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하위 20개사 살펴보니…

국내 건설ㆍ해운기업이 실적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양대 해운사인 한진해운ㆍ현대상선은 3년 연속 적자를 내며 흔들리고 있다. 건설사 역시 유동성 위기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때문인지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상장사 영업이익 하위 20개사’에도 이들 업체들의 이름이 올랐다.

▲ 건설·해운기업이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상장사 영업이익 하위 20개사’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진해운ㆍ현대상선ㆍ동부건설ㆍ동양건설…. 최근 3년간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상장사 영업이익 하위 20개사’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 기업이다. 건설ㆍ해운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 대부분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경기침체가 이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올 3분기(1~9월) 누적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 하위 20개사’를 보면 삼성엔지니어링(영업손실 1조5526억원), GS건설(7979억원), 동부건설(622억원), 동양건설(720억원), 삼부토건(206억원) 등 건설사가 주를 이뤘다.

특히 지난해 736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3분기까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회사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물산ㆍ삼성에버랜드ㆍ삼성중공업 등 삼성그룹 건설 계열사간 합병설에 휩싸여 있다. 국내 건설업계 6위(2013년 시공능력평가 기준)인 GS건설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동생인 허명수 사장이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에서 물러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국내 건설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3년 전인 2010년에도 영업이익 하위 20개사 가운데 건설업종(6개사)이 가장 많았다. 당시 6개사가 기록한 영업손실은 총 6529억원에 달한다. 이후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1년에는 9개의 건설사가 총 영업손실 1조749억원, 지난해엔 7개사가 총 영업손실 1조4182억원을 기록했다.

해운업체의 실적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경기불황에 따른 해운물동량 급감, 운임 하락, 유가ㆍ원자재 등 운영원가 상승으로 국내 대부분의 해운사가 위기를 겪고 있다. 업계 1ㆍ2위를 다투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2011년부터 3년 연속 영업이익 하위 20개사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상선은 2010년 58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11년 영업손실 4145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2012년과 2013년 3분기에도 각각 5096억원, 2278억원의 손실을 냈다. 한진해운도 2011년부터 현재까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올 3분기 누적 13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내년에도 건설ㆍ해운 어려워

2012년에는 조선ㆍ해운그룹 STX의 3개 계열사가 영업이익 하위 20개사에 포함됐다. STX는 41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STX조선해양은 6986억원, STX팬오션은 2145억원의 적자를 냈다. 현재 STX의 조선ㆍ해운 계열사는 자율협약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그룹은 붕괴된 상황이다.

내년에도 건설ㆍ해운업의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완 하나금융연구소 산업경제팀장은 “내년에도 해운 물동량은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건설업 역시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장기간 침체를 겪는 업종은 ‘성장’보다 ‘생존’에 초점을 맞춘 경영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전기전자(IT)는 이익이 늘어나는 반면 해운ㆍ건설 실적은 더욱 악화되는 업종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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