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주거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집에서 사는 청년 가구가 더 늘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서다. 그런데 청년 가구의 주거 만족도나 주거 환경 만족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이 역설이 뜻하는 건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셰어하우스’가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집 가진 사람은 늘고, 부담은 줄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자가 보유율은 2021년 60.6%에서 2022년 61.3%로 상승했다. 자가 보유에 따르는 부담을 뜻하는 PIR(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ㆍPrice in
# 한때는 패션의 성지였다. 외국인과 젊은이들이 뷰티와 패션의 영감을 얻는 거리이기도 했다. 최근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간판을 떼어낸 흔적이 너저분하게 남아 있는 공실 상가들이 넘쳐나고,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가게에선 상인의 짙은 한숨이 흘러나온다. 상권이 죽어가는데도 건물주는 높은 임대료를 고집해 상황을 더 나쁜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2023년 겨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얘기다. # 한때는 주택가였다. 가로수길의 어두운 뒷골목 취급을 받았다. 최근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골목에 자리 잡은 식당과 서점, 편집숍 등이 입소문을 타
# 정부는 최근 유류세 인하조치를 2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2021년 11월 이후 일곱 차례 연장이다. 유류세 인하조치는 휘발유와 경유, LPG의 유류세를 낮춰주는 거다. 목적은 ‘서민 경제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함’이다. # 그런데 유류세 인하조치엔 등유가 빠져 있다. 2년 전부터 그랬다. 등유가 저소득층 가구의 난방연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뭔가 이상하다. 등유가 쏙 빠진 유류세 인하조치 연장, 이대로 괜찮은 걸까. 視리즈 유류세 인하조치의 함정 1편이다. 기획재정부가 12월 말 종료될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조치를 2개월 추가 연장
인구구조의 특성과 관련해 한국은 세계 최저·최고 기록 동시 보유국이다. 하지만 결코 달갑지 않은 세계 최저 ‘저출산’ 메달과 초고속 ‘고령화’ 훈장이다. 여성 한명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진 2000년대 초반 이후 우리는 ‘저출산고령화’를 하나의 단어로 인식하며 살아왔다. 저출산고령화는 경제활동의 주축인 15~64세 생산연령인구 감소를 초래하고, 경제 활력을 저하시켰다. 학령인구 감소는 각급 학교에 구조조정을 요구했고, 준비되지 않은 은퇴는 고령화와 결합해 사회 전반의 복지·부양 부담 증가와 노인빈곤 문제를
우리나라의 청년 인구가 2050년엔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거란 분석이 나왔다. 결혼하지 않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저출산 영향 때문이다. 11월 27일 통계청이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변화(2000~2020년)’를 발표했다. 통계청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청년(만 19~34세)인구는 1021만3000명으로 총인구의 20.4%를 차지한다. 1990년 총인구의 31.9%(1384만9000명) 비중이던 청년인구는 2000년 28.0%(1288만3000명), 2010년 22.9%(109
깊어지는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지표로 드러났다. 가구주 5명 중 1명은 1년 전보다 소득이 감소했고, 성인 10명 중 6명은 ‘아무리 노력해도 계층 간 이동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지난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회조사 결과’의 핵심 내용이 이랬다. 사회조사는 전국 만13세 이상 가구원 3만6000명을 대상으로 2년 주기로 실시한다. 총 10개 부문 중 홀수해인 올해엔 복지‧사회참여‧여가‧소득소비‧노동 등 5개 부문을 조사해 발표했다. 짝수해엔 가족‧교육훈련‧건강‧범죄안전‧생활환경 등 5개 부문을 조사한다. 먼저 소득소비 부
9월 우리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36시간 미만 단기 근로자 비중, 비경제활동인구 문제도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노동시장의 강세 배경으로 꼽힌 인구감소가 우리 경제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고 있어서다. 9월 고용동향의 명암을 살펴봤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9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0만9000명이 늘어났다. 2021년 3월 이후 3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취업자 수 증가폭도 3개월 만에 다시 30만명대를 회복했다. 단기근로, 비경제활동인구 수가 감소한 것이 가장 큰
# 지역화폐 정책은 정쟁의 대상입니다. 오는 9월 예산안 심사에서 여야는 각을 세우고 다툴 게 분명합니다. 2024년 예산안에 지역화폐 예산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역화폐엔 ‘야권표’ 정책이란 꼬리표가 붙어있습니다. 전임 정부와 민주당, 그리고 야당 대표가 정책 활성화를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역화폐는 왜곡되거나 호도된 측면이 적지 않습니다. # 그럼 ‘야권표’ 정책이란 꼬리표를 떼면 어떨까요? 평이 꽤 좋습니다. 자영업자와 지역 골목의 온기를 유지하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상당수 지자체장이 지역화폐
20·30대가 자산·노동시장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이들은 집값 급등기였던 2016~2018년(1차), 2019~2021년(2차) 부동산·암호화폐 투자에 나서면서, 최단기 금리인상기인 2022년 이후 자산시장 곳곳에서 터져나온 버블을 피하지 못했다. 실물경제 침체로 20·30대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고, 다가올 노동시장 개편안으로 질적 추락까지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의 사각지대인 20·30대의 현주소를 알아봤다.■ 부동산 막차 탄 20·30대=2016년 이후 아파트 등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다른
최소 16살, 최대 30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이들을 묶어서 MZ세대라고 부른다.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이렇게 큰 범주를 하나의 특징으로 묶긴 힘들다. 21일 상륙하는 애플페이는 미국 Z세대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결제 서비스다. 애플페이가 M과 Z를 나누는 경계선이 될까. MZ세대 속 M과 Z의 차이는 밀레니얼세대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벌어지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구분에 따르면, 밀레니얼세대 중 최고령은 43세다. M과 Z세대를 하나로 묶는다면 인간은 대략 4~5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16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에서, 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기관은 다.하지만 이 설문조사에 SNS상에서 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의 대표가 백원근 씨이기 때문이다.백원근 대표는 도서정가제에 있어서 대표적인 찬성론자로서, 다양한 언론사 및 잡지에 도서정가제를 옹호하는 칼럼을 실었으며, 현재도 헌법재판소에서 진행중인 일명 “도서정가제 헌법소원 사건(2020헌마104)”에서 문체부의
“층간소음 기준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층간소음 성가심’ 정도는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다. 층간소음 분쟁에서 피해자가 피해를 인정받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지난해 12월 30일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 및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 소식을 알리면서 이렇게 밝혔다. 과연 정부의 기대는 현실이 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올해 1월 2일 새로운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 및 기준에 관한 규칙’이 적용됐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세대간 층간소음 기준’을 강화한 거다.[※참고: 이 규칙은 환경부와 국토교
우려는 현실이 됐고, 현실은 생각보다 더 뼈아팠다. 지난 1월 6일 형남순 회장이 이끄는 부동산 개발ㆍ건설 기업 ‘성정’이 국내 사모펀드운용사(PEF) VIG파트너스에 이스타항공을 매각했다.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매각대금은 1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VIG파트너스는 이중 1100억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이스타항공에 투입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을 세웠다. 남은 400억원으론 성정이 보유한 구주를 가져온다는 계획인데,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성정이 돌려받을 몫이 400억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2021년 6월 1100억원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진행하면 3~4년 만에 재건축이 가능하다. 사업 설명회 등의 절차를 대폭 생략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합설립 인가만 떨어지면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적지 않다. 이를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현장이 강북 미아3구역이다. 더스쿠프가 그곳에서 새어나오는 잡음을 들어봤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미아리 고개라는 이름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미아동에도 널찍한 평지가 있다. 지하철 4호선 미아역에서 내려 6번 출구로 나가면 그 평지가 보
# 성난 여론과 심판대 ‘쾅~’. 굉음과 함께 석유 파이프에 구멍이 뚫렸다. 유정油井은 순식간에 파괴됐다. 넓어진 틈새로 석유가 쏟아져 나왔다. 바다엔 거대한 ‘검은 띠’가 둘렸다. 2010년 4월 멕시코만에서 벌어진 석유시추장비 ‘딥워터 호라이즌(Deepwater Horizon)’ 침몰 사태는 이렇게 시작됐다. 세상의 눈은 이 장비를 운영하던 다국적 에너지기업 BP에 쏠렸다. 이 회사의 CEO 토니 헤이워드는 성난 여론에 밀려 대중의 심판대에 섰다. # 최소한의 사과 재앙은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었다. ‘검은 바다’로 돌변한 멕시코
“수도관 파손 때문에 공업용수가 유입됐다.” 지난 10월 안양시 일대에서 발생한 탁수 현상을 두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안양시에 이렇게 설명했다. 거짓말이었다. 1년 전 한국수자원공사 측이 공업용수 수도관을 생활용수 수도관에 잘못 연결했던 게 탁수의 원인이었다.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자 수공 측은 “주민 피해 보상이 완료된 이후에 보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더스쿠프가 한국수자원공사의 황당한 거짓말 논란을 단독 취재했다.지난 10월 24일 경기도 안양시 갈산동과 호계3동에선 큰 소란이 벌어졌다. 맑은 수돗물이 흘러야 할 수도꼭지에서 혼탁한
639조원. 정부가 내놓은 2023년 살림살이 규모다. 당연히 국회는 이 예산안이 적절한지 따져보고 조율해야 한다. 그런데 이 조율이 밀실에서 비공개로 이뤄지고 있다. 국회가 법정기한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는 바람에 예산결산위원회 내 소위원회의 하부조직인 ‘소小소위원회’에서 세부사항을 조정했다. 국회법에 근거조항도 없는 조직이다. 정기국회 종료일인 9일에도 예산안 처리는 결국 무산됐다. 이래도 괜찮은 걸까.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 2023년 예산안 처리가 여야 합의 불발로 무산된 후 예결위 소위원회의 하부
‘사회혁신 커리어업 인턴십 프로그램’은 취업이 어려운 청년과 구직난을 겪는 사회혁신 기업을 이어주는 프로젝트다. 사회혁신 기업과 청년의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이겠다는 게 취지다. 총 10명의 청년이 7개 사회혁신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번 프로젝트가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승균 가톨릭대(사회혁신융복합전공) 교수를 만났다. ✚ 사회혁신 커리어업 인턴십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2년 전,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교보생명 비영리부문 공익활동지원
국제유가 상승세가 다소 꺾인 건 올해 6월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타던 두바이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1월 23일 기준 각각 배럴당 86.60달러와 80.95달러로 내려앉았다.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았던 3월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럼 내년 국제유가는 어떤 흐름을 띨까.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주요 요인을 분석해 2023년 국제유가를 전망해봤다. 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1월 104.7(2020년=100 기준)이던 소비자물가지수는 10월 109.2로
집을 찾다보면 종종 이상한 건물을 만난다. 문턱이 있는데 복도가 이어지거나 방음이 제대로 되지 않은 원룸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건물이다. 이런 곳은 대부분 불법 증개축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설계도와 비교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설계도를 확인하는 건 쉽지 않다. 제3자는 열람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 데다 애초에 설계도가 없는 건물도 숱해서다. 서울에서 조금이라도 월세 비용을 아껴보려는 사회 초년생들은 한번쯤 이상한 건물을 만난다. 복도 안에 또 복도가 있는 건물이다. 두드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