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54조9000억원. 지난 9월 기획재정부가 세수 재추계를 통해 밝힌 올해 예산 대비 내국세 수입 감소액 규모다. 감소 비율은 15.3%다. 당연히 지방재정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지원하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내국세 수입과 연동돼 있어서다. 기재부는 부족분을 각 지자체의 여유 재원으로 충당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이 방침에는 맹점이 적지 않다.“세수 감소에 연동해 줄어드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재원(통합재정안정화기금ㆍ세계잉여금 등)을 활용해 보전할
# 더스쿠프는 최근 나라살림연구소의 보고서를 토대로 ‘예산 안 쓰면 절약 아닌가요? 답은 반대입니다(통권 551호)’라는 기사를 냈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18조원의 예산을 쓰지 않았는데, 그게 문제라고 지적한 기사였습니다.# 그러자 이런 반응들이 나옵니다. “나랏빚을 갚는 것도 죄냐?” “예산은 무조건 다 써야 한다는 논리면 예산을 낭비하라는 거냐?” 예산을 아꼈으니 오히려 잘한 일 아니냐는 겁니다. 과연 이 지적은 타당할까요. 더스쿠프가 이 댓글에 다시 답을 해봤습니다. 우리가 월급을 최대한 아껴 쓰고, 돈을 남겨 저축을 하고 있
# 가계 살림을 꾸릴 땐 수입에 맞춰 지출을 결정한다. 당연히 쓸 돈을 안 쓰고 줄일수록 살림살이가 좋아진다. 그럼 이 논리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아니다. 써야 할 돈(예산)을 쓰지 않는 건 나쁜 경제학의 소산이다. 이는 국회의 예산 심의 권한을 훼손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맘대로 파기하는 것이다. # ‘예산 미집행’이란 용어를 좀 더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정부나 지자체가 예산을 집행하지 않았다는 건 당초 특정한 목적 달성을 위해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던 사업을 (정부나
올해 세금이 정부가 예산을 짜며 예상한 것보다 큰 폭으로 덜 걷히고 있다. 그 탓에 국민 세금으로 꾸리는 나라살림, 재정 상황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1~4월 국세 수입은 13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조9000억원 적다.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예산 편성할 때 설정한 국세 수입액 목표치(400조5000억원)에서 얼마나 걷혔는지를 나타내는 세수 진도율은 33.5%. 이 또한 역대 최저치다.월별 국세 수입을 보면 5월 이후도 불안하다. 전년 동월 대비 세수 감소분은 1월 6조8000억원에서 2월 9조원으로 늘었다. 3월에 8
4월에도 세금이 덜 걷혔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까지 침체해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증권거래세 등 대부분의 세목 세수가 줄었다. 문제는 이처럼 세수 결손이 점점 더 명확해지는 상황에도 윤석열 정부는 8월에 세수 전망을 재추계해서 발표한다는 것 외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34조원. 5월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4월 국세수입 현황’에 명시된 올해 1~4월 누계 국세수입 현황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67조9000억원)보다 33조9000억원 줄었다. 감소폭은 역대 최대
중앙정부는 매년 거둔 세금의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배부한다. 자체 재정수입이 적은 지자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돈이 모자라서 지원하는 것인 만큼 해당 지자체는 예산을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 지자체는 써야 할 예산을 다 쓰지 않고 쟁여놓는다. 중앙정부가 적자재정까지 펼치면서 지원한 세금이 지자체의 ‘금고’에 잠자고 있다면 어떻겠는가. 실제로 그런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지방자치단체는 그 재정을 수지균형의 원칙에 따라 건전하게 운영해야 한다.” 지방자치법 제137조에 명시된 지자체의 재정운영 기본원칙이다. 수지균형의
분식회계는 명백한 불법이다. 회계를 치장하고 꾸미는 것이어서다. 당연히 분식회계를 꾀한 기업은 법적 처벌을 피하지 못한다. 그런데, 회계를 분식하고도 처벌을 받지 않는 곳이 있다. 뜻밖에도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더스쿠프가 나라살림연구소의 분석을 쉽게 풀어봤다. A라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기업의 장부에 기재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은 20%다. 사업이 꽤 잘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 기업엔 이중장부가 있다. 거기에 기재된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자본은 잠식된 상태다. 내일 망해도 이상하지
낙수효과든 분수효과든 모두 검증되지 않은 이론이다. 기업의 세금을 깎아줬더니 투자는 하지 않은채 현금만 잔뜩 쟁여놓은 사례는 흔히 볼 수 있다.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서 탈출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도正道’다. 재정 확장 정책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이내 악순환만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재정의 시각에서 우리나라를 보면 실로 위태롭기 그지없다. 올해 나라빚은 1068조8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9.7%에 달한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 투입을 확대한 결과라고 하
2009년 지방자치단체들은 재정 위기가 불거졌다.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수두룩할 정도였다. 이듬해 정부는 지자체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내놨고, 지자체의 권한을 제한하는 장치들이 마련됐다. 지방재정법도 뜯어고쳤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 이 장치들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2009년부터 불거진 지방재정 위기를 기억하는가. 당시 전국 지자체의 통합재정수지는 2008년 20조2000억원 흑자에서 2009년 7조1000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지방채 발행 잔액은 19조
문재인 정부가 끝날 무렵, 기재부는 ‘초과세수’가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추경을 하고 싶다면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며 엄포를 놨다. 그렇게 완강하던 기재부는 불과 몇달 뒤 새 정부가 출범하자 올해 초과세수가 50조원이 넘을 거라면서 ‘국채 없는 추경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며느리도 모르는 사이에 초과세수가 발생한 걸까, 아니면 추계를 잘못했던 걸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정치적 수사修辭’였던 걸까.[※참고: 지난 5월 29일 국회는 본회의에서 당초 정부 추경안 59조4000억원(지방이전분 23조원 포함)보다 2조6000억원 늘어
엉터리 세수추계“실수냐 고의냐”기획재정부의 세수추계 능력을 두고 신뢰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12일 발표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의 재원을 초과세수로 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는데, 그 입장이 불과 석달 전과도 다를 뿐만 아니라 초과세수가 예상보다 덜 걷힐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2차 추경 규모를 36조4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 가운데 8조1000억원은 세계잉여금 등 가용재원으로, 7조원은 지출 구조조정으로, 21조3000억원은 초과세수로 충당하기로 했다. 기재부가 올해 53조3000억원의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이 펼쳐지던 당시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종부세를 재산세인 지방세와 통합하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여기엔 상당한 문제가 있다. 종부세로 마련된 재원을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재원(부동산교부세)으로 사용하고 있어서다. 무슨 말일까. 나라살림연구소와 더스쿠프가 종부세 폐지에 숨은 문제점을 분석해 봤다. “장기적으로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재산세와 통합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건 부동산 세제 공약의 일부다. 종부세는 공시가격 기준 11억원 이상의 1주택 보유자나 소유 부동산 합계가
한 해 얼마의 세금이 걷히고 얼마를 써야 할지를 몰라 수시로 추가경정예산을 짜놓고, 매년 돈을 남기는 지방자치단체가 있다면 어떻겠는가. 일부의 얘기가 아니다. 전국 지자체들이 이렇게 남긴 돈이 2019년 기준 66조원에 달한다. 이를 개선해야 할 텐데, 문제는 일선 공무원들이 자신들이 속한 지자체의 예ㆍ결산 현황조차 제대로 모른다는 점이다.일반 기업에선 지출 후 돈이 남으면 그보다 좋을 수 없다. 나랏돈은 그렇지 않다. 돈이 남거나 모자라다는 건 사업 계획을 잘못 짰거나 혹은 계획을 짜놓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는 의미나 마찬가지여
코로나19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서는 지자체들이 많다. 문제는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기금이나 예비비 등을 활용할 생각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제때 쓰이지 않아 남아도는 돈이 수두룩하다. 2019년으로 넘어온 2018년 잉여금은 무려 35조원에 이른다. 이번 기회에 재정건전성과 재정효율성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지방자치단체들이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의 재원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100% 중앙정부 재원으로 마련하겠다고 했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와 2019년 추가경정예산의 편성방향에 대한 정책협의를 갖고 미세먼지 저감, 일자리 창출, 시민편익 제고, 시민안전 강화, 촘촘한 복지, 주거안정 등 시민안전 확보와 민생안정 지원을 위해 집중 편성될 수 있도록 서울시에 요청하였다.또한 집행부도 금번 추경예산안 편성과정에서부터 당의 요청사항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앞으로 서울시는 더불어민주당이 요청한 사항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안을 5월말 서울시의회에 제출하고 6월 제287회 정례회에서 원만히 추경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
금리인상이 거역할 수 없는 상수常數가 됐다. 벌써 연내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연 6%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판에 한국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이어져온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고 있다. 가계와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은 직면한 금리정상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
문재인 정부가 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지난 15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대책’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추경 규모는 4조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추경은 지난해 11조2000억원을 편성한 데 이어 두번째다. 두차례 모두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겠다면서 추경을 편성했다. 이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첫 당정협의를 갖고 10조~11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업무지시로 설치된 일자리위원회는 일자리 100일 계획을 발표했다. 새 정부가 본격적인 일자리 늘리기 드라이브에 나선 모습이다.추경에는 공공 부문 일자리 채용과 중소기업 임금 보조 확대, 육아휴직 급여 인상, ‘삼세번 재기지원 펀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일부 수정을 거쳐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추경무용론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들어 두차례의 추경을 했지만 결산을 해보니 본예산보다도 더 적은 돈을 지출해서다. 철만 되면 ‘추경 추경’하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대체 어디에 썼는지, 왜 쓰지 않았는지를 말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경제 여건이
세입을 늘리는 건 쉽지 않다. 세금을 내는 주체인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재정건전성이 훼손될 때 세출을 먼저 통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력한 의지만 있다면 세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재정준칙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19대 금배지들도 이 의무를 외면했다.재정준칙(Fiscal Rule)은 ‘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