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의 회초리는 매서웠다. 4ㆍ10 총선은 야당 압승과 여당 참패로 귀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75석, 여기에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진보당까지 포함하면 192석의 ‘거야’가 탄생했다.총선에서 표출된 민의는 안정보다 견제와 변화였다. 선거기간 내내 정권심판론이 다른 이슈를 압도했다. 국민의힘이 ‘이(이재명)ㆍ조(조국) 심판론’으로 맞서며, 각종 초대형 공약을 쏟아냈지만 통하지 않았다.여당의 참패는 집권세력 전체에 대한 심판 성격이 짙다. 국민은 소통과 타협을 외면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통
# 4ㆍ10 총선 과정에서 여권 수장의 말 한마디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민생과 밀접한 가공식품의 부가가치세율을 10%에서 5%로 인하하겠다는 약속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 이렇게 철만 되면 정치권에선 부가가치세율 인하론을 꺼내 들지만, 사실 지금 논의해야 할 건 ‘인상이냐 인하냐’가 아니다. 1977년 도입한 이후 47년째 고착화하고 있는 ‘부가가치세 10%’란 방정식을 혁신하는 게 더 중요하다. 부가가치세는 평범한 시민이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그 대가의 10%를 꼬박꼬박 사업자를 통해 내는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3월에도 물가가 크게 올랐다. 2월, 3월 두달 연속 3%대 상승률이다. 3월 평균 상승률이 3.1%이지, 사과는 88.2%, 배는 87.8%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11.7% 뛰었다. 장보기가 무서울 지경에 이르면서 물가 문제가 총선의 최대 화두로 등장했다. 정부가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존 예산 434억원 외에 1500억원을 투입해 과일과 채소 등 21개 품목의 납품단가와 할인 판매를 지원했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물가 안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긴급 농축산물 가격 안정 자금을 무제한, 무기한
한국은행의 독립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일반국민 모두 설문조사에서 한은의 부정적 이미지로 독립성 부족을 꼽은 비율이 전년보다 높아졌다. 한은은 지난 3월 최저임금 우회안을 담은 노동 관련 보고서를 냈다. 지금은 교육개혁 보고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의 독립성 관련 최근 행보를 비교해봤다. “독립성이 부족하다.” 전문가와 일반국민이 평가한 한국은행의 이미지다. 연합인포맥스는 한국갤럽이 작성한 ‘2023년 전문가 대상 한국은행 평판 조사결과 보고서’와 한국리서치가 분석한 ‘2023년 일반국민 대상
# 거대 양당이 의회 권력을 거머쥔 지금, ‘제3지대’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예민한 이슈가 충돌했을 때 ‘캐스팅 보트’를 할 수 있어서다. 20대 국회에선 국민의당이, 21대 국회에선 정의당이 그 자리에 있었다. # 하지만 때론 특정정당의 2중대란 도마에 올랐고, 때론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22대 총선에서 등장한 제3지대 정당은 과연 어떤 역할을 해낼까. 위성·비례정당은 다음 파트에서 분석했다. [※참고: 총선이 끝나면 공약은 이내 잊힌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거대정당이든 새로운 정치지형을
총선 공약은 언제나 ‘빈말’에 그쳤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국민 앞에 내건 약속 대부분이 ‘현실성 없는 공약空約’이었기 때문이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내놓은 경제 공약은 과연 어떨까. ‘22대 4ㆍ10 총선 기획: 공약의 기록’, 이번엔 ‘4년 후를 위한 기록’ 편이다.[※참고: 총선이 끝나면 공약은 이내 잊힌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거대정당이든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겠다면서 출사표를 던졌던 제3지대 정당이든 그들의 공약은 대부분 공언空言에 그쳤다. 더스쿠프가 통권 591호(4월 1일 발간)에서 기록
‘기본사회 5대 정책’ ‘결혼출산 지원금’ ‘주 4일제 전환’…. 더불어민주당이 내세운 22대 총선 공약은 훌륭하다. 3고高(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에 지친 서민의 걱정을 덜어주겠다면서 ‘모든 이의 삶의 질質 향상’을 약속했는데, 사뭇 그럴듯해 보인다. 그런데 어떻게 달성하겠다는 건지가 없다. 얼핏 봐도 조 단위 예산이 필요한데, 뭘로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 따지고 보면, 이번만이 아니다. 민주당은 늘 빈말만 늘어놨다.[※참고: 총선이 끝나면 공약은 이내 잊힌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거대정당이든 새로운 정
551만명. 올 2월 기준 한국의 자영업자 수다. 전체 근로자의 20%가량을 차지한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예비 금배지들이 시장을 찾아다니며 고개를 숙이는 이유다. 거대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들 역시 자영업자를 살리겠다며 그럴듯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과연 지킬 만한 약속을 내놓고 있는 걸까. 민주당 계열(통합민주당·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정당이 18~21대 총선 당시 내놨던 자영업자의 성적표를 따져봤다.[※ 참고: 22대 4ㆍ10 총선에서 가장 어린 유권자는 2006년 4월 11일생이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민주당 계열(통합민주당ㆍ민주통합당ㆍ더불어민주당) 정당이 과거 4차례(18~21대) 총선에서 내놓은 경제공약을 요약하면 이렇다. 중산층을 두껍게 하자는 거다. 그런데 방향성만 담고, 실천계획은 뚜렷하지 않다 보니 목표치를 달성하진 못했다. 대기업 지배구조 개혁은 용두사미로 끝났고, 혁신성장을 꾀하겠다는 의지 역시 ‘약속 수준’에서 머물렀다. [※ 참고: 22대 4·10 총선에서 가장 어린 유권자는 2006년 4월 11일생이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거대 정당은 이들이 첫 선거권을 가질 때까지 얼마나 많은 공약을 내걸었고,
# 약속은 신뢰다. 약속을 허투루 다루면 ‘사적 관계’도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왜 못 지켰는지” “언제쯤 지킬 건지”를 설명하는 건 약속을 어긴 이의 채무다. # 하물며 사적 관계도 이런데, 공적 약속을 습관처럼 잊는 사람들이 있다. 여야 금배지들이다. 때만 되면 ‘공약의 성찬盛饌’을 늘어놓지만, 그걸 지켰는지 지키지 않았는지 분석조차 하지 않는다. 혹여 지키지 않았더라도 성찰 따윈 없다. 다음 선거 때 모른 척 ‘재탕삼탕’ 공약만 내놓으면 그만이다. 이들에겐 공약 이행도를 알려야 할 법적 의무도 없으니 ‘고질병’은 갈수록 심해진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3월 28일, 여야 정당들은 네거티브 공방을 주고받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말했다. 야당들은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응수했다. 사실 그간의 여야 행태를 보면 유권자인 국민은 안중에 없었다. 역대 최악의 공천에다 공약도 상당 부분 과거 내세웠던 것을 재활용했다.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거나 후유증까지 우려되는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이 부지기수다. 여야 정당은 서로 베낀 듯 비슷한 개발·선심성 공약을 내세우면서 정작 재원에 대해선 말이 없다.국민
# 우리는 視리즈 ‘요지부동 영화 관람료’ 1편에서 좀처럼 떨어질 것 같지 않은 영화 관람료를 꼬집었습니다. ‘1000만 관객’ 영화과 줄지어 나오고, 극장에 사람이 붐비는 등 영화관이 활기를 되찾았는데도 어째서인지 관람료는 수년간 그대로입니다.# 이를 두고 영화관 관계자들은 “관람료를 인하해도 기대효과가 높지 않다”는 반론을 내놓습니다. 또 다른 한쪽에선 “팬데믹 때보다 좋아지긴 했지만 어쨌거나 영화관 산업이 쇠퇴기를 맞은 건 비싼 관람료 탓이 아니라 OTT 때문”이란 주장을 내놓습니다.# OTT가 영화관 산업의 경쟁 플랫폼 중
#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들어선 이통3사를 상대로 “휴대전화 단말기 지원금 경쟁 강도를 높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고객이 번호이동할 때 지원금을 추가로 얹을 수 있도록 시행령도 손질했다. # 하지만 이통3사가 정부의 요구를 순순히 따를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시행령까지 개정하면서 판을 깔았지만, 이통3사는 지원금 규모를 찔끔 올렸다. 다만 이통3사 중 한 회사라도 지원금 규모를 늘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땐 가입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 3사 모두 이동통신 시장에 돈을 뿌려대야 한다. # 그렇다면 이동통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폐지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가 시세의 9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높여온 것을 시행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 데 이어 아예 없던 일로 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민생토론회에서 “더 이상 국민이 마음 졸이는 일이 없도록 무모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공시가격은 전년도 말 기준 부동산 시세에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적용해 산출한다. 이는 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7개 행정 제도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1
대체역사를 다루는 웹소설에서 국가 건설과 경영은 단골 소재다. 주인공들은 과거로 돌아가 왕이나 귀족이 돼 강력한 국가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패권국으로 자리 잡는 모습에서 독자는 큰 대리만족을 느낀다. 하지만 불안이 생긴다. 소설이 끝난 후 주인공이 세운 국가의 미래가 불투명해서다. 찬란한 문화와 힘을 자랑했던 국가라도 쇠락한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무수한 재난, 지도자의 자질 부족, 주변 국가의 발흥 등 수백년에 걸쳐 등장할 위협요소가 가득하다.그래서인지 주인공들은 유훈遺訓을 남겨 후손이 잘못된 역사를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8~12월 3%를 웃돌던 것이 올 1월 2.8%로 안정되나 싶더니 한달 만에 3%대로 회귀했다. 정부의 물가안정 목표(2%대)에서 그만큼 멀어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도 찬물을 끼얹었다.특히 농산물 물가가 20.9% 올랐다. 괜히 ‘금사과’로 불리는 게 아니다. 사과(71.0%)·배(61.1%)는 물론 대체재이자 대표적 겨울 과일인 귤(78.1%)값도 뛰었다. 신선 과일값은 평균 41.2% 치솟았다.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정당들의 후보 공천과 이를 둘러싼 잡음으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또한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를 둘러싼 의사단체와 정부 간 마찰,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과 병원 근무 중단으로 사회가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정치·사회 분야 곳곳에서 갈등과 대립, 다툼이 노골화하고 관련 뉴스가 블랙홀처럼 다른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 세상의 이목이 총선과 치킨게임 양상의 의정醫政 충돌에 집중하는 사이 민생은 고달프고 멍들어가는 형국이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2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연 3.5%인
설이 지나고 봄이 오는데 서민 살림살이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의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아서다. 물가 오름세는 2년 연속 서민 가계를 위협했다.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도 3.5%로 높았다. 정부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2월 들어 물가안정을 위협하는 3대 변수가 들썩이고 있다. 국제유가와 먹거리 가격, 대중교통 요금이 그것이다. 국제유가는 물가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먹거리 가격과 교통요금은 서민생활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아 법인세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시장 위축 등으로 소득세도 줄어들 것이다. 소득이 감소하면 소비가 줄어 부가세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정부 국세수입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2023년 초, 세무 전문가들이 내놨던 우려다. 2022년 8월 윤석열 정부(기획재정부)가 2023년도 예산을 전년보다 4조1000억원 늘어난 400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는데, 국세수입이 그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거였다.그해 1분기가 지나면서 전문가들의 우려는 더 커졌다. 기재부가 발표한 1분기 국세수입을 보니 남은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시민단체로부터 배임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다. 핵심은 클린스만의 계약 내용상 발생할 위약금이다. 경제학의 계약 이론에서 발생하는 도덕적 해이, 위임자와 대리인의 문제는 결국 기업 혹은 단체의 지배구조와 맞닿아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10일 통보 없이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알려진 후 경질 여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0일 폐막한 아시안컵에서 직전 대회보다 한 단계 높은 4강에 진출했지만, 경기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