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혁은 정부와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제도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국민연금 향한 질문 별전 3편에서 이정우 전 인제대(사회복지학) 교수와 「내일 국민연금이 없어진다면?」의 저자인 이승민 작가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 제도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건 뭘까요. 국민연금 향한 질문 별전 4편입니다. ‘국민연금 향한 질문 별전 3편’에서 이승민 작가는 현행 국민연금 제도를 이렇게 비유했습니다. “고양이(정부)에게 생선(국민연금 기금)을 맡긴 격이다.” 이정우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재계에서의 영향력을 잃었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ㆍ옛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부활의 초석을 놓고 있다. 산하기구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통합하고 싱크탱크 역할을 강조하면서다.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사태 이후 탈퇴했던 4대 재벌그룹도 재가입을 결정했다. 한경협은 이번에야말로 쇄신하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실제로 그럴진 알 수 없다. 더스쿠프의 새 연재 ‘박상인의 심사숙고’ 1편이다.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ㆍ옛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되살아나고 있다. 8월 22일 산하 기구인 한국경제연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55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꿨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한경협으로 흡수 통합했다. 이에 따라 2016년 전경련을 탈퇴한 뒤에도 한경연 회원으로 남아 있던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계열사들이 한경협 회원으로 승계돼 한경연에 가입하게 됐다.[※참고: 한경협 명칭은 정부가 정관 개정을 승인한 9월 이후 공식 사용한다.]4대 그룹의 전경련 탈퇴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 때문이다. 전경련이 청와대 요구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회원사들이 거액 출연금을 내는 데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과의 소송에서 졌다. 이번 패소로 정부가 엘리엇에 물어줘야 할 돈은 13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패소 이유는 중재판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를 ‘사실상 정부의 결정’으로 판단해서다.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지금이든 그 이후든 국민연금공단의 의사결정에 정부의 입김이 개입될 소지가 전혀 없느냐다. 視리즈 ‘국민연금과 입김’에서 이 문제를 살펴보자. 첫번째 편이다.8년 전 사건이 다시 소환됐다. 바로 2015년 9월 진행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사건이다. 최근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최근 전경련 회장직 사임을 표했다. 2011년 취임한 이후 12년 만(5연임)이다. 차기 전경련 회장 물망에는 여러 대기업 총수가 거론된다. 그중 유일하게 현직 경영인이 아닌 이가 이름을 올렸는데, 다름 아닌 이웅열(67) 전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다.이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로 창업의 길을 가겠다”면서 코오롱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일부에선 ‘아름다운 퇴장’이라고 추켜세웠지만, 사퇴 후 ‘상속세 탈세’와 ‘인보사 사태’ 관련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략적 퇴장’이 아니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첫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54분 동안의 기자회견 중 20분을 모두발언에 할애했다. 통상 모두발언은 5분 안팎으로 짧게 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이례적으로 길었다.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 폐기, 누리호 발사 성공, 민정수석실 폐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한 한미동맹 재건 등 집권 100일간의 성과를 강조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20%대 후반~30%대 초반에 머물렀다. 한국갤럽의 8월 둘째주 여론조사 결과로는 2
2020년 2월 국내 재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삼성그룹이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한 ‘준법감시위원회’를 공식 출범한 거다. 준법위는 그룹 내부의 통제시스템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 다양한 숙제를 풀어내야 한다. 그중에서도 그룹 총수인 회장을 얼마나 제대로 감시할 수 있느냐가 핵심 과제다. 총수의 워치독(watchdogs)이 되느냐 스피커(speaker)가 되느냐에 준법위의 성패가 달려있다.기업의 회장은 누가 감시할까. 이 질문에 선뜻 답을 하기란 어렵다. 이론적으로는 각 기업의 이사회가 회장을 감시하
민심은 냉정하고 매섭다. 민심의 바다는 배를 띄우기도, 배를 뒤집기도 한다. 6·1 지방선거 결과는 ‘국민의힘 압승, 더불어민주당 참패’로 요약된다. 민심은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도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국민의힘은 17곳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경기와 호남(전북·전남·광주), 제주 등 5곳을 뺀 12곳을 차지하면서 전국 정치지도를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물들였다. 4년 전 선거에서 민주당이 경북과 대구, 제주를 뺀 14곳을 석권하며 파란색으로 물들인 것과 정반대 결과다.그렇다고 자만은 금물이다. 국민의힘이 잘해서라기보다 선거구도 자체
이제 대안학교는 치유의 공간이 되어야 할 거예요. 일본은 이미 그런 추세라고 해요. 한국도 곧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치유의 공간에서는 상처가 터져 나올 수 있다. 상처가 드러나지 않는 치유는 불가능하다. 학생들의 상처가 터져 나올 때마다 나의 상처 또한 움찔했다. 학생들과 내 상처는 서로 만나 깊은 가을 뱀사골 단풍처럼 활활 불타오르며 지리산을 홀라당 태워 버릴 듯했다. 내게 치유자가 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치유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대꾸에 친구가 대답했다.“이 세상의 모든 치유자들은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2022년은 정치ㆍ경제ㆍ사회적으로 불확실성이 매우 큰 해다. 사회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지 47일 만에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되고 영업시간이 제한되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리스크도 심각하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하며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둔화하고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압박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우려하는 미국 등 주요국들이 코로나 경제위기 상황에서 풀었던 유동
대한민국에서 보통 국민으로 살아가기는 여간 버겁지 않다. 7년 전인 2014년, 박근혜 정부의 경제부총리는 ‘빚내 집 사라’며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걷어내고 한국은행을 압박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재건축 규제를 풀고 아파트 분양가상한제도 없앴다. 대놓고 부동산 경기를 띄웠다. 하지만 의도했던 전반적 경기는 활성화시키지 못한 채 부동산 시장만 자극하는 부작용을 낳았다.그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 5월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주택시장 투기를 차단하겠다며 부동산 정책 전반에 걸쳐 규제를 강화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다시 조였다.
컴플라이언스는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ESG 경영의 핵심 요소다. 하지만 ESG만 알고 컴플라이언스는 잘 모르는 곳이 많다. 국내에 컴플라이언스 제도가 처음 도입된 건 1997년 외환위기 이후다. 외환위기를 초래한 기업의 방만ㆍ부실경영과 부패를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20여년이 흘렀음에도 컴플라이언스 제도는 국내에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최근 재계에선 ESG 경영을 둘러싼 관심이 뜨겁다. ESG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ESG 이념을 담은 슬로건을 만드는 건 기본이다. ESG 경영에 힘을 쏟겠다며 수조원을 투입하
어두컴컴한 갱도 안. 쪼그려 앉아 동료의 헤드랜턴에 의지해 석탄가루가 내려앉은 도시락을 먹는다. 황재형 작가의 ‘식사(1985)’는 작가 자신의 경험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그는 태백, 삼척, 정선 등지에서 3년 동안 일하며 그 경험을 화폭에 담았다. 화단의 주목을 받던 1980년대 초반 “미술이 사회적 변화의 수단이 되려면 직접적인 경험이 토대가 돼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강원도에 정착해 광부로 살았다.건강상의 이유로 광부 생활을 3년 만에 접긴 했지만, 이후에도 그는 고단한 광부들의 삶을 대변하는 데 집중했다. 탄광촌의 폐품을
형사 출신의 경찰대학 교수. ‘그것이 알고싶다’ 등 각종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강력범죄 사건 및 미제사건을 분석하는 범죄심리학자. 표창원은 우리에게 프로파일러 혹은 범죄분석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그의 행보에 변화가 생긴 건 2012년 12월 18대 대선을 앞두고서다. ‘국정원 여론조작 의혹’이 불거졌던 당시에 그는 범죄수사 전문가로서 “다른 범죄사건처럼 적극적인 수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직설했는데, 그 주장이 돌연 매서운 공격을 받았다.경찰대학 교수의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는 비난이 일자 그는 교수직에서 물러나
경제단체들이 “목소리를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들의 말을 빌려보면 ‘친노조ㆍ반기업 성향을 가진 정부가 기업들을 규제하는 법과 제도만 만들고 있다’는 게 이유다. 그런데 이상하다. 권위적인 정부가 집권했을 때 경제단체들은 제 목소리를 낸 적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누울 만하니까 발 뻗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낮은 자세로 귀 기울여 업계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겠다.” 2월 24일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한국무역협회(제31대) 회장 취임사에서 말한 내용이다. 7만여 회원사들의 이익을 적극 대변하겠다는 거다. 200
지난 1월 17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처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냈다. 그러자 국민들은 “전경련 2중대냐”며 의아해했다. 중기중앙회가 낯선 주장을 한 건 이뿐만이 아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반대했고, 최저임금은 동결하자고 주장했으며, 초과 유보소득 과세도 반대했다. 중기중앙회는 과연 중소기업 전체를 대변하고 있는 걸까. “중소기업계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업현장에서 코로나 위기극복과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앞장설 수 있도록 사법부의 선처를 기대한다.” 지난
작가 654명이 검찰 권력 해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작가들은 대한민국의 막강한 권력기구인 검찰이 ‘정의와 공정’ 및 ‘수사 절차의 적법성’을 지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강조하고, 검찰 권력 해체와 올바른 검찰 개혁만이 민주주의 확립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17일 작가 654명이 검찰 권력 해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작가들은 대한민국의 막강한 권력기구인 검찰이 ‘정의와 공정’ 및 ‘수사 절차의 적법성’을 지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강조하고, 검찰 권력 해체와 올바른 검찰 개혁만이 민주주의
1960년대 한국 문단은 ‘순수참여논쟁’으로 치열했다. 1963년 김우종·이병걸·이형기의 논쟁부터 1968년 김수영·이어령의 논쟁까지 “문학이 특정 사상과 정치적 입장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순수예술론과 예술은 “현실 사회에 호흥해야 한다”는 참여예술론은 서로 대립했다.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예술만을 위한 예술’을 주장하는 일은 문학계에서 자연스럽게 줄었다. 순수예술론이 검열 담론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 블랙리스트 사태와 더불어 당시 박근혜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순수문학”만을 우수문학도서(세
10월 25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공功도 있고 과過도 뚜렷하지만 그가 키를 잡고 있던 30여년 삼성그룹이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한 건 사실이다. 특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2010년 3월 삼성 사장단의 SOS를 받고 컴백한 이후엔 ‘21세기 삼성’의 밑그림을 직접 그렸다. 하지만 숱한 성과만큼 짙은 그림자와 과제를 남겼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이건희 회장이 남긴 빛과 그림자를 냉정하게 분석해 봤다.곪았던 부종이 터진 건 2008년이었다. 그해 4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비자금 사건으로 불명예스럽게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2016년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9,473명의 예술인이 블랙리스트로 지정돼 국가 지원 사업에서 배제됐음이 밝혀졌다. 청와대의 적극 개입 아래 행해진 문화예술 검열은 수많은 예술인들을 고통 속으로 내몰았다.박근혜 탄핵 이후 문화예술계 1호 과제는 ‘블랙리스트 청산’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4년이 흐른 지금, 핵심인물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되고 있으며 가담자 중 대부분이 처벌받지 않았다.그렇다면 블랙리스트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