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한복판을 걷다 보면 아파트 분양 모델하우스에 한번 들러달라고 발길을 잡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엔 이런 모델하우스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문구가 있다. ‘선착순 동호수 분양’이다. 원하는 주택을 골라 분양받을 수 있다는 말이지만, 그 이면엔 다른 뜻이 숨어 있다. ‘미분양 주택’이란 거다. 문제는 이런 미분양 주택을 서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거리를 걷다 보면 ‘선착순 동호수 분양’ ‘회사 물량 공급’이란 문구를 적어놓은 모델하우스(견본주택)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다. ‘선착순 동호수 분양’이라는 건 정규 청
여자친구와 함께 살기 위해 서울의 한 연립주택 단지로 이사를 했다. 1987년 준공했다는 이곳은 시간이 멈춰있다. 주택 단지를 지키는 경비실과 3층을 넘지 않는 낮은 건물들. 편의점이나 대기업 마켓 대신 금고를 열고 계산해주는 작은 슈퍼마켓이 있다. 15개동의 건물에 338세대가 모여 산다는 이곳은 서울에서 한발짝 떨어져 나와 시간을 비껴간 것 같았다.이곳에는 유난히 노인들과 초등학교를 아직 가지 않은 어린아이들이 많았다. 봄이 돼 날씨가 풀리자 노인들은 밖에 나와 빛을 쐬고 있었다. 높은 건물들이 주변에 없어 단지에는 언제나 볕이
# 너른 공터에 하얀 천막 수십개를 세우고, 귀가 떨어져나갈 듯 커다란 음악을 튼다. 흥을 돋우는 사회자의 목소리, 군침 도는 음식 냄새, 지나가는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 호객…. ‘OO축제’라고 이름 붙는 곳에서 늘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한해 수백, 수천개의 축제가 열린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도 수천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정체성 없이 난립하고 있는 축제들이 대부분이다. 전시성 행사로 전락하고 마는 우리동네 축제, 이대로 괜찮을까. 더스쿠프 視리즈 동네축제 텅 빈 보고서 첫번째 편이다. 오색찬란한 단풍과 한해 농사 수확이 한창
“상담사는 OO은행의 가족입니다.” 콜센터에 전화를 걸면 들려오는 안내 멘트다. 하지만 정작 상담사들은 “OO은행은 우리를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고객과 최전선에서 일하고, 기업의 중요 업무를 다루지만 처우는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권 콜센터 상담원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위기가 닥치면 늘 ‘약한 고리’에서 먼저 탈이 난다. 코로나19 공포가 덮친 2020년 3월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사태가 발생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좁은 공간에서 수백명의 상담사가 붙어 앉아 ‘콜’을 받는
# 초마다 밀려는 콜 탓에 자리를 잠시도 뜨지 못한다. 몇몇은 화장실을 갈 때도 ‘이석離席 체크’를 해야 한다. 성난 고객을 상대할 땐 감정을 접어둔 채 ‘욕받이’를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진짜 사장이 누구인지 모른다. ‘파견직 근로자’ 콜센터 노동자(상담사) 앞에 놓인 일그러진 현실이다. # 사람들이 흔히 고객창구라 부르는 콜센터는 퇴행적 노동문화가 판을 치는 곳이다. 어떤 이는 그곳을 ‘원형감옥’이라 비판하고, 또 어떤 이는 그곳의 숨 막히는 삶을 ‘수형생활’에 빗댄다. # 그런 콜센터 노동자 1500여명이 지난 4~
정부가 2021년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기본계획은 2030년까지 아울렀다. 이 계획에는 인천~시흥~광명~서울을 잇는 ‘제2경인선’도 있었다. 제2경인선은 구로차량기지의 이전을 조건으로 내건 사업이었는데, 골칫덩이였던 차량기지를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큰 기대를 받았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이곳엔 어떤 변화가 일고 있을까. 서울에는 수수께끼 같은 ‘섬’이 하나 있다. 서울에 있지만 한강엔 없다. 여의도도, 밤섬도, 선유도도 아닌 이곳은 ‘구일섬’이다. 구로1동과 섬이란 단어를 합친 단어다. 한강이 아닌 서울
홍수에 취약한 ‘반지하 주택’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비워야 한다. 그다음 철거해 다른 종류의 건물을 만들면 끝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계속해서 반지하 주택에 입주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2022년 ‘반지하 주택’을 없애겠다고 선언한 서울시의 자화상이다. 서울시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2022년 서울시는 반지하를 없애겠다고 ‘재선언’했다. 2010년에도 서울시는 반지하를 없애겠다고 공언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그 뼈아픈 결과는 2022년 여름으로 이어졌다. 비가 크게 내리자 반지하 집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던 사람
[특허왕국 아마존]아마존은 왜 ‘미래차’ 노리나미국 5대 IT 기업 중 아마존이 차세대 자동차 기술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구글ㆍ애플ㆍ페이스북(메타)ㆍ아마존ㆍ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이른바 ‘GAFAM’이라 불리는 미국 5개사의 지난 20년간 출원ㆍ공개한 특허 수를 분석한 결과, 아마존이 1649건으로 가장 많았다. 2위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1355건)이었다. MS와 애플ㆍ메타의 특허 출원 수는 1000건에 못 미쳤다.아마존의 특허 수가 유난히 많은 건 2016년 이후 매년 200건
12월 10일. 도쿄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 아침. 호텔에서 나와 전차에 몸을 실었다. 여행 계획을 취재 목적으로 바꾸게 되면서, 이미 첫 번째 목적지는 정해둔 상태였다. 바로 일본 근대문학관(日本近代文学館)이었다.언젠가 현지 친구에게 일본 근대 문학관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그곳은 일본인들에게도 문학을 좋아하지 않는 이상, 상당히 마니악한 곳인데...” 라는 대답이 돌아온 적 있었다.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가장 먼저 떠올랐을지도 모른다.일본근대문학관에서 가까운 고마바토다이마에(駒場東大前)역에서 내리자마자, 문학관의 위치를 알려주
10월 26일 구로구 구로5동에 위치한 국제음식문화거리에서 ‘국제음식문화거리여행 구味(미)5樂(락)’ 축제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트로트 가수 등의 공연이 있었다. 본래 오후 3시부터 행사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진행이 다소 늦어지면서 행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불편이 있었다. 문헌일 구로구청장은 이날 행사장을 찾아 행사 진행을 지켜봤다.
지난 9월 22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일대에서 「남쿠칭로」의 개명식이 열렸다.구로구는 지난 2020년 「넥타이마라톤로」(구 디지털로)와 함께 「남쿠칭로」의 명예도로명을 지정한 바 있다. 남쿠칭로는 기존의 새말로18길 일대의 약 280m 정도의 구간으로, 말레이시아 사라왁 주의 도시이자 구로구의 자매도시, '남쿠칭(South Kuching')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이날 개명식에는 사라왁 주의 Sim Kui Hian 부주지사가 참여했다. Sim 주지사는 "남쿠칭로의 명명이 한국과 말레이시아 간 우정의 상징이 된 것이 기
지역주택조합은 저렴한 가격에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주목받았지만 성공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정부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문턱을 높이고 사업 절차에 공공公共을 더 끌어들였지만 여전히 조합의 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숱하다. 지역주택조합의 고질병은 대체 무엇일까. ‘○○역 반값 아파트’. 종종 횡단보도나 전봇대에 붙어 있는 현수막의 광고문구다. 같은 조건의 신축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다는 걸 내세운다. 이런 광고의 대상이 되는 주택은 대부분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다.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오랫동
“세계를 위해서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의식이 닫혔습니다. ‘나’라고 하는 축소된 존재에 대한 고민들을 시집에 담았죠” 2019년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신철규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 지난 4월 1일 창비시선으로 출간됐다. 2017년 첫 시집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이후 5년만이다. 전작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에서 시인이 사회적 차원의 슬픔을 조명했다면, 이번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는 인간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 그 속에서 발생하는 감정들과 타인과의 소통에 집중한다. 지난 10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뉴스페이퍼에서는 시클창
“제가 구청장이 되면 개발 안 된 곳이 많다는 구로구의 약점이 개발할 곳이 많다는 구로구의 장점으로 바뀔 것입니다.”박동웅 구로구의회 의장이 민선 8기 구로구청장 선거에 출마할 것을 공식 선언했다.박의장은 3월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2년간 구로구가 많은 면에서 발전했지만 아직 지역개발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면서 “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공학박사, 도시개발전문가, 도시계획전문가로서 구청장 선거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박의장은 출마의 변을 밝히며 “12년간 구로구의회 의원으로서 운영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구본기 전 더불어시민당 최고위원이 국민이 원하는 유능한 행정, 젊은 정치를 위해 6월 지방 선거 구로구청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뻔한 정치’를 에너지 넘치는 ‘유능한 정치’로 교체하 자는 ‘건전지 교체론’도 내세웠다.구 전 최고위원은 3월 24일 오전 11시 구로구민회관 앞에서 구로구청장·더불어민주당 최고위 원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구로구민에게 최고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젊은 구청장이자 민주 당 내 청년 최고위원으로서 시민의 충실한 소통 통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구 전 최고위원은 “다 쓴 건전지의 위치를 바꿔봤자 변하는 것
“카드사 콜센터 연결되는 데 한시간이 걸렸다.” “배달앱 콜센터가 전화를 도통 받지 않는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상당수는 이같은 푸념을 늘어놓은 적 있을 것이다. 그만큼 ‘콜센터’ 상담사와 통화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코로나19 국면에선 더 심해졌다. 그런데,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이는 거의 없다. 더스쿠프가 그 이유를 찾아봤다.노동자 40만명(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추정치), 시장 규모 3조원…. 콜센터는 이제 하나의 산업이라 불려도 무방하다. 통신사, 카드사, 제조사, 공공기관부터 배달앱 등 플랫폼 업체까
주택이나 아파트를 지을 땅이 없다면, 새 건물을 만들 때 ‘더 높게’ 지으면 괜찮지 않을까. 이게 최근 새로운 공급 수단으로 떠오른 ‘용적률 제한 완화’다. 하지만 용적률을 완화하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교통환경, 일조권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는 것도 일이지만, ‘더 높게’ 지을 만한 부지가 얼마나 있는지도 관건이다. 그럼 서울엔 ‘용적률 완화’를 적용할 만한 땅이 얼마나 있을까.흔히 알려진 대규모 주택 공급 방식은 크게 두가지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신도시’ 개발과 민간에서 주로 요구하는 ‘아파트 재건축ㆍ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발생한지 어언 2년이 지났다.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고 비대면 활동이 많아지는 등 우리 삶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다. 이제 코로나 바이러스를 독감과 같이 받아들이는 ‘위드 코로나’로 일상의 풍경을 되찾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서울시 구로구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뉴스페이퍼는 지난 15일 구로구 의회 사무실에서 박동웅 서울 구로구의회 의장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박 의장은 제6대 후반기 구의회 운영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서울에 있는 전체 주택 중 공공임대주택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10% 안팎이다. 10호 중 1호는 임대주택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임대주택을 색으로, 장소로, 높이로 차별하는 사례는 툭하면 미디어를 타고 세상에 전파된다. 정말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는 ‘공존’할 수 없을까. ‘소셜믹스’는 닿을 수 없는 목표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2020년~2021년 9월 10일 서울시에 입주한 아파트 단지 14곳의 실태를 살펴봤다. 발품을 판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긍정적이었다.2002년 서울시는 ‘뉴타운’ 정책으로 서울의
강요식 전 한국동서발전 상임감사(60세)가 서울디지털재단 신임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임기는 9월 13일부터 3년간이다. 서울시와 서울디지털재단은 강요식 이사장을 임명했다고 13일 밝혔다. 강요식 신임 이사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서울을 스마트시티 글로벌 표준도시로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 대전환의 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 전문성과 리더십을 두루 갖추었다는 평이다.강요식 신임 이사장은 “코로나 위기 시대에 오히려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다”며 “서울디지털재단이 미래산업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콘텐츠 활용성을 증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