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며 26일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인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빼놓았고, 공시 의무도 기업의 자율에 맡기면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허와 실을 살펴봤다. 일본과 미국 증시가 최고치에 다다른 이유도 알아봤다.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월 넷째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도 같은 기간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나라 증시의 선전은 명확한 이유가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부당합병 의혹 건으로 기소된 재판(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 증명이 없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함께 기소돼 수년간 재판을 받아온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13명의 피고인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의 주장은 왜 뒤집힌 걸까. 하나씩 살펴보자. ■ 검찰의 판단 = 이 회장 등은 2020년 9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
일본은 지난해 디플레이션 탈출에 성공했다. 환율 문제로 독일에 국내총생산(GDP) 3위 자리를 내줬지만, 닛케이지수는 거품경제 시절 역대 최고치에 임박했다. 그런데 1월 30일 기준 세계 500대 부자 순위에서 일본인은 자수성가한 창업자 5명에 불과하다. 일본 기업 지배구조에 그 비밀이 숨어 있다. 공교롭게도 이 문제는 한국의 지배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30일 오후 1시 현재 3만6107로 1개월 만에 8.49%나 상승했다. 닛케이지수는 거품경제 시절
# 때만 되면 시장을 찾는다. 어김없이 떡볶이를 먹고, 어묵 국물로 쇼잉의 종지부를 찍는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6일 대기업 총수들과 부산 깡통시장을 찾아 ‘떡볶이 먹방’을 시연했다.# 그런데, 높으신 나리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떡볶이는 이제 ‘서민음식’이 아니다. 1인분 값이 평균 4000~5000원에 이르고, 순대라도 곁들이면 1만원에 육박한다. 과연 그들은 ‘떡볶이의 애환’을 알고 먹방을 펼쳤던 걸까. 그들이 택한 음식은 역시나 떡볶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부산 깡통시장을 찾았다. 앞서 오전 부
한국이 성장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피크 코리아((Peak Korea)’ 이전엔 피크 차이나, 피크 재팬이란 주장이 있었다. 일본은 성장 한계론을 탈피하기 위해서 120조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산업 부활을 노리고 있다. 성장 한계론은 다시 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피크 코리아’ 앞에 선 한국은 어떤 발걸음을 뗄까.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14개월 만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10일 우리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수출액도 1년 전보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재계에서의 영향력을 잃었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ㆍ옛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부활의 초석을 놓고 있다. 산하기구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통합하고 싱크탱크 역할을 강조하면서다.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사태 이후 탈퇴했던 4대 재벌그룹도 재가입을 결정했다. 한경협은 이번에야말로 쇄신하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실제로 그럴진 알 수 없다. 더스쿠프의 새 연재 ‘박상인의 심사숙고’ 1편이다.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ㆍ옛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되살아나고 있다. 8월 22일 산하 기구인 한국경제연구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과의 소송에서 졌다. 이번 패소로 정부가 엘리엇에 물어줘야 할 돈은 13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패소 이유는 중재판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를 ‘사실상 정부의 결정’으로 판단해서다.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지금이든 그 이후든 국민연금공단의 의사결정에 정부의 입김이 개입될 소지가 전혀 없느냐다. 視리즈 ‘국민연금과 입김’에서 이 문제를 살펴보자. 첫번째 편이다.8년 전 사건이 다시 소환됐다. 바로 2015년 9월 진행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사건이다. 최근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한국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조금씩 회복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줄고 있어서다. 환율이 3개월 만에 다시 1200원대를 기록하고, 반도체의 수출 감소세가 주춤하면서 이제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기대를 머금게 한다. 하지만 대중對中 무역이 지정학적 문제로 번지고, 국내외 경제기구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면서 경기침체 우려도 함께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5월 무역수지는 2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6월 24억7000만 달러 적자 이후 가장 적은 수준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 가운데 대중對中 매출 비중은 30%에 달한다. 메모리 반도체의 한 축인 낸드플래시의 절반도 중국에서 만든다. 그만큼 중국은 삼성전자에 중요한 시장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삼성전자의 노선이 조금 바뀌었다. 원했든 그러지 않았든 미국 일변도 전략을 쓰고 있다. 반도체 투자 대부분도 미국에 쏠려있다. 이 전략, 괜찮을까. 더스쿠프의 視리즈 ‘삼성 향한 원초적 질문’ 두번째 편이다.“과감한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 지난해 8월
# 자유, 자유, 자유…. 1년 전인 2022년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자유를 유독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에서 정권 교체의 선봉에 섰던 대선 후보 시절부터 어딜 가든 그랬으니 예상대로였다. # 자유, 참 좋지만 아리송한 말이다. 사람마다 해석하기 나름일 수 있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다만, 윤 대통령이 생각하는 자유가 보장되려면 몇가지 전제가 필요했다. 자유는 승자독식이 아니어야 했다. 우리 사회는 국민에게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2023년 한국 최고 부자 50명’에서 1위를 차지했다. 김병주 회장은 자산 97억 달러로 2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5억달러 차이로 제쳤다. 사모펀드 MBK가 현재 경영권을 보유한 회사들의 전체 자산은 260억 달러에 이른다. 김 회장의 자산 가치는 1년 만에 20억달러 늘어났다. 원화 약세로 한국 최고 부자 50명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1300억 달러에서 18% 감소한 1060억 달러였다. ■ M&A로 성장 발판=김병주 회장은 1963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 미국 하
3월 마지막주 미국이 IRA 세부지침을 발표하고,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가 부품인지 등 주요 쟁점을 발표한다.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이재용(JY)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음주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서 신임 중국 총리를 만난다. KT가 31일 주주총회를 열지만, 대표이사 내정자가 사퇴를 선언해 대표를 선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3월 마지막주 마켓예보다. ■ 주목받는 JY의 속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월 25~27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리는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참석한다. 중국발전고위급포럼은 중국 국무원 비준을 받은
“우리는 온 가족이 다 주식을 가지고 있다. 부인, 친척, 자식도 여기 와 있다. 각자 주주다. 삼성전자를 믿고 10만원대 가까이 올라갔을 때 주식을 샀는데, 지금 6만원 턱걸이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 삼성전자의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의 말이다. 삼성전자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럼 삼성전자의 실적은 개선될 수 있을까.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부문의 전망은 어떨까.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13.59% 하락해 20일 오후 현재 6만2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실적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 ARM은 ‘팹리스의 팹리스’로 통한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ㆍfabless)가 반도체 칩셋을 설계할 수 있도록 설계자산(IP)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다. 이렇듯 이름도, 사업분야도 생소한 ARM이지만 반도체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반도체 시장에서 ARM의 설계자산을 기반으로 만드는 칩셋의 비율이 절반을 웃돌 정도다. #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영향력이 되레 ARM의 발목을 잡았다. 누구나 탐낼 만한 독점적 시장 지위를 갖고 있어서인지 누구도 ARM이 매각되길 원치 않는다. ARM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던
부자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 대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누군가는 자가를 보유하고 연봉이 1억 이상이면 부자라고 하고, 누군가는 빌딩 다섯 채 정도를 소유해야 부자라 말할 수 있다고 한다. 필자는 상가 건물을 세 채 가진 사람을 하나 알고 있는데, 그 사람에게 ‘부자시네요’라고 하자 그 사람은 부인하며 “허허, 제가 무슨 부자에요. 저 삼성 이재용 회장처럼 커다란 회사를 경영하면서 외제차 끌고 다녀야 부자 아니겠어요?”라는 대답을 한 적이 있다. 이렇듯 부자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며, 우리가 생각하는 부자일지라도 더 큰 부자를 바라본
# 투자업계의 ‘큰손’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지난해 약 8조원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비전펀드가 잇따른 투자 실패로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탓이 크다. 사태의 심각성 때문일까. 손정의 회장은 사상 처음으로 실적발표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 소프트뱅크그룹은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반전의 기회를 만들 가장 유력한 돌파구는 ‘ARM’이 될 가능성이 높다. 소프트뱅크그룹이 소유한 반도체 기업 ARM을 상장해 자금을 융통하면 숨통을 트일 수 있다는 거다. 손 회장 역시 ARM 상장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렇
# 어려울 때 키를 잡았다. 그것도 그룹 사상 최초 여성 CEO다. 그는 ‘소통’을 솔루션으로 내세웠다. 소통을 통해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거다. 이정애(60) LG생활건강 사장은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어려울 때 중동을 찾았다. 지난 10월 회장에 오른 후 첫 해외 출장이다. 그는 현지 직원과 만나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당부했다. 이재용(54) 삼성전자 회장의 도전은 알찬 열매로 이어질까.[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 18년간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을 이끌어온 차석용 부회장 자리를 이정애(6
‘그림의 떡’. 마음에 쏙 들지만 가질 수 없을 때 쓰는 표현이다. 반도체 업계에도 그림의 떡으로 통하는 기업이 있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다. 시스템 반도체 칩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설계도’를 만드는 ARM은 누구나 탐을 내지만 누구도 사기를 꺼리는 기업이다. 이는 ARM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독점적인 시장 지위 때문이다. M&A 시장의 대어로 떠오른 ARM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림의 떡에 머무를까.지난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회동이 있었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
2020년 2월 국내 재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삼성그룹이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한 ‘준법감시위원회’를 공식 출범한 거다. 준법위는 그룹 내부의 통제시스템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 다양한 숙제를 풀어내야 한다. 그중에서도 그룹 총수인 회장을 얼마나 제대로 감시할 수 있느냐가 핵심 과제다. 총수의 워치독(watchdogs)이 되느냐 스피커(speaker)가 되느냐에 준법위의 성패가 달려있다.기업의 회장은 누가 감시할까. 이 질문에 선뜻 답을 하기란 어렵다. 이론적으로는 각 기업의 이사회가 회장을 감시하
지난 6월 30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양산에 성공했다. 파운드리 경쟁력을 좌우하는 미세공정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TSMC를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줄곧 TSMC의 뒤를 쫓던 삼성전자가 이번에야말로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만 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은 정말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반도체는 작을수록 좋다. 하나의 웨이퍼로 더 많은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는 데다, 하나의 칩 위에 더 많은 반도체 소자를 쌓을 수도 있어서다. 성능과 전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