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2016년 3월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정부에선 국민 재산증식 지원을 위한 ‘국민통장’이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예금ㆍ펀드ㆍ파생결합증권(ELS) 등으로 흩어져 있던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게 됐다.세제혜택도 괜찮았다. 투자기간 5년간 발생한 수익 중 200만원까진 면세였고, 200만원을 초과한 수익은 9.9%의 분리과세가 가능했다. ISA가 ‘만능통장’이라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이유다.금융사도 ‘ISA 띄우기’에 합세했다. 각종 이벤트를 걸면서 계좌 개설에 열을 올렸다. 초반
박근혜 정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를 택하지 않았다. 대신 소득공제 한도를 15%에서 10%로 축소하는 등 ‘작은 칼’을 빼들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절세와 세테크가 유독 주목을 받은 이유다.이런 면에서 2014년 3월 출시한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는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연말정산을 통해 납입액(1년 최대 600만원)의 40, 최대 24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연 6.6% 달하는 수익을 세제혜택으로 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하지만 소장펀드는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2014년 출시한지 한달
2013년 정부가 18년 만에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을 부활시키자 시장이 들썩였다. 1976년 도입된 재형저축은 높은 이자를 지급하면서도 이자소득세를 면제해줘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신입사원 1호 통장’으로 불린 것도 바로 그때다. 당시 정부가 재형저축을 부활시킨 건 가계저축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시장의 기대만큼 반응도 뜨거웠다. 시중은행도 사전예약 판매에 나서며 흥행에 힘을 보탰다. 출시 첫날 27만9180명(가입금액 198억원)이 계좌를 개설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기가 시들해졌다. 4%대의 고정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2008년 8ㆍ15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MB정부는 녹색성장을 구체화하는 데 속도를 붙였다. 정부가 강력한 정책을 구사하자 시장이 꿈틀댔다.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관련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했다.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의 신규설정펀드 자료에 따르면 녹색성장펀드는 2008년 5건에서 2009년 39건으로 8배가 됐다. 하지만 관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0년 13건, 2011년 7건, 2012년 8건 등으로 MB정부의 권세가 약해질수록 녹색성장펀드
2008년 6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영향으로 휘청이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9월 위기설’까지 등장해 투자자의 우려를 키웠다. 그러자 이명박(MB) 정부는 “9월 위기설은 과장된 것”이라면서 시장을 달랬다.2009년 코스피지수 3000포인트 시대를 공언했던 MB도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나섰다. 그는 2008년 9월 17일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직접투자는 불가능하지만 간접투자상품이라도 사겠다”며 국내 경제가 안전하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다. 이에 따라 ‘MB펀드’가 투자자의 관심을 받기
정부는 2010년 이후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했다. 서민의 재산 증식을 돕겠다는 목적을 앞세웠다. 하지만 출시된 정책금융상품은 ‘반짝 인기’ 이후 ‘외면’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한푼이 아쉬운 서민이 아닌 정부와 금융사 입장에서 설계한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마케팅 수단’에 버틸 재간이 있는 서민은 당연히 많지 않았다.저성장ㆍ저금리 시대에 아무리 둘러봐도 수익을 얻을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최근 경기 회복의 영향 덕인지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서민이나 개인투자자들에겐 남의 나라 얘기
정부에서 서민의 재산 증식을 돕겠다고 내놓은 정책금융상품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또한 반짝 인기를 누리다 사라지는 정부의 정책의 영향으로 등장하는 금융상품도 많다. 문제는 이런 상품이 본래의 목적인 서민의 재산 형성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데 있다. 박재원(38ㆍ가명)의 사례를 통해 정책금융상품의 잔혹한 역사를 살펴봤다.직장인 박재원(38ㆍ가명)씨는 정부의 정책금융상품만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정부는 서민의 재산을 불려주기 위해 만들었다며 생색을 냈지만 정작 이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린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박씨에겐
“한국경제 성장전략에서 파생된 구조적인 문제다.”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유승경 부소장은 서민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다행히 새 정부는 ‘사람 중심 경제’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소득주의 성장론’을 통해 서민의 삶을 회복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과연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낡은 틀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임금 상승은 더딘데 물가상승폭은 크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가.“‘우리 경제가 그간 어떤 성장 전략을 펼쳤는가’라는 물음으로 거슬러 가자.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는 기업의 이윤을
1997년 외환위기라는 끔찍한 악몽을 겪은 우리나라 서민들은 ‘쉼’이 필요했다. 주 5일제가 자리 잡은 지금, 그때와 비교하면 시간도 한결 많아졌다. 그런데도 집 밖을 나서는 일은 여전히 무섭다. 어딜 가든 ‘돈 깨지는 소리’가 들려서다.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한 해다. 어지간한 농구스타들은 인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던 시기. 당시 이들의 화려한 드리블을 보기 위한 입장료는 6000원이었다. 20년이 지난 올해 프로농구 평균 입장료는 9800원으로 뛰었다. 프로야구 티켓 값도 올랐다. 1997년 잠실야구장의 주말 외야석
단돈 1만원이면 네 식구가 자장면 한그릇씩 배불리 먹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동네 중식당에서 자장면 두그릇만 먹어도 1만원이 사라질 판이다. 어디 자장면뿐인가. 등심은 그렇다 치더라도 삼겹살도 부담스러워졌다. 국민간식 치킨도 별반 다르지 않다. 1997~2017년 20년새 서민음식이 사라졌다.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갈 곳 잃은 서민들을 위로해주던 건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었다. 부담스럽지 않는 가격에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삼겹살과 소주는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다. 하지만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
식탁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2.3% 상승했고, 신선식품은 10.5% 뛰어올랐으며, 달걀은 전년 동월 대비 69.3% 올랐다. 어획량이 감소해 ‘금金징어’ 대접을 받는 오징어도 62.6% 상승했다. 그렇다면 1997년엔 어땠을까.11개 주요 품목(쌀ㆍ달걀ㆍ양파ㆍ대파ㆍ시금치ㆍ배추ㆍ무ㆍ마늘ㆍ고등어ㆍ오징어ㆍ멸치)의 가격을 1997년과 비교해보니 평균 105.1%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건 역시 달걀이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
20년 사이 과자 가격이 약 200% 올랐다. 500원을 내고 과자 한봉지 사면 100원을 거슬러 받던 얘기는 그야말로 옛날얘기다. 1000원이면 과자 두봉지쯤은 거뜬했었는데 이젠 한봉지 사기도 버겁다. 명분없는 가격 인상에 애먼 소비자들만 괴롭다.출출하지만 밥을 먹긴 애매한 시간.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마트에 들러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넣는다. 손에 닿는 대로 새우깡ㆍ빼빼로ㆍ초코파이를 하나씩 넣고, 밥하기 귀찮을 때 끓여먹을 라면도 봉지면ㆍ사발면으로 한개씩 담는다. 마실 것도 필요하다. 콜라와 사이다는 캔으로, 1L짜리 우유도
# 단돈 400원이면 족했다. 시내버스든 지하철이든 능히 탈 수 있었다. 그렇게도 살벌했던 1997년 외환위기 시절, ‘서민의 발’은 나름 따뜻하고 후했다. 그로부터 20년. 강산이 변한 만큼 값도 변했다.2017년 시내버스 요금은 1200원, 지하철 요금은 1250원으로 매섭게 뛰었다. 인상률만 따져보면 200%가 넘는다. 가뜩이나 지갑이 얇아졌는데, 서민의 발은 속도 모르고 비싸졌다. 참 야속한 시절이다.# 1997년 그해는 많은 샐러리맨에게 통한痛恨을 안겼다. 자신 같은 인재를 끝까지 책임질 줄 알았던 직장이 ‘해고’라는 부메
자동차, 택시, 버스, 기차…. 먼 길도 금세 닿게 한다. 우리 국민들의 소중한 교통수단이다. 20년 전에는 이를 이용하는 게 무거웠겠지만 지금은 더 힘들어졌다. 20년새 가격이 무려 140.8%나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시내버스와 지하철은 각각 세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했다.1997년 서울 기준 택시의 기본요금은 1000원. 기본거리 2㎞에 1㎞를 더 가면1500원을 냈다. 지금은 기본요금 3000원에, 1㎞를 가면 800원을 더 내야 한다. 거리가 늘면 이 비율은 더 상승한다. 기본거리 이후 247m당 100원을 받던 게 지금은 1
지독한 불황이다. 가계에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만 크게 오른다. 그렇다고 허리띠를 함부로 졸라 맬 수 있는 건 아니다. 꼭 필요한 소비는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빚만 늘어난다. 서민들 입에서 비명이 저절로 나오는 이유다.독하게 마음먹고 허리띠를 졸라매도 도저히 줄일 수 없는 게 있다. 자녀 교육비다. 불황에도 식을 줄 모르는 우리나라 특유의 교육열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내 자식만 뒤처지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교육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사교육이 학생들의 실력을 가르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치솟는 학원비가 무섭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며 수많은 직장인들이 회사를 잃었다. 2017년 현재는 심각한 실업난에 빠져 길 잃은 청년들이 허우적대고 있다. 어렵게 바늘구멍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다 해도 꽃길만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다. 월급이 인상되는 것보다 더 가파르게 물가가 오르고 있어서다. 과연 1997년과 2017년을 사는 직장인의 지출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가상의 인물을 세워 타임머신에 태워봤다.만원버스에 몸을 싣고 출근하는 1997년 7월의 이범준(가명ㆍ28)씨는 중소기업 입사 7개월 차다. 멀쩡하게 잘 다니
한국경제가 깊은 잠에서 깨지 않고 있다. “최근 몇년간 ‘호황’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혹자의 말처럼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서민들은 어떻게든 허리띠를 졸라매보려 하지만 당장 먹고살아야 하는 체감물가가 계속 오르다보니 괴롭기만 하다. 폭풍 같은 외환위기가 들이닥친 1997년엔 어땠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1997년과 2017년의 물가를 비교해봤다.“8월 들어 공공요금 인상이 잇따라 발표되고 휴가철 폭염으로 생육에 지장을 받은 일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체감물가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산업의 기반을 뒤흔들고 있다. 유통ㆍ쇼핑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가상현실에 마련된 쇼핑몰에서 옷을 사거나 증강현실을 통해 내 집 인테리어에 맞는 가구를 배치하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을 등에 업고 유통ㆍ쇼핑업계는 어떻게 진화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최근 5년간 출원된 유통ㆍ쇼핑 분야 특허 40選을 정리했다. 고준영ㆍ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불황 앞에 선 유통은 초라하다.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아서다. 소득이 준 만큼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으니 딱히 해볼 수 있는 것도 없다. 숱하게 많은 유통업체가 최근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속속 도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래를 위해 사과나무를 심는 유통업체들이 수두룩하다는 건데, 이런 노력은 유통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100년 만에 찾아왔다는 불황. 이리도 질길 수 없다. 내수는 수년째 침체해 있고, 수출이 살아났다지만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경제 상황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는
백화점, 마트, 편의점…. 유통채널은 소비자가 처음으로 시장과 만나는 곳이다. 그래서 소비자는 그곳에서 ‘세상의 변화’를 가장 먼저 확인하고 느낀다. 그런 유통채널이 요즘 변화를 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특허기술을 도입하는 곳도 수두룩하다. 4차 산업혁명기, 유통채널은 어떻게 변할까. 소비자는 어떤 세상과 만날까. 더스쿠프가 ‘유통이 4차 산업혁명을 만났을 때’를 취재했다.고준영ㆍ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