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고물가의 덫에 빠져 외식산업이 허우적대고 있다. 특히 치킨과 함께 외식 대표 품목으로 군림하던 피자 시장이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2017년 2조원 규모였던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5000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엔 1조2000억원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표➊).피자 프랜차이즈의 위기는 주요 업체들의 부진한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표➋).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피자헛은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2021년 965억7227만원이었던 매출은 5.6% 증가해 1020억933만원을 기록했지만 4억4296
# 2010년 한 대형마트가 5000원짜리 PB(Private Brand) 치킨을 선보였다. ‘말도 안 되게’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동네 치킨집 다 죽는다”는 자영업자의 성토에 소비자들이 공감한 결과였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 또 다른 대형마트가 6990원짜리 PB 치킨을 선보였다. 이번엔 소비자가 먼저 환호했다. 물가가 무섭게 치솟은 데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가격 거품 논란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격을 파괴하는 대형마트의 PB 전략은 괜찮은 걸까. 장보기가 두려운 시절이다. 하
오뚜기는 1981년 ‘3분카레’를 출시했다. 끓는 물에 3분이면 요리가 완성되는 이 제품은 1세대 HMR로 꼽혔다. 그런데 최근 1세대 HMR로 불리는 카레ㆍ짜장류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간편함을 넘어 HMR에서 맛과 영양까지 찾는 이들이 증가한 데다, 상온에서 식품을 상하지 않게 해주는 ‘레토르트’ 기술력도 진화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이제 3분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더라도 같은 3분 요리가 아니라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1세대 HMR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를 분석했다. “봉지 그대로 끓는 물에 퐁당, 3분이면 끝…
맛없다던 평가를 받던 냉동식품이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냉동만두, 냉동피자, 냉동볶음밥, 냉동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유튜브 채널에 냉동피자와 프랜차이즈 피자를 시식ㆍ비교하는 동영상이 게재된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냉동식품이 성장한 건 가성비와 1인가구 증가 때문만은 아니다. 급속냉동 기술의 진화가 냉동식품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손맛까지 잡은 냉동식품을 취재했다. # 1인가구 직장인 김승범(31)씨는 최근 편의점에서 1인용 냉동피자를 구입했다. ‘요즘 인기’라는 친구의 말에
해외 가공식품 업체를 잇따라 인수해온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냉동피자 업계 2위 업체 쉬완스컴퍼니의 인수ㆍ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냉동피자 업체의 인수를 추진하는 까닭은 뭘까. 더스쿠프(The SCOOP)가 CJ제일제당의 세계화 전략을 취재했다. ‘비비고 만두’로 미국 만두시장을 움켜쥔 CJ제일제당이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Schwan’s Company)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쉬완스컴퍼니는 냉동피자ㆍ냉동디저트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업체다. 미국 전역에 20여개
20년 전 ‘쌀밥을 누가 사먹니’라던 소비자들은 이제 큰 거부감 없이 국도, 반찬도 가정식대체식품(HMR) 제품을 선택한다. 바야흐로 HMR 시대다. 식품업체뿐만 아니라 유통업체까지 HMR 브랜드를 출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식품업체와 유통업체가 한판 대결을 벌이는 이 낯선 싸움의 승자는 누가 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HMR 대결투를 취재했다. 가정식대체식품(HMRㆍHome Meal Replacement)이 ‘엄마 손맛’을 대체하고 있다. 1인가구 증가,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 고령화 등 사회적 요인이 맞물린 데
[추천 소설]장희태 소설가의 미리 죽는 인간, 제 7장 누구나 약해지고 싶다유년시절 큰아버지가 집을 떠나는 꿈을 자주 꿨습니다. 큰아버지를 내쫓겠다는 엄마의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들으며 자랐으니까, 그게 저의 진짜 마음인지 엄마의 주문이 각인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때 스스로 잘 안다고 믿었던 저는 제가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환경의 잔해, 엄마의 잔여물 같은 것들이었죠. 여하튼 큰아버지는 수백 수천 번의 꿈속에서 단 한 번도 차를 타지 않았습니다. 버스나 기차도 이용하지 않았고, 날거나 뛰지도 못했지요. 큰아버지는
제 5장 유라 맞닿은 몸이 오늘따라 데일 듯 뜨겁다. 유라는 눈을 감고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내뱉는다.“부모님은… 언제 오셔? 늘 하는 말이지만…… 오늘은 정마알… 죄송하네”말과는 달리 목소리가 흥분으로 떨린다. 나는 고개를 숙여 피어싱 네개가 별자리처럼 박힌 귓바퀴에 입술을 댄다. “지금 소파 밑에 누워서 널 보고 계실걸”네일젤이 발린 두껍고 단단한 손톱이 내 등을 파고든다.“석이 부모님, 이런 인간이라 죄송해요.”젖은 등이 쓰리고 욱신거린다. 유라는 땀과 희미한 피가 배어있을 자신의 손톱 끝을 게걸스레 핥는다. 지금 당장 죽은
농심을 무섭게 추격하던 오뚜기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연매출 2조원의 일등공신인 진짬뽕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라면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라면 시장 점유율 마의 25%를 돌파한 오뚜기가 한계를 만난걸까. 오뚜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갓뚜기(GOD과 오뚜기의 합성어)’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 9월 별세한 오뚜기 창업자 고故 함태호 회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