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에 나도는 ‘증설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어떤 제품이 인기를 끌어 기업이 공장을 증설하고 생산량을 늘리면 되레 인기가 싸늘하게 식는다는 거다. 대표적인 사례가 감자칩 ‘허니버터칩(해태제과)’과 맥주 ‘클라우드(롯데칠성음료)’다. 모두 초기 인기에 취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가 수익성 악화란 부메랑을 맞았다.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스피디한 의사결정이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다. 기업 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빠른 의사결정이 늘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건 아니다.
# 치킨 한마리를 주문했는데 닭다리가 하나뿐이라면…. 이걸 눈치채지 못하는 소비자가 있을까. 그럼 과자 한 봉지를 샀는데, 중량이 5g 줄었다면 어떨까. 아마도 고개만 갸웃하는 소비자가 더 많을 것이다. 봉지에 표기된 내용을 살펴봐도 별 소용이 없다. 이전 중량이 얼마였는지 기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줄어들다는 의미의 슈링크(shrin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영국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이 고안한 용어다. 이런 슈링크플레이션이 최근 국내외에서 확산하고 있다. # 이유
우유 가격의 시작이나 다름없는 원유 기본가격이 3년 만에 인상됐다. 낙농진흥회는 8월 1일부터 원유 기본가격을 1L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올렸다. 그러자 ‘이를 시작으로 식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곳곳에서 나온다. 그동안 원유 기본가격이 오르면 우유를 시작으로 커피·빵·제과류 등 가격이 연이어 인상돼 왔기 때문이다.2013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그해 8월 낙농업계엔 큰 변화가 있었다. 그전까진 낙농업체와 유업계가 합의를 통해 원유가격을 결정했는데, 통계청의 우유 생산비용과 소비자물가
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연초부터 시작된 가격 인상 퍼레이드는 봄을 지나 여름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가격 인상을 기다리는 업계도 있다. 과자업체와 우유업체는 8월부터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고, 수년째 눈치싸움을 벌여온 라면업계에선 오뚜기가 총대를 멨다. 원재료 가격이 오른 탓도 있다지만,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시작은 150g짜리 작은 캔이었다. 지난 5월 동원F&B는 참치캔 3종(동원·고추·야채참치)의 편의점 가격을 올렸다. 150g 캔은 3600원에서 4000원으로 11.1%, 100g 캔은 2
누적 판매량 7억 봉지, 누적 판매액 1조5000억원. 1987년 론칭한 해태제과의 ‘고향만두’가 34년간 세운 기록이다. 국내 최초의 냉동만두인 고향만두는 식품업계 대표 스테디셀러다. 하지만 그 빛이 예전 같지는 않다. CJ제일제당이 2013년 ‘비비고’ 만두를 선보인 이후 1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고향만두는 왜 왕좌를 지키지 못했을까. 그 이유가 비비고의 놀라운 약진에만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고향만두의 하락세의 숨은 경영학적 함의를 찾아봤다.“만두(mandu)란 한국어로 덤플링(dum
‘껌 좀 씹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국내 껌 시장은 수년째 감소세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껌 시장 규모는 2015년 3210억원대에서 2016년 2890억원, 2019년 259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던 와중에 코로나19가 불어닥친 올 초 ‘껌’ 업계에 반가운 전망이 전해졌다. 마스크 착용에 따른 구취 문제로 ‘껌’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거다. 껌 업체들도 빠르게 화답했다. 올 상반기에만 ‘후라보노 믹스’ ‘자일리톨 마우스워터(이상 롯데제과)’ ‘졸음깨우는 껌(이마트24)’ ‘열려라 잠깨껌(오리온)’ 등 청량
국민 과자 오리온 ‘초코파이情’이 노란 옷을 입었다. 지난 8월 오리온이 출시한 ‘초코파이 바나나’ 얘기다. 이 제품은 계절 한정판과 달리 2016년 나온 초코파이 바나나를 리뉴얼한 제품이다. 초코파이 탄생 42년 만에 최초로 출시한 자매제품이었던 초코파이 바나나는 식품 업계에 ‘바나나 열풍’을 일으켰다. 당시 SNS 상에서 주목받으며 품귀 현상을 빚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4년 후 다시 나타난 초코파이 바나나는 초기의 모습과 완전히 달라졌다. ‘겉과 속을 싹 바꾼’ 신제품에 가깝다. 초기 제품은 오리지널 초코파이와 동일하게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구글 논란, 불공정은 안 된다”“특정기업의 불공정은 있어선 안 된다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대한 참여하겠다.” 최기영(65)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구글 인앱 결제’ 논란에 개입 의지를 드러냈다.구글 인앱 결제는 구글 시스템에서 진행되는 결제 방식을 말한다. 논란은 구글이 ‘인앱 결제’를 모든 유료 콘텐트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하면서 불이 붙었다. 인앱 결제에선 결제 대금의 30%를 구글에 내야 한다. 이
아이스크림 소비 트렌드가 고급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비자의 입맛이 달라지면서 1500원 이상의 비싼 아이스크림이 잘 팔린다는 거다. 실제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선 1500원 이상 아이스크림의 판매 비중이 5년 새 20%가량 높아졌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아이스크림 취향이 정말 고급스러워진 걸까. 일부에선 “아이스크림 가격이 그만큼 비싸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고가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를 취재했다. # 직장인 김현동(32)씨는 30대가 되고 나서도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는다. 몇해 전까지
대기업 전속거래가 도약의 발판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부당대우는 끝이 없었고 거래는 금세 끝났다. 을乙 중에 을이었던 하청업체 대표는 이곳저곳에 민원을 넣은 끝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대기업은 “재기를 돕겠다”고 약속했다. 뭔가 석연치 않았는지 편법까지 동원하면서 도왔다. 하지만 지금 이 협력업체는 ‘을질’을 했다면서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롯데푸드와 후로즌델리 전은배 대표의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롯데푸드와 후로즌델리의 분쟁사 풀스토리를 공개한다. 1997년 도산한 아버지의 회사(우성냉동)를 일으키는 덴 많은 시간
CJ제일제당이 경쟁의 불을 지핀 대표적인 시장은 ‘만두ㆍ김치ㆍ상품죽’이다. 모두 10~20년 전통의 강자가 움켜쥐고 있던 영역이다. 2013년 비비고 만두 출시 이후 해태고향만두(해태제과)는 20여년 지켜온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2016년 비비고 김치 출시 이후 1위 종가집(대상)과의 점유율 격차는 한자릿수로 좁혀졌다. 2019년부터 비비고가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상품죽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비비고의 10년을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해 봤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패스트푸드처럼 즐기는 한식 브랜드를 만들겠다.” CJ제일제당은 2010년 글로벌 브랜드 ‘비비고(bibigo)’를 선보였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직접 작명했다고 알려질 만큼, CJ그룹이 비비고에 거는 기대도 컸다. 전세계 곳곳에 한식 매장을 열어 맥도날드처럼 전세계인이 한식을 즐기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그로부터 10년, 비비고의 전략은 달라졌다. 외식과 내식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로 전환됐다. 성과도 있었다. 비비고 만두는 올해 국내외 매출액 1조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ㆍ중국 등 전세계 소비자가 비비고 만두에 손을
뉴트로(New-tro) 열풍이 제약업계에도 불어닥쳤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거나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는 제약사들이 기존 제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찾고 있어서다. 화장품으로 재탄생한 마데카솔과 까스활명수, 박카스는 대표적인 예다. 최근엔 광동제약과 스무디킹이 손을 잡고 쌍화스무디를 내놓기도 했다. 제약사의 흥미로운 변신이지만 한편에선 우려도 많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제약업계에 불고 있는 ‘뉴트로+α’ 바람을 취재했다. “새살이 솔솔.” 이 문구를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제품이 있다. 동국제약의 상처치료제
1997년 빼빼로 가격은 300원이었다. 당시 여학생들이 300원짜리 과자를 주고 받으며 날씬해지자고 농담을 건네던 게 빼빼로데이(11월 11일)의 유래다. 그런데 오늘날 빼빼로데이의 평가는 그다지 순수하지 않다. 재미라는 호평도 있지만 상술이라는 비판도 숱하게 많다. 놀이문화로 시작한 빼빼로데이는 어쩌다 상술이란 평가를 받게 됐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빼빼로와 가격거품의 상관관계를 짚어봤다. 할로윈 문화가 10월의 거리를 파고들고 있다. 마트나 편의점, 식당이나 주점에선 할로윈 분위기를 쉽게 느낄 수 있다. 할로 윈데
오리온이 젤리 통합브랜드 ‘오리온 젤리’를 론칭했다. 오리온은 ‘마이구미’ ‘왕꿈틀이’ 등 히트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27년 만에 통합브랜드를 내놓은 건 젤리시장이 무시하기 어려울 만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국내 젤리시장 규모는 지난해 202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닐슨 기준). 2014년 693억원에서 4년새 191.5% 성장한 셈이다. 지난해 젤리 매출로만 520억원을 올린 오리온의 목표는 연매출 1000억원이다. 한발 앞서 통합브랜드 ‘젤리셔스’를 론칭한 롯데제과도 지난해 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식품업체 빙그레가 장수 브랜드 ‘투게더’의 올드한 이미지를 벗기고 있다. 젊은층이 많이 찾는 마포구 연남동에 투게더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데 이어 ‘온 가족이 함께 먹는 아이스크림’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소용량 제품도 출시했다. 2016년 바나나맛우유를 젊게 만들어 ‘제2의 전성기’를 열었던 빙그레의 두번째 청춘靑春 프로젝트다. 투게더는 과연 제2의 바나나맛우유가 될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젊어진 투게더의 미래를 취재했다.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릴 만큼 기온이 치솟았던 지난 6월 25일, 젊은층이 많이 찾는 마포구
작은 물, 작은 소주, 작은 파이, 작은 과자…. 미니제품이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각종 미디어들은 이를 ‘1코노미(1인가구+이코노미)’의 대표적 예로 꼽는다. 하지만 ‘가성비’ ‘가용비’를 좇는 기존 1코노미와는 조금 다르다. 미니제품의 가격은 결코 싼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통업계에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났다고 해석한다. 가성비가 아닌 가격 대비 ‘편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등장했다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 ‘간편소비학’를 취재했다. # 롯데제과는 지난 1월 ‘쁘띠 몽쉘 생크림케
지난해 4월, 빙그레는 4년짜리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선보였다. ‘슈퍼콘’이었다. 콘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대표 제품이 없던 빙그레의 승부수다. 빙그레는 워너원ㆍ손흥민을 모델로 세우며 인지도를 높이고자 애썼다. 하지만 실적은 기대치를 밑돈다. 2014년, 빙그레는 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완벽한’ 아이스크림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다. 2000만개의 시제품이 만들어졌다 폐기됐다. 새 공정 도입 등 아이스크림 제조 40년의 노하우를 쏟아부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지난해 4월, 빙그레는 프로젝트의 결실을 세상에 내놨다. ‘새로운’ ‘혁신적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2014년 출시 당시 전국에 허니 열풍을 일으켰다. 메가히트를 친 덕분인지 ‘허니버터칩’은 5년 만에 스테디셀러로도 자리 잡았다. 그런데 정작 해태제과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주가도 예년만 못하다. 대체 왜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허니버터칩을 통해 ‘양날의 검’ 메가히트작의 그 이후를 살펴봤다.2014년 8월 전국을 강타한 ‘허니 열풍’을 기억하는가. 짠맛 일색이던 감자칩 시장에서 버터와 꿀을 이용한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단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당시 허니버터칩은
맛없다던 평가를 받던 냉동식품이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냉동만두, 냉동피자, 냉동볶음밥, 냉동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유튜브 채널에 냉동피자와 프랜차이즈 피자를 시식ㆍ비교하는 동영상이 게재된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냉동식품이 성장한 건 가성비와 1인가구 증가 때문만은 아니다. 급속냉동 기술의 진화가 냉동식품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손맛까지 잡은 냉동식품을 취재했다. # 1인가구 직장인 김승범(31)씨는 최근 편의점에서 1인용 냉동피자를 구입했다. ‘요즘 인기’라는 친구의 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