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불이 든 돈가방을 노리고 ‘탄환열차’에 모여든 킬러들은 모두 용병傭兵들이다. 용병이란 자신의 전투가 아닌 남의 전투를 돈 받고 대신해 주는 존재들이다. 전쟁 당사자들의 옳고 그름이나 명분 따위에는 관심도 없고, 전쟁의 승패에도 무관심하다. ‘고객’과의 계약에 따라 일정한 역할을 해주고 그에 따른 급여만 받으면 그만이다.영화 속 용병킬러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메디치(Medici)가家의 유명한 책사 마키아벨리(Machiavelli)가 「군주론」에 정리한 용병들의 행태와 참으로 닮았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아무리 다급해도 용병만은
콜로세움에 모인 로마 시민은 ‘찝찝한’ 새 황제 코모두스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기획한 ‘자마 전투’의 재연에서 ‘한니발의 야만군대’를 이끌고 스키피오의 로마군단을 쳐부순 우두머리가 다름 아닌 로마의 위대한 장군이었던 막시무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로마 시민은 막시무스에게 열광한다. 스키피오 로마군단의 전멸이라는 ‘라이브 콘서트’의 ‘공연 참사’에도 아랑곳 않는다.그날로부터 로마에 ‘막시무스 열풍’이 몰아친다. 노예검투사 막시무스가 검투경기에서 그들의 황제 코모두스를 조롱하고 무참하게 죽여버리는 꼭두각시 놀음까지 거리에서 벌어진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과 로마의 스키피오 장군이 지중해 패권을 놓고 격돌한 해는 BC 202년입니다. 공교롭게도 지구 반대편에선 그해 항우와 유방이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수천년이 흐른 202년에 ‘2’를 덧붙인 2022년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인간의 뿌리 깊은 전쟁 사랑, 어찌해야 할까요?글=김상회 정치학 박사 sahngwhekim5353@gmail.com | 더스쿠프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영상제작소 Video B
코모두스는 게르만족과 대치 중인 전선의 군막軍幕에서 아버지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교살하고 황제 자리에 올라 로마에 입성한다. 아버지를 죽인 코모두스의 로마 입성 행진은 화려하고 장엄하기 그지없다. 유럽정복에 나선 히틀러가 베를린 개선행진 행사의 모델로 사용했다는 그 유명한 장면을 천재 감독 리들리 스콧이 재현해준다. 아버지를 죽이고 황제 자리를 찬탈한 코모두스는 로마에 장엄하게 들어온다. 그 장엄함은 아버지를 죽이고 돌아온 코모두스가 지구 끝까지 정복하고 돌아온 개선행진인 줄 착각할 정도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이다. 로마
나는 지난 회에 ‘인류사는 문체투쟁사다’라는 문제제기를 통해 ‘시인은 왜 철학자를 고발하였나’를 풀어갈 것을 약속하먼서 이걸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서양철학사에서 하나의 패턴pattern으로 서로 부딪치고 차이와 반복을 드러내며 강물처럼 지속적으로 흐르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은 시와 소설이라는 문체의 역사와 함께 흘러왔음을-그러니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시를 대변하는 철학자이고, 플라톤은 소설을 옹호하는 철학자로서-좀 장황하게 늘어놓으먼서 대서사로서의 서곡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먼서 나는 시리즈가 이어지기
미국 샌디에이고에 사는 리차드 부부는 아이를 잃고 회복하기 어려운 고통과 상심에 빠진다. 아이를 잃은 것만으로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이지만 그 과정에서 부부는 미묘한 마음의 갈등을 겪는다.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마주했을 때 다른 누군가에게 고통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 기진맥진한 리차드 부부는 모로코 여행을 떠난다. 리차드 부부는 잠시라도 모든 것을 잊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 출발의 전기를 찾고 싶었던 듯하다. 인간이란 눈에 보이는 게 바뀌면 생각도 바뀐다. 아이의 모습이 어른거리는 샌디에이고를 벗어나 황량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욱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신현림 작가의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을 펼친 건 어느 화창한 토요일 오후, 버스 안에서였다. 일이 있어 오랜만에 멀리 외출을 하고 돌아오는 길, 지하철로 40분이면 될 거리를 일부러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버스를 탔다. 버스에 타서 아무 생각도 없이 바깥의 풍경을 멍하게 바라보는 것은 내가 버스를 타는 걸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보면 어느새 내 안의 생각으로 빠져든다. 그 날, 나는 여기에 나오는 ‘버스 여행’
한산도해전이 시작되자 이순신은 대여섯척의 판옥선을 내보냈습니다. 한니발이 전진배치했던 경무장 보병과 같은 역할이었지요.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해적 출신의 수군 명장이었습니다. 다섯척의 판옥선이 이순신의 유적계誘敵計, 이를테면 유인책일 가능성도 생각했을 것입니다.그러나 와키자카는 자신 있게 주력부대를 모두 이끌고 쫓아왔습니다. 이순신이 유인작전을 썼다 해도 충분히 조선 수군을 압도할 수 있다고 착각한 겁니다. 그의 함대도 작은 규모가 아니었으니까요. 대여섯척의 판옥선을 추격하던 일본 함대가 정신을 차려보니, 아뿔싸! 어느새 조선 함대에
인터넷에 한산도대첩을 검색하면 진주대첩ㆍ행주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 대첩의 하나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아울러 국제적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긴 전투라는 표현도 종종 등장합니다. 이순신의 학익진과 한니발의 칸나에 전투The Battle of Cannae전세계의 해군사관학교에서 한산도해전을 가르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서구의 거의 모든 사관학교에서 가르치는 전투가 있습니다. 한니발 장군의 카르타고군이 로마군과 맞붙었던 ‘칸나에 전투’입니다.전투에서 압승하기 위해선 포위섬멸전이 가장 좋습니다. 전투에서 승리해도 적군의 주력과 지휘관
기원전 218년 5월 카르타고(현재의 튀니지)의 명장 한니발은 당시로선 상상조차 어려웠던 대담한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그는 군사 4분의 3을 희생해가며 알프스 산맥을 넘어 이탈리아 북부로 진격해왔다. 허를 찔린 로마는 카르타고의 코끼리에 게 짓밟히며 속수무책으로 패배를 거듭했다. 그러나 로마는 스키피오 장군의 파격적인 아이디어 하나로 전쟁의 물줄기를 바꿔
‘블랙 호크 다운(Black Hawk Down)’은 리들리 스캇(Ridley Scott) 감독이 2001년에 내놓은 작품이다. 이 영화를 감상하기는 적잖게 고통스럽다. 첫째, 배역 인물들을 식별해서 따라가기 거의 불가능하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미국 최정예 ‘레인저’와 ‘델타’ 부대 요원들이다. 죄다 까까머리인 것은 물론, 똑같은 전투복 차림에 헬멧까지 깊숙
연극 대중화 브랜드 ‘연극열전’이 5월부터 2015년 2월까지 펼쳐진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연극열전’은 창작 1개 작품, 라이선스 초연 4개 작품을 선보인다. 먼저 시골 장터를 배경으로 고단한 삶을 사는 40대부터 죽음과 마주한 80대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통해 한국 특유의 정과 한을 그린 ‘사랑별곡(5월 2일~8월 3일 동숭아트센터 동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