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개 품목의 가격을 집중 관리하고, 공매도를 6개월간 전면 금지했다. 그런데 물가를 관리하겠다는 대상이 대부분 반독점법상 시장지배적 지위의 기업들이다. 공매도는 세밀한 조율과 구조적 개편이 아닌 전면 금지라는 강수를 택해 주가 부양책을 의심케 한다. 경제정책의 목적과 방법이 일치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모순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1편에선 물가 관리, 2편에선 공매도를 다룬다. 목적이 같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상관없을까. 적어도 경제정책에서 방법은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10월 1일부터 원유 기본가격이 인상되자 시중에 판매되는 우유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주요 우유업체가 가공유와 흰우유 가격을 끌어올렸고, 편의점 PB도 GS25가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낙농진흥회는 L당 996원에서 1084원으로 88원(8.8%) 끌어올린 원유 기본가격을 10월 1일부터 적용했다. 그러자 서울우유ㆍ남양유업ㆍ매일유업 등 유업계도 흰우유를 포함한 유제품 가격을 평균 4~9% 인상했다(표➊). 그 결과 서울우유의 흰우유 ‘나100%’의 편의점 가격이 3050원에서 3200원으로 올랐다
택시ㆍ버스에 이어 지하철 요금까지 오른다. 여기에 먹거리 물가가 여전히 고공행진이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7일 첫차부터 지하철 기본요금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한다. 당초 300원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고물가 등을 고려해 1차로 150원을 인상하고 내년 하반기에 150원을 더 올리기로 결정했다.서울시는 청소년ㆍ어린이 요금도 인상한다. 각각 800원, 500원으로 80원, 50원 올리는데, 청소년ㆍ어린이 요금을 조정하는 건 2007년 이후 16년 만이다. 정기권(30일 내 60회) 요금도 5만5000원(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사태부터, 2021년 불가리스 허위·과장 광고 사태까지…. 남양유업은 10여년째 수많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오랜 업력(1964년 설립)만큼 다양한 히트 상품도 보유하고 있다. ‘아인슈타인’ ‘이오’ ‘17차’ 등이 그것이다. 이들 히트 제품을 개발한 남양유업의 중앙연구소가 최근 ‘우수 기업연구소’로 선정됐다. 문제는 이런 호재를 가로막는 악재가 여전히 숱하다는 점이다.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가 더디기만 하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가 돌연 철회하면서 시
우유의 원료인 원유原乳 가격이 10월부터 오른다. 낙농가와 유업계로 이뤄진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7월 27일 두달여 간의 협상 끝에 원유 가격을 L당 88원 인상(음용유 기준) 인상하기로 했다. 현재 996원인 원유 가격이 10월부터 1084원으로 오르는 셈이다.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생산비 상승과 흰우유 소비감소 등 낙농가와 유업계의 어려움을 모두 감안했고, 수입산 유제품과의 가격경쟁을 위해 최저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원유 가격 인상폭과 적용 시기를 확정한 만큼 다음 관건은 유제품 가격이 얼마나 오르느냐다. 낙농진흥회가
우유 가격이 곧 오를 전망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유업계가 그걸 반영해 가격을 인상하기 때문이다. 유업계는 “낙농가가 사룟값 인상 등으로 힘들어하고 있어서 원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 “흰우유는 마진이 적어 인상분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낙농가는 왜 사룟값 때문에 고통받고 있을까. 국제곡물가격은 하락했는데도 말이다.정부가 우윳값 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합사료 제조업계와 유가공업계를 연이어 불러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우유 가격 인상을 신호탄으로 식품업계 곳곳에서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
지난해 10월 갑작스러운 ‘사업종료’ 선언과 철회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유업체 푸르밀이 신제품을 출시했다. 환골탈태를 약속한 지 4개월여 만이다. 인기 개그맨 다나카를 앞세운 ‘다나카’s 캬라메르 요구르트’가 그 신제품이다. 문제는 이 제품을 구하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왜일까. 경영 정상화를 선언한 푸르밀의 5개월의 들여다봤다. “고객이 살린 기업.” 유업체 푸르밀의 로고가 최근 달라졌다. ‘자연의 신선함을’이란 문구를 떼고 새로 붙였다. 지난해 10월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사업 종료를 선언한 후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
올해 주총에선 그 어느 때보다 행동주의펀드의 활동이 활발했다. 주요 행동주의펀드는 주주 공개서한을 발송해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계열사 분리 등 다양한 요구 사항을 기업에 전달했다.행동주의펀드의 이런 행보는 증시 침체기와 맞물리면서 소액투자자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행동주의펀드 플랫폼 비사이드에 따르면 올해 행동주의펀드의 타깃이 된 기업은 SM엔터테인먼트부터 남양유업·KT&G·BYC 등 16곳에 이른다(➊).행동주의펀드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졌던 곳은 SM엔터테인먼트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은 SM엔터와 이수만
# 장기비전과 뚝심2017년 무렵. 미국의 자연산·유기농 식료품 업체 홀푸드(Whole Foods Market) 경영진은 ‘장기 비전’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중 고객 수요에 따라 재고를 관리·공급하는 ‘백오피스(BackOffice) 시스템’ 도입 작업은 많은 소비자의 지지를 받았다. 작업만 잘 마무리하면 경쟁사처럼 비용은 줄이고 매출은 늘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홀푸드 경영진에겐 고민거리가 하나 있었는데, 그건 신통찮은 실적이었다.# 헤지펀드의 등장1980년 창립 이래 고속성장하던 홀푸드의 매출은 2015년 10
기업의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수한 후 배당성향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행동주의펀드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행동주의펀드의 활동이 경기침체와 증시부진이 나타날 때 활발하다는 거다. 하지만 행동주의펀드의 활약이 소액주주의 권리 강화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기업 지분을 사들인 후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인수·합병(M&A), 재무구조 개선, 지배구조 개편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해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는 헤지펀드.”행동주의펀드가 이슈의 중심에 섰다. 행동주의펀드의 타깃이 된 기업들의
“오너가 경영에서 손을 뗐으면 좋겠다.” 회사에 바라는 점을 묻는 질문에 대리점주들은 한목소리로 답했다. 직원과 대리점주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정작 오너는 곳곳에서 리스크를 만들고 있어서다. 한때 유업계 2위였던 ‘남양유업’의 이야기다. ‘푸르밀 사태’에서 보듯 ‘오너’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오너의 철학이 기업문화나 경영에 반영되는 건 물론이다. 오너의 결정으로 하루아침에 회사 문을 닫을 수도 있고, 회사를 매각할 수도 있다. 그런 결정을 뒤엎는 것도 오너의 손에 달려있다. 아이러니한 건 결정에 뒤따르는 결과는
# 자유신봉주의자 그는 시장의 기능을 신봉했다. 이 자유로운 영역에 ‘규제 칼날’을 넣는 것 자체를 부패로 봤다. 자유는 그에게 다양성이자 역동성이었다. 오늘의 약자가 내일의 강자로 거듭날 기회도 자유가 부여한다고 믿었다. 자유는 당연히 평등을 뛰어넘는 개념이었다. 권력을 잡은 뒤 시시때때로 자유를 입에 담는 대통령 얘기가 아니다. 197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의 이야기다. # 비즈니스 프렌들리 프리드먼의 철학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란 용어로 표출된다.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다(The S
기업 한곳이 문을 닫으면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위협받는다. 지난 10월 사업종료를 선언했다가 철회한 중견기업 ‘푸르밀 사태’는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푸르밀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은 1000여명에 달하는데, 이중 일부만이 생계를 보장받았다. 문제는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으로 경영난에 처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제2, 제3의 푸르밀 사태가 터질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푸르밀 사태’가 일단락난 지 어느덧 한달째에 접어들고 있다. 갑작스러운 사측의 ‘사업종료’ 선언에 집단 실직 위기에 처했던 푸르밀 노동자와 대리점주는 일단 한시
12일 시민주권운동중점의 대표를 맡고 있는 구본기씨를 용산 삼각지역 한 카페에서 만났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이태원 희생자 추모 행사 및 정부 규탄 운동에 참여하러 간다는 구본기씨는 카페에서 밝게 웃으며 인동문학상이 제정된 취지와 운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민들이 동인문학상을 알았다면 이걸 내버려뒀을까요?”구본기 대표는 조해진 소설가가 이번 동인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뒤늦게 어떤 상인지 찾아봤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이 상이 친일파를 기념하는 상이라는 걸 알고 어떻게 이런 상이 계속됐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조해
# ‘포켓몬빵’ 열풍에 ‘쉐이크쉑’ ‘에그슬럿’ 등 외식 브랜드의 성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SPC그룹. 쾌속열차처럼 질주하던 SPC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10월 15일 안전장치 하나 없는 소스 배합기 앞에서 일하던 2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빨려 들어가 사망하는 사고가 터지면서다.# 허영인 SPC 회장은 대국민 사과문까지 발표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사과문 발표 이틀 만에 또 다른 산재 사고가 발생했다. “이쯤 되면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소비자 사이에선 ‘SPC 브랜드 불매운동’이 확산했다.# 문제는 불매운동
# 지난 3월 남양유업은 모처럼 광고를 재개했다. 배우 이시영을 모델로 내세운 ‘맛있는우유GT’ 신규 광고였다. 브랜드가 언급될 때마다 소비자의 부메랑을 맞았던 남양유업으로선 큰 결단을 내린 셈이었다.# 하지만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7차 변론기일을 사이에 두고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간 법적 분쟁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라서다. 남양유업이 간신히 펼친 ‘부활을 위한 날개’를 오너가 꺾고 있다는 거다. 또다시 잔인한 6월을 보내고 있는 남양유업에 봄날은 올 수 있을까. 바람 잘 날 없는 남양유
# 회사는 7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그런데 회장은 지난해보다 7.5% 많은 16억원대 보수를 챙겼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오너 리스크 탓에 직원들은 벼랑에 몰렸지만, 임원들도 더 많은 보수를 주머니에 넣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배당 역시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눈치 빠른 독자는 벌써 알아차렸겠지만, 이 회사는 ‘남양유업’이다.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해 불거진 ‘불가리스 허위광고’ 사태에 책임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지분과 경영권도 매각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저런 논
종합식품업체로 거듭난 하림이 개당 2000원을 훌쩍 넘는 프리미엄 라면을 출시했다. 시장에 ‘라면은 저렴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견고함을 알면서도 하림은 정면돌파에 나섰다. 사실 하림처럼 시장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도전한 업체는 숱하다. 빠르게 돌아가는 유통업계에서 소비자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깨고 판을 흔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감히, 라면 주제에’ ‘인스턴트에서 빼달라는 욕심’…. 과감한 문구 뒤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이정재가 젓가락을 들고 씩 웃는다. 또 다른 영상
불가리스 논란에 이어 매각 번복까지…. 남양유업이 또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그러자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 이후 8년째 계속되고 있는 ‘남양유업 불매운동’에도 다시 불씨가 붙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남양유업 불매운동은 눈에 띌 만큼의 폭발력이 보이지 않는다. 갑질이나 부정이슈가 터졌을 때 ‘불매운동’으로 해당 기업을 혼쭐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과연 8년째 이어진 남양유업 불매운동은 아무런 영향이 없었던 걸까. 또 남양유업은 재기할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남양유업과 홍씨 일가에 던져진 두가지 질문을
우유 가격의 시작이나 다름없는 원유 기본가격이 3년 만에 인상됐다. 낙농진흥회는 8월 1일부터 원유 기본가격을 1L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올렸다. 그러자 ‘이를 시작으로 식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곳곳에서 나온다. 그동안 원유 기본가격이 오르면 우유를 시작으로 커피·빵·제과류 등 가격이 연이어 인상돼 왔기 때문이다.2013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그해 8월 낙농업계엔 큰 변화가 있었다. 그전까진 낙농업체와 유업계가 합의를 통해 원유가격을 결정했는데, 통계청의 우유 생산비용과 소비자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