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사건이 현재의 아픔으로 남아있는 건 그때의 사건을 여전히 풀지 못해서다. 5.18광주민주화운동, 형제복지원 사건. 폭력적인 공권력이 개입한 이 사건을 두고 수많은 사람들은 사과와 인정, 반성을 원했다. 또 누군가는 그 사건을 직접 기록하고 나섰다. 광주 독립서점 '소년의 서'는 그런 아픔이 서사처럼 흐르는 곳이다. 광주의 시간은 1980년에 멈춰 있습니다. KTX를 타고 송정역에 내리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5·18광주민주화운동입니다. 광주는 5월 18일이 되면 많은 가게가 문을 닫습니다. 그날 제사를 지
독립출판물은 가슴 깊은 곳에 고이 담아두었던 글을자신의 힘으로 쓰고 다듬어 세상에 내놓은 책입니다.이러한 책을 찾는 인생의 길손 분들을 기다리며천안의 첫 번째 독립서점, 책방 허송세월을 오늘도 지킵니다.[알립니다]「정치호의 얼굴」은 독자와 함께 합니다. 촬영을 희망하시는 독자께선 간단한 사연과 함께 연락처를 chan4877@thescoop.co.kr(더스쿠프)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정치호 작가 사진보기 | portraits.kr
인류세라는 것이 있다. 인류세는 인류가 지구 지질이나 생태계에 미친 시대를 이야기한다. 인류세의 지질은 인류의 흔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핵실험 이후의 방사능, 플라스틱, 닭뼈가 땅에 묻히면서 생겼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하면 인류가 생겨난 이래의 흔적이 땅에 남는 것. 그것이 바로 인류세다. 보통 인류세는 환경 오염과 기후 위기를 상징한다. 하지만 나는 인류세를 생각할 때마다 거대하고 오래된 역사책의 측면을 떠올린다.누구에게나 지층이 있다. 그것은 경험이기도 하고 사물이기도 하다. 레코드가 테이프가 되고 MP3 기기가 스마트폰이 됐듯
마음이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경주 황리단길에 마음이 아픈 사람을 위한 약국이 있습니다. 바로 어서어서 책방입니다. 책방주인이 직접 읽어본 책으로만 구성된 큐레이션 문학서점입니다. 자신의 아픈 상처를 시집 한권으로 치유해보면 어떨까요? ‘Lab. 리터러시가 간다’ 두번째 편 독립서점 '어서어서'입니다.경주대릉원의 천마총 구간 서쪽에 있는 황리단길은 경주시를 대표하는 관광지입니다. 눈치 빠른 독자께선 벌써 알아차리셨겠지만, 황리단길은 황남동이란 지역명에 경리단길을 합친 조어입니다. 그만큼 힙하고 세련됐다는 뜻이겠군요. 그렇다고
전북 전주시에는 ‘특별한 독립서점’이 있습니다. 내 서재를 옮겨놓고, 나만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경원동#’입니다. 지역의 도심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이 독특한 서점을 두고 ‘돈을 만들 수 없어 사라지는 지역 독립서점에 의미 있는 해법을 제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옵니다. 그럴 수 있을까요? ‘Lab. 리터러시가 간다’ 첫번째 편 경원동#입니다. 2023년 12월 15일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에 들렀습니다. 경원동은 한옥마을에서 10여분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관광지로서의 전주가 아닌 옛 시가지의 모습을 담고 있
2023년은 팬데믹으로 숨죽였던 문학계가 활기를 다시 찾은 한해였다. 전국 단위의 문학행사들이 활발하게 열리고 K-문학이 세계에서 인정받은 건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이 만든 작품이 범람하고, 도서정가제 합헌, 알라딘 해킹, 블랙리스트 기억의 소환 등 곱씹어볼 만한 이슈도 숱했다. 더스쿠프와 Lab. 러터러시가 2023년 한해 문학계 이슈를 모아봤다.■빛 : 대형 문학 행사 = 제9회 세계 한글 작가대회, 목포문학포럼, 한국문학번역원 디아스포라 교류행사 ‘경계를 너머, 한글문학’ 등 문학계 내 대형 행사가 모두 성황리에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 예산이 내년에 전액 삭감되며, 이에 따라 지역서점에서 제공되던 750여 개의 문화 프로그램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사)한국서점조합연합회(한국서련)는 지난 29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24년도 예산안에 따라 지역서점 활성화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2023년 예산은 11억원에 이르렀지만, 이는 2024년에는 0원으로 줄어들 예정이다.이는 지난 2022년 8월 도종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개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서점
노작홍사용문학관(관장 손택수)은 동탄의 바다숲책방, 갈피책방에서 진행된 5월의 독립서점 지원사업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발표했다. 배윤민정 작가와 정혜윤 작가가 이번 지원사업에 참여하여, 도전적인 시도와 글쓰기를 통한 새로운 연대의 모색, 말을 통한 회복과 재생의 이야기를 전했다.노작홍사용문학관이 주관하는 '2023 화성지역 독립서점 지원사업'은 최근 1~2년 사이 개업한 신생 독립서점을 위주로 인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화성시 소재 독립서점에서 시민들에게 인문학 강좌를 제공한
온라인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대표 서영택)는 최근 업계 최초로 독립출판물 전문 기획전 '독립출판물은 처음인데요'를 선보였다. 이 기획전을 통해 지난 20년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독립출판물들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대형 출판사 위주의 판매 시스템에서 벗어나 다양한 작가들의 데뷔 경로와 등단 방식이 변화하는 출판 문화 속에서 독립출판물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밀리의 서재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독립출판물과 독자들 사이에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자 한다.
도서정가제에 대한 논의가 다시 한번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9년 10월 국민청원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대선 당시 양 후보의 서로 다른 입장 발언, 대통령실에서 주최한 ‘국민참여 토론’ 등으로 인해 도서정가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이에 따라 도서정가제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되어 1월 공개변론이 진행되었다. 헌재의 판단에 따라 도서정가제의 운명이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도서정가제 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도서정가제는 일몰법으로, 2023년에는 이 제도를 없앨 것인지
지난 3월 4일, 지역 독립서점 '개똥이네책놀이터'에서 이현호 작가의 북토크 "사물에 깃든 마음"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이현호의 최신 산문집 『점, 선, 면 다음은 마음』의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이 산문집에는 "사물에 깃든 당신에 관하여"라는 부제가 붙어 있으며, 사물 하나에 대한 글이 수록되어 있다. 이현호 작가는 사물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와 그것이 자신에게 불러일으키는 감정을 자유롭게 담아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사물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깊이 있는 이해를 얻을 수 있다.이날 행사에서는 약 30여명의 독자들
「시장으로 간 성폭력」김보화 지음|휴머니스트 펴냄“성폭력 감형 패키지를 팝니다.” 반성문 2부, 탄원서 2부, 근절서약서 1부, 심리교육수료증(3일),상담사의견서(3일), 소감문…. 이른바 감형 컨설팅 업체가 만든 55만원짜리 감형 패키지다. 이 상품은 온라인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법정에서 성범죄자의 감형 사유로 활용된다. 성범죄자를 지원하는 게 하나의 산업이 됐다는 거다. 이 책은 성범죄자가 감형을 ‘구매’하는 실태를 고발한다. 「정보의 지배」한병철 지음|김영사 펴냄이 책은 우리가 매 순간 접하는 ‘정보’가 실제로 무엇을
지난해 12월 1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언호 한길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내년 2월(2023년 2월), 동네 서점을 열 것”이라고 말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점(이하 ‘문재인 책방’)을 여는 곳은 그가 거처하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이다.문 전 대통령은 스스로 ‘활자중독’이라고 할 만큼 독서가 취미이다. 그는 재임 중에도 추천 도서를 십수 권 언급한 바 있었고, 퇴임 후에도 추천한 책이 지지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그러나 ‘문재인 책방’ 개점에 따른 때아닌 구설수도 함께했다. 다
「네가 세계의 마지막 소년이라면」알렉산더 케이 지음, 방중서 옮김 | 허블 펴냄인기 애니메이션 ‘미래소년코난’의 원작 소설이 한국에 소개된다. SF 작가 알렉산더 케이의 소설로 수많은 서브컬처 작품에 영향을 준 작품이기도 하다. 전쟁으로 수몰된 세계와 그곳에 생존한 코난과 라나의 이야기다. 소설과 애니메이션 사이에 서사적 차이가 있어 ‘미래소년코난’을 보지 않은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냉전, 세대 갈등까지 2022년과 별 다를 바 없는 소설 속 이야기로 우리의 미래를 만나보자. 「내가 이유인 것 같아서」이우성 지음 | 문학과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 이하 예술위)가 주관하는‘나의 첫 책 프로젝트’는 예술위에서 주관하는 2022년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선정도서 중 첫 문학 도서를 발간한 작가를 응원하고 홍보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으로 올해 30명의 작가의 북 토크와 전시를 진행했다. 지난 10월~11월에는 22명의 작가 북 토크가 진행됐으며, 12월 5일부터 17일까지 서울시 내 독립서점, 도서관 등에서 권덕행, 박규연, 김가을, 김갑용, 돌기민, 이현신, 김동현, 방서현 총 8명 작가의 북 토크가 개최된다.
출판사와 독립서점의 상생을 위한 프로젝트 ‘동네책방 에디션’은 정말로 독립서점을 살리고 있을까. 2016년부터 대전에서 독립서점 ‘우분투 북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용주 대표는 쇼셜미디어를 통해 출판사의 ‘동네책방 에디션’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동네책방 에디션’은 출판사가 독립서점과의 상생을 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출판사에서 이전에 출간한 책의 표지를 새로 디자인해, 독립서점에서만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2017년 민음사가 ‘쏜살문고’라는 이름으로 출간한 김승옥의 과 다자이 오사무의
시원한 바람, 적당한 햇빛. 책 읽기 좋은 계절이 왔다. 길고 길었던 여름이 끝난 것은 반갑지만,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은 가을이 고독의 계절이기도 한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고독한 가을, 문예지를 읽으면서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와 만나 외로움을 덜어보는 것은 어떨까. 가을을 맞아 우리 곁을 찾아 온 문예지를 소개한다. 가을호가을은 사진 찍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파란 하늘, 그리고 그와 대조되는 붉은 단풍. 자연이 오직 가을에게만 선물한 특별한 풍경이다. 사진 한 장과 함께 짧은 시 한 편을 읽을 수 있는
사단법인 한국출판학회(이하 출판학회)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후원하는 “제23차 출판정책 라운드테이블”이 지난 9월 16일, 한국출판콘텐츠센터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한국출판학회장 노병성 교수는 “진흥원을 포함한 국가기관들에서, 청년 세대에 대한 출판 및 독서 문제에 대해 초점을 맞춘 것과 같이, 그 일환으로 우리 출판학회에서도 대학생 북바우처 제도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고 운을 뗀 후, “대학생 북바우처 문제에 대해서 법제화를 포함한 심도 있는 연구와 토론이 필요하므로, 오늘 처음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
지난 17일 한국출판학회 주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후원으로 제22차 출판정책 라운드테이블 “새 정부에 바라는 출판정책”이 서울 청년문화공간 JU 동교동 바실리오홀에서 열렸다.이번 행사에서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장은 에서 책, 출판, 독서, 서점 등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대한출판문화협회의 대선 후보 질문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가 “출판과 독서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답한 것을 언급하며 새 정부의 출판정책에 대한 기대를 보이기도 했다. 백원근 소장은 이어 “이러한 정
김이듬 시인이 운영하는 독립서점 ‘책방이듬’이 지난 3월 31일을 끝으로 영업을 마무리하게 되었다.책방이듬은 지난 2017년 11월 경기도 일산에서 문을 열었다. 반려견의 간식을 만드는 곳이었던 장소를 김이듬 시인이 손수 페인트칠을 하며 책방으로 꾸몄다. 단순히 책을 파는 가게에만 그치지 않고 카페를 겸하며 시 낭독회, 독서 모임 등 다양한 행사들을 열었다. 6년 동안 300회가 넘는 행사들을 진행해오면서, 책방이듬은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으로는 등단 여부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글을 실어 발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