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윤석열 정부는 연구개발(R&D) 예산을 확 줄였다. 그 바람에 소부장(소재ㆍ부품ㆍ장비) R&D 예산도 함께 쪼그라들었다. 그중 소부장 특별회계 예산은 전년보다 84.6%나 줄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다시 소부장 R&D 예산을 늘리고 있다. R&D 예산 삭감에 따른 반발이 커지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오락가락 R&D’ 정책이 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1500억원 이상의 규모로 반도체 소부장(소재ㆍ부품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이 길어지면서 지난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재현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기침체에 빠진 우리나라가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어쩌면 답은 나와 있다. 실업 증가를 예방하고 수출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이다. ■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스태그플레이션을 떠올리는 경제 전문가들이 다시 늘어났다. 1970년대 중동 지역 분쟁이 스태그플레이션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스태그플레이
[美 제재 비웃듯…] 화웨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글로벌 IT 업계가 중국의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들썩이고 있다. 논란의 제품은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화웨이가 사전예고 없이 발표한 ‘메이트60 프로’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최신 제품을 내놓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닌데도 논란의 도마에 오른 건 화웨이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9월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부품이나 기술을 사용한 업체가 허가 없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당시 삼성전자를 추격할 만큼 강력한 제조사였던 화웨이는 부품을 제대로
신냉전 경제학 1편인 ‘칩4 vs 중·러 … 신냉전과 중국의 섣부른 낙관론’, 2편인 ‘중국, 반도체, 그리고 전략물자 … 신냉전과 한국’에서 신냉전 경제는 군비 확장과 전략물자 통제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3편에서는 신냉전 기류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알아봤다. ■ 신냉전과 다극화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무역갈등으로 촉발한 신냉전 구도 이전에도 세계 경제는 다극화 움직임을 보였다. 영국의 브렉시트(Brexit)가 대표적이다. 영국은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서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했고, 2020년 1월 실제
[스타벅스 2분기 실적] 中 리오프닝 효과로 매출 ‘껑충’ 글로벌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가 올해 2분기 중국에서 두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AP통신은 지난 1일(현지시간) “스타벅스가 2분기 92억 달러(약 11조9000억원) 매출액을 기록했다”면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액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리오프닝 효과 덕분에 중국 시장에선 매출액이 46%가량 증가했다”고 보도했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감했던 스타벅스 중국 매출액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은 스타벅스의 실적을 좌우하는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을 하겠다.” 지난 3월에 있은 한일정상회담을 두고 ‘굴욕외교’라는 지적이 나오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그 말 속에는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국내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았으니 내가 정상회담을 통해 그걸 풀 것이다’란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럼 우리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일본 소재의 ‘난 자리’를 메우지 못했을까.“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일관계를 방치했다. 그 여파로 양국의 경제와 안보는 깊은 반목에 빠졌다 … 이번에 일본은 반도체 관련 3개 소재·부품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
초격차 유지를 위해 인위적인 감산을 하지 않겠다던 삼성전자가 끝내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선언했다. 최근 산유국들과 중국 리튬업계가 생산량을 줄이는 등 세계적으로 감산 바람이 불고 있다. 잇단 감산 선언이 혹시 장기 불황으로 연결되진 않을지를 걱정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더스쿠프가 1929년 터진 대공황의 사례를 통해 감산과 장기불황의 상관관계를 짚어봤다. ■ 감산의 필요조건=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의 감산을 결정했다. 4월 첫째주 삼성전자가 최악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 폭락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은 감산 결정 때문이다. 반
[특허왕국 아마존]아마존은 왜 ‘미래차’ 노리나미국 5대 IT 기업 중 아마존이 차세대 자동차 기술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구글ㆍ애플ㆍ페이스북(메타)ㆍ아마존ㆍ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이른바 ‘GAFAM’이라 불리는 미국 5개사의 지난 20년간 출원ㆍ공개한 특허 수를 분석한 결과, 아마존이 1649건으로 가장 많았다. 2위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1355건)이었다. MS와 애플ㆍ메타의 특허 출원 수는 1000건에 못 미쳤다.아마존의 특허 수가 유난히 많은 건 2016년 이후 매년 200건
[FTX 정치권 후원 논란]몰락한 워싱턴의 큰손들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미국 워싱턴 정가에 천문학적인 후원금을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샘 뱅크먼프리드 전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FTX 경영진은 최근 18개월 동안 총 7210만 달러(약 968억원) 넘게 정치권에 후원했다. 이중 뱅크먼프리드 전 CEO는 주요 정치인의 후원회 격인 정치활동위원회(PAC)에 3990만 달러를 후원했다. 후원금 대부분 민주당 정치인이나 진보단체에 흘러 들어갔다.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8월 17일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을 시행하면서 현대차ㆍ기아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법의 시행으로 전기차 보조금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두 회사의 모델이 보조금 지원을 받는 게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선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현대차와 기아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국내 자동차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8월 1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ㆍInflation Reduction Actㆍ이하 인플레 감축법)’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다
세계의 흐름이 크게 바뀌고 있다. 밀물같이 몰려오던 세계화 물결이 조금씩 빠져나가고, 그 빈자리를 탈세계화가 채우고 있다. 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플레이션 등의 변수도 탈세계화를 부추긴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만들어낸 자산시장의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2022년 국제정세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2개 있다. ‘탈세계화’와 ‘기준금리 인상’이다. 둘을 따로 떼놓고 설명하긴 어렵다. 탈세계화와 금리 인상이 물고 물리는 관계라서다.■ 탈세계화와 중국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5월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4월에 이어 두달 연속 금리인상이다. 치솟는 물가를 잡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 같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11월, 올 들어 1·4월에 이어 5월까지 최근 9개월 사이 0.25%포인트씩 다섯 차례 인상돼 연 1.75%가 됐다. 금융통화위가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건 2007년 7~8월에 이어 14년9개월 만의 일이다.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은 낮추고 물가상승률을 높였다. 기존 ‘성장률 3.0%, 물가상승률 3.1%’ 조합이 ‘성장률 2.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시행을 앞둔 2018년 3월,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과의 막판 협상을 통해 ‘쿼터(수출 할당량)’ 합의를 이끌어냈다. 강경 대응 대신 원만한 합의를 선택한 결과였다. 일부에선 “쿼터가 관세보다 나을 거란 보장이 없다”는 우려를 쏟아냈지만 정부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자신했다. 그로부터 3년여, 미국과의 규제 완화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정부의 첫 대응이 문제였다”는 지적이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이유가 뭘까. “영국과 일본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이다. 유럽연합(EU)과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협상하겠다.” 지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시행했던 철강 수입품 규제 조치를 잇따라 완화하고 있다. 지난 10월엔 EU산 철강 수입품에 부과했던 규제를 완화했고, 최근엔 일본에도 협상안을 전했다. 영국과도 규제 완화를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안에 끼지 못했다.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의사 표명에도 미국은 요지부동이다. 왜일까. 2018년 5월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꺼내든 ‘무역확장법 232조’는 3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특정 제품의
우리는 11월 첫째주 통권 466호 커버스토리를 통해 국내 증시의 ‘버블’을 분석했다. 증시의 흐름을 가늠하는 세 가지 지표를 분석했는데, 버핏지수는 135%(이하 10월 22일 기준), 후행 PER 지수(중위값 기준)는 22.03배, 가계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21.6%로 나타났다. 숫자만 보면, 세 지표는 모두 ‘거품’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린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버블의 역사’를 기록해 본 이유다. 버블의 역사를 논할 때 19세기 영국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영국에선 중남미
[강한승 쿠팡 경영관리 총괄 대표]유급휴가 받으며 헬스케어 쿠팡이 파격적인 복지 프로그램을 꺼내 들었다. 한 달간 쉬면서(유급휴가) 건강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쿠팡케어’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업계 최초의 유급 건강 개선 프로그램이다. 5월 25일 쿠팡은 “쿠팡친구(쿠친)를 대상으로 쿠팡케어를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택배물류업계 배송기사들은 건강에 이상징후가 생겨도 수입이 끊길 우려 탓에 건강관리에 집중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를 지켜보던 쿠팡은 의료·헬스케어 분야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쿠팡케어를 개발했다. 혈압·혈당
[中 미얀마 달래기]백신 풀었지만 ‘냉기류’ 미얀마 내 반중反中 감정이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백신 풀기’에 나섰다. 중국 인터넷 포털 신랑망新浪網은 지난 3일 “중국 정부가 미얀마에 코로나19 백신 50만회분을 무상 제공했다”면서 “해당 백신은 2일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의 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 부장은 1월 미얀마 방문 당시 백신 30만회분을 무상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약속보다 20만회분 많은 백신을 공급한 셈이다. 이를 두고 중국 정부가 미얀마 국민 사이에서 확산하는 반중 감
많은 경제학자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사회가 미칠 영향을 우려한다. 우리 상황에 비춰봐도 문제는 자명하다. 인구절벽 현상과 가파르게 빠른 고령화로 노동력 감소가 가시화하고 있다. 여기에 초저금리 기조에서 부동산 시장이 출렁이자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이 급증했고, 개인투자자 주식 열풍에 따른 ‘빚투’로 지난해 한국의 가계빚은 1700조원을 돌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에 ‘인구 감소 및 노령화와 더불어 부채 부담이 폭발하지 않도록 경계’할 것을 경고했다. 장차 노령화와 관련된 의료비와 기타 부채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이
[백신여권 갑론을박]여행의 자유냐 소수의 특혜냐유럽‧중국 등 주요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서(백신여권)의 발급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이른바 ‘백신여권’을 발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목표는 유럽과 그리스의 여름을 놓치지 않고 안전하게 여행을 하는 것”이라며 “그리스를 비롯한 EU 회원국에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등 협력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27개 EU 회원국은 2월 25일(현지시간) 열린 정상회의에서 백신여
[WHO가 발견한 코로나19 시발점]“2019년 말 이미 변종 있었다”세계보건기구(WHO) 중국 현지 코로나19 조사팀이 2019년 말 이전에 이미 우한武漢에서 변이 바이러스 13종이 퍼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올 1월 14일부터 4주간의 중국 현지 조사를 이끈 페테르 벤 엠바렉 박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지난해 12월 전에 우한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다”면서 “당시 이미 코로나19 감염자가 1000명을 넘었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아울러 그는 “이 데이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