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은 2023년 경제학 교과서를 다시 썼다. 미국은 가파른 임금 인상에도 물가를 낮추고 최저 실업률을 유지했다. 일본은 임금 인상으로 중산층 소득을 높여 디플레이션 탈출이 임박했다. 2020년의 한국, 2023년의 미국을 롤모델 삼아 움직이는 일본의 전략과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우리의 전략을 살펴봤다. ■ 美·日 성장 원인=2023년 세계 경제의 화두는 미국과 일본의 약진이었다. 금리인하기가 아직 오지 않아 최종 승자라고 표현할 순 없지만, 적어도 세계 경제계의 스타가 두 나라였던 것은 틀림없다. 그 중심엔 임금 인상이란
9월과 함께 이른 추석이 다가오지만, 명절을 맞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은 무겁기 짝이 없다. 당장 치솟는 물가에 차례상 차리기가 버겁다. 미국의 9월 자이언트스텝(금리 0.75% 포인트 인상) 예고는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결돼 ‘영끌’ ‘빚투’족의 생계를 위협한다.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달러화로 표시되는 상품의 가격을 떨어뜨려 수출이 잘되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입에 의존하는 원유와 에너지, 곡물가격을 끌어올려 무역적자를 사상 최대로 키웠다.곳곳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에 따른 ‘삼중고三重苦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백화점 명품매장에 들러 “여기부터 저기까지 다 주세요”라고 말하는 영화 속 주인공. 사회에 위기가 들이닥쳤을 때 전재산을 털어 기부하는 사람. 어떤 부류가 더 많을까. 죽음과 위기 앞에 한낱 ‘물질’이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제론 전자의 사례가 더 많다는 게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른바 ‘공포관리이론’이다.경제·사회적으로 한차례 위기를 겪고 나면 새로운 기준이 생긴다. 우리는 이걸 ‘뉴 노멀(new normal)’이라고 부른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11~2012년 유럽 재정위
지난해 1월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7월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영업자는 신음하고, 저소득층의 살림살이는 더 쪼그라들었다. 소득은 줄었는데 장바구니 물가는 치솟으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또다른 감염병 ‘메르스(MERS)’가 전국을 휘감았던 2015년엔 어땠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메르스가 휘감았던 2015년과 코로나19로 얼룩진 2021년의 물가를 비교해봤다.폭염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내가 기억하는 2015년 여름은 그랬다. 당시 나는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 며칠간 머물렀다
5년 임기의 10분의 1 정도가 남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픈 대목은 ‘집값 앙등’일 것이다. 26차례에 걸쳐 대책을 내놨는데도 먹혀들지 않았다.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고 장담했지만, 미친 듯 뛰는 집값과 전셋값 때문에 수많은 국민이 ‘억’ 소리를 내고 있다.급기야 지난 8월 전국 아파트 3.3㎡(평)당 평균 매매가격이 2030만원으로 사상 처음 2000만원을 넘어섰다. 2019년 말(1466만원) 대비 1년 8개월 사이 38.5% 앙등했다.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격은 4569만원으로 전국
가계대출 줄긴 줄어들었지만…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4년 3개월 만에 감소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5월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7조8076억원으로 전월(690조8623억원) 대비 0.4%(3조547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감소한 건 2017년 2월 이후 처음이다.이는 가계대출의 규제를 강화한 금융당국의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대출 잔액이 줄어든 게 전체 가계대출 잔액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5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38조
저물가 시대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역대 최저 수준인 0.3%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는 이런 저물가 기조를 심화하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고 시장에 자금이 풀리면 물가가 오르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경기가 위축되면서 물가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거다. 그런데도 “저물가를 체감한다”는 서민들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 생활과 밀접한 장바구니 물가가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농축수산물과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이하 8월 기준)는 1년 전보다 각각 10.6%,
[최태원 SK 회장]좋은 스토리텔러가 좋은 CEO“시장·투자자·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자신만의 성장스토리를 만들어라.” 최태원(60) SK 회장이 6월 23일 ‘2020 확대경영회의’에서 계열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이같이 주문했다. SK의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재무성과·배당정책을 비롯한 경제적 가치 외에 고객 신뢰·기업문화 등 사회적 가치도 함께 키워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최 회장은 이를 유·무형 자산을 포괄하는 ‘토털밸류’라고 정의하고, CEO가 할 일은 토털밸류를 키우기 위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
제조기업 체감경기“금융위기 수준”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악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에 따르면, 2분기 BSI는 직전 분기보다 18포인트 떨어진 57로 집계됐다. 대한상의가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55)에 근접한 수치다. 하락폭 역시 당시(24포인트 하락) 이후 최대치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소비와 생산은 물론 글로벌 수요까지 직격탄을 맞은 결과로 풀이된다. BS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0.4%에 그쳤다. 1965년 통계 집계 이후 최저치이자 1999년(0.8%), 2015년(0.7%)에 이은 세번째 0%대 상승률이었다. 그렇다면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어떨까. 여전히 지갑은 쉬이 열리지 않고, 장바구니는 허전하다. 관행처럼 일삼는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 퍼레이드도 서민들 옷섶을 뚫고 한파처럼 몰아치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고高생활물가의 모습을 인포그래픽으로 만들어봤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그때나 지금이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대다. 2015년(0.7%)과 2020년(0.4%) 지금의 얘기다. 경기부진은 계속 이어지고, 너나 할 것 없이 “힘들다”는 말이 습관처럼 새어나온다. 주부 이미선(39)씨는 어떨까. 그때와 달라진 건 남편과 아이가 있고 없고의 차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같은 조건이라는 가정 아래 그의 2015년과 2020년을 비교해봤다. 여전히 달라진 건 남편과 아이의 존재 차이일까. 아니다. 지갑의 두께도 달라졌다. 4년차 주부인 이미선(39)씨. 지난 1월 14일 이씨는 모처럼 연차 휴가를 낸
문재인 정부 임기 절반이 지났다. 후반기로 돌입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비슷하거나 부정 평가가 약간 높다. 취임 초기 80%를 넘어섰던 지지율이 거의 반토막 난 가장 큰 요인은 경제난 심화다. 임기 중간 경제성적표는 낙제점이다. 3%대 경제성장률을 약속했지만 첫해만 3.2%였고, 이듬해 2.7%로 내려간 데 이어 올해는 2%마저 깨질 판이다. 석유파동과 외환ㆍ금융위기 등 쇼크라 할 만한 일이 없는데도 빚어진 저성장이다.정부의 1호 사업인 일자리 창출은 부진하고, 저소득층 소득이 감소하고 빈부격차
마이너스 두달 만에소비자물가 0%대지난 8~9월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대로 돌아섰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6(2015년=100)으로 1년 전(105.46)과 같았다. 9월(105.20)보다는 0.2% 올랐다.올해 1월부터 7월까지 0%대 상승률을 유지하던 지수는 지난 8월 -0.038%를 기록,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0%를 밑돌았다. 9월엔 -0.4%였다. 그러다 두달 만에 0%대를 회복했다. 당초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석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경제성장률 쇼크다.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4%에 그쳤다. 아직 4분기가 남아 있지만, 한국 경제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연간 성장률 2%선은 사실상 깨졌다. 2017년 3.2%였던 성장률이 불과 2년 사이 2%대는커녕 1%대로 주저앉음은 40% 가까운 하락세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2.6~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월 2.4~2.5%로 하향 조정했다가 최근 다시 2.0~2.1%로 낮췄는데 이마저 어려워졌다. 성장률 2%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 3분기보다 0.97% 이상 성장해야 하는데, 경기가 하강 국면인데다
3분기 어닝 쇼크우려가 현실 됐다경기침체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 3분기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든 기업들이 수두룩했다. 무역 갈등,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ㆍBrexit) 등 글로벌 이슈와 부진한 내수시장에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그중에서도 SK하이닉스의 실적 하락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가 올 3분기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4726억원으로, 13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로선 지난해 3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다. 또다른 반도체 공룡 삼성전자 역시 영업이익이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4%를 기록하자 디플레이션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정부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정부의 설명을 감안하더라도 물가상승률의 둔화세를 보여주는 지표가 숱해서다. 정부의 말대로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3%에 달해도 ‘디플레’를 억제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다시 불붙은 디플레 갑론을박을 취재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나타난
경제는 흔히 인체로 비유된다. 체온으로 몸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듯 물가는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얼굴 등에 금방 나타나는 고열보다 무서운 것이 저체온증이다. 경제도 과열돼 물가가 오르면 금방 느끼고 대응하지만, 경제 활력이 떨어져 물가가 하락하고 소비가 위축되는 경제 저체온 증상은 한동안 알아차리지 못한 채 디플레이션이라는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지금 우리 경제가 바로 이 저체온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9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했다. 8월(-0.04%)에 이어 두달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
소비자물가 ‘뚝’디플레 논쟁 격화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5.20(2015=100)을 기록했다. 8월(104.81)보다는 0.40% 올랐지만 전년 동월(105.65) 대비 0.40%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보다 하락한 건 통계청이 물가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이래 처음이다.당연히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다. 물가하락이 경기침체와 겹치고 있어서다. 정부는 “소비 부진에 의한 물가하락이 아니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은 아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견 설득력이 있다.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 하락 주요 원인은 ‘농ㆍ축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삼성 이재용).” “이런 종류의 지정학적 위기는 처음이다(SK 최태원).”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위기다(LG 구광모).”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커진 시기다(GS 허창수).”주요 그룹 총수들이 현장경영 행보에서 최근 경제상황을 잇따라 ‘위기’로 규정하며 전략적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의례적인 독려 차원으로 보기엔 표현이 절박하고, 실제로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자못 크다.장기화하는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수출규제, 환율ㆍ유가불안 등 대외변수에다 저성장, 저물가(내지 디플레이
디플레이션 공포가 계속되고 있다. 저물가가 지속되는데다, 경기마저 신통치 않아서다. 물론 다른 의견도 존재한다. 지금의 저물가가 온라인 유통혁신의 결과물일 수 있다는 거다. 이를테면 ‘착한 디플레이션’이라는 건데, 과연 그럴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유통혁신과 물가하락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상승이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위태위태하더니, 8월엔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0.038%)로 떨어졌다. D의 공포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