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따지아나 안드로젠크 코디네이터

1986년 4월. 옛 소련 연방 우크라이나에 있는 ‘체르노빌 원전’이 터졌다. 1991년 4월까지 7000여명이 사망했고, 70만명이 치료를 받았다. 우크라이나 국민 중 상당수는 머리와 다리에 통증을 호소한다. 오랫동안 방사능 오염 식품을 먹었기 때문이다. 따지아나 안드로젠크 코디네이터의 의견을 들어봤다.

▲ 따지아나 안드로젠크 식품과 생활안전기금 코디네이터가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후쿠시마福島 원전이 터진 이후 시민단체 ‘일본식품과 생활안전기금’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그렇다. 조사 코디네이터로 참여했다. 원래 거주하는 곳은 우크라이나 꾸발린(Kovalin) 지역이다.”

✚ 무슨 프로젝트였나.
“몸속에 방사능이 소량 들어있는 사람들이 깨끗한 음식을 먹었을 때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알아보는 게 골자였다.”

✚ 깨끗한 식품의 의미는 뭔가.
“비오염 지역에서 생산된 방사성 세슘(알칼리 금속 원소) 농도가 낮은 식품이다.”

✚ 어떤 방식으로 깨끗한 식품을 제공했나.
“방사능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생선과 야생에서 채취한 베리·버섯류를 먹이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마을의 고기, 우유를 제공했다.”

✚ 오염지역에서 생산된 식품엔 얼마만큼의 방사성 물질이 함유돼 있는가.
“오염지역의 고기·계란 37개 식품을 조사했을 때 방사성 세슘 수치가 ㎏당 평균 2.8베크렐(한국 방사성 물질 검사기준치 ㎏당 100베크렐)정도였다. 버섯이나 베리처럼 야생에서 채취한 식품의 오염도가 특히 높다. 숲속에서 채취한 버섯의 방사성 세슘 수치는 ㎏당 평균 210베크렐 정도였다.”

✚ 깨끗한 식품을 제공받은 사람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나타났나.
“우크라이나 오염지역인 비건(Bigun) 지역에서 어린이 5명, 성인 11명, 총 16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올해 2월 시작했는데, 3개월이 흐른 5월 5명의 아이 중 2명의 아이가 두통이 사라진 것 같다고 답했다. 3명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두통을 호소한 성인 11명의 상태도 개선됐다.”

✚ 비오염 지역에선 어땠나.
“꾸발린 지역에서 47명(어린이 23명·성인 24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어린이 중 13명, 성인 중에선 20명이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진행 후 두통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답한 이는 86세 노인, 단 1명 뿐이었다.”

✚ 다리통증 관련 프로젝트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참가자 중 11명의 아이가, 성인 중에선 18명이 다리가 아프다고 했다. 프로젝트 진행 결과, 전원의 다리통증이 완화됐다.”

✚ 이 프로젝트가 과학적으로 이뤄졌다고 보는가.
“우크라이나 의사 협의회의 자문을 받아 진행했다.”

✚ 이 프로젝트로 얻은 결과가 뭔가.
“방사성 세슘 농도가 낮은 깨끗한 식품만 제공했는데도 프로젝트 참가자 대부분의 건강이 호전됐다는 것이다.”

✚ 깨끗한 식품으로만 효과를 봤다는 건가.
“그렇다. 우리는 식품만 제공했다. 화학적 약품을 따로 제공하지 않았다.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 출생해 후천적 질병을 얻은 이들도 깨끗한 음식을 섭취하면 건강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정부가 문제해결을 위해 무얼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범정부 차원에서 깨끗한 식품을 제공하고 의료지원을 할 수 있는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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