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연이은 ‘인플레 억제책’

▲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물가억제를 위해 전국 가전매장 체인 통제권을 장악한데 이어 자동차 가격까지 할인하겠다고 밝혔다.
군대까지 동원해 가전제품·생필품 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인플레 억제책을 펼친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번엔 자동차 가격도 할인하겠다고 밝혔다. 마두로는 12월 2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앞으로 의회의 승인을 받은 새로운 비상사태 선언에 따라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에 ‘공정한 가격’을 매기겠다”고 선포하고 “중고차 가격도 새로 책정한 할인 가격보다 더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자동차 가격 할인 명령은 올 1월에 여당 일색의 국회에서 승인된 것이지만 그동안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암 투병과 불안한 정국 탓에 실시되지 못했다. 베네수엘라의 자동차 가격은 판매상을 떠나는 순간부터 인플레 때문에 치솟는 게 일반적이었다. 부품이 부족해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선 몇달씩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려놓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포드나 도요타 같은 자동차 회사들도 올해 베네수엘라에서의 생산량을 2012년 10만4000대보다 3분의 1가량 적은 7만대로 줄였다. 이처럼 신차 공급이 줄자 베네수엘라의 소비자들은 10년 된 중고차도 고가에 매입하고 소모품 구입에 비싼 값을 지불할 수밖에 없어 고통을 받아왔다.

그러나 카라카스의 경제분석가 아스드루발 올리바레스는 “지금처럼 가격 규제만으로 인플레를 잡는다는 것은 자동차를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암시장 상인들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자동차는 점점 더 희소해지고, 차 가격은 훨씬 더 치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suuju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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