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먼저 울어버릴 때」박노식 지음 | 삶창 펴냄시인은 남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다. 인간이 아닌 것들이 우는 소리. 그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시인의 가슴 역시 울음이 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울음은 자기 감성에 빠져버려 나온 것이 아니다. 삶이라는 것을 ‘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설움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시인은 그 설움을 남을 설득하거나 남에게 주장하는 데 쓰지 않는다. 그의 설움은 스스로에게 말하는 ‘독백’으로 완성한다. 「8월에 만나요」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 민음사 펴냄노벨 문학상 수상
# 요즘 서울에서 가장 트렌디하다고 손꼽히는 곳. 패션ㆍ연예ㆍ화장품 등 유행에 민감한 기업들이 둥지를 튼 곳. ‘붉은 벽돌’ 건물이 레트로함과 트렌디함을 모두 간직한 곳. 그래! 요즘 서울에서 가장 핫한 지역인 성동구 성수동이다. 지금 같은 경기침체기에 2022년 1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오피스 0%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으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 흥미로운 건 성수동의 변신이 ‘진행중’이란 점이다. 공장에서 지식산업센터로, 그리고 다시 고층 오피스로 밑그림이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활력 넘치는 변화도 있지만 사라져가는
「어른의 국어력」김범준 지음|포레스트북스 펴냄 ‘심심한 사과’라는 말을 두고 “사과가 심심했나”라고 하거나, ‘몰이해’를 두고 ‘뭘 이해’가 잘못 쓰인 걸로 아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우리의 문해력과 어휘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는 “모두가 국어 실력을 점검하고, 키워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언어가 우리 삶의 기본 도구인 만큼 국어를 제대로 모르면 삶이 흐릿해지고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거다. 이 책은 정제된 텍스트로 자신을 세상에 내보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미국이 길러낸 중국의 엘리트들」장융전 지음|글항아리 펴냄 중
세상에 새로운 건 없다. 히트상품을 만드는 건 한끗 차이다. 아이디어 생활용품을 만드는 박성우(36) ㈜레포레스트 대표는 기존 제품에 생각 하나를 더하는 게 습관이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작은 차이로 조금 더 편리하고, 조금 더 감각적인 제품이 탄생해서다. 눈을 깜빡이는 순간마다 제품 아이디어를 떠올린다는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블루투스 마이크, 비닐접착기, 진공압축기 등 ㈜레포레스트의 제품 카테고리가 다양합니다. 그중 창업으로 이끈 아이템은 무엇인가요.“그중에 없습니다. 2017년 창업했을 때 처음 연구했던 건 생분해성 비
시원한 바람, 적당한 햇빛. 책 읽기 좋은 계절이 왔다. 길고 길었던 여름이 끝난 것은 반갑지만,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은 가을이 고독의 계절이기도 한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고독한 가을, 문예지를 읽으면서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와 만나 외로움을 덜어보는 것은 어떨까. 가을을 맞아 우리 곁을 찾아 온 문예지를 소개한다. 가을호가을은 사진 찍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파란 하늘, 그리고 그와 대조되는 붉은 단풍. 자연이 오직 가을에게만 선물한 특별한 풍경이다. 사진 한 장과 함께 짧은 시 한 편을 읽을 수 있는
한국문학번역원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22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오는 23~30일 열린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월담: 이야기 너머’라는 대주제로 퓰리처상, 아쿠타가와상, 휴고상, 전미도서상 등 세계의 권위 있는 국제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이 참여해 이야기를 나눈다.서울국제작가축제는 국내 독자들의 문학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이 교류하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2006년부터 개최해 온 글로벌 문학 축제다. 14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곽효환 한국문화번역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온라인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많은 이들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에서 최신 영화를 즐기고, 화제가 되는 드라마에 따라 다른 OTT로 갈아타기도 한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접속해 특가상품을 둘러보는 일도 잦아졌다. 유행하는 상품들이 반갑게도 사이트 맨 위에 포진해 있어 쇼핑하는 게 간편하고 즐겁다.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접속하면 자동 재생에 추천 콘텐츠까지 지원되니 지루할 틈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들은 랜선 뒤 인간의 욕망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가 연이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한곳은 추정 몸값이 1조원에 이른다.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도 하나둘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문을 여는 곳마다 문전성시다. 국내 버거 시장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왜 이토록 버거에 열광인 걸까. 슬프게도 그 안엔 한국경제의 어두운 그림자가 숨어 있다.# 시장에 ‘버거 한상’이 차려졌다. 지난해 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과 KFC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데 이어 한국맥도날드와 맘스터치까지 매물로 나왔다. 버거 빅5 중 롯데리아 빼고 다 나온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5년간 주택 25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게 골자인데, 그중 119만호가 민간분양 주택이라서다. 공약이 제대로 지켜진다면 건설업체들의 주가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중견 건설업체 서한을 향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올 1분기는 ‘망설일 수밖에 없는’ 기간이었을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등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드는 대외변수가 워낙 많았기
‘럭셔리 쇼핑’의 대명사 백화점. 2000년대 초반까지 승승장구하던 백화점은 최근 수년간 ‘굴욕’을 맛봐야 했다. 백화점에서 옷 사고 구두 사던 사람들이 가성비 좋은 다른 유통채널을 이용하거나 ‘온라인’을 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이어진 백화점의 침체기를 두고 업계 사람들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그랬던 백화점이 최근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2월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이 그 신호탄이다. 더현대 서울은 백화점만이 선보일 수 있는 넓은 공간, 명품 라인업, 화려한 디스플레이, MZ세대를 유혹
똑똑하긴 하지만 어질지 못한 수많은 인재가 나라 곳간을 털고, 회사 기밀을 팔아넘긴다. 서울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똑똑한 입후보자들이 넘치지만 그들의 행적과 말은 그다지 어질어 보이지 않는다. 덜 똑똑하더라도 참으로 어진 사람들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플라톤은 영원한 고전으로 남은 그의 「국가론」에서 그의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한 국가의 통치를 맡길 만한 ‘현자賢者’의 조건을 기술한다.❶현명한 인간이라면 자신의 고귀한 목적을 위해 평생을 바친다. ❷현명한 인간은 학문을 귀하게 여겨 심신을 바로 닦고 야만성을 길들여 사악한 즐거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문득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소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떠올리게 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이반 데니소비치가 시베리아 강제노동 수용소에서 보내는 하루를 그렸다. 특별한 날도 아닌 평범한 ‘하루’가 참으로 다사다난하고 길고도 길다. ‘포레스트 검프’의 이야기 전달 방식은 대단히 단순하다. 제니를 만나러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에서 제니에게 줄 초콜릿 한 상자를 들고 버스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 옆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수다’를 떠는 것이 전부다. 검프 옆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3번 바뀐다
지난 22일 윤수황 노무사가 자신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 “다들 살아남았니: 86년생 어느 밀레니얼의 세상살이”를 출간했다. 윤수황 노무사는 채널A “외부자들”, MBC 표준 FM “세계는 우리는”, 경향신문, 조선일보 등 여러 매체에서 활동했으며 2012년 공인 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또한,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에서 방송된 “스트레인저” 1기 출연자로, 미스터 윤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외의 저서로는 “카페에서 읽는 근로기준법, 노동법” 이 있다.특히 예능 “스트레인저” 출연 당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담은 인터뷰가
2014년 성동구 성수동에선 폐공장을 거대한 카페로 만드는 도전적인 시도가 있었다. 그 이후 성동구는 차츰 변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상권 확장’을 거듭했고 서울숲 옆으로 들어서는 고층빌딩엔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만 있었던 건 아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제2의 벤처요람 성수동에 가봤다.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역(성동구 성수동1가)에 내리면 독특한 모양의 하얀 건물이 눈에 띈다. 삼각기둥 모양 블록을 이리저리 올려놓은 모양의 이 건물은 화장품 제조ㆍ유통업체 클리오의 사
미국의 고질병은 흑백 인종문제다. 우리의 고질병은 남북분단과 좌우 이념대립이다. 시대를 이끄는 리더들이 가끔 “인종이나 이념은 하찮은 것”이라고 역설하지만 달라진 건 없다. 인종과 이념을 두고 양쪽으로 갈라선 사람들은 싸움을 멈추지 않는다. 사람들이 천동설을 버리고 지동설을 받아들인 것보다 이 문제가 더 어려워 보인다. 포레스트 검프는 미국의 현대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선물해준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이상한 ‘개다리춤’을 추면서 혜성처럼 등장하고, 앨라배마에서는 흑인민권운동이 불붙는다.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하
검프는 많은 것을 이룬다. 대학 미식축구 우승팀의 일원으로, 베트남 전쟁 영웅으로 백악관에 초대돼 케네디 대통령, 존슨 대통령과도 만난다. 미국 탁구 대표선수로 ‘핑퐁외교’의 주역이 돼 탁구 라켓회사의 광고 모델이 되기도 한다. 새우잡이로 성공을 거둬 경제주간지 포브스(Forbes)의 표지에 등장하기도 한다. 더 바랄 것이 없는 ‘성공한 젊은이’임에 분명하다.찬란한 성공을 거둔 검프지만 검프에겐 빈자리가 있다. 유일한 친구이자 연인인 제니는 꿈길에서밖에 만날 수 없다. 어느 날 꿈처럼 검프를 찾아온 제니는 검프와 하룻밤만 지내고 또
신기의 탁구 실력으로 중국을 다녀온 검프는 존 레넌과 함께 출연한 토크쇼에서 이런 말을 던졌다. “중국엔 종교도 없고, 사유재산도 없다.” 자신의 히트곡 ‘이매진(Imagine)’에서 그가 꿈꾸는 이상사회를 ‘종교도 없고, 소유도 없는 세상’이라고 노래했던 존 레넌은 깜짝 놀란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의문이 떠오른다. 모든 종교를 마약으로 규정하고, 사유재산을 제거한 마오쩌둥毛澤東의 혁명은 정말 이상사회를 만들어낸 걸까.아스퍼거 증후군의 검프는 초절정의 집중력이라는 천재성을 발휘한다. 동네 악동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검프에게 검프의
포레스트 검프의 정신의학적 상태를 어떻게 규정해야 할지는 애매하다. 일반지능은 통상적인 경계선인 80에 조금 미달하는 모양이다. 거기에 더해 자폐증 증상도 보이고, 아스퍼거 증후군의 특징도 보인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대표적 특징은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특정한 일이나 주제에만 몰두한다는 점이다. 오스트리아 소아과의사였던 한스 아스페르거(Hans Asperger)는 일반적인 자폐증상과는 차별화한 특징을 가진 그룹을 아스퍼거 증후군이라고 명명했다. 그 특징은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교우관계 형성능력이 없다. 대화는 한곳으로만 쏠리고, 특정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1994년)’는 설명이 필요 없는 걸작이다. 누가 어떤 기준에서 선정하든 영화 역사상 100대 명작에 반드시 포함될 만한 작품이다. 인생에서 소위 ‘천재’와 ‘그렇지 않은 이들’의 차이가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영화는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는 새털로 시작해서 다시 바람에 날리는 새털로 끝난다. 영화의 시작 장면에서 바람에 날리던 새털은 버스 정류장에 앉아있는 검프의 발치에 내려앉는다. 바람결을 따라 정처 없이 이리저리 날리던 새털의 목적
바야흐로 ‘모바일 시대’다. 흥미로운 점은 모바일 시대가 열린 지 고작 4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만큼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모바일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선 어떤 전략을 써야 할까. 마크 햄블턴 Arm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부문 부사장은 세가지 관점을 제안했다.모바일로 뉴스를 보고, 쇼핑을 하고, 화상회의까지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토록 모바일 사용에 익숙해졌을까. 모바일 시대가 열린 건 불과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모바일은 PC를 제치고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플랫폼으로 자리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