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후 북적거려야 할 대학가 주변 상권에 적막감이 돌고 있다. 공실 때문이다. 대학가 상권 곳곳에선 임대 현수막을 내건 상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예컨대, 신촌역에서 연세대 앞까지 이어지는 명물거리, 카페들이 즐비한 신촌과 이화여대 앞은 생기를 잃은 지 오래다. 홍익대와 고려대, 건국대 주변 상권도 활력을 잃은 분위기다.대학가 상권이 무너졌다는 건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5.8%. 하지만 신촌ㆍ이대 지역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그보다 3배 이상 높은 18.3%에 달했다.
어린이의 숫자가 줄자 아파트 내 놀이터가 주차장으로 바뀌고 있다. 저출산 시대를 맞이한 우리가 받아들여야할 어쩔 수 없는 흐름일 지 모른다. 하지만 놀이터가 필요한 어린이는 여전히 많다. 저소득 가구의 어린이일수록 특히 그렇다. 문제는 새로 생기는 놀이터 중 ‘돈을 내야 갈 수 있는 곳’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교에 가기 전 자주 놀았던 놀이터를 떠올려보자. 생각나는 놀이터는 몇개인가. 아파트에 살았다면 아파트 놀이터일 거다. 빌라나 단독주택에 살았다면 근처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의 놀이터가 떠오를 것이다.수년
1970년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도로는 2017년에 새 이름을 얻었다. 서울로7017이다. 차만 다니던 고가도로가 사람이 걷는 그렇게 ‘선형線型 공원’으로 변했다. 그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 이곳을 찾던 사람들은 반토막이 난 반면, “흉물이니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서울역 일대를 바꾸겠다”는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로7017의 가치는 이어질 수 있을까.서울역을 정면에 두고 오른쪽을 보면 서울역 서쪽 만리ㆍ청파ㆍ서계동과 서울역 동쪽 숭례문을 잇는 ‘서울로7017’이 보입니다.
아이돌 콘서트는 더 이상 풍선만 흔들다 끝나는 무대가 아니다. 좁은 무대 그 이상의 공간에서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사 하이브가 국내외에서 추진하고 있는 ‘더 시티 프로젝트’는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더 시티는 콘서트가 열리는 ‘도시’를 무대로 삼아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K-팝의 또다른 길을 제시한 하이브노믹스(HYBEnomics)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아티스트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글로벌 팝스타인 그는 하나의 ‘경제 현상’으로도 일컬어진다. 지난해 3~8월 그는
스마트폰을 의무적으로 반납해야 이용할 수 있는 카페가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돈을 더 내더라도 관리자가 출석 여부를 체크하는 관리형 독서실도 성행한다. 하물며 불참 시 벌금을 내는 스터디 모임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자제력을 구매하는 시대가 낳은 새로운 트렌드다.디지털 디톡스 카페.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카페가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다. 애초에 일반 북카페로 문을 열었던 서울 역삼동의 ‘욕망의 북카페’는 디지털 디톡스 카페로 전환하면서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다.카페 매니저 이인하(28)씨는 “책에
중장년이라면 30여년 전 편의점이 처음 들어왔을 당시의 생경함을 기억할 것이다. 지금은 가장 친근하고 자주 이용하는 곳이지만, 그때만 해도 편의점은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소비 채널이었다. 그래선지 이렇게 가까워진 편의점이 문득, 새삼스럽다.웬만한 동네면 24시간 불빛을 밝히고 있는 편의점이 보인다. 진열대엔 종류별로 구분한 상품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응급의약품도 살 수 있고, 물건도 부치고, 공과금도 낼 수 있다. 어느덧 편의점은 잡화점 그 이상의 기능으로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신간 「어쩌다 편의점」은 식당, 카페, 빵집,
여자친구와 마포의 어느 공원을 들렀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볕이 드는 발코니에서 양다솔 작가의 「적당한 실례」를 읽을 요량이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미세먼지 수치가 너무 낮았다. 비염이 심한 나는 먼지가 많은 날에는 야외활동이 어렵다. 봄날의 볕은 따뜻하고 미세먼지 수치는 낮았으니 밖으로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우린 2인용 커플 자전거를 빌렸다. 내가 앞에, 여자친구가 뒤에 탔다. 살갗에 부딪히는 바람이며, 한강을 넘어가는 지하철의 규칙적인 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빠르게 흘렀다. 오래간만
여기 반려견을 끔찍하게 아끼는 부부가 있다. 반려견을 위해 최고급 사료와 영양제만을 고집하고, 한번에 수십만원씩 드는 정기검진 비용도 망설임 없이 지불한다. 문제는 반려견의 미래는 신경 쓰면서 정작 부부의 미래는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이 부부의 스토리를 들어봤다.“짱이야~ 엄마 왔어~.” 회사 업무를 마치고 돌아온 양은혜(가명·38)씨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짱이의 이름부터 불렀다. 양씨가 키우는 반려견 짱이는 보고 싶었다는 듯 이미 현관문 앞으로 달려와 양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된 하루 일과를
# 어릴 때 전 등산을 좋아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유는 두개였던 것 같습니다. 아빠와 단둘이 시간을 보낸다는 것, 산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다는 것. 그때만 해도 산에서 취사가 가능했던 시절이었죠. # 막 10살이 됐을 때로 기억됩니다. 등산을 가는 날인데 아빠는 가방에 코펠과 버너를 챙기지 않으셨습니다. 고개를 갸웃하는 저에게 아빠는 “이젠 라면을 끓여먹을 수 없다는구나”라면서 기사 한토막을 읽어줬습니다. 전국의 국립공원들이 계곡이나 정상부 가리지 않는 취사 인파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중략)…이어 1990년 11월 15일
# 최근 인기몰이 중인 무인 헬스장은 불법이다. 현행법상 영리 목적의 헬스장엔 반드시 체육지도자가 상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구운동으로 인한 부상과 뜻하지 않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기구를 활용하는 무인 필라테스는 합법이다. 나홀로 기구를 사용하다간 부상이나 사고 우려가 있는데도 별다른 규제가 없다. 왜일까. 두 업종의 합법과 불법을 가른 요인은 뭘까. 혹시 여기에도 행정편의주의가 숨어 있는 건 아닐까. 더스쿠프가 이 질문에 펜을 집어넣었다. ‘무인無人’ 콘셉트를 내세운 체육시설이 전국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다. 포털
# 요즘 OTT 구독권을 쪼개서 판매하는 ‘구독 공유 중개 플랫폼’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얼마 전, OTT 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면서 더 저렴한 이용법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고, 그 덕분에 이들 중개 플랫폼도 급성장했죠.# 기자가 직접 체험해 보니 인기가 많을 법도 합니다. 플랫폼이 알아서 공유할 사람을 찾아주니 제3자와 소통할 필요가 없고, 자체 결제 시스템이 있어 결제 속도도 빨랐습니다. 무엇보다 기존 구독료의 40~75% 저렴한 가격으로 OTT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여기 한달에 90만원가량 적자를 내는 부부가 있다. 쑥쑥 크는 자녀들 교육비 때문이라곤 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얘기가 조금 달랐다. 자녀 교육비도 교육비지만 커피값부터 보험료까지 지출항목 이곳저곳에서 부부의 ‘과소비’가 눈에 띄었다. “더 줄일 곳이 없다”는 부부의 말이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린 건 이런 이유에서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과소비의 늪에 빠진 부부의 사연을 들어봤다.올해 중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을 둔 한성희(가명·41)씨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겨우 1살 더 먹은 것뿐인데도 학원비
마음이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경주 황리단길에 마음이 아픈 사람을 위한 약국이 있습니다. 바로 어서어서 책방입니다. 책방주인이 직접 읽어본 책으로만 구성된 큐레이션 문학서점입니다. 자신의 아픈 상처를 시집 한권으로 치유해보면 어떨까요? ‘Lab. 리터러시가 간다’ 두번째 편 독립서점 '어서어서'입니다.경주대릉원의 천마총 구간 서쪽에 있는 황리단길은 경주시를 대표하는 관광지입니다. 눈치 빠른 독자께선 벌써 알아차리셨겠지만, 황리단길은 황남동이란 지역명에 경리단길을 합친 조어입니다. 그만큼 힙하고 세련됐다는 뜻이겠군요. 그렇다고
보수적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원자잿값, 자본조달비 등 비용적 측면에서 찾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찾아온 고물가 국면을 ‘비용 인플레’라 일컫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엔 비용이 아닌 다른 변수가 작동한 결과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름 아닌 기업의 탐욕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는 거다. 스텔스플레이션(Stealthflation), 번들플레이션(Bundleflation)은 이를 잘 보여주는 신조어다.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각국은 ‘인플레이션의 덫’에 빠져들었다. 공급망 마비, 지정학적 위기, 넘치는 유동성
물가를 자극하는 변수 중 가장 복잡한 건 기후다. 기후 위기도, 기후를 지키려는 친환경 정책도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어서다. 가령, 기후가 너무 춥거나 더우면 농산물의 작황에 영향을 미쳐 물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선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는 경우가 잦다. 더스쿠프 ‘경제학 스터디카페’에서 기후플레이션과 그린플레이션의 함의를 살펴봤다.스티키인플레이션(Stickyinflation)은 물가가 좀처럼 하락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스티키’의 뜻을 직역하면 ‘끈적끈적하다’다. 물가가 끈적끈적하게 천장
어머니는 돌발성 난청이라고 했다. 지난주 아침밥을 같이 먹다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젓가락으로 메추리알을 잡으려고 노력하다 잠시 멈추고 어머니를 바라봤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표정이었다. 난 젓가락질을 멈췄다. 최근 몇주간 내 말을 잘 못 알아듣는 것이 병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숙연해졌다. 난청이란 건 조용한 공간에 홀로 있어도 귓속에 소리가 맴도는 것이라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려워진다고 했다. 아침을 먹지 못했다.‘돌발성’이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돌발성 난청은 어떤 큰 이유가 있어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병원에서 완치가
# 요샌 1만원권 한장으로 든든한 한끼를 먹는 게 어렵다. 외식 물가가 갈수록 오르면서 등장한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 때문이다. 휴가기간엔 맘 놓고 쉬지도 못 한다. 여행비용의 가파른 상승을 일컫는 ‘베케플레이션(Vacaflation)’ 때문이다. 그렇다고 ‘집콕’이 만만한 것도 아니다. OTT 업체들이 줄줄이 구독료를 올리면서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 바야흐로 ‘변종 인플레이션’의 시대다. 최근 미디어에선 각종 ‘플레이션’을 붙인 신조어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영화 파고(Fargo)는 ‘스릴러 코미디’ 장르로 분류돼 있다. 아마도 미국 관객들에게는 극도로 감정을 억누르고 폭발 직전의 상황에서도 ‘상냥한 미소’를 잃지 않는 주인공들의 모습들이 비현실적이다 못해 코믹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rgaard)는 아내와 장인에게 쌓인 불만이 많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항상 미소를 머금고 상냥하게 대한다. 제리는 장인이 자신이 힘들게 기획한 사업 아이템을 날로 먹을 때도 그 부당함을 정면으로 따지지 않고 어정쩡한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용을 쓴다. 어깨가 축 처져 장인의
2017년 문재인 정부는 ‘신혼희망타운’을 제시했다. 보육과 주거에 초점을 맞춘 저출산 대책으로 종합보육센터를 짓는 게 뼈대였다. 신혼부부만 챙겨준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신혼희망타운’ 주택이 가지는 함의는 분명했다. ‘사는 곳’ 근처에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마련해준다는 거였다. 하지만 ‘신혼희망타운’을 폐지하고 ‘뉴홈’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에선 그런 함의가 보이지 않는다. 낳고 싶어도 자신이 없다. 젊은 세대가 출산을 포기하고 결혼을 포기했다. 그러자 정치인들의 이목도 아이 키우기에 꽂혔다. 지난 18일 여당인 국민의
[찬바람 부는 실리콘밸리]AI가 열어젖힌 빅테크 ‘해고 시대’미국 실리콘밸리에 찬바람이 분다. 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주요 테크기업이 인력을 줄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구글이다. 최근 이 회사는 하드웨어 개발부서에서 일하는 직원 수백명을 해고했다.구글 측은 “앞으로 다가올 중요한 기회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일부 조직은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의 구조조정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만이다. 구글은 2023년 1월 1만2000명을 해고했다. 설립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구글 말고도 인력을 감축하는 회사는 여럿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