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 한양대 교수의 생각체조

실수(失手ㆍmistake)와 실패(失敗ㆍfailure)의 차이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실수는 잘못을 저지름을 뜻하고, 실패는 의도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거나 기대를 저버려서 예상했던 성과를 이루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시인이자 풍자작가인 사무엘 버틀러는 “세계가 자랑하는 발명품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은 운 좋은 자들의 실수 덕분이다”고 말했다.

▲ 우연한 실수로 전대미문의 제품이 발명되기도 한다. 실패한 접착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포스트 잇'은 대표적 사례다.
트위터 본사에는 ‘내일은 더 좋은 실수를 하자(Let’s make better mistakes tomorr ow)’는 말이 있다. 이런 말이 국내 기업에 붙어 있다고 상상해보자. 과연 가능할까.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자고 하면서도 실제로 실수나 실패를 하면 처벌을 하거나 더 이상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어제보다 더 멋진 실수를 하자는 말은 이전과 비슷한 실수를 하지 말자는 말과 같은 의미다. 비슷한 실수나 실패를 반복하는 일만큼 무능력한 사람은 없다. 색다른 실수나 실패는 색다른 도전을 했다는 반증이며, 색다른 도전을 거듭하면서 일어나는 색다른 실수나 실패가 색다른 실력을 쌓는 원동력이다.

그런데 여기서 실수(失手ㆍmistake)와 실패(失敗ㆍfailure)의 차이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실수는 잘못을 저지름을 뜻하고, 실패는 의도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거나 기대를 저버려서 예상했던 성과를 이루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시인이자 풍자작가인 사무엘 버틀러는 “세계가 자랑하는 발명품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은 운 좋은 자들의 실수 덕분이다”고 말했다.

우연히 일어나는 실수가 세계적인 발명품으로 둔갑하기도 하고 이전에 없었던 대박 히트 상품으로 세상에 나타나기도 한다. 최초로 페니실린을 발견하고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플레밍이 그렇고, 3M이 우연한 실수로 발명한 포스트 잇이 그렇다. 세상을 뒤집는 전대미문의 창조도 무수한 실수와 실패 끝에 찾아오는 반전과 역전의 산물이다. 잘못한 실수 덕분에 앞으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하다가 되레 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저지를 수도 있다.

이렇듯 ‘실패’란 ‘일이 뜻한 바대로 되지 못하거나 그릇됨’의 뜻을 갖고 있어서 실수보다 치명적이다. 실수가 어떤 일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잘못을 지칭하는 반면 실패는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갑자기 나타났음을 뜻한다.

이런 면에서 실수하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돌이켜 반성하고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치를 취한다면 치명적인 실패를 막을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과정에서 일어나는 작은 실수를 어찌할 수 없는 결과적인 실패로 생각하고 좌절하고 절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실수는 실수일 뿐이다. 실패는 실수에 비해 그 파급효과나 영향력이 클 수 있고 때로는 치명적일 수 있다. 작은 실수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분위기, 여건, 문화적 풍토가 조성되면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 작은 실수를 통해서 교훈을 쌓고 반면교사로 삼으면서 결정적인 실패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는 방법이 필요하다.

실수 하나 하지 않는 사람보다 실수를 통해서 더 바람직한 모습으로 변신해가는 사람이 더 인간적이다. 실수를 하지만 겸손한 자세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사람이 더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개인 차원의 실수를 인정하고 실수가 반복되지 않게 조치할 때 조직 차원의 치명적인 실패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실패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으면서 도전과 창의를 강조하는 기업문화를 상상할 수 있을까. 실패할까봐 두려워서 색다른 도전을 꺼리는 구성원들에게 색다른 도전을 통한 전대미문의 창조를 강조하는 건 모순이다. 전대미문의 창조는 전인미답에서 나온다. 그 누구도 걸어가지 않는 길을 가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을 감행할 때 예기치 못한 걸림돌을 만나 좌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패를 거울삼아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도전을 하면 창조의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린다. 실패야말로 보다 빠르게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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