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친아’ ‘엄친딸’이란 말이 유행처럼 나돈 지 오래다. 친구의 자녀와 내 자녀를 비교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타인과의 비교는 자녀에게 커다란 스트레스를 안긴다. 자신과 남을 비교하게 만드는 분위기 때문에 정신과 진료를 받는 10대도 가파르게 늘었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엄친아’ ‘엄친딸’이란 말엔 이처럼 폭력성이 깃들어 있다.공부부터 인성, 외모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 없는 사람을 두고 ‘엄친아’ ‘엄친딸’이라고 부른다. 이런 말이 생긴 이유는 뻔하다. 많은 자녀가 부모로부터 “내 친구 아들은
이혼이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가 될 만큼 이혼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이 달라졌다. 하지만 이혼은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린 자녀에게 부모의 이혼은 큰 충격과 함께 스트레스를 준다. 이 때문에 이혼의 이유를 자녀에게 설명하는 것도 부모의 의무일지 모른다. 이번엔 위기의 가정 속에서 아이들이 겪는 ‘이혼 스트레스’를 살펴봤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이혼’을 금기시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결혼처럼 이혼도 더 행복한 삶을 위한 하나의 선택이란 인식이 확산했다. 그 과정이 여전히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결혼이든 이혼이든 인생의 큰
‘학교 밖 청소년’. 말 그대로 학교를 다니지 않는 울타리 밖의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학교를 관두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내 아이가 학교를 관두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른들은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줘야 할까.인생에 정해진 길은 없다. 삶의 방식도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정해진 길을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고, 회사에 들어가고, 결혼하고…. 남들처
올해 수능일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도, 이들을 뒷바라지해온 학부모도 긴장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다. 긴장감을 넘어선 우울감에 시달리는 학생들도 수없이 많을 게 분명하다. 이럴 때 부모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서늘한 바람이 불면 어느덧 수능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직감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일(11월 16일)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청소년 인구가 줄면서 수능 응시생 수가 매년 감소하고, 진로 선택의 폭도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대학 진학은 어려운 과업이다. 지금도 50만4588명의 수능 응시생들
매일 흉흉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중에서도 마음이 아린 이야기들이 있다. 자녀로부터 폭력을 당한 부모들의 이야기다. 많은 부모가 자녀의 치명적 잘못을 묻어두려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자녀의 폭력을 용인하는 이들은 더 많을 수 있다. 문제는 자녀의 폭력성을 참고 쉬쉬하는 건 더 큰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프랑스의 심리 상담가이자 작가 카트린 르블랑의 「그래도 너를 사랑해」란 그림책이 있다. 그림책 속 주인공인 ‘아기곰’은 ‘엄마곰’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사랑을 확인한다. “내가 말썽을 부리거나 엄마 말을 듣지
요즘 부모들에겐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생겼다. 바로 ‘마약’이다. 우리 사회를 파고든 마약이 호기심 강한 청소년들에게까지 유통되고 있어서다.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환각·환청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다이어트 보조제 ‘디에타민’을 아무렇지도 않게 복용하는 청소년들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부모는 뭘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마약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이제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란 말이 무색해졌다. 일상을 파고든 마약이 청소년들에게 손을 뻗친 지 오래여서다. 지난 4월에는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 성분이 들어간
‘우울계’ 자신의 우울함을 드러내는 콘텐츠를 올리는 SNS 계정을 뜻하는 신조어다. 이런 계정에 접속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현실을 어렵게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문제는 ‘우울계’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부모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왜 우울계에 빠져드는 걸까. 이런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우울증을 겪는 청소년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월 10대 여고생이 서울 강남의 한 고층건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을 SNS에 생중계하면서다. 세상을 떠난 이 여고생은 이
일상이 회복하고 있다. 이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서로 표정을 보고 의사소통할 수 있다. ‘대면對面 시대’가 돌아온 거다. 문제는 3년여 만에 찾아온 대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관계 맺기’에 서툴러진 청소년들 중엔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할까.이제 대중교통 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과 몇달 전 버스 안에서 동료와 대화를 나누다 옆자리 아주머니께 제지를 당했던 기억이 있는데, 금세 세상이 달라졌다.3년 4개월
유명인의 과거 학교폭력 사실을 폭로하는 ‘학폭 미투(METOO)’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피해자들 중엔 수십년 전 학폭 사실을 털어놓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학폭으로 인한 상처와 고통이 성인이 된 이후에 삶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거다. 이들이 학폭을 당했던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건 뭘까.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야 할 3~4월 신학기가 온통 학교폭력(이하 학폭)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학폭 피해자의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가 인기를 끈 데 이어,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됐던 정순신 변호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해지면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사람들이 많다. 문자나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는 게 더 편하다는 거다. 하지만 ‘사이버상에서의 소통’엔 한계가 있다. 표정이나 말투가 전달되지 않으니 오해가 생기기 쉽다. 이런 문제로 고민을 하는 청소년도 적지 않다.어느덧 3월이다. 올해 1월 1일이 일요일이어서인지 유독 분주하게 한해를 시작한 듯하다. 필자는 1년 중 첫 세달이 지나가는 게 유난히 더 아쉽다. 누구나 그렇듯 새해 다짐을 하고, 목표를 위해 준비하다 보면 불현듯 3월이 다가온다. 마치 “공부하자”고
청소년기에는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할 일도 많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시간의 주인이 되기보다 되레 시간에 쫓기는 주객전도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혼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나만의 사소한 목표를 세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볼 것을 권한다. 얼마 전 필자는 부산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편은 오후 3시 20분에 출발하는 열차였는데, 필자가 용무를 마치고 부산역 버스정류장에 내린 시각은 3시 17분이었다. 열차를 놓칠까 급한 마음에 부산역 앞 신호등까지 헐레벌떡 뛰었더니 숨이 차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 숨을
믿을 수 없는 일이 또 발생했다. 꽃다운 청춘이 스러졌고, 유가족은 물론 전 국민이 충격과 고통에 빠졌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한달이 다 돼간다. 누군가는 고통에서 빠져나오고 있지만, 누군가는 더 깊은 어둠으로 빠져들고 있다. 만약 내 아이가 이번 참사로 트라우마(심리적 외상)를 겪고 있다면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다. 그래서 어떤 이별이든 사람들에겐 힘겹게 다가온다. 그 이별이 납득하지 못할 사고 때문이라면 받아들이는 게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8년 전 봄 300여명의 목숨을 앗아
기술의 발전은 ‘중독’이라는 부작용을 낳곤 한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다는 성인들이 적지 않다. 하물며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은 어떨까.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하려다 되레 관계가 악화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이유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내 아이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얼마 전 필자는 스마트폰을 깜박 집에 두고 출근했다. 잠시 당황했지만 이번 기회에 스마트폰 없이 하루를 보내보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나름의 방도를 마련했다. 방학을 맞아 집에 머
인간은 자신을 알아가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과업’을 평생에 걸쳐 진행하는데, 이 과업의 첫 단추가 청소년기인 것은 분명하다. 이 때문인지 최근 자녀의 심리검사를 의뢰하거나 스스로 심리검사를 받으려는 부모와 청소년이 부쩍 늘어났다. 아마도 MBTI 열풍과 연관성이 깊은 듯하다. 그럼 MBTI로 상징되는 심리검사는 객관적일까.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자신의 성격 유형을 알아보는 ‘MBTI’가 유행하고 있다. 사실 색다른 일은 아니다. 과거에도 재미 삼아 혈액형이나 별자리별 성격을 알아보는 게 인기였다. 어느 세대 누구나 자신을 알고자 하
청소년 상담엔 개인상담도 있지만 또래들과 함께하는 집단상담도 있다.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해결점을 찾아가거나, 그 안에서 친구를 만들기도 한다. 관계가 잠시 주춤한 방학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집단상담을 권해보는 건 어떨까. 아이들은 ‘나 혼자만 힘든 게 아니라, 모두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뜻깊은 경험을 하게 될 거다. 방학이다. 2년여 동안 사회적 거리두리 속에서 방학을 보냈던 아이들은 제대로 된 자유를 만끽할 방학을 맞아 늦잠도 자고 게임도 실컷 할 것이라는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을 거다
아이는 활발했다. 모두들 “사람을 밝게 하는 재주가 있는 아이”라며 칭찬했다. 공부에는 흥미가 많지 않았지만 그럭저럭 따라줬다. 이 때문에 부모도 아이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부모는 깜짝 놀랄 만한 광경을 목격했다. 아이가 학습지를 풀면서 자신의 허벅지를 찌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이에게 혼자 공부하도록 자율을 줬던 부모는 충격을 받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부모들도 잘 알고 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며, 성적이 행복을 좌우하는 것도 아니라는 걸. 하지만 학령기 자녀를 둔
첫째 딸은 의사밖에 모른다. 아빠 엄마가 모두 의사여서 그렇다. 둘째 딸은 다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꿈이 바뀌어서 종잡을 수 없다. 아빠 엄마 입장에서 첫째 딸은 안심되지만, 둘째는 영 미덥지 않다. 그런데 아빠 엄마의 눈에 비친 모습이 전부일까.을지로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공구상부터 대기업, 병원 등이 있는 이곳엔 아침이면 지하철에서 나온 사람들이 건물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점심시간엔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다시 건물에서 물밀 듯 쏟아져 나온다. 저녁에는 야근하는 직원들이 끼니를 해결하고, 퇴근한 이들은 동료들과 삼삼오오
두 아이가 있다. 첫째는 평범하고 착하다. 둘째는 약간의 발달장애가 있다. 부모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에게 온 힘을 쏟았다. 어릴 때부터 동생을 보살피는 데 익숙했던 첫째는 언제나 조용히 부모의 말을 따랐다. 그렇다면 첫째는 부모가 생각하는 것처럼 ‘군말 없는 아이’일까.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건강한 사랑.” 자녀 양육과 관련한 심리이론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기본 정의다. 하지만 자녀가 반드시 부모의 사랑을 느끼는 건 아니다. 부모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자녀가 원하는 것과 다르면 자녀들은 되레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청소년들의 감정은 시한폭탄 같다. 언제 터질지 모르고, 별일 아닌 거 같은데도 바르르 화를 낸다. 그렇다고 분노를 분노로 대하면 안 된다. 잠시 숨을 고르고 왜 화가 나는지 이유를 물어보자. 그렇게 분노를 조절하고 관리하는 법을 알면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분노도 ‘생각하기 나름’이란 거다.양쪽 눈썹 끝이 올라간 뾰로통한 표정의 앵그리버드(angry birds) 인형이 유행하던 적이 있다. 원래는 게임 캐릭터라고 하는데, 필자는 인형으로 더 많이 접했다. 화난 표정의 인형은 필자가 꼬마였을 때도 있었다. 못난이 삼형제 인
곧 새학기가 시작한다. 누구에게나 새로운 출발은 ‘기대 반 두려움 반’이다. 특히 코로나19 속에서 새학기를 맞는 아이들은 적잖은 스트레스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비대면 수업 등으로 친구를 사귀지 못한 데다, 달라진 학교 환경이 낯설기 때문이다. 이른바 ‘새학기 증후군’을 겪는 내 아이에게 부모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아이들의 ‘교육’을 이어가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이어졌다. 온라인 수업, 부분등교 등 코로나19 위험과 교육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학력격차 심화, 사교육비 증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