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의 오해와 진실

‘레드오션.’ 커피전문점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사실이라면 커피전문점 시장은 축소돼야 하고, 이 시장에 둥지를 튼 브랜드는 실적악화에 시달려야 한다. 그런데 상황은 그 반대다. 커피전문점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커피 관련 상표출원 역시 증가추세다. 왜일까.

▲ 커피전문점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는 수많은 변수를 잘 따져봐야 한다. 예측하기 쉽지 않아서다.
커피전문점 업계는 포화상태에 다다른지 오래다. ‘준비 없이 커피전문점을 창업했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다. 커피전문점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커피전문점의 실적이 나쁜 것도 아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타벅스·카페베네·커피빈·엔제리너스·할리스커피·탐앤탐스 등 6개 커피전문점의 지난해 매출은 1조9억원으로, 2011년 8252억원보다 1757억원 늘었다. 6개사의 매출 성장률은 3.1~31.1%였다.

 
커피 관련 상표출원수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커피 관련 상표출원이 2008년 이전엔 연 200~300건이었지만 2012년엔 1100여건, 올 6월말 기준 600여건으로 크게 늘었다. 업체별로는 국내에서 동서식품이 120여건, 남양유업이 90여건을 출원했고, 1991년 우리나라에 첫 진출한 미국의 스타벅스는 지금까지 140여건을 출원했다. 토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으론 탐앤탐스 60여건, 카페베네 40여건, 롯데리아와 이디야가 각각 20여건의 커피관련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커피시장이 아직은 ‘레드오션’이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특히 가공커피를 생산·공급하는 업체들뿐만 아니라 개인의 출원이 늘어난 건 눈에 띈다. 출원현황을 보면, 전체 출원건수 6444건 중 국내 개인 4096건(63.5%), 국내 법인 1645건(25.6%), 외국 법인 630건(9.8%), 외국 개인 73건(1.1%)으로 국내 개인의 출원비중이 가장 높다.

통계청 관계자는 “커피는 브랜드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커피의 브랜드화’ ‘브랜드화된 커피’가 대세인 만큼 브랜드의 개발과 권리화가 중요하다”며 “그 출발점인 상표출원은 생활 속에 폭넓게 자리 잡은 우리나라 커피문화로 보아 앞으로도 몇년간은 증가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커피전문점의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한국인의 커피사랑이 그만큼 유별나서다. ‘커피’ 아이템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각 커피전문점 브랜드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아이디어 경쟁’을 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커피전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커피의 경우, 자기 위안적 소비를 띠는 경향이 있어, 경기침체 여파를 별로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창업컨설턴트는 “커피전문점은 포화상태로 알려졌지만 다른 업종과 비교했을 때 아직 활발한 건 사실”이라며 “특히 다양한 커피브랜드가 웰빙과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어,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커피전문점 시장이 언제까지 성장할지는 알 수 없다. 대부분의 유통전문가는 커피전문점의 성장세가 2014년에는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커피전문점 브랜드 중엔 매출은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든 곳이 있다. 커피전문점 예비창업자가 귀담아들어야 할 얘기다.
이호 창업전문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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