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전북혁신도시에 이전한 지 만으로 7년이 훌쩍 넘었다. 1) 특별시민이었던 나는 어느새 전주시민을 거쳐 지금은 완주군민이 되었다. 완벽한 전북도민이다. 처음 전주를 돌아다닐 때는 전주시 곳곳의 ‘한바탕 전주 세계를 비빈다’는 흥과 어울림의 슬로건을 보며 비빔밥이 자연스레 떠올랐던 기억이 난다. 오히려 전주 사람들은 비빔밥을 잘 안 먹는다지만 전주비빔밥은 생각보다 대단한 음식이다. 통섭으로 유명한 최재천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비빔밥은 한국의 대표 음식이다. 생각해 보면 무슨 이런 음식이 다
3000여억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보통 시민이 무슨 국책사업에 참여하냐고? 대규모 토목 건설사업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6·1 지방선거 이야기다. 4년 전,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선거비용 보전금액이 3202억9000만원이었으니 이번 선거에서도 그 이상 예산이 들어갈 게다.6·1 지방선거의 선거비용 제한액은 17개 시·도지사의 경우 평균 15억5300만원. 2018년 지방선거(14억1800만원)보다 1억3500만원 늘었다. 인구가 많은 경기도가 47억6100만원으로 가장 많고,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이 13일 새벽에야 가까스로 결정됐다. 올해(8720원)보다 5.1% 많은 시간당 9160원이다. 이번에는 조금 달라지나 기대했는데, 노사 양측은 변함없이 벼랑 끝 전술로 버티다가 결정된 뒤에도 반발하는 구태를 답습했다. 1988년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 35차례 결정과정에서 노사가 합의한 경우는 5분의 1인 단 7회에 불과했다. 최저임금은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다. 하지만 위원회 앞에 붙는 ‘사회적 대화기구’다운 합리적 근거에 입각한 제안
2020년 12월 9일,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2012년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논의가 시작된 지 8년 만의 일이다.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측은 법 개정을 반기고 있다. 재벌 기업 대주주의 거수기로 전락한 감사위원회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반대로 재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겨운 상황에서 기업 경영활동을 옥죄는 상법 개정안이 공포됐기 때문이다.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 더스쿠프가 상법 개정을 둘러싼 갑론을박을 양쪽 편에 서서 해부해
공정경제 3법이 공포됐다. 이중엔 감사위원 분리선출, 다중대표소송제를 담고 있는 상법 개정안도 포함돼 있다. 재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소송 남발, 헤지펀드 공격 가능성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법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대주주의 전횡을 막을 최소한의 안전장치일 뿐이란 지적도 나온다.2020년 12월 9일 정기국회 마지막 날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관련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게 2012년이라는 걸 감안하면 8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은 셈이다. 어렵게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간호사에게 이런 말을 던졌다. “살쪄서 유니폼 하의가 타이트하다.” “바지가 너무 붙는다.” “일자 몸매다.” 신체접촉도 했다. 간호사의 팔짱을 끼거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안마를 한다’면서 어깨를 두드리고 주물렀다. 간호사로부터 성희롱·성추행을 당했다는 민원을 받았지만 사실 확인도 없이 가해자의 각서만 받은 채 전결 처리했다. 그 과정에서 기관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았다. 이는 ‘대한적십자사’ 김태광 사무총장이 2015년 10월 받은 징계 이유들이다. 징계 수위는 견책이었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김 총장은 지난 11
‘상장회사 감사위원의 분리선출안’을 담고 있는 상법 개정안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거세다. 재계는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고 헤지펀드의 침략을 돕는 규제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재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제도를 일찌감치 도입한 금융지주회사는 벌써 헤지펀드의 먹잇감이 됐을 것이란 비판도 숱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상장회사 감사위원 분리선출안을 둘러싼 갑론을박을 취재했다.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한 상장기업의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이 회사의 지
사외이사제도는 기업의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제도가 변질됐다. 우리나라에선 견제는커녕 기업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이 사외이사가 된다. 그러다보니 사외이사가 고관대작들의 노후를 보장해주는 안식처로 전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국형 사외이사제도의 씁쓸한 민낯이다.# 필자의 첫 직장은 대기업 상장회사였다. 주담株擔이라 불리는 주식업무와 공시업무를 담당했다. 회사 중요사항을 공시할 때 근거 서류로 이사회의사록이 필요해 이사회 업무도 겸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사
[트럼프 연준 장악 진통]대통령 추천인사 ‘줄줄이 구설’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에 자신의 측근을 임명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로 지명했던 허먼 케인 예정자는 자진사퇴했고, 다른 후보자인 스티븐 무어는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트럼프 미 대통령은 4월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케인이 연준 이사 자리에 자신을 지명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그의 바람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미국 피자업체 갓파더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케인은 2012년 공화당
기관투자자의 맏형격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선언했다. 자금의 주인인 국민을 위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편에선 연금 사회주의, 과도한 경영 간섭 등을 우려한다. 정권 입맛에 따라 깃발만 들고 있는 것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국민연금의 또다른 논란거리 스튜어드십 코드를 살펴봤다.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는 주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만드는 의결권 행사지침이다. 취지는 주인 대신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Steward)
낡고 음침한 세운상가를 ‘다시 세우기’로 한 것은 서울시였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차 사업이 끝난 세운상가는 ‘젊은 창업자의 기운이 넘치는 곳’으로 환골탈태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고, 언론도 서울시도 그렇게 홍보했다. 그로부터 1년여, ‘다시세운’상가는 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임대료가 껑충 뛴데다, 관광객의 발걸음이 뜸해서다. 세운상가는 과연 다시 세워진 걸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세운상가의 불편한 재생을 취재했다. 도시재생이 유행이다. 글자 그대로 낡은 도시를 되살리는 일이다. 언뜻 똑같아 보이는 뉴타운ㆍ재개발과
기업 오너를 둘러싼 소문은 참 많다. 누구는 직원들을 향한 진상질로 악명이 높고, 또 누구는 시도 때도 없이 욕설을 퍼붓는다고 한다. 기업 위에 군림하려는 우리나라 기업 오너 일가의 그릇된 의식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간 우리는 이를 묵인하고 방치했지만, 최근엔 각종 미디어의 발달로 탄로가 나고 있다. 하지만 탄로가 이 안타까운 상황을 막는 유일한 솔루션은 아니다. 법과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우리나라 국민의 대기업 불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엔 오너 일가의 부적절한 언행이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스마트 기기는 을乙의 무기가 됐다. 갑질의 현장을 언제든 촬영하고 갑질의 목소리를 실시간 녹음할 수 있다. SNS는 을의 창구다. 영상과 녹취록을 올리면 끝이다. 갑갑甲甲한 성에서 세상의 을들을 압박하던 기업 오너들에겐 좋은 세상이 아니다. 이전엔 돈이나 압박으로 회유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마저 쉽지 않다. 탄로의 시대, 기업 오너들에게 선택의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탄로의 시대를 취재했다. #1. 구글 직원들은 인트라넷 ‘moma’를 통해 모든 업무를 공유한다. 여기엔 극소수 민감한 정보를 제외
한글학회 정기총회 참관기 -또 하나의 세월호 참사 한글학회가 침몰하고 있다. 학회의 존립은 구성원의 소통과 단결인데 단결은커녕 구성원 간 불통 문제로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오늘 정기총회 자리에서도 부글부글 끓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말글을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글학회가 민족학술단체를 넘어 글로벌시대이름에 걸맞는 세계적인 학회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익히 알다시피, 조선어학회에서 개명하여 오늘에 이른 한글학회는 우리의 말글을 지키고 이어온 민족혼의 심장이었다. 주시경, 이극로, 최현배 등 민족어의
올해 주요 기업들의 사외이사 명단이 채워지고 있다. 그중엔 익숙한 이름도 보인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서 한자리를 꿰차고 있던 사람들이거나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도왔던 인물이다. 친親정부 인사 영입으로 이들이 의도하는 바는 무엇일까. 답은 굳이 찾을 필요도 없이 명확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친정부 사외이사 논란을 취재했다. 주주총회가
“연금 사회주의가 우려된다.” 국민연금이 KB금융지주 노동조합 추천 이사 선임에 찬성표를 던지자 보수단체와 재계가 반발했다.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이유에서였다. 과거에도 이런 논란은 계속됐다. 친기업 성향의 정권에선 국민연금이 ‘기업 거수기’ ‘재벌 편들기’ 역할만 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예나 지금이나 국민연금이
4차 산업혁명이 글로벌 산업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이 분야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발족했다. 컨트롤타워로 삼아 제대로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상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무인차인데, 이 위원회에 자동차 전문가가 빠졌다.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단어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주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지침이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고객의 미래 투자가치를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다. 하지만 국내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그다지 관심을 쏟고 있지 않다. 왜일까.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진
삼성이 그룹 컨트롤타워를 해체한다. 대신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창립 58년 만에 처음 시도하는 실험이다. 그렇다면 오너가 삼성그룹 전체가 움직이던 수직적 경영 행태는 정말 없어질까. 아직은 반신반의다. “쇄신안이다” “미봉책이다” 등 의견이 분분하다.2월 마지막날, 벼랑에 몰린 삼성그룹이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골자는 미래전략실의 해체와 이사회
‘정경유착’ 근절법인 상법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법을 개정하려는 정치권과 이를 반대하는 기업의 논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서다. 재계의 논리는 상법개정안이 기업방어에 취약한 국내 기업이 외국계 투기자본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벌구조 개혁이 이번에도 애국주의 마케팅에 무산될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를 살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