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가 외친다. “닥고기 마니 머거(EAT MOR CHIKIN).” 의도된 오타다. 세로 광고판의 공간이 부족하자 ‘chicken’을 ‘chikin’으로 줄여 나머지 글자들을 더 크고 더 읽기 쉽게 썼던 거다.어설픈 맞춤법의 젖소 캠페인은 미국인에게 사랑받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칙필레(Chick-fil-A)가 내세운 광고다. 칙필레는 브랜딩의 필수요소인 마스코트와 캐릭터의 영향력을 일찌감치 파악한 기업이다. 닭고기 요리 전문점에서 ‘닭’을 전면에 내세우는 뻔한 전략이 아닌 ‘젖소’를 등장시켜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광고만 봐도 범
코로나19 국면에서 게임 산업은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들에게 게임은 딱 좋은 놀잇감이었다. 그 덕분에 산업은 호황기를 맞았고, 일감이 늘자 게임사들은 ‘개발자 모셔가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 훈풍은 게임 업종 종사자들의 근무여건을 어떻게 바꿔놨을까.게임 산업은 지난 3년간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꽃핀 몇 안 되는 산업 중 하나다. ‘집에서 비대면으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여가문화’란 게임의 특징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맞물리면서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했다.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콘텐츠 업종은 팬데믹을 지나오며 큰 변화를 겪었다. 업종 내 기업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디지털콘텐츠나 인터넷방송 사업을 펼친 기업들은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반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거나 소설ㆍ만화 등 전통의 콘텐츠를 제작ㆍ유통하는 기업들은 위기의 늪에 빠졌다.코스닥 시총 300대 기업 중 콘텐츠 업종에 속하는 기업은 15곳이다. 이들 기업의 2019년 평균근속연수는 3.60년이었고, 2022년엔 4.05년으로 0.45년 늘었다. 그럼에도 300대 기업의 평균근속연수인 5.72년엔 한참 못 미친다. 15개 기업 중 삼성계열 기업교
‘K-바이오’가 악전고투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신약 개발 소식만 들려도 들썩이던 투자자는 사라졌고, 코로나19 특수도 끝났다. 이젠 거품을 걷어내고 실력으로 승부해야 할 시기인데, 결과를 낙관하긴 어렵다. 제약ㆍ바이오 기업의 근무여건이 다른 기업과 비교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2019년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위상은 위태로웠다. 꿈의 신약이라 불렸던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가 그해 5월 시장에서 퇴출됐다. 9월엔 신라젠이 진행하던 항암바이러스 간암 치료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시험이 중단됐다. 신라젠
코로나19로 통신업계는 울고 웃었다. 이통3사는 실적 잔치를 벌였지만, 통신장비업체들은 줄어든 설비 투자 탓에 눈물을 흘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업황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곧이어 인플레이션이란 악재를 맞닥뜨렸다. 이같은 상황은 통신산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근무여건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국내 이동통신산업은 팬데믹 기간 수혜를 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온라인 산업이 급성장한 덕분이다. 여기에 새로운 이동통신 인프라인 5G에 가입자가 쏠리면서 통신 산업의 성장속도는 한층 더 빨라졌다.그 덕분인지 S
2차전지 산업은 최근 들어 가장 뜨거운 업종 중 하나다. 코스닥 시총 1ㆍ2위 기업이 모두 2차전지 관련 기업이다. 2019년부터 이어진 제약ㆍ바이오, 반도체 ‘양강체제’를 종식한 업종이기도 하다. 그럼 코스닥 시총 300대 기업(2019년 기준) 중 2차전지 업종에 속하는 기업들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2020년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덮치자 시장 관계자들은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산업의 업황에 영향을 받는 2차전지 산업이 당분간 주춤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생산 차질과 소비 위축이 없
여행·레저업종은 코로나19 기간 ‘개점휴업’ 상태였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숱한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고, 끝모를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물론 몇몇 국내여행 관련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골프·호캉스 붐이 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행·레저업종 종사자들의 처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여행·레저 업종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업종으로 꼽힌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업체마다 속사정은 달랐다. 해외여행 관련 업체들은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반면, 코로나19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기 시작하면서 몇몇
# 근속연수가 길어졌고, 평균연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더스쿠프가 코스닥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의 근로여건 변화를 추적한 결과다. 팬데믹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한 가운데 많은 직장인의 삶이 개선됐다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양극화가 만들어낸 착시효과가 섞여있는 데다 미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의 벌이로는 삶을 지탱하는 게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내 직장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어떻게 변했을까. 팬데믹 후 펼쳐진 2023년 직장인별곡 두번째 편을 살펴보자. ■ 2막 : 기업 = ‘202
# 2019년 직장인 보고서 한 직장에서 5.63년을 다니고, 연봉은 5098만원(세전)이다. 윗분들이 평균치를 바짝 올려놔서 그렇지, 이것저것 떼고 나면 지갑이 휑해진다. 어쨌거나 한푼도 쓰지 않고 5.63년 동안 돈을 모으면 3억37만원, 서울지역에 아파트 한채 마련할 수 없다. 이곳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2018년 말 기준)은 7억1972만원이니까…. 그럴싸한 집이라도 한채 마련하려면 돈을 아껴야 하는데, 그러기도 쉽지 않다. 김밥도, 자장면도, 햄버거도, ‘값’이 매겨진 식음료란 식음료는 모조리 올랐다. 하다 하다 1만원이
2023년 K-팝 산업은 영광을 누리는 동시에 한계도 절감했다. 세계 시장에서 K-팝의 경쟁력을 입증했지만,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제작 시스템의 전근대적인 구조가 세상에 드러나 몸살을 앓기도 했다.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내부는 곪아가고 있었다는 얘기다. 더스쿠프가 근사하게만 보이는 K-팝 산업의 이면을 들여다봤다. 지금은 ‘K-팝 전성시대’다. 한류韓流의 발원지로 꼽히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ㆍ유럽시장을 강타하면서 세계 음악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할 채비를 마쳤다. 이런 K-팝의 저력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차트로 평가받는 ‘빌보드
전체 퇴직자의 74%가 퇴직금을 1000만원도 못 받는 반면 상위 1%는 4억원 넘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금에서도 심각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 거다.지난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세청으로부터 2021년 귀속 퇴직소득 1000분위 자료를 받아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체 퇴직소득자는 330만4574명, 총 퇴직금은 49조6048억원이다. 이를 1인 기준으로 계산하면 평균 1501만955원이다.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이다. 소득 구간별로 살펴보면, 격차는 크게 벌어
2140만8000명.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 임금노동자 수다. 전체 인구(5162만8000명)의 41.5%, 전체 경제활동인구(2867만4000명)의 74.7%가 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란 얘기다. 정부의 노동정책이 국민 삶에 직접적이고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난해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 나침반은 어느 곳을 가리키고 있을까.“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노동자 권익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해 5월 1일(노동절)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코로나19 영향으로 폭락했던 증시가 살아났던 2020년 이후, 퇴직연금을 확정급여(DB)형에서 확정기여(DC)형으로 전환한 노동자가 부쩍 늘어났다. DB는 퇴직금이 정해져 있고, DC는 투자 수익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문제는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로 지난해부터 증시가 급격하게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 시기 DC형으로 전환한 노동자는 손실을 봤을 게 분명하다. 더스쿠프가 DC형 퇴직연금에 숨은 문제점을 짚어봤다. 직장인에게 퇴직연금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 퇴직 이후의 삶을 책임질 핵심 노후대책 중 하나여서다. 머지않아 국민연금
코로나19로 소비자의 온라인 활동이 늘면서 게임산업은 순풍을 맞았다. 게임사들은 실적 잔치를 벌였고, 이들 기업의 몸값도 치솟았다. 하지만 지금은 엔데믹(endemic·풍토병) 시대다. 팬데믹 국면에서 호황기를 누린 게임업계는 지금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게임산업은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2020년 3월, 삼정KPMG가 자체 발간한 ‘코로나19에 따른 산업별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분석한 내용이다. 엄격한 방역규제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게임 이용자도 급증했기 때문이다.관련 시장도 가파르게 커졌
제약ㆍ바이오 기업은 코로나19를 훈풍으로 반길 수 있었던 분야 중 하나였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8년과 2021년을 비교하니 제약ㆍ바이오 기업 직원들이 벌어들일 수 있는 소득은 크게 늘었다. 문제는 3년 전 보였던 기업들이 더 이상 없다는 데 있다. 지금은 빛나지만 3년 뒤는 장담할 수 없다는 거다.코로나19로 잠겼던 세계 경기에서 전염병이 곧 기회였던 산업 분야는 분명했다. 제약ㆍ바이오다. 각국 정부와 제약 기업들은 코로나19 치료제와 감염을 막는 예방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집중했다.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내
코로나19 국면에서도 반도체 산업은 멈칫하지 않았다. 산업의 현재는 여전히 호황이고, 미래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인력 유출이 대표적인데, 코스닥 기업으로선 풀기 어려운 문제다. 반도체 업계에 떠있는 태양의 이면엔 짙은 그림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거다. 2017년 슈퍼사이클(Super cycle·대호황)을 맞이한 반도체산업은 여전히 한국경제를 이끄는 버팀목이다. 그런 반도체산업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울고 웃었다. 공장 곳곳이 봉쇄되며 생산에 차질을 빚기 일쑤였고, 트럼프 행
2차전지 관련 업종은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산업군으로 꼽힌다. 그런데도 코스닥 상장사 10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에 속하는 2차전지 관련 기업은 5곳뿐이다. 지난 4년간(2018~2021년) 전 업종의 평균 근속연수가 늘었는데, 유독 2차전지 업종만 줄었다는 점도 낯선 통계다. 왜일까. 3.55년, 5473만원. 더스쿠프(The SCOOP) 가 코스닥 시총 100위 기업 가운데 2차전지 관련 업종에 속하는 기업들의 평균근속연수와 평균연봉을 분석해본 결과다. 100대 기업 전체 평균근속연수는 5.16년, 평균연봉은 6605만원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많은 후유증을 남겼다. 경기는 침체일로를 걷고 있고, 물가와 대출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렇게 힘든 시기, 대한민국 직장인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더스쿠프가(The SCOOP)가 코스닥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평균임금과 근속연수를 분석했다. 기준은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인 2018년과 코로나19가 조금 수그러든 2021년 말로 잡았다. 결과는 어땠을까.2019년 이후 한국경제는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원인은 당연히 코로나19였다. 건설·금융·제조·항공·여행 등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코로나19 국면에서
# 6605만원. 코스닥 100대 기업(시총 기준)에 다니는 직장인의 평균연봉(2021년 기준)이다. 평균 5.16년을 근속한다고 했을 때, 모을 수 있는 돈은 3억4085만원이다. 한국경제에 코로나19라는 그림자가 무섭게 드리웠지만 3년 전(2018년)과 비교하면 평균연봉도, 근속연수도, 총괄수익(평균연봉×근속연수)도 개선됐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의 삶도 그만큼 좋아졌을까. 그렇지 않다. 남들 보기엔 번듯한 직장에서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을 받으며 일하고 있지만, 그 돈으로 결혼해서 아이 키우며 살기엔 빠듯하다.# 내집 마련은 감히
꼬꼬경 파트❶과 파트❷에서 보듯 2008년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유동성의 시대’는 끝내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 돈이 시장에 차고 넘치자 물가가 치솟았던 거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망까지 마비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징조까지 나타났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는 ‘낙수효과’를 견인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문제는 이 정책이 한번 실패한 것이란 점이다. MB정부 때의 일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다 쓰는 시기는 저물었다. 바야흐로 돈줄을 조이는 시기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에 풀린 돈이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