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부와 현 정부의 갈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현 정부는 전 정부의 거의 모든 걸 부정하고 있고, 전 정부는 이를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정치적 이념도, 철학도 모두 달라 보인다. 그런데 전 정부와 현 정부가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하나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특활비의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거다. 납세자연맹이 두 정부의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6월 납세자연맹은 대통령실의 특별활동비ㆍ업무추진비ㆍ식사비ㆍ영화관람비 등의 내역을 공개할 것을 청구했다. 대통령실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은 2016년 첫 시행 이후 두번(2018년 · 2021년)의 개정 절차를 거쳤다. 그런데도 청탁금지법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숱하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여전히 만연하고, 되레 애꿎은 민간인들만 이 법의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청탁금지법이 제 역할을 하려면 모호한 기준과 지나치게 넓은 규제 범위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이유다. 2016년 9월 28일. 지난한 여정 끝에 마침내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청탁금지법이란 이름보다 더 잘 알
2016년. 부패방지 역사에서 이정표가 될 만한 두가지 일이 일어났다. 그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거였다. 둘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부패방지경영시스템 ISO 37001을 제정한 것이다. 이듬해 11월 국가기술표준원은 ISO 37001을 한국 산업표준(KS)으로 제정했다. ISO 37001이 우리나라에서도 통용되는 사회규범이 된 셈이다. 그렇다면 ISO 37001은 대체 뭐기에 ‘역사적 이정표’란 말까지 듣는 걸까. 2020년 10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해외에서 발생한 뇌물사건을 해결하기
컴플라이언스는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ESG 경영의 핵심 요소다. 하지만 ESG만 알고 컴플라이언스는 잘 모르는 곳이 많다. 국내에 컴플라이언스 제도가 처음 도입된 건 1997년 외환위기 이후다. 외환위기를 초래한 기업의 방만ㆍ부실경영과 부패를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20여년이 흘렀음에도 컴플라이언스 제도는 국내에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최근 재계에선 ESG 경영을 둘러싼 관심이 뜨겁다. ESG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ESG 이념을 담은 슬로건을 만드는 건 기본이다. ESG 경영에 힘을 쏟겠다며 수조원을 투입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지만, 국민적 의혹과 분노는 가라 앉지 않고 있다. 차명거래, 지분 쪼개기, 묘목 심기 등 투기꾼을 능가하는 수법은 말문을 막히게 한다.합동조사단의 국토교통부와 LH 직원들에 대한 1차 토지거래조사에서 20명의 투기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제기한 13명 외에 7명이 추가됐다. 모두 LH 직원들로 2급 3명, 3 급 9명, 4급 6명, 기타 2명이다. 투기 의심 사례는 의혹이 제기된 광명ㆍ시흥 에 머
경제단체들이 “목소리를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들의 말을 빌려보면 ‘친노조ㆍ반기업 성향을 가진 정부가 기업들을 규제하는 법과 제도만 만들고 있다’는 게 이유다. 그런데 이상하다. 권위적인 정부가 집권했을 때 경제단체들은 제 목소리를 낸 적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누울 만하니까 발 뻗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낮은 자세로 귀 기울여 업계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겠다.” 2월 24일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한국무역협회(제31대) 회장 취임사에서 말한 내용이다. 7만여 회원사들의 이익을 적극 대변하겠다는 거다. 200
국내 상장사 중 첫 종업원지주사 한국종합기술이 지난 2월 직원 투표를 통해 이상민(59) 부사장(플랜트부 본부장ㆍ부사장)을 새 사장으로 선임했다. 2018년 외부 공모로 뽑은 전임 사장이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난 그 자리다. 사장이 돌연 바뀌는 만큼 한종기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실적이 떨어진 영향도 있다.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 이상민 신임 사장은 어떤 해법을 갖고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지난 1일 그를 만났다. 지난 2월 15일, 엔지니어링업체 한국종합기술(한종기)의 새 수장을 뽑는 자리. 이
추석선물로 ‘구호용품’이 등장했다. 애경산업은 조명봉ㆍ보온포ㆍ깃발ㆍ호루라기 등을 포함한 재난구호키트 ‘안전담은 감사세트’를 출시했다. 지진과 홍수 등 잦아진 자연재해가 명절선물 트렌드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처럼 명절선물은 당대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변화해 왔다.전쟁 후 배를 주리던 1950년대에는 쌀ㆍ계란 등 끼니를 때울 먹거리가 주된 명절선물이었다. 물자가 부족하던 1960년대에는 ‘설탕’이 고급선물로 꼽혔다. 1970년대 산업화 시기에는 인스턴트 커피ㆍ치약ㆍ비누 등 공산품 선물세트가 처음으로 등장했다.1980년대 경제 급성장
외식업계가 임대료 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 ‘고정비 변수’ 탓에 흔들리고 있다. 가격 인상으로 위기 탈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가격을 끌어올릴수록 가성비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임대료 인상→ 고정비 증가→가격 인상→수요 감소…. 외식업체가 악순환의 덫에 걸렸다. 최근 외식보다 가정간편식(HMRㆍHome Meal Replacement) 수요가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외식업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의 고리를 취재했다. 외식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식산업의 경기를 점칠 수 있는
30년산 위스키는 한때 ‘힘 있는 자’들만 먹는 술이었다. 묵을수록 비싸고 묵을수록 가치가 높은 술, 위스키의 위상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자 비싼 위스키는 시장에서 밀려나고, 그 자리를 연산을 표기하지 않은 값싼 위스키가 꿰찼다. 미연산 위스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달라진 위스키 시장을 취재했다. 12년, 17년, 21년, 더 나아가서는 30년…. 사람이 아닌 술(위스키)에 매겨지는 연륜이다. 사람에게 연륜이 쌓이듯 얼마나 오랫동안 원액을 숙성했느냐에 따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7일 사퇴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김 전 원장이 의원 시절 ‘더좋은미래연구소’에 보낸 정치후원금 5000만원은 과도한 지원”이라면서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 전 원장은 ‘초단명 금감원장’이란 오명을 뒤집어쓴 채 낙마했지만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다. 금감원은 개혁의 길을 잃었고, 진보세력은 모럴해저
“이런 경우도 김영란법에 해당되나요?” 김영란법이 제정된 지 1년을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이런저런 질문들이 떠돈다. 법조문이 모호한 데다 선례도 많지 않아서다. 문제는 뿌리도 내리지 않은 이 법을 뜯어고치려는 움직임이 숱하게 많다는 점이다. 공직사회에선 ‘이런 법을 왜 만들었느냐’는 푸념도 나온다. 김영란법, 과연 정착할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
골프가 ‘귀족 운동’이라고 불리던 때가 있었다.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볍게 즐기는 스크린골프가 유행하면서 골프 대중화의 발판이 마련됐다. 스크린골프 시대를 활짝 열었던 골프장비개발업체 골프존이 유력업체로 성장한 건 이 때문이다. 이 회사는 야구·낚시 등 또다른 실내 스포츠에 출사표를 던졌다.상류층의 전유물처럼 느껴졌던 골프의 이미지가 바뀌
10일 연휴는 먼나라 얘기 직장인 10명 중 절반만이 한가위에 임시공휴일(2일)과 대체공휴일(6일)을 쉬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231명에게 ‘추석 임시ㆍ대체휴일 휴무 여부’를 물은 결과, 전체의 52.9%가 ‘2일과 6일 모두 쉰다’고 답했다. 기업유형별로는 ‘대기업 직장인’이 72.5%, ‘중소기업 직장인’이 48%로 큰 차이를
문재인 정부가 5년 청사진인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여소야대의 격랑을 뚫고 적폐 청산도 시동이 걸렸다. ‘이필재의 人sight’를 통해 지난 반년여 정국의 흐름과 경제 이슈를 짚어본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2주 만에 74.7%로 반등했다. 여론조사회사 리얼미터가 7월 24〜26일 전국 유권자 15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 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자영업 시장은 어렵다. 미래 전망지수도 밝지 않다. 올해 1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현재경기지수는 65.14로 김영란법 이전인 지난해 2분기(70.55)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더하고 더하는 콜라보레이션을 강화하는 이유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지난 4월 발표한 올해 1분기 외식
2017년 3월 23일을 기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대형주는 나쁜 영향을 받은 반면, 중소형주는 원가 절감이라는 호재를 받았기 때문이다. 5월 장미 대선으로 내수시장에 활력이 감돌고 있는 것도 코스닥시장을 달궜다. 문제는 이런 국면이 언제까지 이어지느냐다. 대형주에 밀려 부진의 늪에 빠져 있던 코스닥시장이 상
국내 증시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면서 2100포인트대를 돌파했다. 문제는 지수는 상승세를 타는데 수익을 올린 투자자가 적다는 거다. 어떻게 해야 할까.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센터장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져도 버틸 수 있는 기업을 택하라”고 조언했다.✚ 올해
변협 회장을 지낸 원로 법조인 신영무(73) 변호사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조기 대선 관리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재에 대해서는 새 정부가 빨리 구성되도록 탄핵심판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영수 특검팀에 대해서는 공명심에 대한 자기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맡은 일은 대선 관리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2인자로서
힘 없는 서민을 옭아매는 건 쉽다. 저항권을 행사하지 않는 한 ‘한목소리’를 내는 게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기득권은 다르다. 자신들만의 세상이 조금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으면 아군적군 가리지 않고 잘도 뭉친다.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도 그랬다.명절이면 값비싼 선물을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밥값으로 1인당 3만원이 부족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