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기적은 끝났을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경제를 사실상 이끌어온 재벌 주도 경제성장 모델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주요 재벌의 총수가 3세로 넘어가면서 성장이 아닌 현실에 안주하고 있고, 그게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책으로 내놓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영국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국 경제의 불편한 진실을 언급했다. FT는 22일(현지시간) 게재한 ‘한국 경제의 기적은 끝났나?’라는 기사에서 한국은행 자료를 인용해 “한
한국경제인협회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같은 날 다른 행사에서 ‘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 인센티브 제도’를 놓고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았다. 아직 정해지지도 않은 평가 기준이 문제였다. 어떤 기준이기에 재계가 미리 반발하고 나선 걸까.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한 행사에서 ‘자본시장 대전환과 우리 기업·자본시장의 도약을 향한 발걸음’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원장은 “기업과 정부가 함께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지배구조
2023년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으로 내려갔다. 출산율 0.6명대는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출산율은 0.72명으로 0.7명대에 턱걸이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출산율이 1.0명에 못 미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세계적으로 0.7명대 출산율을 기록한 국가는 한국 외에 2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뿐이다.한국은 2020년 세계 최초로 출산율 0.8명대에 진입했다. 그로부터 2년 만에 0.7명대로 떨어진 출산율은 다시 2년 만인 올해 0.6명대로 추락할 전망이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저출산국으로 기
홈플러스가 미래형 마트를 콘셉트로 선보인 ‘메가푸드마켓’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 론칭 2주년을 맞은 메가푸드마켓은 ‘식품 매출 확대’와 ‘2030 고객 유입’이란 성과를 일궜다. 문제는 이런 성과가 홈플러스의 전체 실적까지 끌어올렸는지는 의문이란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홈플러스는 실적 개선을 위해 새 CEO를 임명했다. 함의는 무엇일까.2022년 홈플러스는 인천 간석점을 ‘미래형 마트’란 콘셉트를 내세워 리뉴얼했다. 이름하여 메가푸드마켓 프로젝트. 대형마트의 강점으로 꼽히는 신선식품과 즉석식품, 간편식 등 먹거리를 대폭 강화한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꼽은 ‘2023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였다. ‘이익을 탐내어 의로움을 망각하다’란 뜻으로 출세와 권력을 좇는 사회 지도층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이순신이 살아가던 엄중한 시대에 ‘견리망의’의 처신을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은 원균이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견리망의’의 늪에 빠진 인물은 누구일까.원균은 세력이 있는 사람을 대하면 우대하고 아첨하지만, 그 사람의 세도가 막히면 배척하고 괄시했다. 애당초 원균은 이순신에게 붙어 있었다. 임진왜란 초기에 왜적과 싸워볼 엄두도 못 내고 도주한 죄에서 벗어
1594년 10월 조선 조정이 거제도 일대에서 진행한 ‘왜적 소탕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조선 최초의 수륙합동작전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지도자들의 결함에 있었다. 총사령관을 맡은 윤두수, 현장 사령관 권율은 전쟁터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주둔하는 우愚를 범했다. 예나 지금이나 리더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국민’을 입에 달기 시작한 정치꾼 중에서 현장에 있었던 이들은 몇이나 될까.좌의정 윤두수가 선조를 움직이게 한 배경에는 원균이 있었다. 원균은 자신의 상관인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을 건너뛰고 바로 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부당합병 의혹 건으로 기소된 재판(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 증명이 없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함께 기소돼 수년간 재판을 받아온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13명의 피고인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의 주장은 왜 뒤집힌 걸까. 하나씩 살펴보자. ■ 검찰의 판단 = 이 회장 등은 2020년 9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
미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고금리가 끝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나라도 금리를 높게 유지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고금리를 버텨야 하는 취약계층이다. 고금리 탓에 갚아야 할 이자는 불어나는데 경기침체로 소득은 줄어서다. 이럴 때 중요한 게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서민금융이지만 이마저도 허점이 많다. 우리나라의 정책금융은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한국경제를 괴롭혔던 3고高(고환율·고물가·고금리)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3고 시기엔 누구나 힘들겠지만 그중에서도 지갑이 얇은 서민은 더 힘겨운 시간을 보
# ‘웃으면서 인사한다’는 이유로 맞았다.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며 또 맞았다. 대한적십자사 동부혈액원 직원 B씨는 그렇게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가 됐다. # B씨는 어쩔 수 없이 동부혈액원에 폭행의 실체를 털어놨다. 달라진 건 없었다. 폭행 여부를 감사한 동부혈액원 책임자 C씨는 “괴로워서 잠이 안 오면 양주 먹고 자라”는 등 괴상한 말만 늘어놨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담긴 ‘폭행 문답서’를 가해자 A씨에게 넘겨줬다. 훗날 A씨는 폭행 혐의로, C씨는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법적 처벌을 받았다. # 이 이야
# 8년 전, 동부혈액원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터졌다. 상급자가 후배직원을 틈만 나면 폭행했다. 사건이 공론화했는데도 동부혈액원 행동강령책임관은 해괴한 말만 늘어놨다. “참아라.” “괴로우면 양주 먹고 자라.” 이 책임자는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폭행 문답서를 건넨 혐의로 벌금형까지 받았다.# 그런데, 가해자는 여전히 대한적십자사에 있다. 문제의 행동강령책임관은 지난 3월 동부혈액원 원장으로 복귀했다. 지금 대한적십자사에 없는 이는 ‘피해자’뿐이다. 이 납득하기 힘든 일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더스쿠프가 동부혈액원에서 벌어
한국도서관협회(KLA)는 2023년 7월 10일 월요일 오후 2시,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이루어진 이임식을 통해 제30대 회장으로부터 제31대 회장으로의 교체를 공식적으로 선포하였다.한국도서관협회는 1945년 8월 30일 설립된 이래로 도서관 진흥, 자료교환, 업무협력 및 관리 연구, 국제단체와의 협력, 직원 역량 향상을 목표로 활동해왔다. 이는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관으로, 사무실은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대로에 위치한 국립중앙도서관 내에 있다.제30대 회장인 남영준은 이임식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며 협회를 이끌었던 기간
여성의 사회적 권익은 점차 진일보하고 있다. 20세기 말과 비교해 볼 때 여성은 더 많은 교육을 받고 있으며 더 오랜 경력을 유지하게 됐다. 고위직 여성의 비율도 예전 대비 높아졌다. 그런데 과거보다 훨씬 능력과 자질을 갖췄음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장벽’을 호소한다. 출산 여성을 위한 육아 휴직은 여성이 일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휴직에 따른 잠재적·부정적 효과 또한 존재한다. 육아 휴직 이후 벌어지기 시작한 여성과 남성 사이의 경력상 간극이 결국엔 임금 불이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출산휴가
# 또다시 ‘채용비리’ 사태가 터졌다. 2016년 강원랜드 사태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지 7년 만이다. 이번에는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특혜채용 논란이 발생했다.# 문제는 논란의 핵심이 선관위의 감사 여부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거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정부의 대대적인 공공기관 채용비리 척결 정책에도 비슷한 사태가 계속해서 터지는 이유를 살피고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스쿠프 視리즈 선관위 사태의 본질 두번째 편이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서 ‘아빠찬스’ 논란이 터졌다. 선관위 고위 간부의 자녀가 합격한
# 워치독(Watch dog·감시견)의 역할은 정부·기업·조직의 법적 부정과 도덕적 해이를 통제하는 거다. 워치독이 울지 않는 조직은 그래서 퇴행적일 뿐만 아니라 모럴해저드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 여기 한 공공기관이 있다. 누군가 징계 이력을 숨긴 채 고위직 임원에 올라도 내부감사실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 그가 법인카드를 유용하고, 내규에 없는 값비싼 사택舍宅에 주거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심지어 그 자리에만 오르면 ‘출퇴근 기록’을 남기지 않지만 내부 감시망은 침묵한다. 웃지 못할 불공정 특혜다. # 이뿐만이 아니다.
이순신이 거북선을 만들자 왜국의 공격에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서인’ 세력이 극렬하게 반대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었다. 류성룡 일파의 세력이 커질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를 한다는 높으신 양반들의 사고방식이 왜 그 모양인지 알 수가 없다. 거북선이 좌수영 앞바다를 몇바퀴 돌자 모여든 구경꾼들이 기뻐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 함성 소리를 유추해 보자면 “거북선 만세! 순신 만세!”일 것이다. 녹도만호 정운과 송희립은 “사또, 이런 배가 20척만 있으면 왜구는커녕 천하에 무서울 것이 없겠소!”라며 취
죄가 없으면 두려울 것도 없고, 두려움이 없으면 당당하게 마련이다. 이순신이 그랬다. 젊은 시절 그는 수없이 많은 의심을 받았지만 언제나 당당했다. 모반에 연루된 누군가의 집에서 자신이 쓴 서신이 발견됐을 때에도 “안부를 묻는 편지가 뭐가 잘못이란 말인가”라면서 되레 호통을 쳤다. 얼마 전 검찰에 출두한 야당 대표에게 이런 기백이 있었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든다. 이순신 리더십, 아홉번째 편이다. 정읍현감과 태인현감을 겸임하던 시절에 전라도사 조대중曺大中이 서신으로 순신에게 안부를 물어왔다. 조대중의 호는 정곡鼎谷으로 어질고 반듯한
집권당의 대표는 누가 될까. 당심을 넘어 민심이 반영될까. 답은 ‘글쎄’로 수렴한다. 집권당의 핵심 요직을 차지한 이들이 당심이나 민심이 아닌 권력자의 마음을 좇고 있다는 의문이 곳곳에서 제기돼서다. 더 큰 문제는 측근이란 사람들이 권력자가 진짜 민심을 읽을 수 있도록 돕고 있느냐다. 통찰ㆍ열정ㆍ소통의 리더 이순신 7편을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과 현 정치권의 상황을 살펴봤다. 북병사 김우서는 일개 진영鎭營의 변방 장수인 이순신이 여진족 울지내를 생포한 공을 세운 것을 시기했다. 조정에 이런 내용의 장계狀啓를 올렸다. “이순신
정치는 협상의 장이다. 여야가 충돌하고 타협하면서 나랏일을 처리하는 게 바로 정치다. 그래서 정치인은 똑똑해야 한다. 때론 전략적으로 거래를 할 줄 알아야 하며, 때론 비수를 꽂을 줄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 여야는 둔해 보인다. 전략이 없으니 협치가 가능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들에게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맡겨도 되는 걸까.이순신이 차고 다니던 화살통은 그의 활솜씨만큼이나 눈길을 끌었다. 용과 봉이 조각된 것으로 그에겐 보물과 다름없었다. 골동품을 좋아했던 당시 우의정 유전柳塡은 활터에서 우연히 순신의 활 쏘는 모습을 구경하는데
조현민(에밀리 리 조·39) ㈜한진 미래성장전략·마케팅 총괄사장이 지난 16일 몇몇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마케팅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했다.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가 주최한 스타트업 멘토링 프로그램 ‘오피스아워’에 참가해서다.[※참고: 디캠프는 우리나라 19개 금융기관이 공동 출연해 설립한 ‘국가 대표 창업 지원 기관’이라고 자신을 설명하고 있다.] 이런 조 사장의 행보를 두고 일부에선 “누가 누굴 가르친다는 거냐” “총수 일가가 아니라면 그 자리에 오르지도 못했을 텐데 노하우라고 할 게 있느냐”는 등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코마바 공원을 나온 뒤, 다음 행선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분쿄 구에 위치한 모리 오가이 기념관을 가기 위해서였다.모리 오가이(森鷗外, 1862~1922)는 소설가이자 평론가, 의사로서, 동시대에 살았던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는 츠와노(津和野, 현재 시네마 현의 지망)번주의 전속 의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의사였지만 하급 무사라는 사회적 계급에 콤플렉스를 안고 있었던 모리의 아버지는, 아들 모리의 교육을 철저히 시키는 데 집중했다.네덜란드어, 영어, 독일어를 배우는 등 고등 교육을 받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