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에는 ‘특별한 독립서점’이 있습니다. 내 서재를 옮겨놓고, 나만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경원동#’입니다. 지역의 도심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이 독특한 서점을 두고 ‘돈을 만들 수 없어 사라지는 지역 독립서점에 의미 있는 해법을 제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옵니다. 그럴 수 있을까요? ‘Lab. 리터러시가 간다’ 첫번째 편 경원동#입니다. 2023년 12월 15일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에 들렀습니다. 경원동은 한옥마을에서 10여분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관광지로서의 전주가 아닌 옛 시가지의 모습을 담고 있
# 도시에도 공장은 있다. 그런데 존재감은 사실상 없다.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그 낡은 공간에서 뭘 만드는지 아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다. 이 때문인지 도심 속 작은 공장들은 흉물이란 오해를 사거나 도시개발론에 밀려 흩어지기 일쑤다. # 더스쿠프와 영상 플랫폼 Video B가 ‘아무도 말하지 않는 작은 공장의 가치’를 영상으로 만들었다. 인트로 1편 ‘스러지는 작은 공장’과 2편 ‘흉물이 된 작은 공장’을 동시에 공개한다.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은 작은 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동네다. 청계천과 을지로에서 밀려난 공장 중 상당수가 이곳에
# 도시재생과 함께 산업적 유산을 보존하자는 이야기는 수없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산업적 유산 중 하나인 산업무형자산은 갈 곳이 없다. 제조업의 실핏줄 역할을 하는 문래동 작은 공장이 한껏 치솟은 임대료와 개발바람에 휘청이는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 물론 개발론자들은 문래동 작은 공장을 도심 외곽으로 밀어내면 ‘4차 산업거점’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게 작은 공장을 보존하는 가치보다 크다는 분석도 함께 내놓는다. # 하지만 ‘4차 산업’은 작은 공장 없이 돌아갈 수 없다. 문래동 작은 공장을 이대로 방치해도 괜찮은
# 1983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태평양을 건넜다. 형제의 나이 열일곱, 스물이었다. 한인 1.5세대인 이들은 6년 후 뉴욕 맨해튼에 49.5㎡(약 15평)의 작은 샌드위치 가게를 열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부모님이 운영하던 작은 가게가 몇번이나 둥지를 옮긴 후였다. 20대 젊은 형제는 일곱 가족의 삶을 어깨에 멨다. 아메리칸 드림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형제가 만든 샌드위치 전문점 ‘렌위치(LENWICH)’는 올해 론칭(1989년) 33주년을 맞았다. 미국 뉴욕 내 20여개 점포에서 연매출 5000만 달러를 올리고
을지OB베어를 되찾기 위한 현장 낭독회 “현장잡지 9월호 노가리”가 지난 16일 을지로 을지OB베어 앞에서 열렸다. ‘현장잡지’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임차상인과 연대하기 위해 현장에서 낭독회를 여는 운동이다. ‘잡지’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로 손에 쥐어지는 인쇄물은 없다. 그 자리에서 원고를 낭독하고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현장잡지는 2014년 테이크 아웃 드로잉 분쟁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다양한 곳에서 건물주의 횡포에 휘둘리는 임차상인들과 연대를 이어나가고 있다.
을지OB베어를 되찾기 위한 현장 낭독회 “현장잡지 9월호 노가리”가 지난 16일 을지로 을지OB베어 앞에서 열렸다. ‘현장잡지’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임차상인과 연대하기 위해 현장에서 낭독회를 여는 운동이다. ‘잡지’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로 손에 쥐어지는 인쇄물은 없다. 그 자리에서 원고를 낭독하고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현장잡지는 2014년 테이크 아웃 드로잉 분쟁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다양한 곳에서 건물주의 횡포에 휘둘리는 임차상인들과 연대를 이어나가고 있다.을지
신경숙이 돌아왔다. 21년 3월 장편 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면서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신경숙 사태는 단순한 개인의 표절 문제가 아니었다. 문학권력 논쟁의 기표이며 새로운 문학 지형도를 그리게 된 일종의 빅뱅 같은 것이었다. 지금까지 문학계에서 표절과 관련한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지만, 신경숙 사태를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은 문학권력이라는 거대한 구조와 연계되어있었기 때문이다. 2016년 백낙청 교수는 창비 창간 50주년 축하 모임에서 “2015년 한 해 동안 창비의 성취 중 하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수혜를 입은 플랫폼 기업과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이 극명하게 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했다. 심각한 상황에 놓인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진입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녹록지는 않은 모양새다. 오프라인 세상에서 수많은 소상공인이 창업과 폐업으로 어려움을 겪듯, 온라인에서도 상위노출 영역에서 밀려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숱해서다. 소상공인들에게 플랫폼은 오프라인 시장의 한계인 임대료와 초기사업 구축비 등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이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소상공인들의 불만은 점점 쌓이고 있다. 초기
AI 성우와 함께 귀로 듣는 뉴스페이퍼! 자동 읽기를 원치 않을 시 일시정지를 눌러주세요. 불광문고가 16일 고객들에게 폐업을 알렸다. 불광문고는 1996년 처음 문을 열어 은평구의 문화 터전이자 책을 구입하고 만나볼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었다. 결국 이러한 불광문고가 그간의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폐업을 선언한 것이다. 이미 고객들에게 폐업을 알리기 일주일 전 각 책이 입고된 출판사와 유통사에는 이미 폐업을 알린 상태다.2020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자매 서점 한강문고가 폐업한 지 1년여 만의 일이다.출판계의 충격은
서로 다른 영역의 예술가들이 바라본 도시는 어떨까. 세화미술관은 ‘도시’를 주제로 세번째 기획 전시를 선보인다. ‘솔리드시티SolidCity’전展은 2018년 ‘원더시티’, 2019년 ‘팬텀시티’에 이어 다양한 모습의 도시를 보여준다.이번 전시에서는 미술가, 건축사, 영화감독, 안무가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이 만든 도시를 주제로 삼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솔리드시티’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도시 공간의 내밀한 부분을 깊숙이 살핀다. 2017년 제14회 EBS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버블패밀리’의 감
지난해 눈물을 머금고 ‘안녕’을 고한 시인보호구역이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왔다. 시인보호구역은 대구를 기반으로 동네 사랑방과 같은 문화예술공간이자 문화예술공동체로 기능해왔다. 약 8년간 활발히 문화 행사를 진행한 시인보호구역이지만, 작년 말 젠트리피케이션과 자금난 등으로 세 번의 이사 끝에 아쉬운 이별을 마주했다. 하지만 이후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시인보호구역을 사랑했던 시민들 사이에서 ‘시인보호구역 살리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손길을 모은 끝에 시인보호구역은 북구에 새 둥지를 틀었다
644만5000명. 국내 자영업자 수(올 2월 기준)다. 전체 취업자의 24%가 자영업에 종사하는 셈이다. 21대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 후보들에겐 놓칠 수 없는 유권자들이다. 각 정당이 “자영업자를 살리겠다”며 각종 공약을 쏟아내는 이유다. 그렇다면 20대 국회 땐 어땠을까. 금배지들이 제출한 자영업자 관련 법안은 자영업자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만들었을까. 더스쿠프(The SCOOP) 21대 총선특집 잘 뽑자 제4막 ‘자영업자’ 편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잘사는 나라(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 사회안전망을 늘리겠다(미래통합당)
2007년 강서구 마곡동은 서울의 마지막 신도시 부지가 됐다. 대기업 연구센터가 들어올 것이라는 계획에 기대감도 높았다. 그 어떤 신도시보다도 서울과 가깝다는 장점 때문에 높은 가격으로 상가와 주택이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3년여가 흐른 2020년. 마곡은 ‘공실 지옥’이 됐다. 기운을 차리고 있는 곳은 기존 도시와 맞닿아 있는 경계부지(발산역 일대)뿐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서울 마지막 신도시 마곡지구의 두 얼굴을 취재했다.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를 타고 마곡나루역에 내렸다. 2번 출구로 나오니 서울식물원의
10년 만에 경리단길은 뜨는 동네에서 임대료 급상승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의 대명사가 됐다.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나선 사람들도 있지만 별 성과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독특한 문화는 사라지고, 상업적인 공간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이곳에 프랜차이즈 토스트 가게가 둥지를 튼 건 대표적 사례다. 남은 자와 들어온 자, 그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경리단길은 또 어떻게 변해갈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경리단길을 다시 가봤다. 900m다. 오르막 때문에 더 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경리단길은 사실 1㎞가 채 되지 않는다. 이
슬프지만, 시인보호구역 안녕!#시인보호구역문을닫습니다 #2019년12월말까지만운영합니다.#감사했습니다 ■ 멀고도 가까운 이야기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관광지가 된 대구 김광석길에 그해 11월 둥지를 마련했습니다. 처음엔 저를 포함한 젊은 시인들(?) 몇몇의 아지트였습니다. 수시로 만나 합평을 하고,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합평 모임은 1년 후 잠잠하게 되었고, 혼자 빈 방을 지키곤 했습니다. 2012년 시작할 때부터, 개인 소장용 시집이나 소설집, 철학 등등 인문학 도서를 비치해두었습니다. 골목에
‘연희동 남쪽 동네’로 불리던 서울 마포구 연남동이 뜨기 시작한 건 2010년 중반 이후다. 허름한 주택가였던 연남동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인근에 경의선숲길이 조성된 덕을 톡톡히 봤다. 이후 ‘연트럴파크’라는 별칭까지 붙을 만큼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됐다. 그렇다면 핫플레이스로 우뚝 선 연남동은 행복해졌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연남동을 찾아갔다.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다면, 서울엔 ‘연트럴파크’가 있다. 연트럴파크가 위치한 서울 마포구 연남동(홍대입구역 3번 출구 일대)은 트렌드의 중심으
9월 서울시의 도시건축비엔날레가 시작됐다. 도시문제를 짚는 활동도 있지만 시민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인스타시티’는 시민이 참여하는 투어프로그램 중 하나인데, 테마는 성수동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젠트리피케이션을 우려하는 성동구청은 이곳을 예민하게 관리중이다. 서울시와 성동구가 성수동을 다르게 보고 있다는 거다. 문제는 이런 충돌의 피해를 성수동이 짊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성수동을 둘러싼 서로 다른 두 시선을 취재했다. # 지난 5월 글로벌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이 성수
7월 24일 창비학당 친구포럼이 주최하고 까페창비가 후원하는 ‘요즘비평포럼’이 ‘비평가는 어디에 있는가? 등단/대학/잡지’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포럼은 이은지 문학평론가 사회하에 진행되었다. 이은지 평론가는 비평가는 한국문학을 이론적, 정치적, 대중적으로 견인하는 역할로 문단 내 권위를 행사해왔으나 근래에 비평가의 존재 이유를 안팎으로 추궁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서 이 포럼을 통해서 비평과 비평가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써 여전히 지배적인 것은 무엇인지, 떠나가는 무엇인지, 앞으로 다가올 것들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고자 한다고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공강 시간은 강의와 강의 사이 비어 있는 시간으로,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41%의 대학생은 하루 평균 1~2시간, 30.8%의 대학생은 2~3시간의 공강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대학생이 공강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해보고자 하지만, PC방이나 오락실을 방문하거나 친구와의 수다로 허비되는 경우가 많다. 수업과 수업 사이에 어중간하게 비는 시간이기에 무언가를 마음잡고 하기 어려워 낭비되기 쉽기 때문이다.연세대학교 고등교육혁신원은 지난 3월부터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문학 프로그램을 시작했
도시재개발은 특유의 ‘수직성’ 탓에 비판을 받았다. 무차별적인 철거가 원주민을 쫓아내는 전략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장한 게 ‘도시재생’이다. 늙은 도시를 철거하지 않고 원주민들과 함께 되살리겠다는 콘셉트였다. 하지만 도시재개발이든 도시재생이든 밀려날 사람들은 밀려났다. 중요한 건 용어가 아니라 진심이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도시재생 과정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두번 내몰린 내 인생 = 2005년 10월, 청계천에 새 물길이 열렸다. 콘크리트로 덮인 지 44년 만이었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