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개 품목의 가격을 집중 관리하고, 공매도를 6개월간 전면 금지했다. 그런데 물가를 관리하겠다는 대상이 대부분 반독점법상 시장지배적 지위의 기업들이다. 공매도는 세밀한 조율과 구조적 개편이 아닌 전면 금지라는 강수를 택해 주가 부양책을 의심케 한다. 경제정책의 목적과 방법이 일치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모순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1편에선 물가 관리, 2편에선 공매도를 다룬다. 목적이 같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상관없을까. 적어도 경제정책에서 방법은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여름철 대표 먹거리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6월 2주차 기준 서울의 10개 지역 대표 냉면(일반) 가격을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지역 냉면 평균 가격은 1만750원으로, 1년 전(1만20원) 대비 7.0%,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8300원)보단 29.5% 뛰었다. 한국물가정보는 냉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주요 원인으로 원재료 가격 인상을 꼽았다. 메밀 가격부터 보자. 올해 국산 메밀 가격은 1㎏당 1만원으로, 5년 전 6500원보다 53.
지난해 10월 갑작스러운 ‘사업종료’ 선언과 철회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유업체 푸르밀이 신제품을 출시했다. 환골탈태를 약속한 지 4개월여 만이다. 인기 개그맨 다나카를 앞세운 ‘다나카’s 캬라메르 요구르트’가 그 신제품이다. 문제는 이 제품을 구하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왜일까. 경영 정상화를 선언한 푸르밀의 5개월의 들여다봤다. “고객이 살린 기업.” 유업체 푸르밀의 로고가 최근 달라졌다. ‘자연의 신선함을’이란 문구를 떼고 새로 붙였다. 지난해 10월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사업 종료를 선언한 후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
손바닥 뒤집듯 사업종료 선언과 철회를 반복했다. 범凡롯데가로 알려진 유업체 ‘푸르밀’의 이야기다. 남은 직원들은 사업종료 철회로 한숨을 돌렸지만, 그사이 110명이 넘는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고, 숱한 대리점이 계약종료 위기에 처했다. 더 큰 문제는 다시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한 푸르밀 경영진에 ‘혁신 의지’가 있느냐다. 다니던 회사의 경영난으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는다면? 지난 한달간 이 끔찍한 질문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이 있다. 유업체 ‘푸르밀’ 직원들이다. 10월 17일 갑작스레 ‘사업종료’를 발표한 푸르밀은 한달여 만인 1
“질소를 샀는데 과자가 덤으로 왔다.” “과자봉지를 뜯었는데, 질소가 70%다.” 질소과자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보다 내용물이 더 줄어든 것 같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왜일까. 관행처럼 내려오는 업체들의 나쁜 버릇을 바로잡을 방법을 마련해왔지만 느슨한 감시체계와 솜방망이 처벌 탓에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탓이다.# 2014년 대학생들이 한강을 건넜다. 그들은 잠실한강공원에서 뗏목을 타고 30분 만에 한강 도하에 성공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화제의 주인공은 한강을 건넌
누구나 뛰어들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는 없는 곳, 화장품 시장이다. 그래서인지 신사업으로 ‘화장품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정작 뛰어들지는 못하는 업체들도 숱하다. 빙과 업체 빙그레나 전통주 업체 ‘국순당’이 대표적이다. 반면 공격적으로 뛰어드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볼펜으로 유명한 ‘모나미’다. 화장품을 두고 각기 다른 선택을 한 이들 업체의 현주소를 분석했다. 코로나19 시대의 필수품 마스크도 ‘K-화장품’의 인기를 가리진 못했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92억 달러(약 11조4300억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
시장 경쟁력이 가장 우위에 있는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린다. 그러자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던 나머지 업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하나둘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 ‘누적된 고통’을 이유로 들지만,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 안에 업체들의 꼼수가 똬리를 틀고 있어서다.“육계 신선육 시장 점유율 77%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자들이 약 12년에 걸쳐 광범위한 수단을 동원해 담합, 온 국민이 이용하는 닭고기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 지난 3월 1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16개 육계 신선육 제조·판매사업자에 총
구찌·랄프 로렌·크리스찬 루부탱 등 명품 브랜드부터 나이키·MLB·푸마를 비롯한 유명 스포츠 브랜드 제품을 한곳에서, 그것도 정가의 100분의 1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살 수 있을까.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선 가능하다. 명품을 포함한 브랜드들이 제페토에 들어가겠다면서 앞다퉈 러브콜을 보낸 결과다. 이유는 간단하다. 2018년 8월 론칭한 제페토의 누적 이용자는 2억4000만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2억명이 훌쩍 넘는 소비자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으니, 각종 브랜드가 입점을 희망한 셈이다. 어마어마하게 커진 메타버스의
종합식품업체로 거듭난 하림이 개당 2000원을 훌쩍 넘는 프리미엄 라면을 출시했다. 시장에 ‘라면은 저렴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견고함을 알면서도 하림은 정면돌파에 나섰다. 사실 하림처럼 시장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도전한 업체는 숱하다. 빠르게 돌아가는 유통업계에서 소비자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깨고 판을 흔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감히, 라면 주제에’ ‘인스턴트에서 빼달라는 욕심’…. 과감한 문구 뒤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이정재가 젓가락을 들고 씩 웃는다. 또 다른 영상
우유 가격의 시작이나 다름없는 원유 기본가격이 3년 만에 인상됐다. 낙농진흥회는 8월 1일부터 원유 기본가격을 1L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올렸다. 그러자 ‘이를 시작으로 식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곳곳에서 나온다. 그동안 원유 기본가격이 오르면 우유를 시작으로 커피·빵·제과류 등 가격이 연이어 인상돼 왔기 때문이다.2013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그해 8월 낙농업계엔 큰 변화가 있었다. 그전까진 낙농업체와 유업계가 합의를 통해 원유가격을 결정했는데, 통계청의 우유 생산비용과 소비자물가
2015년 ‘과일맛 소주’가 주류시장을 흔들었다. 과일맛 소주란 유자·자몽·청포도 등 과일향이나 과일 농축액을 첨가한 소주로, 정확히 말하면 소주가 아닌 ‘과일 리큐르(Liquor·알코올에 설탕·향료 등을 넣어 만든 혼성주)’로 분류된다. 과일 리큐르는 쓴맛과 알코올향이 강한 일반 소주에 비해 달달한 과일향과 부드러운 맛으로 젊은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5년 당시 과일 리큐르 유행을 주도한 건 롯데칠성음료(롯데주류)의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였다. 시중의 소주에 비해 낮은 도수(14도)에, 유자농축액이 들어간 제품
기업들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캐릭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어떤 기업은 ‘귀여운’ 캐릭터를 내놓고, 어떤 기업은 기업의 색을 띤 자체 캐릭터를 제작해 승부를 걸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대표 제품을 의인화해 사이버 아이돌 그룹을 만들고 있는 기업도 있다. 이런 캐릭터 마케팅의 중심엔 ‘귀여움’이 있다. ‘귀여워서 통한’ 사례는 많다.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직후 10여일 만에 신규계좌 200만개를 유치하며 화제를 모았다. 카카오뱅크가 빠르게 회원을 모은 덴 우수한 수수료·금리혜택·접근성 등의 이유도 있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구글 논란, 불공정은 안 된다”“특정기업의 불공정은 있어선 안 된다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대한 참여하겠다.” 최기영(65)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구글 인앱 결제’ 논란에 개입 의지를 드러냈다.구글 인앱 결제는 구글 시스템에서 진행되는 결제 방식을 말한다. 논란은 구글이 ‘인앱 결제’를 모든 유료 콘텐트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하면서 불이 붙었다. 인앱 결제에선 결제 대금의 30%를 구글에 내야 한다. 이
곰표 브랜드 마케팅은 기대 이상의 화제를 끌었다. 내놓는 굿즈마다 완판을 기록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성적표는 없을지 모른다. 대한제분 입장에선 MZ세대에게 회사를 알리는 데도, 곰표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데도 성공한 듯하다. 그렇다면 트렌드가 돼버린 곰표식 ‘이색 콜라보레이션’의 인기는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박재현(53) 한국브랜드마케팅연구소 대표에게 곰표 마케팅의 한계를 들어봤다. 양조업체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 곰표가 만든 ‘곰표 맥주’는 출시된 지 두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인기가 좋다. 편의점과 마
16년째 밈(meme)이었던 농심켈로그의 ‘첵스 파맛’ 시리얼이 마침내 출시된다. 당시의 마케팅을 흥미롭게 여긴 소비자의 요청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첵스 파맛’만이 아니다. 요즘 유통가에선 분야를 가리지 않고 ‘B급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이 쏟아지는 시장에서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에 제격이라서다. 하지만 B급 마케팅에도 한계가 숱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B급 마케팅의 리스크를 살펴봤다. 7월 1일, 농심켈로그사가 신제품 ‘첵스 파맛’을 출시한다. 우유와 조화를 이루기 힘들 듯한 ‘파맛
국내 식품업체 중 펫푸드 시장에 뛰어든 곳이 숱하다. 이들이 시장에 발을 담근 건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봤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갈수록 늘어난다는 점도 업체에는 호재로 보인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시름시름 앓고 있는 펫푸드 업체들이 적지 않다. 시장에서 발을 뺀 곳도 있다. 왜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대기업마저 꼬리를 내린 그곳의 비밀을 취재했다. 펫푸드가 ‘뜨는 마켓’으로 이목을 끈 건 오래전 일이다. 반려동물 보유가구가 전체의 30%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업사이클 제품 중엔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잇템이 많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담긴 업사이클 디자인은 유용하면서도 환경 보호에 일조한다. 하지만 기발한 제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사이클 시장은 좀처럼 크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비싼 가격·한정된 유통채널 등으로 제품이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데다, 재고 관리도 어려워서다. 우유갑의 알록달록한 패키지 디자인을 살린 지갑, 화마火魔와 사투를 벌인 흔적이 남은 가방, 어린이의 그림을 도안 삼아 자투리 가죽으로 만든 키링, 맥주병 로고가 포인트인 꽃병, 바나나맛 우유를 똑
아이스크림 소비 트렌드가 고급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비자의 입맛이 달라지면서 1500원 이상의 비싼 아이스크림이 잘 팔린다는 거다. 실제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선 1500원 이상 아이스크림의 판매 비중이 5년 새 20%가량 높아졌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아이스크림 취향이 정말 고급스러워진 걸까. 일부에선 “아이스크림 가격이 그만큼 비싸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고가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를 취재했다. # 직장인 김현동(32)씨는 30대가 되고 나서도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는다. 몇해 전까지
대기업 전속거래가 도약의 발판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부당대우는 끝이 없었고 거래는 금세 끝났다. 을乙 중에 을이었던 하청업체 대표는 이곳저곳에 민원을 넣은 끝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대기업은 “재기를 돕겠다”고 약속했다. 뭔가 석연치 않았는지 편법까지 동원하면서 도왔다. 하지만 지금 이 협력업체는 ‘을질’을 했다면서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롯데푸드와 후로즌델리 전은배 대표의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롯데푸드와 후로즌델리의 분쟁사 풀스토리를 공개한다. 1997년 도산한 아버지의 회사(우성냉동)를 일으키는 덴 많은 시간
고양이 두마리의 집사인 직장인 A(29)씨는 퇴근길에 집 앞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고양이 사료를 구매하러 들렀다. 늘 온라인으로 주문했지만 미리 주문하는 걸 잊은 탓이었다. 매장을 둘러보니 사료의 종류는 고작 6개뿐이었다. 성분과 제조사를 하나하나 확인하던 A씨는 문득 국내 제품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A씨가 원래 구입하던 제품도 해외 제품이었다. A씨는 “아기 때부터 남들이 많이 먹이는 사료를 찾아 먹였는데 전부 미국산이었다”며 “지금은 기호성이 생겨 바꾸기 쉽지 않고, 한번 사보려고 해도 국내 제품은 어떤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