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말했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양호하다.” 누군가는 또 말했다. “국내 상위 1%의 소득 비중은 OECD 평균보다 훨씬 낮다.” 사실이라면 한국의 양극화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서민의 가계부채는 갈수록 커지는 걸까.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고소득층의 지갑이 얇아지지 않는 이유는 또 뭘까. ■ 서민은 일하고, 고소득층은 자산 굴리고■ 가계부채 980조원, 규모만큼 질도 문제■ 한국의 세후지니계수 봐야 양극화 보여■ 상위 1% 소득, 제대로 집계되고 있나 # 이상한 통계
아픈 곳을 알아야 치료가 가능하다. 진단 없이는 어떤 처방도 할 수 없다. 사회 양극화가 심각하다. 하지만 우리는 양극화를 해소할 방법을 잘 모른다. 양극화의 원인을 잘 몰라서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미국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다.” 2001년 노벨 경제학 수상을 한 스티글리츠 컬럼비아 대학 교수가 올해 6월25일자 파이낸셜 타임스에 기고한 칼럼 제목이다. 내용은 이랬다.“미국이 한때 기회의 땅이었지만 지금은 자녀의 삶이 부모의 소득 수준으로 결정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유럽이나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도 심하다. 미
경제구조의 상위계층에 소득이 집중되면 경제가 어려워진다. 다수 소비자의 유효 수요가 감소하고 소비가 줄어들어서다. 1929년 대공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예외 없이 이런 전철을 밟았다. 2012년 지금, 한국경제는 어떤가. 상위 1%에 소득이 집중되고 있진 않는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소득 불평등을 경제성장의 불가피한 결과로만 인식하는 주류 경제학의 이론적 조류가 강했다. 심지어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주장을 ‘부자의 것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것’과 동일하게 치부하기도 했다.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