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전년도 12월 말에 해온 새해 경제정책방향 발표가 2024년이 밝은 지 나흘째인 1월 4일 나왔다.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신분인 경제부총리를 교체하고, 경제부처 장관들을 대거 총선용으로 차출하는 정치 과열이 새해 경제정책 추진 일정을 꼬이게 만들었다. 예년보다 늦게 나온 만큼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 방향을 제대로 제시해야 할 텐데, 현실 인식은 안이하고 처방은 선심성 포퓰리즘으로 얼룩졌다.한국 경제는 사면초가 복합위기 상황이다. 미국·중국 간 패권 경쟁과 보호무역주의 장벽으로 수출이 부진하고 경상수지가 적자를 냈다. 국내총생산
우리나라에는 혁신을 강조하는 조직이 많다. 정치권과 정당, 국회와 정부는 물론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불신이 큰 곳일수록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여론을 살핀다. 내년 제22대 4·10 총선을 석달여 앞두고 각종 혁신 방안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상당수는 발표만 그럴싸할 뿐 이내 잊히고 만다. 혁신 방안이란 것도 진정 민생과 국민,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 잠시 위기를 모면하거나 선거 때 표를 노린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것들도 적지 않다. 정부가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저소득층의 삶이 더 팍팍해졌다.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에 속한 가구의 ‘소득-지출’은 1~5분위 계층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였다. 이들은 대부분의 소득을 생계를 위해 소비했고, 이를 제외하고 쓸 수 있는 돈은 소득의 4분의 1이 채 안 됐다. 소비성 지출은 확 줄었다. 고물가가 저소득층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9만3000원으로 지난해 2분기(이하 기준 동일)보다 0.8% 줄었다. 물가 변동의 영
올해 1%대 경제성장이 기정사실화한 판에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내년에도 1%대 저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제금융센터가 8개 투자은행의 7월 말 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 평균치는 1.9%에 머물렀다. 2월 2.1%였던 것이 3월에 2.0%로 내려가더니 급기야 1%대로 떨어졌다. 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2.4%와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는 모습이다.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올해 성장률도 1.1%로 낮게 본다. 내년에도 1%대에 머문다면 2년 연속 1%대 성장이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1954년
# 근속연수가 길어졌고, 평균연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더스쿠프가 코스닥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의 근로여건 변화를 추적한 결과다. 팬데믹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한 가운데 많은 직장인의 삶이 개선됐다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양극화가 만들어낸 착시효과가 섞여있는 데다 미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의 벌이로는 삶을 지탱하는 게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내 직장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어떻게 변했을까. 팬데믹 후 펼쳐진 2023년 직장인별곡 두번째 편을 살펴보자. ■ 2막 : 기업 = ‘202
실업급여는 최저임금과 함께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이다. 경제 논리로만 재단해서는 안 된다. 다만, 최근의 논쟁은 경제적 접근으로도 분석할 수 있다. 실업급여는 오랜 기간 두 가지 해묵은 논쟁에 시달려왔다. 실업급여가 정말 실업률을 끌어올리고,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느냐다. 최근엔 실업급여의 방만한 수급 논란이 ‘시럽급여’란 이름으로 뜨거워지고 있다. 실업급여의 경제학을 짚어봤다. ■ 실업급여의 경제학 ➊ 실업=2004년 한 경제학자는 ‘실업급여가 재취업에 미치는 효과’란 논문에서 “실업급여 수급자의 실업 기간이 비수급자에 비해 2배 정
국토교통부가 건설노조의 불법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나섰다. “노조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경찰은 건설노조를 압수수색했다. 정부의 명분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건설현장에 불법이 판을 치고, 그 중심에 건설노조가 있다’. 이 말은 사실일까. 건설현장의 모든 불법행위는 건설노조 혼자 저지르고 있는 걸까. 건설업체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걸까. 정부의 건설업계 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 때리기가 한창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건설현장 규제개혁 민ㆍ당
꼬꼬경 파트❶과 파트❷에서 보듯 2008년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유동성의 시대’는 끝내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 돈이 시장에 차고 넘치자 물가가 치솟았던 거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망까지 마비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징조까지 나타났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는 ‘낙수효과’를 견인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문제는 이 정책이 한번 실패한 것이란 점이다. MB정부 때의 일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다 쓰는 시기는 저물었다. 바야흐로 돈줄을 조이는 시기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에 풀린 돈이 물
물가 상승세가 무섭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3%대에 들어선 뒤 불과 8개월 만에 두배가 됐다. 4월 4.8%였던 것이 5월 5.4%로 뜀박질했다. 6월에는 6.0%로 더 올라갔다. 이러다가 7월에는 7%대, 8월에는 8%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할까 걱정된다. 물가 오름세는 하반기로 갈수록 가팔라질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국제 유가와 일부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지만, 에너지·원자재와 곡물을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게다가 7월부터 전기·가스요금이 올랐다. 여름휴가철과 추석(9월 10일
15.3%. 2020년 기준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한계기업의 비율이다. 규모 있는 기업 10곳 중 1~2곳이 한계기업이란 얘기다. 최근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된 탓이기도 한데, 그러자 한계기업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그런데 이상하다. 수십년 전부터 비슷한 지적이 끊이지 않아서다. 그동안 숙제가 풀리지 않았던 이유는 뭘까. 더스쿠프가 한계기업과 모순의 접근법을 취재했다.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020년 5월 0.50%였던 기준금리는 2021년 두차례(8월ㆍ11월), 올해
대선이 끝난 지 두달이 훌쩍 흘렀지만, 여야 정치권은 여전히 ‘또다른 대선’을 치르고 있는 모양새다. 그래서 인지 6·1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볼썽사나운 네거티브전만 가득하다. 정책 대결은 없고 인물 비난만 난무한다. 공약이라고 내놓은 건 ‘대선공약 자기복제품’ 같다. 도대체 그들은 누굴 위해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걸까. 한국경제가 ‘고질병’에 시달린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그 고질병이 더 악화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도입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벼랑 끝으로 밀
출판 산업계는 지난 수년 사이 유례없는 변화를 겪었다. 소비자들의 소비 방식 변화로 인해 독립서점 및 독립출판의 수를 크게 증가시켰다. 웹툰, 웹소설 등 디지털 매체들이 크게 약진하자 전통적 출판산업에서 디지털 출판으로 중심축이 옮겨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작가들의 생계와 권리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전보다 더욱 크게 발산되는 모습도 보였다.이와 같은 변화는 2019년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더욱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소비 방식의 변화가 산업 구조 변화에 박차를 가했기 때문이다. 도서정가제, 디지털 매체, 작가
우리에게 낯설고도 친숙한 그 이름 조선. 과연 조선 시대에도 재난지원금이 있었을까? 여기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은 조선을 복지국가로 바라보고 그를 통해 우리 현대 사회의 더 나은 앞날을 고민하는 책이다. 현대 기술이 발전하고 물질적 풍요가 뒤따름에 따라 근래 복지 정책에 관한 관심도 한껏 증대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그에 대한 두려움과 우려도 적지 않다. 우리는 흔히 역사를 통해 미래를 본다고 말한다. 만약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시뮬레이터처럼 여길 수 있다면 복지국가의 앞으로를 예측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여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대전환선대위 문화강국위원회과 5개 문학단체(국제PEN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가 와 문학진흥 정책간담회 및 협약식이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가졌다.이날 행사는 방현석 소설가가 총론 발표를 맡았고, 문학평론가 김대현, 소종민, 시인 김현, 유현아, 고명철 광운대학교 교수가 각론 발표를 맡아 진행했다.총론 발표를 진행한 방현석 작가는 뉴스페이퍼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간담회에 대해 “국가 차원의 문학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 논의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방 작가는 “
고용보험기금이 말라가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실업급여 지급액이 늘어난 탓이다. 문제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하는 건 형평성 문제가 있다. 고용보험료를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사실상 증세라는 반발에 부딪힐 수 있어서다. 고용보험기금의 문제를 다음 정권에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1400만명 노동자의 사회안전망인 고용보험에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19로 노동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업급여 지출이 크게 늘어
몇몇 기성세대는 투자 열풍을 주도하는 2030세대에게 묻는다. “왜 쉽게 돈을 벌려 하는가.” 꼰대라고 욕하기 전에 이 점을 먼저 설명해보자. 지금은 제로 금리 시대다. 예·적금으론 돈을 불릴 수 없고, 부동산에 투자 할 수도 없다.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탓에 ‘내집 마련’도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근로소득이 자본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2030세대가 묻는다. “그럼 뭘로 돈을 벌 수 있나요?” 답할 수 있겠는가. 더스쿠프(The SCOOP)가 2030세대가 투자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취재했다. 정부가 미등록 가
코로나19 상황이 만 1년이 다 돼 간다. 그동안 누군가는 직장을 잃었고, 누군가는 가게를 접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재난지원금 카드를 고민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문제는 우리나라에 그럴 만한 재정적 여유가 있느냐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코로나19에 대한 국가별 재정정책 대응 데이터베이스’를 나라살림연구소와 함께 분석해봤다.“한국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이들을 위해 선택적 지원을 늘리고, 공공투자를 가속화할 여력이 있다.” 지난 1월 28일 국제통화기금(IMF) 측이 정부(기획재정부)와 화상으로 진행한 IMF 연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활동증명 누적 완료자가 2월 첫째 주 기준으로 1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예술활동증명은 「예술인 복지법」 제2조에 따라 예술 활동을 직업으로 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제도이다.재단은 지난해 초, 코로나 19로 인한 예술계의 피해가 늘어나자 2020년 1월 20일 이후 코로나 19로 취소되거나 연기된 공연·전시·행사 등도 실적으로 인정하도록 반영한 바 있다. 또한, 각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코로나 19 예술인 대상 긴급 지원금 조건에 ‘예술활동증명 완료’을 포함했고, 한 해 평균 약 1만 명이
“혁신하자.”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규제를 맞닥뜨린 정유업체의 CEO들은 틈만 나면 이런 말들을 쏟아낸다. 정유사업의 비중을 줄이거나 혁신을 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기감의 발로다. 하지만 정부가 내연기관차 비중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내놓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자 정유업계는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표리부동表裏不同’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혁신을 외쳐온 정유업계의 네가지 오류를 짚어봤다. 변해야 산다.” 기업 경영자들이 입에 달고
# 대한적십자사는 비영리 특수법인이다. ‘혈액사업’ ‘대북민간사업’ ‘재난구호’ 등 공공사업을 맡고 있다. 직원 복무관리엔 국가공무원 규정을 준용하고, 계약을 맺을 땐 국가계약법을 따른다. 예산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납부하는 적십자회비와 헌혈로 모인 피를 활용해 만든 돈으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대한적십자사가 사업을 진행할 땐 공공성은 물론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 # 최근 이 기관이 벌인 두건의 사업을 보자. ‘헌혈송’을 만드는 데 2000만원의 예산을 집행했고, 3분짜리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용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