불과해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어려웠다. 보증금을 관리할 주체가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런저런 문제가 겹치면서 이 제도는 2008년 폐지됐다.# 사라졌던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2020년 다시 등장한 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일회용컵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넘쳐나는 폐기물 문제가 대
# 스타벅스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겨 찾는 커피 프랜차이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는 그곳에서 판매하는 커피 자체보다 그곳에서의 경험, 그곳에서만 살 수 있는 각종 굿즈에 더 열광하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 왜일까. 이혜연 한국외국어대(글로벌스포츠산업학) 학생이 “‘형 생각이 맞아?’ 정용진이란 스타벅스의 분기점(더스쿠프 통권 508호)”이라는 기사에 MZ세대의 시선을 보태 그 이유를 살펴봤다. 대학생과 더스쿠프, 온라인 출판 플랫폼 ‘북팟(Bookpod)’이 기사의 가치를 같이 만들어가는 ‘
# 법적 구속력 없이 시행됐다가 흐지부지된 전력이 있다. 이후 법적 근거를 마련했지만, 준비 부족을 이유로 지난 5월 시행이 유예됐다.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는 이렇게 시작 전부터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환경부는 이 제도를 12월 시행한다. 원래 계획대로 ‘전국’이 아닌 ‘일부 지역’에 한해서지만, 첫발을 뗀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만하다. 하지만 제도를 둘러싼 불만은 여전하고, 제도를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더스쿠프가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다시 들여다본 이유다. 환경부는 지난 5월 이후 대체 무얼 보완한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6월 10일 도입될 예정이던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하지만 이 제도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반발로 12월로 연기됐다. 가맹점주들이 반발한 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환경부가 수거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제도 시행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환경부가 이런 논란을 잠재울 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다름 아닌 ‘무인회수기’를 확대하는 거다. 환경부는 왜 무인회수기 도입을 지체했을까. ✚ 14년 만에 부활할 예정이던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의 시행이 결국 12월 1일로 연기됐습니다. 어떻게
# 매년 28억개씩 발생하지만, 재활용률은 5% 남짓에 불과한 ‘일회용컵’.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건 범국가적 과제가 됐다.2002년 처음 도입됐다가 2008년 유야무야됐던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14년 만에 다시 부활한 이유다.# 그런데 이 제도가 시행 20여일을 앞두고 멈춰 섰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제도 연기를 요청하자 환경부가 이를 받아들여 6개월 유예를 결정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2020년부터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치고도 제도 시행 주체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받아들일 만한 운영 방식을 찾지 못했기 때
오는 6월부턴 커피 한잔을 테이크아웃할 때마다 보증금 3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지급한 보증금은 일회용컵을 반납할 때 돌려받을 수 있다. 다소 불편하지만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컵 사용을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현장에선 잡음이 많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제도를 추진하는 환경부의 준비가 늦다”고 지적한다. 정말 환경부만의 문제일까.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둘러싼 우려들을 확인해 봤다.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14년 만에 부활한
플라스틱 대체용품으로 떠오른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친환경적일까. 정답은 ‘반반’이다. 까다로운 생분해성 플라스틱 처리 조건을 갖춘 곳이 많지 않아서다. 또다른 플라스틱 대체용품 ‘텀블러’는 어떨까. 텀블러 사용 권장제도가 있지만 사용량은 저조하다. 휴대가 불편해서다. ‘가톨릭대 사회혁신 캡스톤 디자인 : 디자인씽킹’ 수업에 참여한 ANPL팀이 플라스틱 대체용품 문제를 들여다본 이유다.✚ 플라스틱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뭔가요? 조효빈 학생(이하 조효빈) : “저는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았어요. 마침 수업에서 환경 주제를 다
많은 사람이 일회용컵에 담긴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렇게 사용한 일회용컵은 하루하루 지구에 쌓이고 있다. 서랍 안엔 일회용컵을 대신할 ‘텀블러’가 많지만 활용하는 사람은 여전히 소수다.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텀블러를 사용하는 건 좋지만 종종 불편해서다. 익숙함과 편리함을 좇는 사람들, 그들을 변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톨릭대 사회혁신 캡스톤디자인: 디자인씽킹’ 수업에 참여한 ‘ANPL팀’은 ‘넛지(Nudge)’ 전략을 택했다.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올 7
한국 진출 22주년을 맞은 ‘스타벅스(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올해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 본사와 함께 스타벅스를 운영해온 신세계그룹이 독자 운영을 시작하게 됐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를 직접 들여온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정용진식 전략’은 스타벅스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신세계그룹(이하 신세계)을 이끄는 정용진 부회장은 경영자와 ‘셀럽(celeb)’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가 SNS에 남긴 글 한 줄, 사진 한 장은 그 자체로 ‘기사’가 된다. SNS를 통한 계열사 마케팅에도 열심이
소비패턴이 달라지면서 전에 없던 일회용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장기로드맵을 잇따라 발표하는 이유다. 지난 11월 22일에도 정부는 ‘일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을 발표했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던 빨대ㆍ배송용 포장재ㆍ배달용기 등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부 정책은 실효성 없는 ‘도돌이표 정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도돌이표 같은 일회용품 규제책의 문제점을 취재했다. 혼자 사는 직장인 김형섭(34)씨는 배달앱을 자주 이용한
“매장 내에서 다회용컵 사용문화가 정착돼가고 있다.” 지난 3일 환경부가 발표한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의 성과다. 환경부에 따르면 1회용 컵의 수거량은 지난해 7월 206톤(t)에서 지난 4월 58t으로 줄었다. 1년 새 71.8%나 감소했다는데, 정말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커피전문점을 돌아다녀봤다. 12일 오전 10시, 우뚝 선 빌딩들이 모인 광화문 일대를 찾았다. 정확히 말하면 빌딩마다 들어선 커피전문점이 목적지다. 광화문역 4번 출구로 나와 대로를 따라 걸었다. 지난해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은 16개
한번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빨대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자원재활용법상 일회용품으로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에서 머그잔에 빨대를 꽂아 음료를 마시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빨대의 속사정을 알아봤다.플라스틱 빨대를 두번 세번 사용해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다. 플라스틱 빨대가 법적으로 일회용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 시행령 부칙에 따르면, 일회용컵ㆍ나무젓가락ㆍ이쑤시개ㆍ일
인터넷으로 장 보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신선식품까지도 자기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되니 편리함을 만끽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하지만 배송된 신선식품에서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난감할 때가 많다. 문제는 현재로선 온라인 쇼핑에서 발생하는 포장재 폐기물을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규제 사각지대, 배송의 덫을 취재했다. 커피전문점에선 일회용컵 사용을 규제하고, 마트와 편의점에선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을 역행하는 복병이 ‘샛별배송(마켓컬리)’
61억개(횐경부ㆍ2015년 기준). 한국인이 연간 사용하는 플라스틱 일회용컵(이하 일회용컵) 개수다. 단순 계산으로 국민 1인당 매년 122개 이상의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셈이다. 환경부가 지난해 커피전문점ㆍ패스트푸드점과 자율협약을 맺고 매장 내 일회용컵 규제에 나선 이유다. 갑작스런 규제에 혼란도 잠시, 성과는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종이컵, 빨대 등 규제 밖 일회용품은 여전히 자율협약을 비웃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일회용품 줄이기 자율협약 1년의 성과를 취재했다.“매장 내에선 일회용품 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경영권 분쟁 조짐 ‘모락모락’공정거래위원회 동일인 변경 과정에서 서류를 늦게 제출하면서 가족간 갈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샀던 조원태(44) 한진그룹 회장이 이번엔 외부 반발에 부딪혔다. 사모펀드 KCGI가 조원태 회장의 ‘선임 적법성’을 문제 삼으면서다. 4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KCGI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청구했다”고 공시했다. 조 회장의 회장 선임 과정과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퇴직금과 퇴직위로금 지급 과정을 조사할 검사인을 선임하겠다는 내용이다.KCGI는 한진칼 지분 1
[최종구 금융위원장]카드사, 구태에 머무르면 도태“카드사의 외형확대 경쟁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고비용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최종구(63) 금융위원장이 카드업계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최 위원장은 지난 9일 열린 카드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카드산업 생태계에 거품을 만들고 카드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훼손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카드업계 스스로 이런 영업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흐름에서 카드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수익을 다원화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