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가 국내에 처음 등장한 건 1990년대 초반이다. 회사의 내부정보를 숙지하고 전달하는 콜센터 노동자의 업무는 당시 꽤나 중요한 일로 분류됐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이들의 처우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근로자 파견 허용 업종에 콜센터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콜센터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저임금, 낙후된 노동환경 등에 시달리고 있다. 콜센터의 현실을 비주얼로 살펴봤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jwle11@thescoop.co.kr
“1980년대 여공들과 2020년대 콜센터 상담사가 다른 게 무엇인가?” 10여년간 콜센터 현장을 연구해온 김관욱 덕성여대(문화인류학) 교수는 이같은 의문을 품었다. 그가 대면한 콜센터 상담사의 현실이 1980년대 구로동 여공들의 현실과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콜센터 상담사를 ‘감정노동자’로만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해야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그를 만났다. “콜은 언제나 밀려 있다.” 콜센터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비용 절감’을 추구하는 고용주가 밀려드는 고객의 콜을 처리할 만한 충분한 인력을 뽑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 코로나19가 ‘공포’ 자체였던 2020년 3월. 사람들의 시선이 서울 중심부의 한 콜센터에 쏠렸다. 그곳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콜센터 상담사들이 따닥따닥 붙어서 ‘콜’을 받는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터질 게 터졌다”며 입을 모았다. 콜센터의 열악한 환경이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 그로부터 2년이 흐른 2월 28일, 우리는 문제의 콜센터를 다시 찾았다. 그 콜센터는 어디론가 자리를 옮겼고, 콜센터가 있던 건물을 리뉴얼을 준비 중이었다. 그렇다면 문제의 콜센터는 어디로 갔을까. 상담사들을
“카드사 콜센터 연결되는 데 한시간이 걸렸다.” “배달앱 콜센터가 전화를 도통 받지 않는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상당수는 이같은 푸념을 늘어놓은 적 있을 것이다. 그만큼 ‘콜센터’ 상담사와 통화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코로나19 국면에선 더 심해졌다. 그런데,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이는 거의 없다. 더스쿠프가 그 이유를 찾아봤다.노동자 40만명(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추정치), 시장 규모 3조원…. 콜센터는 이제 하나의 산업이라 불려도 무방하다. 통신사, 카드사, 제조사, 공공기관부터 배달앱 등 플랫폼 업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