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다가오면 작가와 인쇄소는 새로운 일감을 얻습니다. 정치인의 출판기념회가 우후죽순 열리기 때문이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22대 총선 전 출판기념회를 열어젖힌 정치인은 2023년 58명(68회), 2024년 16명(16회)이었습니다. 횟수로 따지면 84회입니다(표➊).출판기념회는 보통 작가가 자신의 책을 냈음을 알리기 위한 행사입니다. 그런데 금배지들이 내는 책 대부분은 자서전이나 에세이였습니다. 이들이 총선 전에 출판기념회를 여는 이유는 널리 알려졌다시피 두가지입니다(표➋). 첫째는 후원회와 선거사무실을 열기 전에
해를 넘길 때면 아파트 거래는 잠시 얼어붙는다. 최근 3년간 전국 아파트 거래 건수는 12월에서 1월로 넘어올 때 모두 큰폭으로 떨어졌다. 연초에 거래를 잘 하지 않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였다. 2021년 1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전달 대비 39.2%가 줄었고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19.7%, 2.1% 감소했다. 서울로 범위를 좁혀도 비슷했다. 2021년 1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전달 대비 32.1% 줄었고, 2022년에는 21.6%가 감소했다. 2023년엔 15.9% 늘어났지만, 예외적인 경우였다. 2024년 1월에는 이
아무것도 없는 땅에 건물을 짓기 위해 필요한 건 돈이다. 지금까지 국내 부동산 개발 시장에서 이 돈을 끌어오는 방식은 대출이었다. 허허벌판에 만들어질 건물의 청사진만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끌어다 쓴 대출 잔액은 2020년 92조5000억원에 달했고 2021년에는 100조원을 훌쩍 넘어 11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3분기에는 134조3000억원으로 불어났다(표➊).문제는 대출을 갚을 길이 사라졌다는 점이었다. 2022년 주택 미분양의 급증과 분양 시장의 냉각은 PF 대출
펄펄 끓던 부동산 시장이 식기 시작한 건 2022년 7월부터다. KB부동산이 집계하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2022년 1월 기준=100)는 2022년 6월 100.8포인트로 정점을 찍고 7월 100.7포인트로 하락하더니 12월 96.6포인트까지 떨어졌다. 그러자 정부는 2023년 1월 특례보금자리대출을 시행했다. 이 대출은 ▲기존 대출 대환, ▲세입자의 보증금을 내주기 위한 보증금 대출, ▲신규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등 세 종류의 대출이 모두 가능했다.곧바로 ‘엇박자 논란’이 일었다. 한국은행은 빨간불이 켜진 가계대출 증가세를 꺾기
# 갭투기꾼들이 벌인 ‘전세사기’가 화두로 떠오른 지 벌써 2년이 흘렀다. 지난 2월 28일은 전세사기 피해로 목숨을 끊은 첫번째 희생자의 1주기였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은 여전히 ‘집’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 세입자를 속인 임대인이 져야 할 책임은 미미하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추가대출의 부담까지 떠안았다. 피해자들은 정부를 향해 “진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에게 책임을 지게 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세사기 첫번째 희생자 1주기를 맞아 그들의 목소리와 정부의 태도를 정리해보자. 2022년 9월 1일 정부는 ‘전
‘배보다 배꼽이 크다.’ 최근 배달앱 이용자들이 공통으로 하는 생각이다. 배달료가 그만큼 비싸졌다는 의미다. 그 때문일까. 음식 배달 시장의 성장세가 사상 처음으로 꺾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쇼핑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서비스(음식 배달) 부문의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0.6%(1614억원) 줄었다. 지난해 엔데믹(endemicㆍ풍토병) 전환 이후 배달 수요가 줄어들긴 했지만, 연간 기준으로 음식서비스 거래액이 감소한 건 2017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 직장인 김소망(가명ㆍ28)씨는 얼마 전 반려식물을 집 안에 들였다. 창가를 볼 때마다 외로운 마음이 들어서였다. 여인초와 금전수를 키운 소망씨는 외로움이 부쩍 줄어들었다. 화창한 날엔 반려식물과 함께 햇빛을 품으며 ‘조용한 행복’을 즐겼다.이는 소망씨만의 얘기는 아니다. 서울시가 발표한 ‘2022 반려식물 보급사업 결과 보고’에 따르면, 이 사업에 참여한 1400명 중 94.1%가 반려식물을 키우며 생활에 활력을 얻는다고 답했다(표➊).바야흐로 1인 가구의 시대다. 국내 1인 가구는 2017년 561만9000가구에서 2023년
“플라스틱 빨대 규제를 완화했는데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건 스타벅스 같은 업계 1위가 플라스틱 빨대를 도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5일 박은식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제1차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내놓은 발언이다.박 비대위원은 플라스틱 빨대를 확산시키기 위해선 환경부의 적극적인 행정과 스타벅스와 같은 업계 1위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표➊). 플라스틱 폐기물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여당 정치인이 종이빨대를 이미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커피전문점에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독려하고 나선 셈이다(표➋). 논란의 플라
최근 한국 게임 산업이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파문이 일어난 건 지난해 11월 25일 게임사 넥슨의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 홍보 애니메이션에 혐오적 표현이 들어갔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논란을 일으킨 부분은 영상 속 캐릭터가 손가락을 구부려 만든 ‘집게 손’이었다. 이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 혐오’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동작이다.넥슨은 발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돌리고, 사과문을 공지했다.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는 유튜브를 통해 직접 사과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남성 게이머를 향한 일종
#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시절. 여러 나라에서 그를 기행을 일삼는 가십성 인물로 다뤘다. 민주주의 체제가 급진적인 주장을 어느 정도 막아주리라는 기대도 작용했다. 하지만 밀레이 대통령은 다보스포럼 연설에서도 여전히 급진적이고, 앞뒤가 잘 들어맞지 않는 ‘자유 기업 자본주의(Free enterprise capitalism)’를 들고나왔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 1월 17일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친기업주의를 명백하게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를 ‘자유 기업 자본주의(Free ent
“서울의 저층노후주거지를 새롭게 만들겠다.” 2021년 4월 시작한 모아타운 계획의 취지다. 10만㎡(약 3만평)보다 작은 면적에 소규모 재건축을 할 수 있는 사업지가 3곳이 있다면 묶음 개발을 가능하게 해주겠다는 게 핵심이었다.엄밀히 말해 모아타운은 완전히 새로운 법에 기초한 정책은 아니었다. 이미 있었던 소규모도시정비사업을 약간 손본 제도에 가까웠다. 다만,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소규모도시정비사업을 통합했다는 점에서 전면 철거의 필요성이 사라졌다.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주차장 등을 포함할 수 있다는 점도 달랐다. 최대 2만㎡(
“유모차보다 개모차가 잘 팔린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552만 가구(이하 KB금융지주·2023년 기준)로 전체 가구의 25.7%에 달하고, 반려인은 1262만명에 이른다.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각종 제도도 달라지고 있다(표➊). 처리가 지지부진하던 ‘개 식용 금지법(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 도살 및 유통 종식에 관한 특별법안)’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건 대표적 사례다.스타벅스(SCK컴퍼니)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카카오는 보고서를 자주 낸다. 2023년 이 회사가 발행한 보고서만 9건이다. 실적과 수익, 제품과 서비스로 평가받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눈에 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리포트가 카카오를 그럴듯하게 포장해줬을진 몰라도, 정작 그들이 쇄신하는 덴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더스쿠프가 ‘리포트 탐닉한 기업: 카카오의 민낯’을 살펴봤다. “기술이 선하게 쓰일 때, 건강한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카카오는 기술의 건강성을 고민해 왔다.” 2023년 12월 28일, 카카오가 31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가맹점과 본사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심사숙고하겠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이 2023년 12월 14일 가맹점 협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고정비와 각종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가맹점주들의 요구에 “가맹점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간담회의 내용이 알려지자 업계 안팎에선 “가격 인상을 위한 수순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치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가맹점주 수익성 개선’ ‘가맹점주의 지속적인 요청’을 명분으로 내세워 가격을 인상해왔기 때문이다.
고물가 국면 속,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크기나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의 효과를 누리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 곳곳에서 판을 치고 있다(표➊). 변경 내용을 공지하지 않거나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숨겨 소비자의 알 권리를 저해한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꼼수 가격 인상’ 비판이 끊이질 않자 정부가 식품업체들의 슈링크플레이션 행태를 점검하겠다며 소매를 걷어붙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틈날 때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정직하지 않은 판매행위”라고 꼬집었고, 11월 22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
엔씨소프트가 자사 최대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TL)’를 마침내 공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탓일까. 초반 이슈몰이엔 성공한 듯하다. 지난 7일 정식 서비스를 열자 20여만명의 접속자가 몰렸고, 21개 서버가 30분 만에 포화 상태가 됐다.문제는 TL을 체험해 본 이용자들이 계속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나친 과금을 유도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확률형 아이템’을 TL에 넣지 않았다(표➊). 지난 6월 종료한 베타 테스트 때 있었던 ‘자동 사냥’ 시스템도 과감히 삭제했다. ‘
2022년 3월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은 특수목적법인 롯데CVS711을 설립해 일본 이온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미니스톱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 대금은 3133억원. 당시 1만1359개의 세븐일레븐을 갖고 있던 코리아세븐은 미니스톱의 2600여개 점포가 더해지면 업계 양강(GS25·CU)의 뒤를 바짝 쫓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표➊). 하지만 통합작업이 마무리되고 있는 현재까지도 인수효과는 미미하다. 올해 안에 통합작업을 완료하겠단 계획도 더딘 속도에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코리아세븐 관계자에 따르면 미니스톱 점
빵값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국제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는데도 국내 빵값은 여전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그러다보니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 빵값은 비싸기로 손에 꼽힌다(표➊).통계청에 따르면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해마다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2분기 9.1%(전년 동분기 대비)였던 상승률은 3분기에 기어이 두자릿수로 오르더니, 4분기 15.3%까지 치솟았다. 이런 기세는 올해까지 이어져 2분기까지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3분기에 한자릿수 상승률로 기세가 다소 수그러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소비자물가상승률(3.1%)의
고물가의 그림자가 육아용품 시장에도 짙게 드리웠다. 분유부터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1~10월) 주요 육아용품 가격은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3.7%)을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분유는 6.3%, 유아동복은 12.1%, 종이기저귀는 9.6% 올랐다. 기간을 넓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보자. 그해 출산을 해 가계소비의 대부분이 육아용품이었던 기자의 가계부를 들춰봤다. 당시 기자는 한달에 한번꼴로 분유를 샀고, 기저귀는 늘 넉넉하게 구비해 놨다. 2019년 가계부
“지난해보다 김장비용 부담을 낮춰 드립니다!” 고물가 국면에 정부가 김장 물가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본격적인 김장철에 앞서 지난 2일 정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2023년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14개 김장재료(배추ㆍ무ㆍ고춧가루ㆍ마늘ㆍ대파ㆍ쪽파ㆍ양파ㆍ생강ㆍ갓ㆍ미나리ㆍ배ㆍ천일염ㆍ새우젓ㆍ멸치액젓)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농수산물 할인행사 등을 통해 김장 부담을 지난해보다 낮춘다는 게 골자다.이를 위해 정부는 정부 비축 물량을 최대한 방출하고, 1만톤(t)에 이르는 역대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