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enomics 위미노믹스의 도래

▲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인구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위미노믹스 시대가 눈앞에 왔다.
이제 여성이 ‘갑甲’이다. 세계정치와 경제를 이끄는 이들 중 상당수는 여성이다. 여성이 선호하는 브랜드의 가치와 매출은 연일 치솟는다. 특히 신흥국 여성의 경제참여율이 높아지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미노믹스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라서다. 이제 여성의 마음을 알아야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이 차기 의장으로 지명되면서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메르켈 독일 총리, 옐런 의장의 여성 삼각편대가 완성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대 글로벌 주요 리더 중 3명이 여성으로 채워진 것이다.

신흥국의 통화정책 결정권자도 여성으로 교체됐다. 질 마르커스 남아프라카공화국 중앙은행 총재,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 메르세데스 마르코 델 폰트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 등이다. 선진국이든 신흥국이든 가리지 않고 여성이 정치ㆍ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 세계 70억명의 인구 중 남성 대비 여성 인구비율은 0.98(2012년 기준)이다. 절대적인 숫자에선 남성 비중이 높다. 하지만 이는 신흥국의 여성비율이 낮아서다. 신흥국 여성인구는 28억7000만명으로 남성 대비 여성인구비율은 0.968에 불과하다. 선진국의 남성 대비 여성 인구비율은 1.06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신흥국의 여성인구비율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2020년 신흥국 여성 인구수는 31억7000만명으로, 인구비율은 0.970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경제활동을 하는 30~50대의 여성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전체 인구 중 경제활동을 하는 30~50대 여성인구는 2005년 35.6%에서 2015년 37.2%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여성 인구 중 30~50대 비율은 2005년 41.6%에서 2015년 40.6%로 감소하고 있지만 신흥국은 같은 기간 34.2%에서 36.5%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30~50대 여성 인구의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신흥국 중심이긴 하지만 여성인구의 증가는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64.6%로 남성(83.3%)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1980년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각각 87%와 54%였다. 남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여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G7(미국ㆍ일본ㆍ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ㆍ캐나다)과 OECD 전체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차이는 2001년 이후 꾸준히 좁혀지고 있다. 2001년 G7과 OECD 전체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차이는 6.1%에서 2012년 4.9%로 낮아졌다.

▲ 여성이 선호하는 럭셔리 제품의 브랜드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선진국 이외 국가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흥국의 30~50대 여성인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시장 장악하는 여성 리더들

이런 변화는 여성 선호도 브랜드의 가치가 날로 상승하는 점에서도 느낄 수 있다. 글로벌 100대 브랜드를 대상으로 각 브랜드의 가치를 조사한 결과 여성의 선호도가 높은 럭셔리(Luxury) 브랜드의 올해 가치지수는(2010=100) 전년 대비 13%나 성장했다. 남성과 여성의 선호도를 대표하는 주류ㆍ럭셔리 제품의 브랜드 가치 추이를 보면 럭셔리 브랜드 가치지수는 2009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한 반면 주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의 모습은 어떨까. 한국의 성性 격차지수 순위는 135개국 중 108위로 최하위권 수준이다. 한국이 포함돼 있는 소득이 높은 국가(High Income Countryㆍ소득 상위 45개국) 중에서도 사우디와 같은 일부 중동 국가를 제외하면 가장 낮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남녀 불평등이 높은 부문의 차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이 실행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2010년부터 국내에 도입된 성인지 예산(gender sensitive budget) 2014년도 예산은 22조4349억원으로 2013년에 비해 69%나 증가했다. 성인지 예산은 국가예산이 남성ㆍ여성에게 미칠 영향을 분석해 남녀 모두에게 평등하게 분배될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현재 국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59.7 %로 G7(69.5%)과 OECD 평균치(64.6%)를 밑돌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2003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G7과의 격차도 2009년 11.4%에서 2012년 9.8%로 축소됐다.

구체적으로 여성의 경우 경제활동 참여율은 30~40대를 중심으로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절대적인 비중은 25~29세가 69.4%로 높지만 2009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35~44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취업 여성 중 급여가 높은 연령대는 30대 초반에서 40대 중반대다. 국내 취업 여성의 월 평균 급여는 196만원이지만 30세~44세 취업 여성의 월 평균 급여는 이보다 높은 206만~230만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내 30~40대 여성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30~40대 여성이 제품 구매시 정보를 취득하는 경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의 취득 경로와 구매 행태가 여성의 선호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여성의 정보는 30대는 인터넷을, 40대는 TV를 통해서 획득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30대를 공략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과 커뮤니티 기업의 성장 매력이 높다. 국내 사이버 쇼핑 판매금액이 전체 소매판매 금액보다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40대 여성은 TV를 통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홈쇼핑 관련 기업이 해당 연령층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인터넷 쇼핑ㆍ커뮤니티 업종ㆍ홈쇼핑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성이 좋아하는 브랜드 가치 ‘쑥쑥’

보험업계의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 국내 여성은 남성보다 기대수명이 길다. 당연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나 보험에 가입하는 여성이 많다. 국내 생명보험의 여성 가입률은 83%로 남성의 71% 보다 높지만 손해보험 가입률은 67%로 남성(83%)보다 낮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손해보험 가입 증가가 예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 연속 여성의 손해보험 가입률은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손해보험의 가입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여성의 속내를 알면 투자의 길목을 포착할 수 있다. 이제 시장의 주역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일지 모른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원 duke7594@hana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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