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국면에선 가벼워진 지갑으로 할 수 있는 게 점점 줄어든다. 5000원에 김밥 두줄을 사먹는 건 이제 옛말이 됐다. 자장면은 7000원을 넘었고, 비빔밥은 1만원으로도 사먹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뜨거운 김을 후후 불며 넘겨야 하는 라면뿐이다.라면 열풍이다. 각종 라면 먹방과 라면 조리법 영상이 국경을 넘나들며 유튜브와 SNS에 넘쳐난다. 그 덕에 라면 판매액은 2021년 1조8268억원에서 2022년 2조2737원으로 증가했고, 라면 수출 실적도 훌쩍 뛰어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 90초. 누군가에겐 턱없이 짧은 시간이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겐 ‘삶’을 결정짓는 시간이다. 피자가 대표적이다. 피자의 원형인 나폴리피자는 400도가 넘는 화덕에서 단 90초 동안 구워서 만든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잘 익힌 나폴리피자를 만드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여기 90초에 좌우되는 나폴리피자에 인생을 건 인물이 있다. 한국인 최초 ‘나폴리피자 세계 챔피언십(클라시코)’ 우승자이자 ‘나폴리피자 장인협회’ 한국지부 회장인 이영우(45) 셰프다. 전세계인이 즐기는 음식 ‘피자’. 우리는 프랜차이즈화한 미국식 피자에 익숙하지만,
# 너른 공터에 하얀 천막 수십개를 세우고, 귀가 떨어져나갈 듯 커다란 음악을 튼다. 흥을 돋우는 사회자의 목소리, 군침 도는 음식 냄새, 지나가는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 호객…. ‘OO축제’라고 이름 붙는 곳에서 늘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한해 수백, 수천개의 축제가 열린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도 수천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정체성 없이 난립하고 있는 축제들이 대부분이다. 전시성 행사로 전락하고 마는 우리동네 축제, 이대로 괜찮을까. 더스쿠프 視리즈 동네축제 텅 빈 보고서 첫번째 편이다. 오색찬란한 단풍과 한해 농사 수확이 한창
공공요금이 치솟고 있다. 택시비가 1000원 올랐고, 시내버스 요금도 올랐다. 지하철요금은 오는 10월과 내년 하반기 두번에 걸쳐 오를 예정이다. 어디 이뿐이랴. 전기ㆍ가스ㆍ수도요금에 기름값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손에 쥐는 돈은 줄었는데, 나가는 돈은 갈수록 많아진다. 고물가 시대 속 민생이 점점 더 고달파지고 있다.“택시비가 올랐는데 얼마인지 아시냐.” “글쎄요, 한 1000원쯤 되지 않았나요.” “시내버스 요금은 얼마인지 아시냐.” “지금 한 2000원….” 지난 8월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오간 이
#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반등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소비시장의 ‘큰손’ MZ세대가 디지털카메라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쟁제품인 스마트폰이 손에 들려 있는데도 이들 MZ세대가 디지털카메라를 택한 건 이례적인 일에 분명합니다.# 미디어나 기업들은 MZ세대가 디지털카메라를 픽한 이유를 ‘복고 감성’에서 찾습니다. 복고 트렌드에 심취해 있는 MZ세대가 아날로그 감성이 충만한 디지털카메라에 이끌렸다는 겁니다.그런데 MZ세대가 값비싼 디카에 꽂힌 게 정말 그것 때문일까요? 더스쿠프(The SCOOP)가 디지털카메라를 통해 MZ세
전기차 운전자들 사이에서 ‘수리’는 금기어에 가깝다. 기존 내연기관차와는 다른 특성 탓에 전기차 수리가 가능한 정비소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서다. 혹자는 “전기차를 타기로 결정했으면 응당 감수해야 하는 일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의 무게추가 전기차로 옮겨간 이상 이 문제는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일이다.# 직장인 김정민(36)씨는 집에서 회사까지 왕복 두시간 거리를 5년 전 구입한 전기차로 출근한다. 그런 전기차에 이상이 생기면서 정민씨는 때아닌 골머리를 앓았다. 집 근처 카센터는 물론 동네 이
# 김포의 황금빛 들녘을 상징한다는 이름, 김포골드라인. 하지만 개통 이후 줄곧 극심한 혼잡으로 각종 논란을 겪고 있는 비운의 노선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대체교통수단인 ‘리버버스(River Bus)’를 론칭하겠다고 합니다.# 교통체증 없는 물 위를 마음껏 누비겠다는데, 여기엔 몇가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비효율적인 환승동선도 그중 하나입니다. 더스쿠프의 視리즈 ‘리버버스, 실패의 답습’ 두번째 편입니다.‘김포에서 여의도까지 20분.’ 꽉 막힌 고속도로가 아닌 한강을 달리는 ‘리버버스(River Bus)’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18세가 되면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 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아들고 울타리 밖으로 나온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그런 혹독한 현실에 좌절해 방황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최창효(63) 다정 대표가 그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흥미롭게도 자신이 운영하던 고깃집 ‘국생돈’을 함께 걸어갈 발판으로 활용했다.경기도 부천에서 ‘국생돈’이라는 고깃집을 하고 있는 최창효 대표는 시간이 날 때마다 보육원 봉사활동을 다닌다. 수북하게 쌓인 옷과 이불을 빨고, 묵은 먼지를 닦아내며 아이들과 소소한
# 세계에서 가장 ‘핫한’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에서 별들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항공사를 필두로 완성차기업, 이동통신사, 건설사, 방위산업체까지 분야를 막론한 굴지의 기업들이 UAM 사업에 뛰어들고 있죠. #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K-UAM(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선 하늘을 나는 에어택시의 개발과 이착륙장 건설, 안전체계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들이 기술을 시연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실증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 우리 정부와 기업이 그
최근 잇따라 발생한 철도 안전사고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연일 ‘안전’을 외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3일엔 철도운영사 대표들을 소집해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안전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죠. 이날 원 장관은 출퇴근시간 지하철 승객 과밀로 인한 사고위험을 지적하고,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철도운영사들의 매뉴얼만으로 시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매일 아침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 유희정(34)씨는 요즘 들어 달라진 지하철역 풍경에 ‘묘한’ 기분이 든다고 합니다.“6호선 합정역에서
공당의 공약이 공수표가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2020년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으로 반짝(2020년 3월 8일~5월 18일) 등장했다가 사라진 더불어시민당의 공약은 어땠을까. 의외로 이행된 공약은 많지만, 잊힌 당의 공功이라고 보긴 어렵다.지난 21대 총선은 유권자들로부터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소수정당들의 국회 입성을 돕는다는 취지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더니, 거대 양당(더불어민주당ㆍ국민의힘)이 비례대표 의석을 더 많이 챙기려 ‘위성정당’을 만드는 꼼수를 부려서다.당시 더
# 청년고용률 46.6%이하 (4월 기준). 청년실업률 7.4%.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20~30대 총 63만7000명. 높아진 취업 문턱에 청년들은 일할 기회를 잃고 있다.# 그런 청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창업이다. 그중에서도 큰돈 들이지 않고 할수 있는 게 바로 커피전문점 창업이다. 자기만의 개성을 살린 커피전문점은 입소문을 타면 이내 핫플레이스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이렇게 꼬집는다. “분명 다른 방법도 있을 텐데 고민이 부족하다.” “취업이 안 되니 손쉬운 창업에만 뛰어든다.” # 하
현대차 · 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 논란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3월 중고차 판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되면서 대기업에도 기회의 문이 열린 거다. 다만 현대차 · 기아는 내년부터 중고차 판매업을 시작하지만 일정 기간 판매 대수, 매입 조건 등에서 제한을 받는다. 완성차업계는 이런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플랜을 이미 마련해둔 분위기다. 중요한 건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가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느냐다.지난한 3년이었다. 중고차 시장을 둘러싼 기존 업계와 대기업의 줄다리기를 두고 하는 얘기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홍대 지도가 변하고 있다. 만남의 장소였던 프랜차이즈 식음료 업체들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체험 공간을 강화한 패션 브랜드 플래그십스토어가 홍대 구석구석을 꿰차고 있다. 누군가는 치솟는 공실률에는 아랑곳 않는 높은 임대료가 문제라고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변화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변화의 전환점에 서 있는 홍대 상권에 가봤다.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로 나오면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있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KFC 앞이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만나 저마다의 목적지로 이동한다. 홍대 인근에는 KFC 말고도 버거킹
일본의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 ‘원더풀 라이프’에서는 죽은 사람들이 3일 동안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천국으로 가져갈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단 하나의 기억을 고른다. 영화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도 사람들은 흔히 죽음이 눈앞에 닥치면 찰나의 순간 동안 지난날의 삶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말한다. 인간의 이토록 간절한 삶을 향한 애착은, 자신의 삶을 다채롭고 풍요로운 한 편의 드라마로 만들어주었던 소중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제주 4.3 사건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 서사시 ‘한라산’의 이
조금 어려운 이야기를 해보자. 정부가 한해 예산안을 제출하면, 국회는 적정성을 따져 예산을 줄이거나 정부 동의를 얻어 늘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역할인데, 이들이 예산을 증액ㆍ감액할 땐 근거를 남겨야 한다. 그런데 여야 교섭단체 간사만 참여하는 ‘관례적 기구’ 소소小小위원회에서 증액ㆍ감액하는 예산은 근거가 남지 않는다. 어떻게 된 걸까.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2022년 정부 예산안은 607조7000억원이다. 전년(558조원) 대비 8.9% 늘어난 액수로, 사상 최대의 ‘슈퍼 예산안’으로 불린다. 이렇게 예산이 늘어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황희 장관은 1월 26일(수),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디지털 시대 소통하는 국어, 모두가 누리는 한국어·한국문화’를 이상(비전)으로 하는 ‘제4차 국어 발전 기본계획’(’22~’26년)을 발표했다.이번 ‘제4차 계획’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환경에 대응하는 국어정책 기반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한국어 영역 확장, 모두가 누리는 한글문화 정착을 위한 5대 전략과제와 15개 추진과제를 반영했다. 1.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국어정책 기반 조성 문체부는 한국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구사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2017년 ‘빈집및소규모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면서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기준이 완화됐다. 하지만 대규모 주택 정비 시장이 커지며 대형 건설사의 관심은 받지 못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상황이 차츰 변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직접 나서거나 자회사를 앞세웠다. 그러면서 소규모 정비사업은 또 대기업의 먹잇감이 됐다. 아파트가 아닌 도심 속 ‘노후주택’은 그간 천덕꾸러기였다. 주택 재개발 사업으로 묶이지 않으면 낡은 건물을 새 건물로 만들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균 8년 이상 걸리는 사업 기간도 골칫거리였다. 공동주택을
[전세계 초고액 자산가 증가]코로나19 부의 양극화에 ‘불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순자산이 3000만 달러(약 340억원) 이상인 초고액 자산가들이 증가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워치는 4일(현지시간) 재산분석기관 웰스엑스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전세계 초고액 자산가의 수가 29만545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보다 1.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초고액 자산가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10만1240명을 기록했다. 2위는 중국으로, 그 수는 미국의 3분의 1가량인 2만9815명이었
어제 무심코 뜯고 버린 택배박스를 기억하는가. 박스는 물론 테이프 쪼가리, 완충재 등 작은 물건 하나를 주문하는 데도 발생하는 쓰레기가 한더미다. 이렇게 쓰이는 택배박스가 한 해에만 33억7367개에 달하니, 택배 쓰레기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건 당연한 일이다.대체 어떻게 해야 택배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 이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청년 3명이 머리를 맞댔다. 가톨릭대의 ‘소셜벤처 캡스톤디자인 : 비즈니스모델링’ 수업에 참여한 ‘나비박스’팀이다.지금은 ‘택배 전성시대’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사회에 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