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을 낚는 사람들」박태일 지음 | 소명출판 펴냄박태일 시인의 첫 시선집이다. 1980년부터 지금까지 삶과 죽음, 개인과 역사를 탐구한 210편을 수록했다. 토박이말과 율격으로 시인은 정신의 지향을 형상화한 시를 써 왔다. 표제시에서 말하는 용은 강, 두만강이다. 그렇기에 시에는 재중겨레의 삶이 담겨있다. 존재하는 것은 그 자체로 비극일지 모르지만 그 존재 너머에는 평화로운 삶 또한 함께 있다. 그런 믿음 때문에 박태일의 시는 우리 문학의 든든한 지표다.「새우에서 고래로」라몬 파체코 파르도 지음 | 열린책들 펴냄세계 최빈국에서 강대
사교육비 부담 완화, 아이 돌봄 시스템 개선, 특수학교와 학교 밖 아이들 지원확대…. 2008년 18대 총선 이후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내놓은 교육 관련 공약이다. 이중 이들이 지킨 공약은 거의 없다. 이유야 차고 넘치겠지만, 문제는 왜 지키지 않았는지는 설명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22대 총선이 다가왔고,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다양한 교육 공약을 내놨다. 22대 국회에선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참고: 22대 4·10 총선에서 가장 어린 유권자는 2006년 4월 11일생이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2010년대 후반, 일상을 벗어나 훌쩍 떠나버리는 여행 상품이 유행한 적 있다. ‘일상은 지루하고 반복적이다’라는 소비자의 일반적 관념을 토대로 만든 상품이다. 그럼 우리의 일상은 정말 반복적이고 지루할까.부천문화재단은 2018년부터 매년 문화도시사업의 일환으로 부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다양한 일상을 담은 「도시다감都市多感:감정사전」을 발간해 왔다. 평범한 일상을 문학작품으로 재탄생시킨 거다. 자신에게는 흔한 일상이 남들에겐 이렇게 낯선 여행이 되곤 한다. ‘도시다감’은 ‘도시의 다양한 감성’이라는 뜻이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
7.6%(교육부·2023년 1차). 학교폭력 피해학생 중 누구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비중이다. 이유는 ‘이야기해도 도움받을 수 없을 것 같아서’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서’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3월 1일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지난해 파문을 일으켰던 ‘정순신 변호사 아들 사태’ 이후 강화된 조치다. 달라진 학교폭력예방법은 우리 학교를 어떻게 바꿔 놓을까.“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에게 당했어요.” 누구에게 학교폭력(이하 학폭)을 당했느냐는 질문에 피해자의 48.3%(교육부 학교폭력실태조사·2023년 1차)가 이
# 학폭 사건은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입니다. 고위공직자들이 직職을 내려놓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죠. 유명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도 학폭에 연루되면 운동장이나 스크린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 하지만 학폭을 예방하는 시스템도, 학폭 피해학생을 위한 구제책도 아직 미흡하기만 합니다. 학폭을 당한 학생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조차 마련하지 않은 학교가 숱할 정도이니,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교육 당국과 학교가 학폭 가해자에게 엄정한 처분을 내리고 있는지 의문을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 지난 8월 29일,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 한가지 가정을 해볼까요? 당신의 초등학생 아들이 10여명의 동급생에게 둘러싸여 집단폭행을 당했습니다. 평소 ‘틱 증상’이 있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왔는데, 끝내 ‘학교폭력’으로 이어졌습니다. # 작은 교실에서 벌어지는 은밀하면서도 무서운 학폭 사건에 ‘TV 속 일’이라고만 여겨왔던 당신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래도 평범한 부모라면 “잘 해결되겠지”라고 생각할 겁니다. 학계와 미디어에서 학폭 문제를 수없이 다뤘을 뿐만 아니라 교육 당국도 해결책을 쏟아냈으니까요. # 그런데 이게 웬걸, 담임교사는 아들을 보듬긴커녕 “네가 때렸지”
「50을 바라보고 발레에 빠지다」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펴냄44살에 발레를 시작했다. 근육은 굳었고 몸은 노화에 접어들었다. 저자는 발레를 위해 몸의 한계를 극복한다. 몸은 늙지만 그렇다고 늙은 인생을 살아야만 하는 건 아니다. 저자는 발레를 시작하고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실현해 나간다. 할 수 없었던 일을 하게 되는 것, 삶이 인간에게 주는 행복을 마음껏 누리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여다보자.「오늘도 달리기를 합니다」러닝해영 지음|샘터사 펴냄‘달리기’ 없이는 살 수 없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2023년 학교폭력 문제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학폭 피해자의 복수를 그린 드라마의 열풍, 잇단 ‘학폭 미투’, 정치적으로 불거진 학폭 논란 등 그 어느 때보다 학폭이 사회문제로 강하게 떠올랐다. 정부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학폭 대책을 정비하겠다고 발표했고, 드라마의 흥행은 대중이 학폭 피해자들의 트라우마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사건의 내용과 가해자에게 내려진 처벌 수위 등에 이목이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피해자 보호와 치유에 관한 인식과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다. 「학교폭력, 그 이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가해자를 처벌
# 20여년 전만 해도 ‘학생의 인권’은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학생들에게 과도한 체벌을 하는 교사들도 적지 않았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현행법상 교사의 체벌은 불법이다.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하는 등 학생의 인권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문제는 이번엔 ‘교사의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는 점이다. 교사의 정당한 훈육마저 아동폭력이라고 주장하거나, 충분한 사유 없이 담임교사 교체를 요구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아이들이 뛰어놀며 존중을 배우고, 세상을 살아갈 지혜와 지식을 쌓는 곳이어야 할 학교가 최근 도마에 올랐다. 교사들이 연이어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황여정 외 10명 지음 | 문학동네 펴냄한국사회 노동을 더 사실적으로 다루기 위해 모인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첫 앤솔러지가 나왔다. 창작 규칙은 세가지다. 평범한 사람의 먹고사는 문제에 문제의식을 가질 것, 최근 5년 이내의 시간대를 배경으로 할 것, 직접 발품 팔아 취재한 내용을 사실적으로 쓸 것. 서로 다른 공간에서 다른 일을 하지만 매일 같이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이 차는 어디로 갑니까」오성인 지음 | 걷는사람 펴냄오성인 시인은 장소를 매개로 기억을 떠올린다. 그 기억은 대
매일 흉흉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중에서도 마음이 아린 이야기들이 있다. 자녀로부터 폭력을 당한 부모들의 이야기다. 많은 부모가 자녀의 치명적 잘못을 묻어두려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자녀의 폭력을 용인하는 이들은 더 많을 수 있다. 문제는 자녀의 폭력성을 참고 쉬쉬하는 건 더 큰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프랑스의 심리 상담가이자 작가 카트린 르블랑의 「그래도 너를 사랑해」란 그림책이 있다. 그림책 속 주인공인 ‘아기곰’은 ‘엄마곰’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사랑을 확인한다. “내가 말썽을 부리거나 엄마 말을 듣지
입에 담기 힘든 끔찍한 사건들이 터져 나온다.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란 공포감과 함께 회의감이 밀려든다. 그런데 ‘폭력’은 사이코패스나 살인마만이 저지르는 게 아니다. 주위의 폭력에 무관심하고 방관하는 것 역시 폭력에 가담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가 폭력을 막아주는 ‘방어자’가 될 때 우리 사회도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20대 여성이 또래여성을 잔혹하게 살인하고 유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23살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부산에서 과외 앱으로 만난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 일부를 캐리어에 담
유명인의 과거 학교폭력 사실을 폭로하는 ‘학폭 미투(METOO)’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피해자들 중엔 수십년 전 학폭 사실을 털어놓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학폭으로 인한 상처와 고통이 성인이 된 이후에 삶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거다. 이들이 학폭을 당했던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건 뭘까.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야 할 3~4월 신학기가 온통 학교폭력(이하 학폭)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학폭 피해자의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가 인기를 끈 데 이어,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됐던 정순신 변호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학교폭력’이다. 드라마에서도 뉴스에서도 학폭 관련 소식이 연일 쏟아져 나온다. 교육부도 학폭 근절대책 마련에 나섰다. 핵심 내용은 ‘생활기록부상 학폭 기록 보존 기간 연장’ ‘학폭 기록, 대학 입시 반영’ 등이다. 그렇다면 가해학생의 학폭 기록을 오래 남기고, 입시에 불이익을 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학교폭력(이하 학폭)’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학폭을 소재로 삼은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가 흥행한 데 이어 논란 끝에 낙마한 고위공직자(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과거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고등학생 시절 학교폭력을 당했던 주인공이 펼치는 복수극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관객들도 이 드라마에 열광하고 있다. 태국에선 ‘더 글로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SNS상에 학교폭력을 고발하는 ‘타이 더 글로리(Thai The Gloly)’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그만큼 이 드라마가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방증이다. 드라마 속 학교폭력, 거기서 우린 뭘 깨달아야 할까. ‘학교폭력(이하 학폭)’을 소재로 삼은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인기가 뜨겁다. ‘더 글로리’는 고등학생 시절 학폭을 당한
「사랑, 입니까」박혜지 지음 | 청색종이 펴냄박혜지 소설가가 「사랑, 입니까」를 출간했다. 출판사 청색종이가 기획한 ‘청색지소설선’의 여섯번째 작품이다. 이 책에는 총 아홉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대답할 수 없는 사랑의 담론을 통해 ‘결핍’에서 파생하는 질문 앞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사랑을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생래적 결핍을 인지한 후일 것이다. 그러나 ‘사랑’을 향해 각기 다른 시선으로 질문을 던지는 순간, 여전히 대답 없는 질문이 남는다.「마음과 엄마는 초록이었다」오은 엮음 | 난다 펴냄 출판사 난다에서 ‘엄마’의 이야기를
첫 시집 에서 폭력에 저항하기 위한 사랑을 외쳤던 김승일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을 발간했다.김승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나는 미로와 미로의 키스≫에서는 “폭력도 억압도 공포도 없는 순정한 신앙으로서의 시”를 이야기한다.학교폭력 피해자로서, 학교폭력 뿐만 아니라 군대폭력을 고발하는 데도 앞장서 온 것이 김승일 시인이다. 우리 사회에 여러 형태로 자행되고 있는 폭력 문제들에 집중하고, 그 모든 폭력에 시로 저항하고 있는 실천주의 시인. 그것이 바로 김승일 시인이다.그는 대표적인 학교폭력 예방·근절 운동가이다. 시를 통해
현행법상 대화 당사자의 녹음은 불법이 아니다. 이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 학교폭력, 성폭력 등을 둘러싼 법적 공방 과정에서 녹음 파일이 증거 자료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런데 최근 당사자 간 통화·대화 녹음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녹음 파일을 이용한 협박 등 악용 사례가 많다는 게 발의 이유 중 하나인데, 이 논리를 받아들여야 할까. ‘통화 녹음’이 뜨거운 이슈로 다시 떠올랐다. 지난 8월 18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다. 이 법안은 “당사자 간 대화일지라도
청소년 상담엔 개인상담도 있지만 또래들과 함께하는 집단상담도 있다.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해결점을 찾아가거나, 그 안에서 친구를 만들기도 한다. 관계가 잠시 주춤한 방학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집단상담을 권해보는 건 어떨까. 아이들은 ‘나 혼자만 힘든 게 아니라, 모두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뜻깊은 경험을 하게 될 거다. 방학이다. 2년여 동안 사회적 거리두리 속에서 방학을 보냈던 아이들은 제대로 된 자유를 만끽할 방학을 맞아 늦잠도 자고 게임도 실컷 할 것이라는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을 거다
‘욕’은 친근함의 표시일까. 그렇다면 그건 누구의 관점일까. 욕을 내뱉는 사람은 ‘친근함의 표시’라고 주장하지만, 욕을 받은 사람이 불쾌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신체폭력보다 언어폭력의 비중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 언어폭력, 이젠 막아야 할 때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청소년들의 입은 유독 거칠다. 친구들에게 강해 보이고 싶어서, 만만해 보이고 싶지 않아서 사용하는 ‘방어기제’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언어폭력은 꽤 심각한 문제다. 학교폭력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언어폭력이다.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