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호유원지 카지노 플랜 논란

중국 분마그룹은 한국기업과 합작해 제주도 이호 앞바다를 매립했다. 플랜은 유원지를 세우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5년 이상 별다른 사업을 진행하지 않다가 덜컥 ‘카지노 사업 플랜’을 제주시에 제출했다. 유원지에 숨은 ‘카지노의 꿈’, 그 실체는 무엇일까.

▲ 공유수면을 매립해 이호유원지를 만들기로 했던 땅에 카지노가 들어설 수도 있다.
제주도 이호유원지에 초대형 카지노가 들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호유원지는 제주시 이호 앞바다를 매립해 만든 것이다. 이호유원지 개발사업 시행사인 제주분마이호랜드는 11월 27일 지상 3층에 전체면적 3만8895㎡(약 1만1786평)에 달하는 초대형 카지노 설립계획이 포함된 사업시행 변경계획서를 제주시에 제출했다. 이 계획서가 통과되면 제주도에서 가장 넓은 신라호텔 카지노(2886㎡·약 874평)보다 13배나 큰 카지노가 들어선다.

사업시행 변경계획서에는 카지노시설 외에 쇼핑몰과 컨벤션센터 등의 부가시설도 포함돼 있다. 전체 연면적은 56만6499㎡(약 17만1666평), 사업비는 1조2694억원이다. 제주시는 12월 17일까지 관련 부서와 협의를 진행한 후 보완사항 등을 통보하고 환경·교통영향평가를 비롯한 인허가 절차를 거치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카지노가 실제로 들어설지는 아직 미지수다. 허가까지는 상당기간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교통영향평가 외에도 남은 절차가 많아서다.

 
제주시 관계자는 “유원지 개발사업 승인은 시에서 하지만 카지노는 도지사 허가 사항이고, 관광호텔 내 시설일 뿐”이라며 “이 때문에 사업계획 변경은 시에서 해줄 수 있지만 경관심의와 환경·교통영향평가는 재협의 사항이고, 지역주민을 위한 사업설명회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거기서 의견이 나오면 계획이 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업계획이 다시 또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카지노 시설이 들어갈 호텔이 되려면 ‘특1등급’을 받아야 한다. 완공시점에 3억 달러 이상이 투자돼야 허가신청을 낼 수 있다. 이런 조건이 충족되면 도지사는 ‘1년 동안 2억 달러 추가투자’를 전제로 조건부 허가를 줄 수 있다. 호텔과 카지노 시설을 완전히 갖추고도 약 5억 달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카지노 지으려 환경 파괴했나

제주도 관계자는 “사업계획서도 통과되지 않았고, 건물도 짖지 않은 상태여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허가 신청 시점이 지나치게 빨라 카지노 허가를 예측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제껏 아무 사업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카지노로 사업변경을 추진한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분마그룹과 제주이호랜드의 합작법인인 제주분마이호랜드는 당초 2006년부터 올해 말까지 제주시 이호동 27만6218㎡(약 8만3702평) 부지에 4212억원을 투입해 유원지를 개발할 계획이었다. 특히 유원지에는 해양수족관·해양생태관·해양사박물관·워터파크·호텔(439실)·콘도미니엄(230실)·마리나·상가·조각공원·편익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더구나 제주분마이호랜드는 당시 대규모 바다를 매립해 환경파괴 논란까지 빚었다.

그럼에도 사업 추진 이후 6년 동안 아직까지 공유수면매립 외에는 아무런 사업도 추진하지 않다가 덜컥 카지노를 만들겠다고 사업 변경 계획을 밝힌 것이다. “초대형 카지노를 들이기 위해 환경만 파괴한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영하 제이누리 기자 yhkim9356@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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