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윤석열 정부는 연구개발(R&D) 예산을 확 줄였다. 그 바람에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R&D 예산도 함께 쪼그라들었다. 그중 소부장 특별회계 예산은 전년보다 84.6%나 줄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다시 소부장 R&D 예산을 늘리고 있다. R&D 예산 삭감에 따른 반발이 커지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오락가락 R&D’ 정책이 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1500억원 이상의 규모로 반도체 소부장(소재ㆍ부품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을 하겠다.” 지난 3월에 있은 한일정상회담을 두고 ‘굴욕외교’라는 지적이 나오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그 말 속에는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국내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았으니 내가 정상회담을 통해 그걸 풀 것이다’란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럼 우리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일본 소재의 ‘난 자리’를 메우지 못했을까.“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일관계를 방치했다. 그 여파로 양국의 경제와 안보는 깊은 반목에 빠졌다 … 이번에 일본은 반도체 관련 3개 소재·부품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
증권사 웃고빚투족 운다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이들에게 적용하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10%대까지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전례 없는 속도로 기준금리 인상을 추진한 데 따른 오름세다. 이 이자율은 더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은이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에도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곳은 유안타증권이었다. 대출기간 151~180일 기준 10.3%였다. 다른 증권사도 대부분 9%대 금리를 내걸었다. 빌리는 기간이 짧
높은 정확도와 신속한 진단으로 K-진단키트가 날개를 달았다. 관련 제품이 수출 효자품목에 오르면서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은 소위 ‘대박’을 쳤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숱하다. 소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기술력을 앞세워 제품 국산화를 꾀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외로운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국내 진단의료기기 업체들은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1년 1~7월 국내 진단키트 수출액은 총 4조108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2019년 7월 한국경제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쓰이는 핵심소재인 불화수소·불화 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의 대한對韓 수출을 규제했기 때문이었다. 2018년 국내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단행한 조치였다.정치문제를 경제보복으로 맞대응한 셈이었다. 시장 관계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긴 했지만 위기를 언급하는 쪽이 대세였다. 이런 내용이었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생산이 멈출 수 있다.”그로부터 2년, 일본의 부품수출 규제책은 한국에 타격을 입혔을까.
기업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면 각 사업 분야는 ‘전문성’을 갖춘다. 경영과 사업을 분리할 수 있어서다. 화학소재 전문업체 솔브레인은 지난 7월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화학소재와 관련이 없던 마스크팩, 금융 자회사를 지주사로 넘긴 솔브레인은 순수 소재기업의 면모를 갖췄다. 솔브레인이 7월 1일 인적 분할을 단행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자회사와 투자를 담당하는 솔브레인홀딩스와 소재에 집중하는 솔브레인으로 나뉘었다. 매출과 이익 변동성이 높았던 마스크팩 회사와 금융 자회사는 지주회사인 솔브레인홀딩스가
포토레지스트ㆍ고순도 불화수소ㆍ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지난해 일본이 대한對韓 수출을 규제한 3대 품목이다. 일본이 이 품목들을 규제한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핵심 산업인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쓰이는 필수소재인 데다, 일본 의존도가 유독 높았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소재ㆍ부품ㆍ장비의 자립화가 국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업계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그로부터 1년, 3대 규제 품목의 일본 의존도는 낮아졌을까.지난해 국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업계를 뜨겁게 달군 건 ‘자립화’ 이슈였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 데 쓰이는 소재ㆍ부품ㆍ
지난해 7월, 일본이 우리나라를 겨냥해 수출규제 정책을 꺼냈다. 한국 경제의 고질적 약점인 소재ㆍ부품ㆍ장비(소부장)의 공급로를 틀어막으면 우리나라가 백기투항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로부터 1년, 우리는 ‘국난’으로 불리던 위기를 생각보다 쉽게 극복해 냈다.일본이 정조준한 3대 규제 품목(고순도 불화수소ㆍ포토레지스트ㆍ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대일對日 의존도를 낮추는 데도 성공했다. 특히 일본산을 대체하기 힘들 거라 여겨졌던 고순도 불화수소의 대일 수입 비중을 50%선에서 11.4%(2020년 5월)까지 떨어뜨
2003년 이후 대일對日 무역적자가 최저치를 기록했다. 무려 16년 만이다. 한편에선 지난해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이후 국내 반도체 업계가 소재ㆍ부품ㆍ장비의 국산화에 힘쓴 결과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소ㆍ부ㆍ장 국산화 전략이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는 주장은 과하다는 지적도 많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대일 무역적자와 소ㆍ부ㆍ장 국산화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우리나라의 대일對日 무역수지는 만년 적자다. 일본에 수출하는 제품보다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이 더 많아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1965년 한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되살아날 기미가 감지된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주종목이 ‘메모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호재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과도한 낙관론에 빠지면 곤란하다. 기다리던 봄비가 한번에 언 땅을 녹일 수 없듯 메모리반도체의 부활을 의심할 만한 통계적 근거와 징후는 여전히 숱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반도체가 바닥을 찍고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국내 반도체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뒷받침하는 시그널도 적지 않다. 국내
현재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프레임은 ‘극일克日’이다. 국민들은 일본의 무역보복 행위에 분노를 표출했고, 정부는 극일 의지를 드러냈다. 문제는 이런 의지가 성과를 낼 수 있느냐다. 경제학자들은 “극일은 시간 싸움이기 때문에 숨죽이고 인내하면서 방안을 세운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대놓고 칼을 갈면 부메랑을 맞을 것이란 경고가 많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학자 4人에게 극일의 방법을 물었다.‘일본을 이기자’는 뜻의 극일克日. 현재 우리나라 정부 정책의 기조는 사실상 극일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백색국
일본 정부가 2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ㆍ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일본은 각의閣議(국무회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이 공포되면 21일 이후인 8월 하순께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로써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대상 품목은 현재 3개에서 1100여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품목만 추린 것이다. 비전략물자를 포함하는 캐치올 규제까지 감안하면 규제 대상은 더 늘어날 수 있다.캐치올 제도는 비전략물자라도 대량파괴무기(WMD) 등으로 사용할 가능
“일본 정부에 강력한 항의와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 정당한 근거 없이 취해진 무역보복 조치들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일 오후,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 나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4시께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ㆍ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에서 배제한 조치는 양국이 어렵게 쌓아온 협력과 신뢰 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홍 부총리는 이어 “우리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해 수출 관리를 강화하는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꼬집었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한국경제가 흔들린다. 그러자 정부를 향한 비판도 거세다. 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3년새 3번의 경제보복을 당할 정도로 우리는 ‘무역보복’에 시달려왔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일부 국제경제 전문가는 “급한 불만 꺼지면 정치권이 숱한 대책을 뒷전으로 미뤘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경제보복의 실태를 취재했다.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의 수
일본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보복에서 시작된 한일 무역분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시장에선 일본이 수출 규제에 이어 금융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그런 악수惡手를 두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대책은 세워놔야 한다”고 꼬집었다. 겁 먹을 필요는 없지만 철저한 대비책은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경제학자 4인에게 일본의 금융보복 가능성을 물어봤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가능성은 낮지만 대비책은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소재 3개
지겹다. 이번엔 일본이다. 외교ㆍ정치 문제를 두고 우리 기업들을 잡고 흔든다. 2016년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한국경제를 흔들 때, 이듬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로 으름장을 놓을 때, 우리는 뭘 했나. 그때 외쳤던 ‘수출입 다변화’ ‘원천기술 확보’ 등은 어떻게 됐나. 진짜 유효한 해법 도출이 시급하다.일본 정부가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을 두고 우리나라에 경제 보복 조처를 취했다. 우려는 심각하다. 타깃이 한국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인 반도체ㆍ디스플레이라서다. 제품생산에 필수적인 소재 3종(포토레지스트ㆍ불화수소ㆍ플
4분기 인하냐추세적 인하냐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추가 인하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8월 금리인하를 점쳤던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내린 만큼 경기부양 의지가 강하다는 분석에서다. 한은이 한번 더 금리를 내릴 경우 기준금리는 연 1.25%로 사상 초저금리 수준으로 되돌아간다.한은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낮췄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2016년 6월 이후 3년1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번 금리인하는 시장의 예상을 깬 조치였지만
대다수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우리 과학기술계의 민낯이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세계 1위다. 정부와 민간을 합친 R&D 비용 총액은 세계 5위, 인구 1만명당 연구원 수도 세계 3위권이다.그렇다면 연구개발의 질적 성과 및 혁신가치 창출 성과는? 부끄럽게도 하위권이다. SCI(국제과학논문인용색인)급 논문 게재와 특허등록 건수가 각각 10위, 4위인 반면 연구원 1인당 논문 인용 수는 35위, R&D 투자 대비 기술수출액 비중은 30위에 머물렀다.투입은 많은데 질적 성과는 별로인 이른바 ‘코리안 패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화학소재 국산화율’이 도마에 올랐다. 일부에선 정부 정책 탓에, 환경부 규제 탓에 국산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면서 한탄하다. 그놈의 규제 때문에 아무것도 못했다는 주장인데, 이는 명백한 왜곡이다. 연구개발(R&D) 비용이 매출의 1%도 채 안 되는 화학소재 기업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쥐꼬리만큼 투자해놓고 ‘탓’만 늘어놓는 화학소재 산업의 불편한 현주소를 취재했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때문에 온 나라가 분주하다. 이번 수출 규제로 한국 경제가 받을 타격이 클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인보사 논란에… 자택 ‘가압류’이웅열(64)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자택이 가압류됐다. ‘인보사(인보사케이주)’ 논란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코오롱 소액주주들이 이 전 회장과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진행하면서 이 전 회장의 자택(서울 성북구) 가압류를 신청했는데, 11일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법원은 “본안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전 회장 측 재산을 보전해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가압류 인용결정 이유를 밝혔다. ‘인보사’는 코오롱티슈진(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이 개발하고, 코오롱생명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