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국면에선 가벼워진 지갑으로 할 수 있는 게 점점 줄어든다. 5000원에 김밥 두줄을 사먹는 건 이제 옛말이 됐다. 자장면은 7000원을 넘었고, 비빔밥은 1만원으로도 사먹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뜨거운 김을 후후 불며 넘겨야 하는 라면뿐이다.라면 열풍이다. 각종 라면 먹방과 라면 조리법 영상이 국경을 넘나들며 유튜브와 SNS에 넘쳐난다. 그 덕에 라면 판매액은 2021년 1조8268억원에서 2022년 2조2737원으로 증가했고, 라면 수출 실적도 훌쩍 뛰어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 정치는 어지럽고 민생은 어렵다. 칠흑 같은 ‘침체 터널’에 갇힌 서민에게 힘겨움은 이제 일상이 됐다. 그런데도 리더를 자처하는 이들은 국민을 담보로 ‘정치적 흥정’만 늘어놓고 있다. ‘총선 정국’에 매몰된 우리나라 정치판의 민낯이자 뼈아픈 퇴행이다. # 우리는 視리즈 「섣부름과 카오스(통권 573호)」 「포퓰리즘의 역행(통권 574호)」을 통해 섣부름과 인기영합주의란 늪에 빠진 우리나라의 현실을 꼬집었다. 그 마지막 편 데스크와 현장의 관점이다. # 엉뚱한 짓 한껏 넓어진 무선통신망, 몰라보게 빨라진 인터넷…. 1990년대 중반
# 때만 되면 시장을 찾는다. 어김없이 떡볶이를 먹고, 어묵 국물로 쇼잉의 종지부를 찍는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6일 대기업 총수들과 부산 깡통시장을 찾아 ‘떡볶이 먹방’을 시연했다.# 그런데, 높으신 나리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떡볶이는 이제 ‘서민음식’이 아니다. 1인분 값이 평균 4000~5000원에 이르고, 순대라도 곁들이면 1만원에 육박한다. 과연 그들은 ‘떡볶이의 애환’을 알고 먹방을 펼쳤던 걸까. 그들이 택한 음식은 역시나 떡볶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부산 깡통시장을 찾았다. 앞서 오전 부
평일 오후 시간, 멋진 배경에서 근사한 옷차림의 그녀가 음식을 먹으며 사진을 업로드한다. 집에 돌아온 후엔 새로 출시된 화장품을 직접 써본 후기와 효능에 대한 게시물을 올린다. 언뜻 평범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그녀의 팔로워 수는 50만명을 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녀를 ‘인플루언서’라고 부른다. 인기 스타들이 차지했던 광고 모델 자리가 인플루언서들에게 넘어오고 있다. 이들은 웬만한 셀럽보다 더 영향력을 발휘한다. 홍보하는 상품의 스펙트럼도 매우 다양하다. 의류부터 운동 기구, 화장품, 심지어 금융상품에 이르기까지 안
2021년 10월 9일 토요일 1시 인천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해시’에서 7명의 문인들이 ‘지금, 이 순간 동물을 생각한다는 것에 대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좌담은 세부적으로 1부 동물과의 만남, 2부 반려문화와 자본, 중성화수술, 안락사, 3부 동물에 대한 자유로운 발언으로 나누어진다. 뉴스페이퍼에는 1부 만을 수록한다. 2부와 3부는 ≪인천문화현장≫ 45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잡지는 2021년 12월 31일에 발행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김정현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분에서 황인찬 시인에 대한
음식물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아는 사람은 숱하지만 해결에 나서는 이들은 많지 않다. 정부와 지자체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도, 배출량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 이유다. 그렇다고 개인의 탓을 할 순 없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선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음식물쓰레기 분류체계조차 쉽게 파악하기 어려워서다. ‘가톨릭대 사회혁신 캡스톤 디자인 : 디자인씽킹’ 수업에서 Dacafo팀이 주방용 쓰레기통이라는 솔루션을 제시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 왜 음식물쓰레기 문제 해결에 나섰나요?이지선 학생(이하 이지선) :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의식 개선을 위한 숱한 캠페인이 진행됐고, 버린 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가 도입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하루 동안 쏟아지는 음식물쓰레기 양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배출량 증가만 문제인 것도 아니다. 처리비용, 재활용 방안, 분류체계 등 해결해야 할 사안이 숱하다. ‘가톨릭대 사회혁신 캡스톤 디자인 : 디자인씽킹’에서 만난 곽승현·이지선·이호연 학생은 까다로운 음식물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접근했다. 이들이 솔루션의 초점을 맞춘 건 흥미롭게도 음식물
‘먹방 전성시대’. 온 세상이 맛에 탐닉하고 있다. TV만 켜면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나온다. 식탁 위 쌓인 음식을 배불리 먹는 유튜버도 숱하다. SNS에는 근사한 식당 사진과 맛집 정보가 즐비하고 서점엔 비슷비슷한 레시피를 소개하는 요리책이 넘쳐난다. 이와 동시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다이어트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평생 다이어트’를 외친다. 1일 1식으로 체중 관리를 하거나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렇게 탐식과 절제 사이에서 사람들은 길을 찾느라 분주하다. 「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은
직장인 76% “저 아픕니다” 병을 앓고 있는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3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질병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76.8%였다. 이들(1052명)이 가진 질병으론 ‘만성피로(52.0%·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그밖에 ‘안구 건조증(37.8%)’ ‘거북목 증후군(35.0%)’ ‘관절 질환(32.0%)’ ‘허리 질환(24.3%)’ ‘위염(23.0%)’ ‘손목터널 증후군(22.0%)’ 등의 질병도 있었다. 이들은 질병을 앓는 원인으로 ‘운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라이브 커머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홈플러스 매장에서 중고차 판매 라이브방송(라방)을 진행하는가 하면, 방송사와 협업해 퀄리티 높은 라방도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인지 ‘홈쇼핑’인지 헷갈릴 만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홈플러스의 ‘라방’에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응답하느냐다. ‘대형마트 매장에서 중고차 판매 라방을 진행한다.’ ‘대형마트가 방송사와 협업해 셰프ㆍ연예인이 등장하는 라방을 선보인다.’ 최근 홈플러스가 이어가는 행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27일 홈플러스 강서점 내 전기차 충전소
국민MC 유재석“내 상사였으면…” ‘국민MC’ 유재석이 직장인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상사 유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플랫폼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20~40대 직장인 790명을 대상으로 롤모델로 삼고 싶은 상사 유형을 묻자 ‘어떤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놀면뭐하니’ 유재석(44.2%·복수응답)’이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다양성 존중하는 ‘윤스테이’ 윤여정(37.5%)’ ‘실무에서 문제 해결하는 ‘골목식당’ 백종원(34.4%)’ ‘공정하게 평가하는 ‘싱어게인’ 유희열(26.7%)’ 등이 이었다. 재직
한국인의 ‘소울푸드’ 떡볶이가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베트남 편의점에선 즉석에서 조리한 떡볶이가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일본에선 현지 유튜버의 ‘떡볶이 먹방’이 1000만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K팝, K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한국 음식으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떡볶이는 이번에야말로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우리의 소울푸드라고 해외에서 먹히리란 보장은 없다. 떡볶이가 대표적이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떡의 쫀득한 식감을 선호하지 않는 국가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떡볶이의 매운맛도 수
* [기획 간담회] 등단 제도와 문예지 시스템, 이대로 괜찮을까? (1) 과 이어집니다.* 본 행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전(8월 15일)에 진행되었습니다. 사회: 이민우 뉴스페이퍼 대표참여: 문종필 평론가(2017년 데뷔), 우다영 소설가(2014년 데뷔), 이소연 평론가(2008년 데뷔), 한의연 작가(반년간문학잡지 비릿 be:lit 에디터), 한소리 작가(웹진 아는사람 기획자) 민우: 저희가 취재를 하면서 알게 된 건 문단 시스템에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부조리를 많이 겪는다는 거죠. 작가노조 등 대안 권력에 관한 이야
‘한 집 건너 편의점’이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무리한 출점 경쟁을 하던 편의점이 TV와 손잡았다. CU는 예능 프로그램과 손잡아 신제품을 출시하고, GS25는 아예 TV 프로그램 속으로 들어갔다. 반응은 엇갈렸지만 편의점 업계 빅2의 경쟁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편의점 빅2의 TV 전쟁 속으로 들어가 봤다. 편의점 업계 1위 자리가 바뀐 건 한순간이었다. 격차가 점점 줄어들긴 했지만 CU(BGF리테일)는 지난 17년간 업계 1위 자리(점포 수 기준)를 지켜왔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GS25(GS
[최태원 SK 회장]내일을 만드는 건 학습‘소통경영’을 강조하는 최태원(60) SK 회장이 또 한번 이색 소통에 나섰다. 올 6월부터 지난 11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사내방송에 출연한 최 회장은 라면 먹방을 찍는 등 격 없는 모습을 보였다. 최 회장이 사내방송에 출연한 건 오는 18~20일 열리는 이천포럼을 홍보하고 임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이천포럼은 올해로 4회를 맞는 SK의 연례 심포지엄이다.SK그룹 계열사 대표와 임직원이 세계 석학들과 함께 경제ㆍ사회ㆍ지정학 이슈ㆍ기술혁신 등을 주제로 토론하고 사회적 가치의 실현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얼마나 될까. 인기 있는 개인 유튜버 채널 중 구독자 수가 1만명이 넘는 것이 숱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적어도 10만명 이상은 될 듯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예컨대 SSG닷컴의 구독자는 3480명, 홈플러스는 3780명, 롯데마트는 4590명에 그친다. 홍보모델인 아이돌 영상을 올리는 롯데면세점(냠다른 TV·구독자 약 60만명)이나 1200개가 훌쩍 넘는 방대한 콘텐트를 가진 GS25(구독자 7만7000명) 등 눈에 띄는 곳도 있지만 이들의 구독자 수조차 인
‘세븐’에 등장하는 연쇄살인마 존 도는 7가지 죄악의 정죄 대상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선택한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혹은 전국 단위로 죄악마다 1명씩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주변에서 죄목마다 비슷한 대상을 1명씩 찍는 방식이다. 찍힌 사람들은 참으로 억울할 일이다. ‘이상한 놈’ 옆에 살다가 벼락 맞는 꼴이다.아마도 극단적인 기독교 광신자인 듯한 존 도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에 명기된 인간이 범해서는 안 될 ‘7가지 죄악(seven deadly sins)’을 저지른 자를 신을 대신해 응징한다. 그러나 존 도의 정죄
평양 거리 명물, 길거리 카페 ‘빙수’8월 1일. 북녘땅에서 맞은 둘째날 오후다. 대동강 변 아침 산책, 보통강호텔 고려링크에서의 인터넷 연결, 평양교원대와 김일성대학 방문. 오전 7시 30분부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어느새 4시가 다 되어간다. 고려호텔에서 먹은 냉면은 이미 뱃속에서 꺼진 지 오래다. 출출하다. 점심으로 먹었던 담백하고 깔끔한 평양냉면의 식감이 아직도 입안에 남아 있다.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단연코 여행지의 먹거리다. 냉면을 유난히 좋아하는 나. 평양 여러 곳의 냉면 전문식당의 냉면을 골고루 맛보고자 했다
동양에 아내를 집에서 내칠 수 있는 ‘칠거지악七去之惡’이 있었다면, 서양엔 사람을 세상에서 내칠 수 있는 ‘칠거지악’이 있다. 바로 기독교의 ‘7가지 죽을 죄(seven deadly sin): 식탐·교만·욕망·분노·욕정·나태·시기다. 둘 다 ‘일곱’이라는 수는 같지만, 동양의 칠거지악과 서양의 7가지 죽을 죄의 공통점은 ‘시기’와 ‘욕정’뿐이다.존 도의 연쇄살인 행각 첫 희생자는 집에 틀어박혀 ‘먹기’로 일관하는 비만환자다. 존 도는 이 딱한 비만환자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스파게티를 ‘죽도록’ 먹이고, 마침내 더 들어갈 수 없을
여행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소확행’이 유행하면서 좀 더 개인만의 나만의 행복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소확행’ 이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이다. 처음 소확행에 대해 표현한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로 1986년에 발간한 그의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 에서 갓 구운 빵을 찢어 먹는 등 아주 작은 나만의 행복을 찾는 것에서 시작됐다. 지금에 와서는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행위에 대한 보통 명사가 되었다.이제 해외여행은 우리 사회에서 일상이 되었다. 대학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해외여행을 나가길 꿈꾸며 일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