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어두컴컴했던 매장엔 다시 불이 켜지고, 한산했던 거리는 순식간에 야시장으로 바뀐다. 인적 드문 거리였던 이곳에 이제 외국인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겉으로만 보면 그렇다. 메인스트리트에서 골목 하나 들어가면 여전히 임대문의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온기라고는 느낄 수 없는 상가건물들이 마치 유령도시 같다. 관광명소, 명동의 두 얼굴이다.“하늘길 열릴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 그날만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3월, 대선 직후 명동에서 만난 한 상인은 한숨을 내쉬며 얼른 코로나19 시국이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
2005년부터 2023년까지, 무려 18년간 이어진 꿈이 있습니다. 한강을 활용한 ‘수상교통망 구축’ 프로젝트입니다. 이 꿈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입니다. 서울의 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오래전부터 물 위를 달리는 대체교통수단 도입을 추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결과는 모두 ‘실패’였습니다. 이번에는 과연 다른 결말을 쓸 수 있을까요? 리버버스 실패의 답습, 세번째 편입니다.‘한강에 수상택시 뜬다’ ‘한강 프로젝트 발표… 수상택시 달린다’ ‘꽉 막힌 출근길? 이젠 수상택시 타고 씽씽.’ 어디서
BBQ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브랜드다. 무엇보다 가맹점 수가 가장 많다. 지난 1년 새(2020년 대비 2021년) 가맹점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치킨 브랜드도 BBQ였다. 문제는 정작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이 경쟁 브랜드 대비 훨씬 적다는 점이다. 가맹점 수를 늘리는 데 급급해 가맹점주의 매출은 신경 쓰지 못한 걸까. 한 집 건너 한 집이 치킨집. ‘치킨공화국’은 공고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3월 27일 발표한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만9373개(이하 2021년 정보공개서
2004년 개교했던 도봉고등학교(서울 도봉구 도봉동)는 20년 만인 2024년 문을 닫을 예정이다. 한때는 신입생만 300명이 넘었지만 수년 전부터 교육부의 통폐합 권고 기준인 전교생 300명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문제는 폐교 하나로 달라지는 게 골목상권만이 아니란 점이다. 남은 학생들의 공간과 삶도 바뀔 수밖에 없다. 더스쿠프가 내년 봄 폐교하는 도봉고등학교를 가봤다.지하철 4호선 쌍문역에서 출발한 142번 버스가 김근태도서관ㆍ도봉고등학교 정류장에 멈춰 섰다. 정류장에 내리자 넓은 길(도봉산로)은 비교적 조용했다. 도봉산에 오
브랜드 론칭 1년 만에 가맹점 300호점 돌파, 창사 이래 최초 가맹점 매출 1조원 돌파…. 국내 유수의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엔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경영철학을 묻는 질문엔 그 누구도 선뜻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 미국의 치킨 프랜차이즈 칙필레이(Chick-fil-A)의 성공비결은 국내 기업들의 ‘텅 빈’ 경영철학을 채워넣을 수 있는 혜안을 준다.701개. 지난해 기준 국내에 존재하는 치킨 브랜드의 수다. 이들 중 가맹점을 100개 이상 운영하는 브랜드의 비율은 7.0%로 한식 브랜드(1.5%)나 커피 브
# 2010년 한 대형마트가 5000원짜리 PB(Private Brand) 치킨을 선보였다. ‘말도 안 되게’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동네 치킨집 다 죽는다”는 자영업자의 성토에 소비자들이 공감한 결과였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 또 다른 대형마트가 6990원짜리 PB 치킨을 선보였다. 이번엔 소비자가 먼저 환호했다. 물가가 무섭게 치솟은 데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가격 거품 논란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격을 파괴하는 대형마트의 PB 전략은 괜찮은 걸까. 장보기가 두려운 시절이다. 하
가정은 ‘은밀한 장소’다. 갈등이 발생하거나 혹여 폭력이 일어나도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한다. 가정 안에서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그 탈출구로 ‘가출’이나 ‘일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위기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 지역사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건 이 때문이다.필자는 언젠가부터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세월이 워낙 빠르게 흐르다 보니 연말연시가 여느 하루와 다를 바 없이 느껴졌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인지 한해가 다시 길게 느껴진다. 위세가 꺾이지
“김성우(가명)씨는 전 한국지엠 군산 공장 정규직이었다. 대우자동차에서 시작해 한국지엠 관리자급이 된 그는 희망퇴직 후 실업 기간 10개월 만에 청소업체를 개업했다. 정순철(가명)씨 역시 전 한국지엠 군산 공장 정규직이었다. 재취업을 원했으나 마땅치 않자 희망 퇴직금으로 치킨집을 차렸다. 새벽에 응급실서 쓰러져도 다음날 출근해 양파를 썰며 자영업의 현실을 실감한다. 전 한국지엠 군산 공장 비정규직이었던 강민우(가명)씨는 공장 폐쇄 후 군산항에서 부두 노동자로 새 일자리를 구했다.”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가, 2018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로 생존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세상을 등지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그 대부분이 식당과 치킨집, 노래방, 맥주집 등 생계형 업종 종사자들이다. 서울, 평택, 원주, 충주, 여수 등 전국 곳곳에서 희망의 끈을 놓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23년째 가게를 운영해온 서울 마포 맥줏집 주인은 세상을 떠나기 전 남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자신이 생활하던 원룸을 빼고 모자란 돈을 지인에게 빌린 것으로 전해진다. 고인의 빈소에는 생전에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한다.생계형 자영업자들의 한계 상황은
한강과 서울 도심 사이 용산구가 있다. 남산을 끼고 있는 데다 미군기지가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인지 용산은 서울에서 그나마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수십년간 ‘있어도 없는’ 땅이었던 미군기지는 2020년을 기점으로 반환이 시작됐고 정부는 일부 땅에 공공주택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공만이 움직이는 건 아니다. 용산역을 중심으로는 민간이 개발하는 고층 빌딩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다. 역세권에 들어선 청년주택은 입주를 마치고 고층 주상복합에 녹아들었다. 국제업무지구에서 공공주택으로 이리저리 흔들리던 정비창 부
은퇴를 앞둔 직장인은 크게 두가지를 생각합니다. 재취업과 창업입니다. 재취업이 어려우니 창업이 낫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준비 없이 창업했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창업교육을 꼭 받아보길 권합니다. 창업을 하고 싶은 업종에서 ‘알바’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창피해할 필요 없습니다. 그게 망하는 것보단 훨씬 나으니까요.퇴사 등을 앞둔 예비 은퇴자에겐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재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하거나 둘 중 하나죠. 물론 노후준비를 편하게 하는 사람도 있긴 하겠지만 그런
“엄마ㆍ아빠가 내 엄마, 아빠여서 좋아….” “내 가족이어서 고마워.” 자녀의 뜬금없는 고백을 들은 부모는 어떤 기분일까. 모르긴 몰라도 그날만큼 행복한 날을 손으로 꼽긴 어려울 거다. 하지만 그게 자살의 암시였다면 어떨까. 누군가는 ‘드라마 속 이야기’라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그런 일은 실제로 숱하다. 그렇다면 부모가 아이들의 슬픈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한국의 부끄러운 민낯 중 하나가 높은 자살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2018년 발표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24.6명(인구 10만명당)으로 가장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마자 빠르게 사업을 접고 일용직 시장에 뛰어든 자영업자가 있다. 무리하게 사업을 유지하다 빚더미에 올라앉는 것보단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이렇게 급한 불은 껐지만 속이 편치 않다. 일용직으로 언제까지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가 그의 하소연을 들어봤다.액세서리를 파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던 한상용(가명·40)씨는 요새 공사 현장으로 일을 나간다. 한겨울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자재를 옮기고, 온갖 잡일을 도맡는다. 경력이 1년도 되지 않는 탓에 서툰
우리나라 가구 열에 일곱은 일주일에 한번 이상 닭고기를 먹는다. 10년 전 13.3㎏이었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이제 18.7㎏으로 뛰었다. 늘어난 소비량만큼 치킨집도 많아졌다. 프랜차이즈 치킨집만 2만4602개에 달한다. 하지만 치킨시장은 매년 8000개의 가게가 문을 닫을 정도로 출혈경쟁이 벌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BBQ(비비큐)와 bhc의 진흙탕 싸움이 개막했다. 생존전략을 꾀하는 과정에서 부딪힌 게 아니다. BBQ 오너 일가의 배임 이슈가 불거지는 데 bhc가 일조했다는 의혹이다. 양사의 과열된 다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러 차례 소송전을 벌였고, 상대를 헐뜯으며 흠집을 내왔다. 안타까운 건 이런 갈등 속에 소비자가 없다는 점이다. 이런 회사들이 ‘국민 소울푸드’ 치킨을 만든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는 BBQ와 bhc의 싸움을 취재했다. BBQ와 bhc가 또 붙었다. 전직 직
은퇴를 앞둔 50~60대 남성이 가장 꿈꾸는 노후는 귀농·귀촌일 것이다.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기며 느긋하게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도시생활이 익숙한 중장년이 시골살이에 적응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소위 말하는 꼰대 근성을 버리지 못하면 주민들과의 마찰로 힘겨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금융컨설턴드 조경만의 Retirement Essay 제1편이다. #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하는 ‘나는 자연인이다’란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김충호(가명·59)씨는 은퇴 후 귀촌을 꿈꾸고 있다. 김씨는 몇년 전
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치킨버거 광풍이 국내에도 퍼졌다. 맥도날드를 시작으로 버거킹·KFC 등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연이어 치킨버거를 출시했다. 이중에 유일한 치킨 전문점으론 교촌치킨이 눈에 띈다. 그런데 왜 숱한 치킨 전문점 중에서 치킨버거를 내는 곳은 드물까. 얼핏 생각하면 판매가 쉬울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치킨버거 광풍에 숨은 경제학을 살펴봤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에서 난데없는 치킨버거 광풍이 불었다. 광풍의 중심에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파파이스가 출시한 신제품이 있었다. 8월 선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교촌치킨’이 서울 곳곳에 대형 매장을 내고 있다. 크기는 165㎡(약 50평) 이상으로 넓고, 카페처럼 깔끔한 인테리어도 갖췄다. 배달시장이 가파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배달음식의 대표주자인 치킨 브랜드가 ‘카페형 매장’이란 역설적인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유가 뭘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그 답을 찾아봤다. 치킨 브랜드 ‘교촌치킨’이 매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콘셉트도 거창한 ‘카페형’ 매장이다. 서울시내 곳곳에 둥지를 튼 매장(전국 18개 중 서울 11개)은 면적이 최소 165㎡(약 50평)
고경쟁 저매출치킨집의 위기국내 치킨전문점의 시장 규모는 4조원대(전체 매출 기준)에 달하지만, 가맹점당 매출은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업종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의 ‘2018년 프랜차이즈 가맹점 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치킨집 가맹점당 1년 매출액은 1억6900만원으로 12개 주요 프랜차이즈 업종 중 최하위였다.생맥주ㆍ기타 주점이 1억7400만원으로 11위, 김밥ㆍ간이 음식점이 1억8800만원으로 10위였다. 연간 매출이 가장 높은 프랜차이즈 업종은 자격증이 필요한 약국이었다. 약국 가맹점 1년 매출액은 10억450
7만1000개(행정안전부ㆍ2019년 7월 기준). 국내 커피전문점 숫자다. 한집 건너 한집이라는 편의점(약 4만개)을 넘어선 지 오래고 창업의 대명사 치킨집(약 8만개)도 머지않아 따라잡을 태세다. 커피전문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들은 줄지 않고 있다. 왜일까. 흥미롭게도 이 질문의 답엔 창업시장의 세대교체와 스몰비즈니스란 두 함의가 숨어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커피전문점의 묘한 급증세를 취재했다. 서울은 ‘커피 도시’다. 서울에 둥지를 튼 커피전문점만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