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노잼도시’란 꼬리표를 달고 있다. 대표하는 아이콘이 빵집 성심당뿐이라고 꼬집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전은 심심한 도시가 아니다. 풍부한 R&D 인력과 산업단지를 보유한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도시다. 이런 장점을 잘 살리면 대전은 노잼도시에서 K-실리콘밸리로 ‘극적인 변신’을 꾀할 수 있다. 포도밭이 실리콘밸리가 된 것처럼 말이다.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는 혁신의 성지다. 구글과 아마존, 애플, 메타 같은 글로벌 빅테크의 본사가 모조리 이곳에 몰려있다. 하이테크의 요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리콘밸리가 어떻게 태동
임진왜란 때 수많은 유민이 발생했다. 왜적의 노략질을 피해 떠도는 백성이었다. 이런 유민이 가장 안전하게 여긴 곳은 놀랍게도 ‘이순신 군영’이었다. 이순신이 유민을 위해 잠잘 곳뿐만 아니라 농장까지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반면, 그때 선조를 따라다니는 유민은 아무도 없었다. 이 사례는 ‘자리’가 아닌 ‘마음’이 지도자를 만든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우리에겐 지금 국민을 진짜 위하는 마음을 지닌 리더가 있을까. 선조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백성들이 한양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먹을 식량이 없어 굶어죽는 사람도 날로 늘어나고 있었다
전자기기의 유행은 변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전자기기를 구동하기 위해선 ‘칩’이 필요하다는 거다. 이런 변화에 잘 적응한 반도체 제조업체가 있다. 텔레칩스다. MP3 시장을 잡았던 텔레칩스는 이제 전장화한 자동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전자기기에는 유행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 MP3가 인기 제품이었다. 그 이후 인기는 PMP(휴대용 동영상 플레이어)와 전자사전이 이어받았다. 이제 또 유행은 스마트폰으로 넘어갔다.그때마다 시장의 변화에 맞춰 움직인 기업이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 텔레칩스다. 1999년 설
# 근속연수가 길어졌고, 평균연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더스쿠프가 코스닥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의 근로여건 변화를 추적한 결과다. 팬데믹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한 가운데 많은 직장인의 삶이 개선됐다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양극화가 만들어낸 착시효과가 섞여있는 데다 미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의 벌이로는 삶을 지탱하는 게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내 직장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어떻게 변했을까. 팬데믹 후 펼쳐진 2023년 직장인별곡 두번째 편을 살펴보자. ■ 2막 : 기업 = ‘202
힘겹게 4만원대를 탈출한 카카오의 주가에 또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의 칼이 카카오를 향하고 있어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7일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주가의 시세를 조종한 의혹의 실체를 밝혀낼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에 금융당국의 시세조종 조사까지 겹친 카카오의 미래는 과연 어떨까. “수사·조사 영역은 말하기 조심스럽고 여러 제약 요인도 있다. 역량을 집중해서 여러 자료를 분석하고 있고, 생각보다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 5만원대를 회복한 카카오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이복현 금융
서울시가 ‘용산전자상가’를 재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름하여 메타밸리 프로젝트다. 용적률 1000%를 적용해 고층빌딩을 세우고, 그중 30%는 ‘신산업’ 업체로 채우겠다는 게 서울시의 밑그림이다. 하지만 ‘신산업’ 업체를 채우려면 다른 지역에서 그들을 유치해 와야 한다. 용산은 그 정도의 매력을 갖고 있을까. 바닥은 ‘테라조’ 무늬였다. 1980년대를 상징하는 이 복도 위엔 종이상자가 빽빽하게 쌓여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PC나 통신기기의 부품을 찾는 사람으로 가득했을 이곳은 서울 용산구에 있는 선인상가 21동이다. 부품을
주방 한쪽에서 뒹굴던 음식이 갑자기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전통 한과인 ‘약과’ 얘기다. 유명 약과는 온라인몰에서 오픈하자마자 동나는 탓에 클릭 전쟁이 치열하고, 오프라인에선 약과를 거머쥐기 위한 소비자들의 오픈런까지 벌어진다. 외국인들에게도 인기인데, 한식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K-디저트’로 주목받고 있다.이런 현상에 ‘약케팅’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약과와 티케팅(ticketing)을 합친 말인데, 약과를 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표❶). 약과는 밀가루에 꿀 등을 넣어 반죽한 뒤 튀긴 과자류다. 평소엔
# 정부가 1주 최대 12시간으로 정해진 연장근로 시간을 월과 분기, 반기, 연 단위로 통합해 운영할 수 있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추진 중입니다. 현행 주 52시간 근무제를 유연화해 일이 많을 때는 몰아서 근로하고 여유가 있을 땐 푹 쉴 수 있게 한다는 취지인데요. 그런데 이를 적용하면 1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공론화하면서 극심한 반대 여론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특히 초장시간 노동으로 ‘구로의 등대’ ‘판교의 오징어잡이 배’와 같은 별명으로 불리던 IT 산업 노동자를 향한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視리즈
# 주당 근로시간을 늘리는 내용의 정부 근로시간 개편안. 말도 탈도 참 많습니다. ‘특정 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공론화하면서 여론의 격한 반대에 부딪혔으니까요. # 이 때문인지 정부는 한발 물러선 모습이지만, 개편은 수순처럼 보입니다. 정부는 여전히 “일이 몰릴 땐 오래 근무하고, 일이 없을 땐 오래 쉴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개편안은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윈윈”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정말 그럴까요. 바쁠 땐 바쁘고 한가할 땐 한가할 수 있는 노동자가 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을까요? 반대로 바쁠 땐
카카오의 최근 몇년은 다사다난했다. ‘플랫폼 규제’ ‘경영진 먹튀’ ‘카카오 먹통’ 등의 논란을 겪으면서 여론의 질타를 한 몸에 받았다. 그사이 실적은 둔화했고,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이제 악재를 훌훌 털고 경영 정상화에 나서려는 순간, 또 이슈에 휘말렸다. 이번엔 직원들이 들고 일어섰다. 회사 경영진이 시시때때로 근무제를 바꾸겠다고 변덕을 부렸기 때문이다. 피해 보상책을 내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면서 지난해 10월 발생한 먹통 사태의 수습을 마무리했다. 주요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대규모 해외 투자 유치에 성공해 반전의 발판도
한국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은 격전지다. 독주 체제를 구축한 카카오모빌리티를 티맵모빌리티, 쏘카 같은 대기업과 유니콘 스타트업이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마일리지 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운 새 사업자가 몸집을 빠르게 불리고 있다. 바로 충전식 선불형 교통카드의 대명사로 유명한 티머니가 운영하는 ‘티머니GO’다. 교통카드 결제만 되는 게 아니다. 이젠 택시도 부를 수 있고, 따릉이도 탈 수 있다. 고속ㆍ시외 버스 티켓도 끊는 게 가능하다. 티머니의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티머니GO’를 통해서다. 티머니GO는 최근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괄
활황이던 반도체 시장이 다시 혹한기에 진입했다. 2023년은 2022년보다 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혹한기를 슬기롭게 보내야 하는 게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라면, 한국 반도체 산업엔 숙제가 하나 더 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자립이다. 2021년 공급은 부족하고 수요가 폭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던 수많은 산업들과 달리 반도체는 활황이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규모는 그해 6000억 달러(약 760조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24.2%나 성장한 규모였다. 반
# 2022년 10월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회사 측은 재발 방지 대책을 꺼냈고, 국회는 사고를 방지할 법안을 통과시켰다. 다행이고 환영할 일이지만, 문제는 대응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국회는 일찍이 사태를 막을 만한 법을 만들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았다. 지난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데이터센터 재난관리를 강화할 법안이 입법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정부와 국회는 사회적 관심이 큰 사고가 터질 때만 부랴부랴 움직인다. 뒤늦게 여론에 떠밀려 법을 만들고 규제를 보완하
그날의 기억, 떠올리기만 해도 아찔하다. 떡볶이집 사장님은 배달 주문을 받지 못했고, 면접을 앞둔 취준생은 일정을 안내받지 못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맞다. 지난 10월 전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던 ‘카카오 먹통 사태’ 때의 얘기다. 통신장애가 발생한 지 127시간 30분 만에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는 정상화됐지만,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먹통 사태 두달, 카카오는 여진을 어느 정도 잡았을까.지금으로부터 두달 전, 온라인 플랫폼 기업 카카오가 운영하는 각종 모바일 앱에서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판교에 있는 카카오 데이터센터에 불
샌드위치 전문점 ‘렌위치(LENWICH)’가 한국에 진출한 건 올해 4월의 일이다. 렌위치는 미국 뉴욕 내 20여개 점포에서 연매출 5000만 달러를 올리고 있는 유명 샌드위치 전문점이지만, 그들에게 한국은 특별한 만큼 어려운 시장이다. 브라이언 주(주세붕·56) 렌위치코리아 대표 인터뷰 두번째 편이다. 그는 예비 창업자가 들을 만한 중요한 팁도 전했다. 미국에서의 성공을 뒤로 하고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브라이언 주 렌위치코리아 대표. 이미 입소문에 나 있는 미국과 한국은 전혀 다른 시장이었다. 브랜드를 알리는 것부터 미국
# 1983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태평양을 건넜다. 형제의 나이 열일곱, 스물이었다. 한인 1.5세대인 이들은 6년 후 뉴욕 맨해튼에 49.5㎡(약 15평)의 작은 샌드위치 가게를 열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부모님이 운영하던 작은 가게가 몇번이나 둥지를 옮긴 후였다. 20대 젊은 형제는 일곱 가족의 삶을 어깨에 멨다. 아메리칸 드림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형제가 만든 샌드위치 전문점 ‘렌위치(LENWICH)’는 올해 론칭(1989년) 33주년을 맞았다. 미국 뉴욕 내 20여개 점포에서 연매출 5000만 달러를 올리고
코리빙(Co-living)은 우리나라에 ‘직장인 1인가구’를 위한 주거 형태로 2010년대 후반부터 주목을 받았다. 임대료를 아끼기 위한 ‘셰어하우스’보단 고가의 임대료를 내며 주거 서비스를 받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 때문에 코리빙엔 ‘1인가구만을 위한 주거형태’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코리빙은 과연 이런 꼬리표를 떼낼 수 있을까. 더스쿠프가 ‘1인가구를 넘어선 코리빙’ 디어스판교를 가봤다.우리나라의 3가구 중 1가구는 1인가구(2021년 기준)다. 비중으로 따지면 33.4%다. 2020년보다 1.7%포인트 커진 수치다. 가파르게
고향의 노래 이재섭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선생님~, 지난번 숙제로 내주신 '고향의 노래'와, '향수'를 어제 여러 번 들어보고, 따라 해 봤습니다. 너무 좋은 곡들이어서, 잘만 부르면 어르신들 뿐 아니라 모든 청중들이 감동을 받을 것 같습니다. 헌데, 제가 잘 부를 수 있을까요? 저는 언젠가부터 외우는 것이 잘 안 되고, 그러다보니 습관적으로 외우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음정은 물론, 노랫말을 정확히 암기하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요. 참 멋지고 가슴을 울리는 곡들입니다. 특히 '고향의
# 피해 보상이란 난제를 풀어야 한다. 유료 서비스는 물론 무료 서비스의 보상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39일 만에 첫 회의를 소집한 카카오는 합리적인 안을 찾을 수 있을까.# 재무건전성 회복이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계열사 제주항공의 누적 손실도 걱정이고, 2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쏟아부은 것도 걱정이다. 지주회사에 신임 대표를 선임한 애경그룹은 답을 찾을 수 있을까. [홍은택 카카오 대표]카카오가 구성한 ‘1015 피해지원 협의체’가 지난 22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14일 협의체를 구성한 지 8일,
# 2022년 3분기, 쿠팡이 드디어 영업이익 ‘플러스’를 기록했다. 그간 조 단위 규모의 손실을 냈음에도 “의도된 적자여서 괜찮다”던 쿠팡의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다만, 쿠팡의 턴어라운드가 이 회사의 그림자까지 덮을 만큼 박수 받을 일인지는 의문이다. 가령, 강력한 의결권을 통해 쿠팡을 지배하고 있는 김범석 의장은 법적으로 ‘규제 바깥’에 놓여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총수(동일인)’로 김범석 의장이 아닌 쿠팡 법인을 지정해서다.# 이 때문인지 쿠팡에 큰 문제가 발생할 땐 김 의장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